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재미있으셨다면 [추천]과 [즐겨찾기 등록] 부탁드립니다.
#004 집과 아이와 여자, 그리고 여자와 또 여자 – 12
소진이는 평범하지 못한 아이였다.
우선 소진이는 유치원도 잘 다니는 다섯 살 아이답지 않게 또래 친구가 없었다.
함께 유치원을 다니는 소진이 또래의 친구들은 소진이와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도 소진이도 굳이 그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려고 하지 않았다. 또 아이들이 소진이를 꺼리는 것과 별개로 아이들의 부모인 어른들은 소진이를 좋아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건 매우 특이한 일이었다.
어른들이 이걸 고치려고 해봤지만 소용없었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소진이 본인도 별로 고치려고 하지 않으니 방법이 없었다.
차민영은 그런 딸을 무척 걱정했지만, 정작 소진이 본인은 별로 어울리고 싶지 않은 또래 아이들 대신 동네 언니, 누나들과 잘 지내고 있었다.
소진이는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보다는 그녀보다 나이가 많을수록 더 친했다.
가장 친한 사람이 엄마보다도 훨씬 나이가 많은 옆집 이모와 그 남편이라는 점부터 소진이가 평범하지 않은 아이라는 상징이나 다름없었다.
옆집 이모야 간난 아기 시절부터 엄마와 함께 자신을 돌봐 준 사람 또 하나의 엄마와 다를 바 없는 존재라 그렇다고 해도, 아주 가끔 얼굴 볼 뿐인 그 이모의 남편과도 친하다는 것은 모두들 신기하게 여겼다.
소진이가 이 두 사람과 얼마나 친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가장 상징적인 일이 파리 여행 가는 엄마를 따라가는 대신 이 두 사람과 캠핑에 따라갔다는 점이었다.
그들이 사는 전원주택 단지는 여기 사는 사람들의 취향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서 따로 모임이 있고, 그 모임에서 이번에 제주 캠핑 여행을 기획했다. 아직 학생들 방학하기 전이라서 여행가는 집에서도 아이들이 따라가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소진이는 여기에 엄마도 아닌 옆집에 끼어서 따라갔다.
이런 일은 꽤 자주 있었고, 사람들의 구설에 오르고는 했다.
갓난아기 시절부터 가족처럼 지낸 옆집 부부와 그 가족들은 소진이의 특이한 성격을 잘 알고, 소진이도 가족이라고 생각할 정도여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엄마인 차민영을 탓하고는 했다. 일에 바쁜 엄마가 딸에게 신경을 안 써서 딸이 엄마가 아닌 옆집 부부를 엄마 아빠로 여기는 것이 아니냐고 수군거린 것이다.
엄마인 차민영도 평소 따로 떨어져도 전화 통화도 잘 안 하는 소진이의 습관에 관한 것들 때문에 조금은 그런 걱정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소한 문제의 옆집 이모 고영은은 그런 걸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왜냐면 소진이가 엄마랑 떨어져 있어도 별로 힘들어하지 않는 것과 별개로 엄마와 함께 있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늘 같은 경우도 그랬다.
일주일 동안이나 엄마와 떨어져서 캠핑하는 동안 소진이는 한 번도 엄마를 찾지 않았다.
신나게 놀 때도, 삐쳤을 때도, 하다못해 살짝 아플 때조차 엄마를 찾지 않아서 함께 캠핑에 참석한 고영은의 의붓딸인 대학생 성민아가 오히려 약간 걱정할 정도였다. 엄마가 없는데도 너무 여기를 좋아하니 돌아갈 때 너무 서운하지 않겠냐는 걱정이었다.
물론 걱정은 걱정으로 그냥 끝났다.
그렇게 엄마 따위 잊은 것처럼 신나게 놀던 소진이는 정작 집에 돌아갈 날이 되자 누가 봐도 엄마 만날 생각에 들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상태였다.
매일 보는 엄마가 그렇게 좋을 수 있을지 신기할 정도였고, 보다 못한 고영은의 남편 성지호가 바닷가에 들러서 먹기로 했던 맛집에서의 점심 대신 고속도로에서 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기로 계획을 바꿀 정도였다.
어린 탓인지 회 같은 것 별로 안 좋아하는 아이들의 동의하에 바뀐 계획에 따라 그들의 귀가는 원래 예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이르게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런 탓에 유진과 소진이의 조우는 고민하던 차민영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얼떨결에 이루어지고 말았다.
유진은 당황했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와 기척을 느꼈을 때만 해도 유진은 떠났던 차민영과 차수연이 돌아온 것으로 생각했다. 굳이 예민하게 감각을 세워서 주변을 감시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랬다.
유진에게 생활감이 있었다면 지하 차고로 떠난 두 사람이 돌아올 때도 당연히 지하 차고로 돌아오지, 현관으로 들어올 리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유진이 좀 더 긴장한 상태였다면 더 자세하게 두 사람의 기척을 파악해 정문 현관으로 들어온 사람들이 자신이 기다리던 둘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둘 다 아니었다.
생활감도 없고, 긴장감도 확 풀어져 있던 유진은 그렇게 아무 생각이 없었고, 그래서 기습을 당해 버리고 말았다.
“엄마!”
현관을 열고 집안에 들어온 소진은 주방에서 들리는 달그락 소리를 당연히 엄마인 차수연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신발은 대충 벗어 던지고 주방으로 달려갔다.
함께 온 고영은은 한숨을 내쉬며 소진이가 내팽개친 신발을 정리하고는 따라 들어섰다.
고영은은 자신도 일주일이나 보낸 캠핑의 뒷정리를 위해 할 일이 많기는 하지만 어린아이인 소진이 단지 집안으로 들어서는 것만으로는 안심하지 못해 따라온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위험할 일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래서 한때 자신도 같이 살았던 익숙한 집안의 익숙한 주방에서 처음 보는 남자가 소진이와 마주 보고 서 있는 광경은 피가 얼어붙는 느낌이 들 정도로 그녀를 놀라게 하였다.
비명까지 지르지 않은 것은 그 남자가 앞치마까지 한 채로 술병이 잔뜩 들은 상자를 들고 있다는 것과 위험하거나 나쁜 사람은 귀신처럼 알아보는 소진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기는 해도 전혀 겁먹거나 무서워하지 않고 있었던 탓이었다.
그래도 정체를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를 진정시키며 물어보기 전에 소진이가 먼저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오빠 누구? 우리 집에서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야?”
고영은만큼 놀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소진이만큼 태연하지는 못했던 유진은 얼떨결에 묻는 대로 대답부터 했다.
“어. 난 이 집 주인 친구이고, 지금 청소 중인데?”
그리고 그 대답을 기점으로 두 사람의 만담이 시작되었다.
“왜 오빠가 우리 집에서 청소하고 있는데?”
“너의 엄마가 시켜서?”
이쯤에서는 유진도 눈앞의 아이가 차민영이 몇 번 언급했던 그녀의 딸 소진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녀가 통화하는 것을 몇 번 옆에서 들은 적도 있어서 목소리도 귀에 익었다.
“우리 엄마가 시켰다고?”
“어. 난 사실 장 보는데 같이 가고 싶었는데, 굳이 나보고 청소하라고 시키더라고.”
“엄마는 장 보러 갔어?”
“응. 초콜렛이랑 사탕이랑 아이스크림 사다 준다고 해서 청소 중이었어.”
“어! 정말? 엄마가 난 그런 거 몸에 안 좋다고 못 먹게 했는데!”
“난 어른이니까 괜찮지 않을까?”
“오빠 몇 살인데!”
“스무 살?”
“음! 애매해!”
너무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둘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고영은은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녀의 눈에 유진은 위험하지는 않을지 몰라도 너무도 수상해 보였다.
“잠깐, 학생 누구예요? 소진 엄마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집에 들이는 법이 없어요. 낯선 사람만 남겨두고 외출할 리가 없다고! 거기다 스무살 살이라면서 소진 엄마 친구라고?”
차민영의 회사는 제대로 된 기업이라기보다는, 일하면서 프로젝트를 맡을 때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인원을 모아서 팀을 구성하는 프리랜서 모임에 가까운 편이었다. 그래서 직원의 변동이 굉장히 잦았고, 업무 일정도 굉장히 들쑥날쑥했다.
하지만 차민영은 일이 바빠서 며칠씩 밤새워서 일해야 하거나, 인원이 너무 많아서 회사에 자리가 부족하거나, 프로젝트 완료를 축하할 때도 그렇게 구성한 팀원을 집에 들이는 법이 없었다.
애초에 차민영이 서울하고도 서초의 끝내주는 아파트를 팔고 이런 구석까지 이사 온 것부터가 집안에서 도청 장치가 발견되고, 감시하는 사람들이 주변을 들락거리는 등 심각한 위협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고영은이 알기에 지난 5년간 자기 가족을 제외하고 이 집에 발을 디딘 타인은 이웃집 여자들 몇 명이 전부였다. 차민영은 집에 타인을 들이지 않으려고 마당의 잔디조차 고용인을 쓰지 않고 직접 깎을 정도였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 그녀는 차민영이 낯선 남자만 남겨두고 집을 비웠다는 것을 믿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커다란 덩치에 비해 얼굴은 확실히 어렸고, 본인입으로 스무살 살이라고 밝혔으니 더욱 그랬다.
고영은 의붓딸인 성민아의 나이가 올해 스무 살 인데, 성민아는 차민영을 이모라고 불렀고, 차민영도 성민아를 아이로 취급했다. 스무 살은 절대로 차민영이 친구로 사귈 만한 나이가 아니었다.
소진이를 끌어안아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고 자신을 노려보는 고영은의 모습에 유진은 당황했다.
소진이의 존재 자체는 차민영이 계속 언급했기 때문에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차민영도 없는 사이에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거기에 정작 소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인데, 대신 온갖 의심의 눈길을 보내며 자신을 추궁하는 여성의 존재는 더욱 난감했다.
“어, 그게 그러니까.”
유진은 뭐라고 해야 할지 난감해서 말을 더듬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 유진을 바라보는 고영은의 시선에 의심이 더해 갔다. 이제 단순히 의심스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위험을 느끼는 수준까지 진행되었고, 앞으로 끌어안고 있던 소진이를 자신의 등 뒤로 감출 정도가 되었다.
다행히 소진이가 이 난감한 상황을 해결했다.
소진이는 차민영과 통화를 통해 유진이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유진의 상황이 딱히 나아진 것은 아니었다.
고영은은 일단 유진이 차민영이 들여놓은 사람이라는 것은 확인했지만, 여전히 유진을 의심스럽게 여겼다.
소파에 앉아서 유진에게 관심을 보이는 소진이를 꼭 끌어안고 유진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태도와 뚫어져라 주시하는 시선까지 유진이 그걸 느끼지 못할 수가 없었다.
사실 불편한 것은 고영은의 시선이 아니었다.
처음 보는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호의와 호기심을 담은 눈으로 계속 바라보는 소진이의 시선이 유진에게 더 이상하게 느껴졌다. 처음 보는 아이임에도 그리고 아무런 그럴만한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소진이가 굉장히 가깝고 친밀하며 귀엽게 느껴졌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런 유진의 고민은 차민영이 급하게 되돌아오면서 겨우 간신히 끝이 나기는 했지만, 소란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엄마!”
이제 진짜로 만난 엄마의 모습에 신나게 달려가 안긴 소진이가 엄마 가슴에 얼굴을 부비며 행복해하는 사이, 낯선 남자를 함부로 집안에 들인 일에 대해 차민영에게 단단히 따질 마음을 먹고 있던 고영은은 차민영과 함께 나타난 여자의 존재에 유진을 본 것보다 훨씬 기겁했다.
“차수연씨?”
“오랜만이네요, 고 여사님.”
“소진 엄마. 설마 수연씨랑 다시 만나는 거예요? 설마 이 남자애도 그런 거예요?”
“누가 할 소리를 누가 하는지 모르겠네요. 저야말로 민영 선배가 그동안 고 여사님과 가깝게 지냈다는 말에 어이가 없더군요.”
다행히 차수연은 차민영의 눈치와 어린아이인 소진이를 고려해 걸레 년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언사에는 차갑고 내려다보는 비꼼이 깔려 있었다. 차수연이 고영은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제 3자인 유진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런 면에서 차수연이 고영은을 싫어하는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고영은도 차수연을 싫어했다.
사실 자기 남편의 섹스 파트너나 섹스 슬레이브들과 두루두루 무난하게 지낸 차민영이 이상한 여자이지,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경쟁하는 사이인 여자들이 사이가 좋으면 더 이상한 일이었다.
둘 사이에는 특히나 사이가 나쁠 수밖에 없는 구구절절한 사연이 더 많아서 특히나 사이가 나빴고,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만나니 더 서로 날카롭게 굴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둘 다 바로 옆에 소진이가 있다는 자각은 해서 해서는 안 될 말을 입에 담는 불상사는 피했다.
그리고 영원히 못 볼 뻔했던 목숨처럼 소중한 딸을 만난 기쁨을 만끽하느라고 정신이 없던 차민영이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끼어들었다.
“소진이 돌봐 줘서 고마워요, 언니. 일이 좀 많이 있었어요. 수연이 그날 이후 어제 처음 만난 거고요. 지금은 좀 그렇고 사정은 나중에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언니도 납득하실 수 있을 거예요.”
차수연이나 유진은 당장 어디 보낼 수도 없으니 그녀는 우선 고영은을 달랬다.
고영은은 납득하기 어려웠지만 일단 물러섰다.
차수연에게 대거리를 하기는 했지만 원래 그녀를 대하기 어려워하는 편이었고, 무엇보다 고영은도 차수연처럼 차민영에 약했다.
“알았어요. 나중에 자세히 이야기해 줘야 해요.”
“선물 사 온 것 있으니까 제가 내일 그거 들고 갈게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알았어요. 내일 꼭 이예요.”
고영은은 재다짐까지 받은 후에야 물러서서 바로 옆집인 본인의 집으로 돌아갔다.
차수연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꼴사납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입을 열지는 않았다. 태도로 보아 소진이가 명백하게 고영은과 친해 보이니 함부로 말을 해서 소진이에게 점수 깎이지 않으려는 행동이었다. 실물을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차수연은 소진이에게 벌써 꽤 빠져 있었다.
사실 그러거나 말거나 소진이의 그녀에 대한 평가는 이미 꽤 깎여 있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감정에 생각보다 굉장히 민감한 편이고, 소진이는 특히나 더 그랬다. 자기가 매우 좋아하는 이모와 사이가 나쁜 것이 분명한 차수연은 이미 소진이에게는 경계 대상이었다.
그것이 드러난 것은 상황이 좀 정리된 다음에 차민영이 차수연과 유진을 소진이에게 소개하는 상황에서 드러났다.
“소진아, 인사해. 여기는 수연이 이모. 엄마와 아빠 대학 후배이고, 소진이 태어나기 전에 엄마랑 아빠 모두랑 모두 친했어.”
“안녕, 소진아. 수연이 이모야. 이모라고 불러 줄래?”
“네. 수연 이모.”
차수연이 한껏 미소와 애교를 부렸지만 소진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호칭부터가 고영은에게는 그냥 이모였지만, 차수연에게는 수연 이모였다.
그 미묘한 호칭과 태도에서 그런 소진이의 마음을 느낀 차수연이 몹시 실망하기는 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녀는 일단 인사를 나누고 관계를 시작했으니 앞으로 얼마든지 친해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과연 소진이가 그렇게 만만할지는 두고 볼 일이었지만, 어쨌든 현재의 차수연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유진에 대한 소개.
“어, 소진아. 이쪽은 유진 오빠야. 엄마가 파리에서 만난 친구이고, 파리에서 크게 도움을 받아서 그 보답으로 함께 한국에 왔어. 당분간 우리 집에서 함께 지낼 거야.”
차수연의 소개에 유진의 자신의 이름을 정식으로 말하려는 찰나, 소진이가 먼저 기습 공격을 가했다.
“엄마 남자친구야?”
그건 거의 진주만 공습에 버금가는 치명적 기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