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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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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5 작은 사회, 하지만 복잡한 사회 – 11
“유진! 그 음식들 다 뭐야! 소진이 배달 음식 먹이지 말라고 했더니 직접 만들어서 그런 걸 먹이다니, 제 정신이야! 소진이가 해달라고 한 것도 아닌데, 당신이 해준 거라면서!”
유진은 귀로는 차민영의 잔소리를 들으며, 눈으로는 소진이를 계속 주목했다.
소진이는 뚫어질 것 같은 유진의 시선에도 계속 모른 척 외면했다.
누가 알려서 알게 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차민영은 소진이에게 우선 확인했고 소진이는 유진에게 책임을 다 미룬 것이 분명했다.
억울하지는 않았다. 원래 소진이에게 자신이 다 책임지겠다고 한 일이었으니까.
그래도 조금 서운했다.
엄마에게 이를 때 자신에게도 알려 줬어야지! 변명할 말이라도 미리 생각해 둘 수 있게!
유진은 황급히 변명거리를 고민해 봤지만, 생각이 잘 돌아가지 않았다.
“어, 그게 그러니까 오늘 식당에서 일한 기념으로 이런 저런 요리를 실험해 봤는데 음식이 많이 남아서 버릴 수도 없고 해서 그냥.”
“거짓말! 소진이가 다 자백했어! 나 출근하자마자 뭐 먹을지 메뉴 다 정했다면서!”
차민영의 소리가 너무 커서 수화기 밖으로까지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더 이상 유진을 외면하지 못한 소진이가 혀를 내밀며 귀엽게 사과했지만, 유진으로서는 배신감만 두 배로 들 뿐이었다.
책임을 미룬 정도를 넘어 다 자백하다니! 아니 그전에 굳이 엄마에게 일부로 고자질을 한 것이었다!
차민영은 계속 잔소리를 퍼부었고 유진은 얌전히 듣고 있어야 했다.
딸의 양육에서 엄마의 권한은 절대적이기 때문에 고의적으로 그녀의 권한을 무시한 유진은 잔소리를 감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잔소리가 한도 없이 계속되지는 않았다.
“지금은 시간이 없어서 여기까지. 하지만, 이따 집에서 두고 봐.”
두고 보자는 사람 치고 무서운 사람 없다라는 관용어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두고 보자라는 말이 왠지 무서운 유진이었다.
통화가 끝나자 소진이가 조르르 달려와서 유진의 팔에 달라붙었다.
“아앙, 오빵. 소진이에게 화 안 났지?”
유진은 한숨을 조금 쉬기는 했지만, 그런 소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물론이지, 오빠가 왜 우리 귀여운 소진이에게 화가 나겠어.”
“오빵, 최고.”
소진이는 좋아서 활짝 웃었다.
혼날 일을 하고도 애교로 무마하는 일은 좋은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진이는 정말 해보고 싶은 일이었다. 친구들은 아빠나 오빠 상대로 많이 써먹었다고 들었는데, 소진이는 이걸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엄마나 이모에는 쓸 수 없었다. 이유는 모른다. 엄마나 이모도 소진이가 애교 부리면 뭐든 다 허락해줄 것 같기는 하지만 엄마나 이모에게는 어째서인지 쓸 수 없었다. 소진이가 엄마나 이모에게 애교부릴 때는 착한 애교만이었다.
하지만 오빠에게는 달랐다.
그리고 오빠가 한숨을 내쉬며 소진이 애교에 항복하고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의 기분은 엄마나 이모하고는 완전히 달랐다.
소진이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친구들에게 오빠를 자랑할 수 있었던 것도, 잘못하고도 오빠에게 애교를 부려서 용서받을 수 있는 것도 이전에는 하고 싶지만 할 수 없었던 것이었으니까.
“우히히.”
소진이는 행복했다.
하지만 소진이 엄마는 사정이 조금 달랐다.
“어휴, 못 말려 정말.”
차민영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었다.
하지만 그녀는 웃고 있었다.
유진에게 잔소리를 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렇게 화가 나지는 않았다.
유진이 그냥 배달 음식 잔뜩 사다가 소진이랑 둘이서 먹은 것이라면 조금 화가 났을지도 모를 것이다.
하지만 오늘 일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소진이가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 같아서 걱정하는 유치원 선생님의 연락을 받고는 했는데, 오늘은 소진이 덕분에 맛있는 것 잘 먹고 아이들도 모두 좋아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최근 들어 소진이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유진은 소진이가 엄마에게 자랑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차민영은 그 전에 이미 선생님이 보낸 메시지와 사진들을 받아 본 상태였다. 엄연히 소진이 보호자는 차민영인데, 차민영에게 미리 알려서 확인하지도 않고 이런 일을 할 리가 없는 것이다.
선생님이 찍어서 오늘 파티에 참석한 아이들 부모님들 까톡 모임 방에 공유해 준 사진에는 평소 보지 못한 우쭐한 표정의 소진이 모습이나, 아이들이 행복한 표정으로 음식을 먹는 사진들, 친구들과 어울려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소진의 사진, 그리고 친구들에게 유진을 자랑하는 소진이의 사진 들이 있었다.
평소 선생님이 부모님들 위해서 가끔 까톡으로 공유해주던 사진에서는 못 보던 모습이었다.
소진이가 보낸 까톡에도 오늘 유진이 해준 음식들이 얼마나 맛있었는지, 친구들이 소진이를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그리고 친구들과 얼마나 재미있게 시간을 보냈는지 구구절절 쓰여 있었다.
평상시 소진이와 그녀가 주고받는 까톡 내용들과는 매우 달랐다.
소진이는 정말 행복해 보였고, 이게 누구 때문인지는 분명했다.
‘이런 건 기대조차 해본 적 없었는데.’
한국까지 따라오겠다는 유진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승낙했을 때는, 그 결정이 혹시 딸인 소진이의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이제는 그 결정에 딸인 소진이가 행복해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아이러니했다.
이래서는 그녀가 유진을 돕는 것이 아니라 유진이 그녀와 소진이를 돕는 모양이었다.
‘아니지, 서로 돕는 거지. 우리는 가족이니까.’
함께 한지는 이제 겨우 한달 남 짓, 하지만 그들은 가족이었다.
그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진이도, 그리고 유진도 모두 서로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가족처럼 행동했다. 그것이 아니라면 소진이가 저렇게 유진과 함께 행복할 리가 없었고, 유진이 소진이를 위해 저런 멋진 파티를 해줄 리도 없으며, 무엇보다 자신이 유진에게 잔소리를 퍼붓는 일이 있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래도 조금 화가 나기는 하네.’
차민영은 사진에서 본 커다란 생크림 딸기 초코케이크를 생각하자 조금 삐졌다.
자기도 피자 좋아하고, 자기도 탕수육 좋아하고, 자기도 생크림 케이크 좋아하는데, 자기 없는 사이에 자기들만 모여서 그런 것 해먹다니!
‘내 거 안 남겨 뒀기만 해봐라.’
사진으로 보던 양을 생각하면 설마 싶지만, 유진의 식욕을 생각하면 약간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차민영은 지금이라도 유진에게 전화해서 자기 몫 챙겨 두라고 말해야 하나 고민했다.
행복한 고민이었다.
삐쳐 있고, 화가 나며, 자기 없이도 재미있는 딸과 유진을 생각하며 질투도 나지만 행복했다.
소진이 태어났을 때 말고 언제 이렇게 행복한적이 있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했다.
그래서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가 그녀의 이런 행복한 기분을 깨 버렸을 때,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이 조금 험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어머, 이런 우연히. 오랜만이네요, 차 이사님.”
갑작스럽게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든 차민영은 눈앞의 보이는 여자의 얼굴에 욕설부터 박아 넣었다.
“씨발, 우연은 무슨. 너 같은 년이 우연히 이런 고깃집에 온다고? 그따위 옷차림으로? 차라리 방울뱀이 북극에서 산다는 말이 더 신빙성이 있겠다.”
차민영의 거친 말에도 상대는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다.
“말투가 매우 거칠어지셨군요. 예전의 그 무기력하시던 모습보다는 보기 좋으시네요. 뭐 사정 뻔히 아는 사이니 쓸데없는 말은 안 하겠습니다. 잠시 대화 좀 나누시죠. 물론 거절은 받지 않겠습니다.”
차분하고 정중하지만, 고압적이기 짝이 없는 그 재수 없는 말투에, 차민영은 말없이 전화기를 들었다.
“수정아. 나 통화할 게 좀 있어서 조금 더 있다 들어갈게. 니들끼리 놀고 있고, 혹시 내가 너무 늦는 것 같으면 전화해. 그래.”
그녀는 오랜만에 만나서 함께 저녁 회식 중이던 팀원들 중 고참에게 전화를 하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있던 곳은 단골 삼겹살집 앞 벤치였다.
상대는 그녀를 바로 근처의 커피숍으로 안내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독특한 분위기로 영업하는 그 커피숍에는 작은 룸들이 있었는데, 차민영이 따라간 곳 룸에는 남자 두 명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민영이 그 모습에 눈을 부라리며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그러기도 전에 두 남자가 차민영을 안내한 여자에게 고개를 꾸벅 숙여 보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걱정하실 것 같지 않지만 그래도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면, 그냥 제 경호원이에요. 저도 이제 혼자 다닐 신분이 아니라서요. 차 이사님 어떻게 해보려는 생각은 절대 눈꼽 만큼도 없으니 오해하지 마세요.
여자의 말에 차민영은 코웃음을 쳤다.
“그렇게 대단하신 대성화그룹 기조실의 고주희 대리님께서 나 같은 일반인에게는 무슨 일이신가요?”
날이 잔뜩 서 있는 차민영의 태도에도 고주희는 태연했다.
“저 이제 과장이에요. 승진한지 3년 넘었어요. 아, 이부분은 감사 인사드려요. 차 이사님 덕도 어느 정도 있었거든요. 그리고 일반인 이시라니요. 무려 회장님 혈육을 키우시는 분께서.”
태도만 태연했을 뿐이었다.
고주희도 계속되는 차민영의 태도에 열 받았는지 예고도 없이 심장에 칼질을 해왔다.
차민영은 이를 갈며 대답했다.
“내 딸은 강소진이지 유소진이 아닌데?”
“이러지 마세요, 차 이사님. 우리 전에도 이 이야기 밤새도록 했잖아요? 아무리 법적으로 강소진이라고 해도 소용없어요. 소진이 몸에 유씨 가문의 피가 흐르는 이상, 우리로서는 그 리스크를 관리할 수밖에 없어요. 차이사님이 아니라 나중에 소진이 본인이 직접 그걸 부정해도 소용없어요.”
차민영은 눈빛이 칼날이라면 고주희를 난도질하고도 남을 눈빛으로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이것이 차민영이 임신했을 때 남편이 화를 내며 소진이를 중절시키려고 한 이유였다.
이것이 소진이가 강준화의 사진을 보면서 가짜 아빠라고 할 때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던 이유였다.
이것이 그녀가 서초동 아파트를 팔고 김포 산속의 전원주택마을로 숨어 들어가야만 했던 이유였다.
소진이는 강준화의 아이가 아니라 강준화의 강요로 차민영이 섹스해야 했던 상대 중의 하나, 대한민국 5대 재벌 중 하나인 성화 그룹 4세 중의 한 명인 유성준의 아이였다.
차민영이 말없이 계속 노려보기만 하자 어쨌든 용건이 있어서 먼저 접근한 처지인 고주희가 입을 열었다.
“이제 와서 뭘 어쩌자는 것은 아니니까 그만 노려보세요. 우리도 솔직히 차 이사님처럼 아예 핏줄 부정하고 모르는 척 사시는 분이 더 편해요. 폭로하겠다거나 대가를 내놓으라면서 진상 짓하는 썅년들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힘들어요. 옛날에는 문제가 되는 아이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하기도 했다는데, 지금 회장님 밑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에요. 자기 사생아라고 아이들에게 손댔다가 걸려서 차이사님은 상상도 못 할 정도로 끔찍한 꼴을 당한 회장님 혈육도 있을 정도예요.”
“그래서?”
“솔직히 말해서 저희도 차 이사님은 관리 사각 지역이었어요. 일단 사람들 눈에 안 띄는 시골로 도망가시기도 하셨고, 그룹에서도 관심 없으시고, 무엇보다 유성준 이사님에게 관심 없으시잖아요. 애초에 유성준 이사님 아이 임신하신 것도 차이사님이 유성준 이사님을 유혹한 것도 아니고, 유성준 이사님이 차이사님 유혹한 것도 아닌, 그냥 하룻밤 놀이가 잘못된 것일 뿐이었으니까. 저희는 차 이사님이 소진이가 남편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아도 친부가 유성준 이사님이라는 것은, 저희가 접근하지 않았다면 몰랐으리라 생각해요.”
고주희의 말이 맞았다.
차민영은 소진이를 임신했을 때, 이 아이가 남편 강준화의 아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강준화의 여자 중 오직 차민영만이 아는 비밀이었다. 강준화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불임이라는 것은. 강준화는 섹스는 가능하지만, 생물학적으로는 고자였다.
하지만 차민영이 생각하던 소진이 친부 목록에 유성준은 없었다.
유성준과의 섹스는 고작 한 번뿐이었고, 더군다나 당시 유성준은 고작 23살이었다.
대학 졸업하고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재벌가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룹 계승권에 연결되는 직계도 아닌 방계에, 재벌가 남자치고 아직 유치하고 부족한 부분이 훨씬 많은 그런 남자였다.
차민영의 기억에 남지도 않을, 그냥 스쳐 지나가는 남자였을 뿐이었다.
소진이가 태어난 후 고주희가 자신에게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생각이 들자 새삼 화가 났다.
“그래. 니년만 아니었으면 우리 서로 상관없이 살았겠지. 하지만 니년 때문에 부모님이 물려주신 집도 팔고, 남편과 함께 10년이나 함께 키워온 회사도 팔고, 소진이 안고 시골구석으로 도망가서 숨어 살아야 했지. 숨도 조심해서 쉬면서. 니 년이나 니 년 보낸 사람들 눈에 안 거슬리려고. 그렇게 니 년 말대로 살았어. 그런데 왜 다시 나타나서 또 개지랄이지?”
차민영이 계속 신경질적으로 나오자 고주희는 다시 한번 급소를 찔렀다. 그리고 그건 차민영은 정말 생각도 못 한 부분이었다.
“유진 헤이즈. 그 남자 뭐죠?”
“뭐?”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 나오자 차민영은 당황했다.
이 여자가 유진을 신경 쓰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솔직히 난 차 이사님 남자관계까지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아요. 막말로 차 이사님이 유성준 이사님 여자친구나 세컨드였던 것도 아니고 그냥 서로 원나잇 즐긴 사이일 뿐인데 남자관계까지 신경쓰는 것은 너무 찌질하잖아요. 하지만 윗분들 생각은 좀 달라요. 유성준 이사님이 얼마전에 결혼 하신 것은 아시죠? 사모님이 얼마 전에 임신하셨어요. 그런데 사모님 임신이 알려지자마자 갑자기 프랑스 여행을 가신 차 이사님이 젊은 남자를 데리고 입국했는데, 이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 과거 추적이 안 돼요. 출입국 관리처에 선을 대봤더니, 담당자들이 굉장히 위험해 보이니 추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어요. 그래서 윗분들은 제 생각에는 말도 안 되는 여러 가지 망상하고 계세요. 그래서 제가 나왔고요. 그러니 대답해 주실래요? 그 남자 뭐 하는 남자죠?”
프리젠테이션이라도 하듯 따다다 쏟아지는 고주희의 말을 듣고 있던 차민영은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유진이 어떤 사람일까?
파리에서의 첫 만남이 생각났다.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건장하고 잔인하던 흑인갱 네 명을 간단하게 도살해 버리던, 평범한 인간은 상상에서나 할 수 있던 초능력을 발휘하던 그 모습이 떠올랐다.
불안한 관계에서 상대해야 하는 처지에서는 두렵기 짝이 없는 모습이었지만, 내 편이라면?
차민영은 지금까지의 긴장이 풀어지는 것이 느껴지며 비릿하게 웃었다.
“그걸 내가 알려줄 이유는 없지. 필요하면 직접 알아보시지.”
“이러지 마세요, 차 이사님. 저희 성화에요. 저희가 직접 나서면 후회하게 되실 거예요.”
“글쎄, 누가 후회하게 될지 나도 궁금한데.”
차민영은 웃었다.
최고로 무서웠던 공포의 대상은 이제 가족의 일원이었다.
그리고 그는 절대로 가족에게 위협이 되는 자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차민영은 대한민국에서 거대 재벌 그룹이 가지는 힘과 위상은 알고 있지만, 어쩐지 그것이 유진에게는 전혀 통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래서 웃을 수 있었다.
한때 자신을 공포로 위협하고 소진이를 위험하게 하던 이들이 이제 그 오만의 대가를 치를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005 작은 사회, 하지만 복잡한 사회 –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