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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이지만, 히어로나 빌런이 되는건 거절한다-64화 (6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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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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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미궁과 그림자, 그리고 심연 – 3

‘죽을걸. 그냥 죽을걸. 그때 그냥 죽을걸. 굳이 살 필요 없는데 그냥 죽을걸.’

성무연은 절규했다.

흐르는 눈물에 앞이 보이지 않았을 정도였지만, 눈물조차 닦을 수 없는 몸으로.

입밖으로 말소리조차 내지 못해 속으로만 그렇게 절규하며 후회하고 후회했다.

이제 신입생이 아니라고, 이제 어른이라고, 친구들과 어울려 가본 적도 없는 클럽에 놀러 간 것을 후회했다.

흥겨운 분위기와 신나는 노래에 정신을 잃고 모르는 사람이 준 술을 멋진 남자가 주는 것이라고 아무 의심 없이 받아먹었던 것을 후회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기억은 아무것도 없지만, 사타구니의 아픔과 침대에 떨어진 피로 자신이 강간당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경찰에 신고한 것을 후회했다.

데이트 강간 마약에 당해서 집단 강간으로 첫 경험을 하게 된 것만으로도 억울한 상황에서 인터넷에 남자 꼬셔서 섹스하고 겁이 나니까 강간으로 고소한 미친년으로 알려졌을 때, 너무도 무섭고 아프고 힘들어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상황을 알리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계속 찾아와서 어르고 달래며 협박하는 가해자들 변호사와 부모에게 겁을 먹고 합의한 것을 후회했다.

꽃뱀에 사기꾼에 협박범에 문란한 여자라는 소문이 나서, 친구들에게 외면받고 아버지와 동생들이 차라리 나가 죽으라고 할 때, 그때 죽지 않은 것이 가장 후회되었다.

‘그때 죽었어야, 그때 죽을걸. 목숨 따위 아깝지 않았는데, 삶 따위에 더 이상 미련 없었는데, 왜 용기를 내지 못했지? 왜 죽지 못한 거야, 병신아.’

성무연은 눈물 흘리며 자책했다.

그때 죽었다면 이런 꼴을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고.

그때 죽었다면 유일하게 자신의 편을 들어주고, 자기 잘못이 아니라고 달래 주던 엄마가 이런 꼴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자신을 강간했던 개새끼들이 자신의 눈앞에서 엄마를 발가벗겨 허리띠로 후려치며 개처럼 강간하는 꼴을 자기 눈으로 보는 꼴을 지켜보거나, 지금처럼 엄마가 보는 앞에서 그 개새끼들에게 입과 보지, 항문을 동시에 유린당하는 꼴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어제 결국 약을 먹지 못하고, 오늘 아침에 손목을 긋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매일 매일 자살을 꿈꾸면서도 결국 시도하지 못하는 자신을 후회했다.

매번 다시 이 일을 겪게 될 것을 알면서도 결국 살아서 다시 이 시간을 맞게 되는 자신의 결정에 후회하고 절망했다.

그렇게 성무연은 계속 절규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고통에 무력하다.

고문에 대비한 훈련을 받은 첩보원이나 군인들조차 지속해서 가해지는 고통에 결국 굴복하게 된다. 인간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받는 그들조차도 그저 견딜 수 있는 한계가 보통 사람들보다 높을 뿐, 영원히 버티지는 못한다.

물론 고통에도 꺾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신념과 의지로 온몸이 바스러지고 불타오르는 고통에서도 꺾이지 않고 버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대단한 일본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조차 고문을 끝까지 견뎌낸 것은 정말 소수였다.

나라를 위해 부귀영화를 버리고, 가족도 버리고, 본질적으로는 자기 자신조차 버렸던 그 위대한 분들조차도 결국 고문에 굴복해서 동료의 이름을 이야기하고, 그전에 죽지 못한 것을 슬퍼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그런 면에서 성무연의 모친 장화진 교수가 딸이 4명의 남자에게 동시에 강간당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도, 개처럼 엎드려 입으로 강간범의 자지를 열심히 빨며 강간범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해서 그녀를 탓할 수는 없을 것이다.

높은 지성을 자랑하는 대학 교수이자, 강간 피해자인 딸에게 쏟아지는 세상의 편견에 당당하게 맞서 싸워 딸을 지켜낸 위대한 어머니라고 해도, 그녀는 평범한 여성이자 학자에 불과했다. 계속된 폭행과 강간, 고문에는 결국 부서져 버릴 수밖에 없었다.

온몸이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가죽 혁대로 채찍질을 당하거나, 교수 시절 제자들인 어린 남자들에게 연속으로 보지도 아닌 항문을 강간당하고, 손발이 묶인 채로 욕조에 잠겨 몇 번쯤 아슬아슬하게 익사의 위기를 경험하게 되면 인간의 이성 따위가 남아날 수가 없었다.

지금 그녀는 남자의 자지가 좋아서 입으로 애무하는 것이 아니었고, 보지에 박혀 있는 남자 자지 모양의 진동 딜도에 쾌락을 느껴서 엉덩이를 흔드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의식과 의지를 거세당한 채 고통을 피하기 위한 본능에 따라 몸을 움직일 뿐이었다.

그건 섹스가 아니라 생존 본능이었다.

어떻게든 자신의 지배하고 있는 이 남자를 조금이라도 만족시켜 고통과 괴로움을 피해 보고자 하는 간절한 몸부림이었다.

하지만 그건 몹시 무의미한 몸부림이기도 했다.

“이 씨발년 보소? 욕먹으니까 혀 놀림이 달라지네? 야, 그런다고 뭐가 달라질 것 같냐?”

정동후는 정말 최선을 다해 입과 혀를 놀리는 장화진을 비웃었다.

그냥 놀려두기 뭐해서 오럴을 받고 있기는 했지만, 정동후에게 장화진은 이제 전혀 매력적이지 않은 상대였고, 그녀의 부족한 입과 혀의 놀림도 가소로울 뿐이었다.

물론 한때는 그녀가 굉장히 매력적인 상대일 때도 있었다.

감히 교수 따위라고 자신에게 B 학점도 아닌 C 학점을 날리는 건방진 짓거리를 저질렀을 때는 그야말로 가장 최우선적인 욕망의 대상이었다. 그때 이미 잡아다가 확 걸레로 만들어 버릴수도 있었지만, 참았다. 고작 그걸로 상처받은 자존심을 치유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딸을 납치해다가 강간했다. 울며불며 애원하는 스무 살 숫처녀의 보지를 무자비하게 강간하는 일은 꽤 즐거운 일이었다. GHB로 기억을 자신이 누구에게 무슨 일을 당했는지는 잊어도, 무참하게 짓밟힌 몸의 흔적이 남는 점은 정동후 같은 사디스트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거기에 시대가 시대인지라 숫처녀는 정동후에게도 꽤 드문 경험이기도 했다.

물론 그걸로 끝내지 않았다.

최고는 기다리고 기다려서 모녀가 간신히 강간의 기억을 극복해내려고 할 즈음에 모녀를 함께 강간해 버린 일이었다.

모녀를 함께 발가벗겨 놓고, 처녀였던 딸이 왜 그리고 누구 때문에 강간으로 처녀를 잃어야 했는지 알려주면서 엄마인 장화진 앞에서 딸인 성무연을 다시 한번 윤간하고,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진 딸 성무연의 위에 오열하며 절규하는 장화진을 엎어 놓고 그녀도 강간했다.

절망하는 모녀를 엎어놓고 이 구멍 저 구멍을 번갈아 쑤셔대며 강간하는 일은 정동후에게도 꽤 끝내주게 경험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 지난 일이다.

모녀라는 특별한 관계의 여자들을 함께 윤간하고, 조교하고, 고문하는 것이 꽤 자극적이기는 해도 시간이 흐르면 자극도 무뎌질 수밖에 없었다.

장화진이나 성무연이 제법 이쁘장하기는 해도, 정동후가 평소에서 상대하는 모델이나 여배우 아이돌들에게 비하면 흔해 빠진 외모에 불과했다. 거기에 나름대로 빡빡하게 조교 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지나 항문의 조임이나 기타 몸 쓰는 기술 면에서도 둘 다 형편없었다.

정동후 기준에서는 원래 한참 전에 버려야 했을 년들이었다.

이 년들이 자신이 노리는 새로운 목표 차민영의 이웃에 살고 있지만 않았어도 말이다.

정동후가 차민영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정말 행운이 여러 번 겹친 우연이었다.

장화진, 성무연 모녀를 짓밟고 능욕해주기 위해서 주기적으로 이 단지를 방문하다가 우연히 차민영을 보게 되었다. 모델이나 여배우 부럽지 않은 외모에 100억 이상 자산가인 젊은 과부라는 점은 정동후의 관심을 끌 만했다.

물론 부자라고 해봐야 정동후의 기준에서는 도토리 중에 조금 큰 도토리 정도에 불과했지만, 집안에서 거의 내놓은 처지라서 유흥비 조달에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정동후에게 차민영은 나름 한 반년 정도는 근사하게 즐기면서 뽑아먹을 수 있는 먹이값으로 보였다.

그래서 은근히 그녀의 뒷조사를 했는데, 놀랍게도 본가에서 경고가 내려왔다. 이제는 자신이 뭔짓을 하던 거의 신경조차 써주지 않던 본가에서의 경고는 정동후에게 정말 피가 끓는 것 같은 분노와 기쁨을 함께 주었다.

이제 차민영은 단순히 한 반년 뽑아먹을 용돈이 아니었다. 차민영은 정동후에게 자신을 지금 이 꼴로 만든 인간에게 복수할 수 있는 최고의 목표였다.

하지만 본가의 경고가 내려온 상황에서는 아무리 그라고 해도 어설프게 일을 처리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차민영의 이웃에 사는 장화진, 성무연 모녀의 가치가 뛰었다. 이 둘을 이용하여 차민영을 유인한 다음 본가가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 차민영을 손에 넣으려고 계획했다.

문제는 그렇게 계획을 짜서 장화진, 성무연을 교육했는데도 이 빌어먹을 모녀가 자신이 시키는 일을 전혀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무리한 것을 시킨 것도 아니었다.

그냥 친분을 맺은 다음에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맞춰 그 집에 초대받거나 이 집으로 초대하라는 것이었는데, 이 병신같은 모녀는 그 간단한 걸 벌써 몇 주가 지났는데도 전혀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열 받은 정동후는 자신의 자지를 열심히 빨고 있던, 하지만 별다른 즐거움을 주지 못하고 있던 장화진을 발로 확 걷어차 버렸다.

“아악!”

장화진은 비명과 함께 나동그라졌다.

걷어차인 배가 아픈지 몸을 비비 꼬았지만, 손이 등 뒤로 묶여 있는 탓에 몸을 새우처럼 꼬는 것 외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정동호는 벌떡 일어나서 한쪽에서 성무연의 입과 보지, 항문과 가슴에 한꺼번에 자지를 쑤시고 비벼대고 있는 후배들을 향해 소리쳤다.

“야, 그년 이리 데려와.”

갑작스러운 정동후의 외침에 성무연을 강간하고 있던 남자 중 하나가 대답했다.

“아, 선배 이제 곧 쌀 것 같은데, 잠시만요.”

잔뜩 찡그린 얼굴로 미친 듯이 허리를 놀리던 그의 그 대답에 대한 정동후의 반응은 간단했다. 정동후가 집어던진 재떨이가 그 남자의 어깨로 날아갔다. 머리를 노린 거였는데, 빗나간 거였다.

“아악!”

갑작스러운 폭력에 재떨이에 맞은 남자가 비명을 질렀고, 다른 남자들도 놀라서 황급히 성무연에게서 떨어졌다.

“이 씨발새끼들아. 내가 니들에게 지금 부탁하는 줄 알아?”

정동후가 으르렁거리듯이 낮은 목소리로 이죽거리자, 사내들은 축축한 자지를 덜렁거리면서도 몸을 바짝 세우고 각을 맞춰 외쳤다.

“아닙니다, 선배님!”

“조심해라.”

“네! 선배님!”

“대답만 하지 말고 그년 이리로 데려오고!”

“네! 선배님!”

재떨이에 맞은 사내조차 아프다는 티 하나 내지 못했다.

네 명의 사내는 혼자 힘으로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성무연을 번쩍 들어 정동후 앞으로 데려왔다.

정동후가 그 꼴을 보고는 나직하게 명령했다.

“두 년 등 맞대고 묶어.”

그 명령에 고통에 버둥거리던 장화진이 사색이 되어 외쳤다.

“안 돼요! 주인님! 제발 제발 제가 잘하겠습니다. 제발 이것만은!”

그녀가 그러거나 말거나 정동후의 대학 후배이자, 장화진의 옛 제자인 4명의 사내는 버둥거리는 장화진과 반항도 못 하는 성무연을 등을 맞대고 사지를 겹쳐서 묶기 시작했다. 이런 일을 위해서 가죽 벨트와 수갑 등이 준비되어 있었다.

“제발, 주인님! 제발!”

장화진이 울면서 애원했다.

고통스럽고 괴로운 수많은 강간과 체벌, 고문이 있었지만, 이건 장화진에게는 그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처벌이었다. 차라리 익사 직전까지 물고문당하는 것이 이것보다 낫다고 여겼다.

하지만 그녀가 그러거나 말거나 두 사람이 묶인 것을 확인한 정동후는 냉정하게 명령했다.

“시작해.”

뭘 시작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한 두 번 이 일을 해본 것이 아닌 4명의 사내는 익숙하게 가죽 채찍이나 허리띠 등을 손에 들고 장화진과 성무연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아악!”

“그만! 그만!”

몸을 찢을 듯이 내리치는 가죽 채찍질에 장화진이 고통에 절규했고, 별다른 반응조차 못 하던 성무연도 울면서 애원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4명의 사내는 멈추지 않았고, 정동후는 차갑게 비웃었다.

“이게 싫었으면 시킨 일을 제대로 했어야지, 씨발년들아. 니들 멈추지 마라. 약해지면 니들이 대신 맞는 수가 있다.”

“네! 선배님.”

4명의 사내는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채찍과 벨트를 휘둘렀다.

고통 속에서도 참가 견뎌보려 했던 장화진도 성무연도 얼마 버티지 못했다. 그녀들은 결국 이 채찍질의 가장 악랄한 부분에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 엄마!”

“미안해, 무연아. 미안해!”

둘은 울면서 절규했지만, 자기 몸에 내리쳐지는 채찍질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바닥에서 몸싸움을 벌이며 뒹굴기 시작했다. 자신의 등 뒤에 묶여 있는 엄마 혹은 딸을 위로 올리고, 자신은 아래쪽으로 내려가기 위해서. 딸 혹은 엄마를 방패로 삼아 자기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그건 몸을 채찍으로 맞는 고통보다 훨씬 더 끔찍한 정신적 고문이었지만, 두 사람의 몸은 의지를 배신하고 그렇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로 그토록 사랑하고 아낀다는 모녀가 자기 덜 아프겠다고 몸싸움하면서 상대를 채찍 앞에 내미는 그 모습은 정동후는 물론이고 채찍을 내리치고 있는 4명에게도 굉장히 자극적인 모습이었다.

다섯 모두 어느새 살짝 풀 죽어가던 자지가 풀 발기해 있었다.

“엄마 미안해! 엄마 미안해! 엄마!”

“무연아. 무연아. 그만! 그만!”

두 모녀는 절규하고 애원했지만, 채찍질은 멈추지 않았다.

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까지는.

“이건 또 참 상상해 보지 못한 참신한 개짓거리군.”

차갑고 낮은 어딘가 으스스한 기운이 느껴지는 그 목소리는 정동후의 등 뒤에서 갑자기 들려왔다.

놀란 정동후는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고, 그래서 볼 수 있었다.

자기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검은색의 손도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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