=============================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과 [즐겨찾기 등록] 부탁드립니다.
#004 집과 아이와 여자, 그리고 여자와 또 여자 – 09
유진에게 역사상 처음으로 이식 실험이 성공했을 때, UE와 관련 연구진이 가장 열광했던 부분은 성공 그 자체가 아니었다. 유진에게 이식된 것이 생명력과 재생력에 그리고 무한한 수명을 가진 영구 생명체의 것이었다는 점이었다.
수술이 성공했다고 해서 유진도 원본처럼 불사의 영구 생명체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어지간해서는 죽지 않으며, 많이 무리하더라도 육체가 어떻게든 변화에 적응한다는 것은 확인했다. 그동안 마찬가지로 단 한 번도 성공해본 적 없는 다른 이식 실험들도 성공할 가능성이 생겼다.
그건 콜롬부스의 달걀이었고, 무한한 가능성으로의 문이었다.
그 후로 유진은 상당히 오랜 시간을 수술실에서 회복실로, 회복실에서 실험실로, 실험실에서 수술실로 이동하는 삶을 살았다.
온갖 것들이 유진의 몸에 이식되고, 접합되고, 투입되고, 실험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진에게는 보통의 인간에게는 없는 다양한 초능력이 생겨났다.
생체전기도 그렇게 발현된 초능력 중 하나였다.
계속해서 훈련하고 궁극적으로 발전시키면, 전기 문명의 사회인 현대 세계에서 정말 뭐든지 할 수 있을 능력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그 이유로 이 능력은 유진 외의 그 어떤 누구에게도 재이식이 금지되었고, 발현 능력자가 있으면 제거가 원칙이었으며, 유진도 훈련하는 것이 금지되었다.
유진이 발현할 수 있는 파워라고 해봐야 저주파 자극기 정도의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런 미약한 정도의 전기라고 해도,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상대에게 정말 치명적일 수 있었다.
바로 지금 차수연이 당하고 있는 것처럼.
차수연은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고, 어떤 행동도 하지 못했다.
클리토리스에서 시작된 짜릿한 전류는 그녀의 척추 신경을 타고 올라가 뇌까지 다이렉트로 직격 했다.
딱히 전조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중간 과정 없이 0에서 갑자기 100으로 튀어 버린 오르가즘은 쾌락이라기보다 폭력에 가까웠다. 아니 지금 차민영이 느끼고 있는 것이 고통인지, 쾌락인지를 구별하는 것조차 사실 무의미했다. 차민영이 느끼고 있는 것이 고통이건, 쾌락이건 상관없이 그 감각이 지금 그녀를 파괴하고 있었으니까. 이건 명백히 고문이었다.
차수연은 과도하게 넘치는 미칠 것 같은 자극에 뇌가 비어 버린 채 그저 감각을 느끼며 전율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눈동자는 초점을 잃었고, 다물지 못하는 입에서는 침이 흘러내렸다. 사지는 쭉 뻗은 채로 계속 덜덜 떨기만 할 뿐이었다.
유진이 뭔가 좀 잘못되었다고 깨닫고 자극의 수치를 좀 줄인 것은, 몸을 주체하지 못한 그녀가 점점 더 기대고 있던 욕조 벽에서 밀려 내려와 머리를 물속에 빠뜨릴 지경이 된 다음이었다.
호흡곤란까지 온 그 상황이 돼서야 유진은 자극의 세기를 좀 줄였다.
생명의 위기를 느낀 차수연이 몸이 살기 위한 발악인지 간신히 유진이 주는 쾌락에서 조금이나마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주었고, 간신히 입을 열었다.
“살려, 숨을, 못, 쉬겠어.”
“어?”
유진은 그제야 자신이 준 자극이 그녀에게 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순간적으로 욱해서 폭력으로 대응하기는 했지만, 그녀는 복수하거나 대가를 받아내야 할 그 여자들이 아니라는 것에도 생각이 미쳤다.
유진은 급히 보지에서 발을 떼고, 그녀가 물에 빠지지 않도록 끌어안았다. 호흡 부족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릴 정도였던 차수연은 그걸로 일단 숨을 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외부에서의 자극은 끝났어도, 몸에 이미 들어간 전류는 계속해서 그녀의 신경에 남아 있었다. 전류는 조금씩 약해지면서도 계속해서 그녀의 신경을 타고 흐르며, 척수와 뇌를 두들겼다.
그건 어떤 면에서 조금 전의 폭력적인 전기 고문보다 더 나빴다.
조금 전처럼 이 자극에 뇌가 마비되어있는 동안에는 이 극치의 쾌감은 고통과 다를 바가 없었으며, 뭔가 느끼거나 생각할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살짝 약해진 자극과 간신히 조금 생각이란 것은 할 수 있게 된 뇌는 계속해서 그녀의 몸을 덮치는 잔잔한 자극을 연속해서 오르가슴으로 느끼게 했다.
그건 고통보다 훨씬 더 그녀를 미치게 했다.
“살려줘. 죽을 것 같아. 살려줘. 죽을 것 같아. 살려줘.”
그녀는 고장 난 인형처럼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사지를 제멋대로 뒤틀며 경련을 계속했다.
유진은 그런 차수연이 다치거나 머리가 물속에 잠기는 것을 막기 위해 그녀를 끌어안았다.
유진의 무릎 위에 차수연의 엉덩이가 걸쳐지고, 허벅지는 오른손으로, 양팔과 가슴은 왼손으로 끌어안아졌다.
차수연은 머리를 유진의 가슴에 기댄 채로 절규와 심호흡을 번갈아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경련을 진정시켜야만 했다.
그리고 그렇게 잠시간의 시간이 흐르자 오르가슴은 잦아들었고, 차수연은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씨발.”
자신의 의지대로 숨을 쉬고, 욕실의 화려한 대리석 천정의 무늬를 눈으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이 되자 차수연은 일단 아무 생각 없이 욕부터 박았다. 딱히 유진에게 한 욕은 아니었고, 살아있다는 증명 같은 거였다.
그다음 지금 뭐가 어떻게 된 것인지 판단을 해보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나는 것이 없었다.
뭔가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것 같은데, 그런 것치고는 남아 있는 통증이 없었다.
차수연은 SM 플레이나, SM 플레이를 흉내 내는 실제 폭력 행위가 동반되는 섹스도 여러 번 경험했다. 세뇌와 조교, 훈련으로 그런 것들 어느 정도 쾌락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있어도, 바로 섹스가 끝나고 쾌락이 가라앉아도 통증만은 몸에 계속해서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그 잠시의 쾌락 뒤로 오랫동안 남게 되는 통증 때문에 하드코어 한 SM 플레이를 싫어했다. 효율이 낮다고 여긴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정신은 고통과 쾌락을 기억하고 있는데, 몸에는 고통 없이 쾌락만이 남아 있었다. 이건 고통과 쾌락에 대한 그녀의 과거 경험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래서 잠시 어리둥절해 있던 차수연은 조금 더 정신을 차리자 자신이 지금 유진의 품에 안겨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단단한 그의 가슴에 머리를 기대고, 커다랗고 안정적인 느낌의 팔에 몸이 감싸여 있는 것은 굉장히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 유진의 얼굴을 마주 보고 시선이 마주친 순간 움찔하며 놀라고 말았다.
유진의 눈빛.
원래는 차갑고 무심하게 그녀를 바라보던 그 눈빛이 지금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그건 마치 잠자리 날개를 뜯어내는 어린아이나, 과거에 알몸의 그녀를 앞에 두고 상처만 내지 않으면 뭐든 맘대로 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던 고등학생의 눈을 연상케 했다.
절대도 그녀에게 좋은 일이 벌어질 눈빛이 아니었다.
왠지 모를 두려움이 그녀를 잠식해 왔다.
“시, 싫어!!!”
차수연은 자신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는 있는 힘껏 유진의 두 손으로 가슴을 밀어냈다. 유진은 아주 선선히 자신을 밀어내는 그녀의 행동에 밀려나 주었다.
차수연은 유진의 손에서 벗어나자, 유진에게 등을 돌리고 허겁지겁 욕탕 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하지만 당황한 나머지 많이 허둥거리고 있어서 욕탕에서 허우적거리기만 할 뿐 제대로 도망가지는 못했다.
그런 그녀의 뒷모습은 유진에게 묘한 느낌을 주었다.
차수연은 굉장히 미인이었다. 단지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라 몸 전체가 매우 매력적이고 육감적이었다. 유진의 좀 많이 모호한 기준으로도, 차민영보다 차수연이 더 미인이었다.
그런 미녀가 알몸으로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어 자신에게 등을 보이는 모습이 유진에게 굉장히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다리를 벌리고 성기를 노출하고 있던 모습보다, 지금의 뒷모습이 유진에게는 더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유진 앞에서 다리를 벌리고 성기를 벌렁거리는 여자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유진으로부터 도망가기 위해 등을 돌리는 여자는 거의 없었던 과거가 유진에게 이런 성향을 만들어냈다.
유진은 마치 등을 돌리고 도망치는 사냥감을 덮치는 맹수처럼, 차수연을 덮쳤다.
유진의 한 손이 자신의 뒷 머리를 잡아채고 또 다른 한 손이 허리를 감싸는 순간, 차수연은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일을 예상했다. 이대로 머리가 물속으로 처박히고, 엎드려서 버둥거리는 채도, 교미하는 짐승처럼 후배위로 유진에게 유린당하게 될 자기 모습이었다.
“아, 안돼!”
입으로는 싫다고 말했지만, 몸은 조금 달랐다. 얼굴은 기대 가득 홍조로 물들었고, 보지는 벌렁거리며 오랜만에 맞이할 새로운 주인을 기다렸다. 이미 완전히 젖다 못해 애액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던 보지에서는 그것도 모자라 새로운 애액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은 조금 빗나갔다.
그녀의 머리를 욕탕으로 처박을 거로 생각했던 손이 오히려 그녀를 머리를 끌어당겨 올렸다. 그녀는 짐승처럼 엎드려 엉덩이를 치켜드는 대신, 부드러운 S자 곡선을 만들며 유진에게 백허그로 안기는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유진이 그녀를 턱을 붙잡고 뒤쪽으로 고개를 꺾었다.
‘키, 키스인가?’
생각도 못 한 낭만적인 스킨쉽에 차수연은 눈을 감았다. 곧 자기 입술에 느껴질 유진의 입술과 자기 입을 헤치고 들어올 유진의 혀를 기대하며, 차수연은 가슴이 콩닥거렸다. 좆 같은 어린 남자 새끼 놀려줘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직전이었는데, 어느새 차수연은 유진과의 로맨스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예상은 다시 한번 빗나갔다.
살짝 벌려진 그녀의 입에 느껴진 것은 유진의 손가락이었고, 그중에 검지는 그녀의 입안까지 파고들어 왔다. 매우 관능적이기는 하지만, 낭만적이지는 못한 스킨쉽이었다.
‘아, 씨발.’
차수연은 약간 실망하며 속으로 욕을 했지만, 일단 입과 혀는 본능적으로 그렇게 자신의 입안으로 들어온 유진의 손가락을 핥고 빨았다.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이 슬쩍 사타구니를 파고들어 오는 것도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그래도 아주 약간 다행스럽게 생각했다.
이 새끼가 낭만적인 분위기는 잡지 않아도, 최소한 아무 생각 없이 짐승처럼 자지를 박고 허리를 흔드는 대신 여자 몸을 달구는 에로틱한 분위기는 잡을 줄 아는 놈이라는 생각에서였다. 유진의 터무니 없이 어린 나이를 생각하면 그건 매우 특별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유진의 손가락이 굳이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찾아내서 거기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갑자기 불길함으로 변했다.
‘어, 잠깐?’
왜인지 머릿속에서 잊혔던 조금 전의 고문과 유진의 불길한 눈빛이 갑자기 다시 떠올랐다.
‘이 새끼 설마!’
차수연은 불길한 미래를 다시 한번 예견해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맞았다.
차수연의 클리토리스를 꼬집고 있던 유진의 엄지와 중지에서 생체 전류가 다시 발산되었다. 그리고 그것으로 모자라 차수연이 열심히 핥고 있던 유진의 손가락도 마찬가지로 전류를 발산했다.
위와 아래에서 동시에 뿜어져 나온 전류 자극이 몸의 중심에서 이어진 다음 다시 한번 척추와 뇌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이 개새끼야!’
처음과는 달리 자극의 세기가 나름 조절된 이번 자극은 차수연의 의식까지 날려버릴 정도는 아니었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다시 당하고 있는 오르가슴 비슷한 고통과 쾌락의 폭풍우 속에서도 유진을 욕할 수는 있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지금 그녀의 몸은 유진의 손아귀에 들어온 장난감에 불과했다.
차수연은 자신이 뭐라고 말하는지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채 횡설수설 소리를 질렀다.
“히히히, 아아아! 살려줘. 죽여줘.”
온몸의 근육은 다시 마구잡이로 경련하며 자극에 녹아내리고 있었고, 눈동자는 초점을 잃고 사방을 헤메고 있었다. 방광의 괄약근은 완전히 풀어져서 소변이 줄줄 새 나오고 있었고, 질에서도 오르가슴에 방출되는 애액이 끊이지 않고 계속 흘러나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계속 파도처럼 몰아쳐 오다가 어느 순간 해일처럼 폭발해 버리는 최고조의 오르가슴의 순간이 오히려 그녀가 조금이나마 정신을 차릴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아앙, 좋아. 씨발, 너무 좋아! 아악! 개새끼야 그만해! 그만하라고! 죽을 것 같아! 죽어도 좋아!”
소변과 애액을 흩뿌리다 못해 간질 발작이라도 온 여자처럼 입에는 거품을 물고 온몸을 비틀며 발광했다.
차민영이 욕조에 들어와 둘의 모습을 본 것은 그런 타이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