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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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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피가 흐른다 – 12
발사된 여섯 발의 탄환은 각각의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노린 것은 원샷 원킬.
비교적 위력이 약한 편인 토가레프탄으로도 한 방이면 확실히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헤드샷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유진의 예상외였다.
퍽! 퍽! 퍽! 틱! 틱! 틱!
운이 나쁜 두 명은 비명도 없이 쓰러졌다.
그중 한 명은 유진이 노린 정확한 위치인 눈썹 사이에 탄환 구멍이 나 있었지만, 다른 한발은 많이 벗어난 가슴 한가운데에 구멍이 났다.
또 다른 한 발은 치명상도 아니었다.
“아악!”
애매한 운으로 총에 맞은 한 명이 자기 어깨를 부여잡고 비명을 질렀다.
그나마 3발은 사람 몸에 맞기라도 했지만, 나머지 3발은 아예 빗나가서 엉뚱한 벽이나 바닥을 맞추고 사람 없는 곳으로 튕겨 나갔다.
“쯧.”
유진이 혀를 찼다.
예상외였다.
원샷원킬은 현실에서는 초보나 비전문가들이 멋으로 시도한다고 여겨지는 방식이기는 하지만, 유진은 자기 신체 능력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생각해서 시도한 것이었다.
문제는 유진의 능력으로는 충분히 가능할 법했지만, 유진이 사용한 토카레프는 더 이상 쓸 수 없을 정도로 낡아서 폐기된 물건을 빼돌린 물건을 제대로 관리도 안 한 쓰레기였다는 점과 유진이 노린 타겟은 허수아비가 아닌 인간이라서 짧은 순간이나마 총소리가 들리자마자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렸다는 것이었다.
별로 크지 않은 과녁인 머리가 조금이나마 움직이고, 거기에 쓰레기 총의 탄환 궤적이 흐트러지며 3발의 탄환은 아슬아슬하게 빗나가 버렸다.
유진은 왜 몸통부터 쏘고, 머리는 제압된 적을 확인 사살하기 위해 노리는 것인지 새삼 알게 되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단지 늦었어도 상관없기는 했다.
“총이다!”
“미친!”
“피해!”
경호원 명함을 쓰는 깡패들이 뒤늦게 소리를 지르는 사이, 유진은 차를 훌쩍 뛰어넘어 가장 가까운 깡패를 향해 달려들었다.
사시미를 들고 있던 깡패가 그런 유진을 향해 사시미를 휘둘러 견제하는 것으로 자신이 나름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라는 것을 증명했지만 의미는 없었다.
유진은 견제하려고 휘두른 사시미의 날을 손으로 붙잡은 다음, 경악하는 깡패의 얼굴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려버렸다.
퍼걱.
단순한 펀치였지만 인간의 몸으로 감당할 수 있는 파워가 아니었던 그 일격에 깡패는 얼굴가운데가 함몰될 정도로 박살이 나며 즉사했다.
첫 목표를 처리한 유진은 그대로 몸을 회전시키며 방금 죽인 깡패에게서 빼앗은 사시미를 두 번째 목표를 향해 던졌다.
서걱.
허공을 가른 사시미는 총으로 쏜 것 더 정확하게 두 번째 표적이자, 현재 유진에게서 가장 먼 거리에 있는 깡패의 미간을 정확하게 파고 들어갔다.
다시 한번 즉사였다.
그 사이 유진은 이미 세 번째 깡패를 향해 다시 달려들었다.
목표가 된 세 번째 깡패는 아직도 총격의 충격에 놀라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적을 향해 본능적으로 들고 있던 진압봉을 수평으로 휘둘렀다.
유진은 몸을 뒤로 물려 가볍게 그 진압봉을 피하거나, 진압봉 아래로 슬라이딩해 그의 하체를 우선 조져 버릴 수도 있었지만, 왼팔을 들어 올려 그 진압봉을 막는 것을 선택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진압봉에 팔이 결딴이 나는 것이 맞지만 유진의 몸은 진압봉 따위로 타격을 입기는 너무 강했고, 오히려 유진의 팔이 진압봉을 튕겨내 버렸다.
그리고 생각도 못 한 반탄력에 오히려 진압봉을 놓쳐 버린 그 깡패의 안면에 다시 한번 유진의 스트레이트가 작렬했다.
퍼걱.
다시 한번 사람 얼굴이 박살이 나며 세 번째 깡패도 즉사했다.
“죽어!”
세 번째로 죽은 깡패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던 깡패가 그사이 정신을 차리고는 유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는 유진의 복부를 노리고 사시미를 찔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다섯 명이 죽어 나간 상황에서 겁도 없이 먼저 달려든 것은 용감해서가 아니라 상황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깡패짓하면서 쌓인 습관대로 몸이 본능적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사람 한둘 죽여 본 것이 아닌 그는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도 일단 배에 한 방이라도 칼이 들어가면 즉사하지 않아도 그다음은 그냥 반항하지 못하는 표적지에 불과하다는 자기 경험을 믿고 있었다.
유진은 가볍게 몸을 비트는 것으로 그 칼을 피한 다음, 왼손으로 칼을 쥐고 찔러 오는 손목을 잡아당기며 오른팔 팔꿈치를 휘둘러 깡패의 얼굴을 후려쳤다.
퍼걱.
다시 한번 뼈가 부서지는 소리 울려 퍼지고, 이번 깡패도 즉사했다.
“씨발!”
나중에 나와 유진을 향해 무게를 잡았던, 무장하고 있던 아홉 깡패들의 상사이기는 하지만 깡패는 아닌, 용역경비회사 청주 보안의 이사 차주열이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 사이 유진은 아홉 명의 깡패 중 어깨에 총을 맞고 아직도 바닥을 구르고 있는 하나를 제외하고는 유이하게 살아남은 두 명 중 하나를 향해서는 새로 획득한 사시미를 던지고, 마지막 하나를 향해 질주해서 펀치를 날렸다.
서걱. 그리고 퍼걱.
그나마 반항이라도 시도해본 다른 중간의 동료들과 달리 마지막 둘은 손도 한번 못 뻗어보고 죽었다.
사격 일부가 빗나가기는 했어도 그렇게 총으로 쏴 죽이는 것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8명을 해결한 유진은 어깨에 총을 맞은, 그래서 아직은 살아 있는 마지막 한 명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오지마, 씨발! 오지 말라고!”
생전 처음 겪어보는 총격의 고통에 몸부림치던 마지막 깡패는 놓쳤던 자신의 사시미를 집어 들고는 좌우로 휘두르며 유진을 위협했다.
바닥에 누워 상체를 약간 들어 칼을 휘두르는, 방어나 위협에 대해서 의미가 없는 행동이었지만 죽을 것 같은 고통과 죽음의 공포 속에서 딱히 생각하고 하는 행동은 아니었다.
유진은 그런 그에게 발치에 굴러다니는 야구방망이를 들어 올려 집어던지는 것으로 대응해 주었다.
상하로 빠르게 회전하며 날아간 알루미늄배트는 그의 머리에 닿는 순간 거의 부러질 정도로 휘어져 버렸고, 그 타격은 그대로 깡패의 머리로 전달되며 그의 대가리를 부숴버렸다.
퍼걱.
뼈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마지막 깡패까지 그렇게 즉사했다.
“씨발, 움직이지 마! 움직이면 쏜다!”
혼자 살아남은 깡패들의 상사 차주열이 어느새 손에 권총을 들고 유진을 향해 겨누며 소리쳤다.
유진이 김병철에게서 탈취해서 조금 전 사용한 것과 같은 토카레프였다.
유진은 잠시 그의 말대로 동작을 멈추고 물끄러미 그의 자세를 살펴보았다.
기본적인 교육은 받았는지 대충 가장 정석적인 권총 사격 자세인 현대식 삼각형 자세를 취하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대충 그렇게 보이기만 할 뿐 팔은 구부정하고 다리에는 제대로 힘이 들어가 있지 않았고, 무엇보다 총의 위치가 정확하게 몸의 중심도 아니었다.
유진은 이 인간이 총을 가지고 다기는 해도 사격 연습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과 실제로 사람을 향해 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대로 사격 연습을 해봤다면, 아니 사격을 제대로 익히지 않았어도 총으로 쏴본 경험이 있다면 지금 같은 상황에 방아쇠를 당기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말로 떠들고 있을 리가 없으니까.
유진은 간단하게 대응해 주었다.
사람 눈으로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유진의 왼손이 본인의 오른쪽 겨드랑이에 들어갔다가 나왔고, 뽑혀 나온 SIG P226이 불을 뿜었다.
탕! 탕!
유진이 행동에 놀란 차주열도 들고 있던 토카레프의 방아쇠를 당겼지만, 탄환이 발사되지는 않았다.
철컥.
방아쇠 공이가 빈 공간을 때리는 소리만 난 다음, 차주열에 가슴에 두 개의 구멍이 뚫리며 피가 뿜어져 나왔다.
“컥!”
차주열은 즉사는 면했지만,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졌다.
그가 들고 있던 토가레프는 바닥에 떨어져 휘리릭 회전했다.
유진이 그를 향해 다가갔다.
“사, 살려...”
차주열은 혼미한 정신에도 자신을 겨누는 총을 보고 애원했지만, 유진은 차주열의 목소리를 완전히 무시하고 그가 놓친 토카레프에 시선을 보냈다.
왼손에 들고 있던 시그 권총을 오른쪽 겨드랑이의 권총 홀더에 다시 집어넣은 유진은, 차주열이 놓친 토카레프가 집어 들었다.
슬라이드를 뒤로 당겨보자 장전이 되어 있지 않았다.
탄창을 꺼내 탄환 수를 확인했다.
9발.
차주열이 가지고 있던 것과 달리 탄창이 가득 차 있었다.
유진은 탄창을 다시 끼우고 슬라이드를 당겨 탄환을 장전했다.
그리고 멍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차주열을 머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그리고 퍽!
차주열의 미간에 구멍이 뚫리며 피가 뿜어져 나왔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생존자 차주열도 죽었다.
“이게 아까 것보다는 좀 낫네.”
그렇게 새로 손에 넣은 총을 테스트한 유진은 투시 능력을 발휘해 죽은 차주열의 몸을 확인했다.
유진이 자신의 권총인 SIG P226으로 발사한 두 발의 9mm 파라블럼 탄 중 한발은 뼈에 맞아 부서졌지만, 한발은 장기에 박혀 멀쩡한 편이었다.
유진은 염동력으로 두 탄환을 짓눌러 탄조흔을 구별하지 못하도록 일그러뜨렸다.
파리에서는 흔적을 남기지 않겠다고 회수했지만 그건 사실 바보짓이었다.
굳이 회수하지 않아도 표면을 일그러뜨려 탄조흔만 지워버려도 추적을 막기에 충분했다.
사실 중요한 것은 탄환이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탄피였는데, 그것도 그냥 발로 밟아 뭉개버렸다.
쉽게 구하거나 만들기 어려운 탄피가 약간 아쉽기는 하지만 재생탄은 실전에서 사용하기에는 여러모로 문제가 있는 물건이었고, 유진은 미리 준비한 탄환이 다 떨어져 그런 물건 써야 할 상황이 오면 차라리 그냥 투척용 나이프나 챙겨 다닐 생각이었다.
그렇게 정리를 끝낸 정리를 끝낸 유진은 창고로 향했다.
창고 안에는 5명의 인기척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