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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인이지만, 히어로나 빌런이 되는건 거절한다-76화 (76/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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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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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6 미궁과 그림자, 그리고 심연 – 15

장화진과의 섹스를 끝낸 유진은 거부하지 못하는 성무연의 입을 범했다. 자주 하던 대로 그녀의 목구멍 끝까지 자지를 박아넣고, 그 상태로 사정해서 그녀의 위에 곧바로 정액을 퍼부었다.

깨어나서 그 모습을 지켜보며 자기 클리와 보지를 애무하며 자위하던 장화진은 딸이 절정으로 혼절하는 순간, 자신도 다시 한번 격렬한 절정 끝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유진은 그것으로 두 모녀와의 섹스를 끝냈다.

사실 유진에게는 자기 성욕을 발산하기 위한 섹스라기보다는 일종의 치료 행위에 가까웠다.

장화진도 성무연도 지속된 고문과 학대 폭행으로 몸이 완전 엉망이었다.

겉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주 미약하기는 해도 정동후에게 걷어차인 장화진의 갈비뼈에는 금이 가 있었고, 퍼렇게 든 멍은 단순히 멍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육 손상도 일으키고 있었다. 채찍과 회초리에 맞아 피가 나고 갈라진 피부 일부에는 세균 감염 증상도 있었다.

병원에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이 정도로 노골적인 상처는 사실 의사에게 보이기도 부끄러운 법이었다. 거기에 의사에게 보이면 아무래도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의사 윤리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소문이 돌 수도 있었다. 정동후를 처리할 상황에서 그런 것은 좋지 못했다.

그래서 유진은 그녀들과 섹스했다. 그녀들에게 자기 정액을 먹이기 위해서였다. 유진의 정액은 그 자체로 인간의 자연 회복력을 극대화시켜 병을 치료하고, 상처를 회복시키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섹스 그 자체를 즐기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장화진도 성무연도 사실 그렇게 유진의 취향은 아니었지만, 장화진이 말했던 대로 모녀를 한자리에서 함께 범하는 것은 나름 특별한 기분이기는 했다. 정동후의 손을 타서 그렇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지만, 특별하게 훈련된 그녀들의 섹스 중 반응도 나름 즐거운 부분이었다.

어찌 되었든 모녀가 둘 다 혼절해 버리는 것으로 섹스는 끝났다.

유진은 욕실에 널브러진 그녀들을 안아 들어 침대에 눕혔다. 수건으로 정성껏 물기를 닦아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기껏 그녀들의 엉망이 된 몸을 개선해보겠다고 한 섹스인데, 감기라도 걸리면 마이너스이다. 춥지 않게 이불까지 같이 덮어주자, 모녀는 자연스럽게 온기를 찾아 서로 끌어 안았다.

방금전까지 열락에 가득찬 몸으로 듣고 있기 민망할 정도의 말을 쏟아내던 모녀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다정하고 편안한 모습이었다.

그건 유진의 정액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이건, 이걸로 되긴 했는데.”

모녀를 처리하고 나자 시간이 많이 애매했다.

오늘의 작업 대상으로 생각했던 놈들이 자기 구토물에 익사하면서 원래 6시간 정도를 예상하던 작업 시간을 한 시간으로 줄였다. 합쳐서 두세 시간 정도는 예상하던 섹스를,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기절해서 잠들어 버린 모녀도 문제였다.

죽어 버린 놈들이야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잠들은 모녀는 깨워서 계속할 수 있기는 하지만 내키지 않았다. 그녀들의 엉망으로 망가진 몸은 유진에게 그녀들을 전혀 매력적이지 않게 만들었다.

‘나으면 좀 괜찮으려나?’

아직 점심시간도 되지 않았는데, 유진이 오늘 하루를 예상하던 일이 벌써 끝나 버렸다.

이대로 집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내일 일정으로 생각해 두었던 일을 미리 할 것인지 고민할 타이밍이었다.

그리고 유진의 성격은 할 일 있고, 할 수 있으면, 우선 한다였다.

워낙에 내일이 없는 삶을 살아오면서 생긴 성격이었다.

유진은 갈아입기 위해 준비해두었던 예비 옷이 아닌 샤워를 위해 벗어두었던 피 묻은 옷을 다시 입었다. 끈적거리는 감촉과 비릿한 쇠내음의 느낌이 나는 피 비린내가 진동을 했지만, 별로 거부감은 느끼지 않았다.

피는 그것이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유진에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유진은 마지막으로 장화진과 성무연 모녀의 몸 위에 따뜻하게 이불을 덮어 씌워주고는 방을 나섰다.

지하실로 향하는 동안, 피에 젖은 옷을 입고 움직인 길을 다시 돌아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닥은 피 한 방울 떨어진 흔적 없이 깨끗했다.

자기 눈으로 그 깨끗한 복도와 계단을 확인하면서 유진은 흡족했다.

몸에 묻은 피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신을 미세한 염동력으로 감싸 조절한 성과가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건 사실 자기 흔적을 남기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미세한 먼지나 오물 혹은 유사시의 경우 가스나 독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연습 중인 방어막 개념의 기술이었다.

하지만 오늘 사용해 보니 보호의 개념만이 아니라, 신체를 외부와 격리해서 활동 시에 머리카락이나 피부 조직 등의 그를 특정할 수 있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격리의 개념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았다.

과격하게는 오늘처럼 살인현장에서 증거와 흔적 따위 남기지 않기 위해 사용할 수 있었고, 소소하게는 요리할 때 머리카락이나 땀같은 이물질 들어가지 않게 활용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이었다.

물론 염동력의 세밀한 조정 뿐만 아니라 낼 수 있는 출력 그 자체를 늘리는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를 염동력으로 조정하는 것보다 그냥 자기 육체의 힘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우연히 본 영화에서 일대일 격투 중에 멀리 떨어진 중량체를 끌어와 상대를 타격하는 것을 보고 따라 해보려고 했는데, 아무리 연습해 봐도 그걸 위한 집중력과 정신력으로 차라리 직접 몸을 움직여 후려치는 것만 못했다.

‘염동력으로 누구 목을 비트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소소하게 써먹는 것이 훨씬 유용하군. 다른 것들도 대부분 마찬가지지만.’

염동력만이 아니라 투시, 발화, 전기 조작 등의 능력 등도 소소하게 테스트 중이기는 한데 확실히 여러 가지 다용도로 써먹기에 재미는 있어도, 뭔가 특별하고 커다란 뭔가를 할만한 결과들은 나오지 않고 있었다.

연구소가 텔레파시, 염사, 예지 등의 정신계 초능력은 연구해도, 물리 계열 초능력에는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은 이유가 확실히 있어 보였다.

그렇다고 유진이 이걸 대충 할 생각인 것은 아니었다.

이건 UE가 유진에 대해 파악하고 있을 것 중에서 제일 정보가 없을 부분들이었다. 언제가 UE와 다시 싸울 때를 위해서 충분히 쓸모가 있을 정도로 갈고 닦아 둘 필요가 있었다.

‘여기에도 테스트해 볼까?’

유진은 원래는 멀티룸이라고 불리었고, SM 플레이룸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고문실이 되어 버린 방의 문을 열며 고민했다.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아직 살아 있는 두 남자는 문을 향해 시선을 움직였다.

막 방으로 들어와 안쪽을 훑어보던 유진과 눈빛이 마주쳤다.

한 명의 눈은 완전히 죽어 있었고, 한 명은 그래도 아직 살아 있었다.

살아 있는 한 명이 그래도 나름 기대하는 바가 있다는 정동후라는 점은 유진에게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그가 이대로 너무 쉽고 허접하게 망가지고 죽어 버린다면 유진에게는 오히려 실망했을 것이다.

유진은 눈이 죽은 남자 유정수에게 다가가, 매달려 있는 그를 바닥으로 내렸다.

매달려 있는 동안에는 꼼짝도 안 하고 있던 그는 바닥으로 내려지자 오히려 마구 발광을 시작했다.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꿈틀거리며 마지막 힘을 다해 발악했다.

그도 알고 있는 것이다. 매달려 있는 동안에는 살아 있을 수 있지만, 바닥에 내려지는 순간 고문당하거나 죽는다는 것을.

어쩌다가 가장 먼저 선택되어 가장 먼저 고문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동후를 제외하면 그는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행복할 수는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죽음은 피할 수 없었고, 차라리 자기 토사물에 익사한 놈들이 부러울 정도였다.

그놈들은 큰 고통 없이 죽었으니까.

유진이 그의 입을 막고 있던 입마개를 벗기자 유정수가 외쳤다.

“씨발, 왜 나야! 난 이미 했잖아! 후 선배 있잖아! 저 새끼가 주동자인데! 다 저새끼 잘못인데! 왜 나만가지고 그래! 왜 나만! 저 새끼도 하란 말이야! 저 새끼도!”

유정수는 울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에는 진짜로 억울함이 가득했다.

아직 독기를 다 잃지 않은 정동후가 평소 하찮게 생각하던 시다바리가 자신을 파는 그 외침에 눈을 부릅뜨고 노려 보았다. 원래의 유정수라면 그것만으로도 심장이 덜컥 내려앉을 정도로 겁을 먹었겠지만, 지금은 정동후 따위를 무서워할 상황이 아니었다.

한시간도 되기 전에 자기 눈앞에서 죽은 친구들의 몸을 쓰레기라도 분리수거 하는 것처럼, 장작이라도 패는 것처럼 손으로 뜯고, 도끼로 부숴 산산조각을 내던 인간 한 손에 도끼를 들고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 따위 눈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유정수는 이런 상황에서 그와 같은 쓰레기가 할법한 전형적인 말을 외쳤다.

“난 아무 잘못 없어! 내 잘못이 아니야! 잔 그냥 저 새끼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그리고 이들이 유진을 만난 후 처음으로 유진이 그런 유정수의 말에 대응했다.

“시키는 대로 뭘 했는데?”

“엉?”

아무 말이나 외치고 있던 유정수는 생각도 못 한 유진의 반문에 입을 다물었다.

유정수를 노려보던 정동후도 의외의 상황에 놀라 시선을 유진에게 돌렸다.

유진은 그런 둘의 시선에 피식 웃으면서 유정수에게 물었다.

“정동후가 시키는대로 뭘 어떻게 했는지 하나씩 말해보자. 그 중에서 내가 원하는 이야기가 있을지 궁금한걸?”

정동후가 눈을 부릅떴다. 이건 그가 생각지 못한 전개였다.

유정수가 눈을 굴렸다.

“피, 필요한 것 말씀드리면 저 살려주시나요?”

유진은 놀랍게도 이 와중에 잔머리를 굴리는 유정수의 모습에 감탄하며, 도끼를 거꾸로 잡고 유정수의 새끼발가락을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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