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초인이지만, 히어로나 빌런이 되는건 거절한다-128화 (128/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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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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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9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여자들의 상관관계 – 3

유진의 등장으로 차민영과 소진이의 다툼은 아주 잠시 소강상태로 들어갔다.

소진이는 유진의 다리를 붙잡고 뒤에 숨어서 엄마를 피했다.

차민영은 그런 소진이를 당장 끌어내고 싶었지만, 예의상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이쪽은 유미향 교수. 화가이고 대학에서 서양화를 가르쳐. 그리고 우리 중 한 명이고.”

차민영이 일단 새로운 손님을 유진에게 소개했다.

소개말이 꽤 의미심장했다. 우리 중 한 명이라는 것은 그녀도 예전의 성노예 중 하나라는 뜻이었다.

유진은 새삼스러운 눈으로 손님의 모습을 살폈다.

객관적으로 꽤 미인이었다. 그리고 차민영보다 연상으로 보이는데, 스타일이 굉장히 특이했다.

외모 자체가 이쁘다기보다는 핸섬한 느낌이었다. 머리는 강렬한 붉은색이었지만, 짧은 컷이었다. 강렬한 머리 색과 달리 얼굴은 색조가 거의 없이 청순한 느낌이었다. 아이라인이 얇고, 입술도 색이 옅은 베이지 톤이었다.

누가 보면 외모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민낯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민낯처럼 보이도록 아주 정성껏 시간을 들인 고도의 화장이었다.

그만큼 외모에 정성을 들이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바로 옆에 진짜로 외모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오리지널 민낯인, 그런데도 그녀보다 객관적으로도 훨씬 좋아 보이는 차민영이 붙어 있어서 비교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자기 과거가 언급되었음에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모습으로 당당하게 웃으면서 유진을 향해 손을 들이미는 모습도 꽤 특이했다.

“처음 뵙겠어요, 유미향이에요.”

유진도 그녀의 손을 붙잡아 악수하며 대답했다.

“유진 헤이즈입니다.”

만나서 반갑다는 입바른 소리는 하지 않았다. 안 반가우니까.

그녀가 한국에서는 처음 보는 스타일의 미녀이거나, 과거에 차민영처럼 성노예였던가 같은 것은 유진에게 전혀 관심 사항이 아니었다.

지금 유진의 관심 우선순위는 자기 다리 뒤에 숨다 못해, 이제는 아기 코알라라도 된 것처럼 매달리기를 시도하고 있는 소진이와 그런 소진이에게 눈을 부라리고 있는 차민영이었으니까.

반면에 시큰둥한 유진의 태도에 유미향은 오히려 유진에게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미향은 주다혜처럼 젊지는 않아도 빼어난 미모와 화가이자 대학교수라는 신분의 영향인지, 남자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으로 여겨지는 편이었다.

과거에 그녀가 한때 성노예였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남자들은 원하기만 하면 손쉽게 그녀를 섹스 상대로 만들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노골적으로 그녀에게 성욕을 드러내고 덤벼드는 경우도 한 둘이 아니었다. 유미향은 걔 중에 맘에 드는 남자와 가끔 즐기기도 했지만, 대부분 그러다가 크게 망신당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

그런 면에서 유진 같이 한참 성욕에 불타는 나이대의 젊은 남자가 자신에게 시큰둥하게 대하는 것은 그녀에게는 되레 호감 있게 느껴졌다. 차민영이 동거 중인 유진에게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서 충분히 밝혔다고 말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그런 과거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남자라면, 그녀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인 상대였다.

물론 유미향이 그러거나 말거나, 차민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거나 유진은 별로 관심 없었다.

여자를 고르는 기준과 관점이 남들과는 전혀 다른 유진에게는 처음 보는 스타일의 미인이라고 해도 유미향에게 당장 관심이 생기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유미향은 현재의 유진에게는 귀찮고 짜증나는 존재였다.

오늘만 해도 새로 눈여겨 보게 된 여자가 두 명이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유미향의 존재 자체가 주다혜 말고도 추가로 더 일이 커지고 있다는 징조나 다름없기 때문이었다.

유진은 시큰둥한 목소리로 그녀의 관심을 쳐냈다.

“민영 씨랑 하실 이야기가 있어서 오신 건가 본데, 편하게 있다 가십시오.”

그리고 유진의 이 말이 소진이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맞아요! 이모들 얼른 집에 가요!”

엄마에게 받은 서러움에 숨죽이고 있던 소진이가 휴식으로 힘을 채우고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차민영도 곧바로 대응했다.

“소진아! 엄마가 예의 바르게 이야기하라고 했지!”

“존댓말로 했잖아요!”

“요자만 붙이면 다 예의바른 말인줄 알아!”

“오빠아! 엄마가 소진이 괴롭혀!”

“괴롭히기는 니가 엄마를 괴롭히고 있지! 오빠에게 이르면 다인 줄 알아!”

전쟁이 재개되었다.

대신 이번에는 이전과는 약간 변화가 있어서 상대방에게 본인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유진에게 자기편을 들어달라고 싸우는 식이었다.

“오빠. 이모들 우리 집에서 계속 자고 갈 거래. 소진이는 싫어. 오빠도 싫지?”

소진이의 말은 유진의 약점을 제대로 찔렀다.

현재는 차수연 정도가 유진이 집안에 받아들일 수 있는 한계였다. 그것은 그녀가 한국에 도착한 첫날의 저녁 식사와 술자리를 함께했던 사람이라는 것과 다음 날 미묘한 신체 접촉과 감정교류가 있어서 가능한 것이었다.

현재 유진은 이 집에 대해서 강한 영역화 감정이 있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잠자는 시간까지 머무르는 것에는 꽤 거부감이 있었다.

특히나 손님이 머물게 될 방이 유진의 방과 욕실을 통해서 이어진 곳이고, 그 욕실이 유진이 이 집에서 주방과 이번에 새로 만든 수영장 다음으로 선호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거부감이 더 컸다. 손님이 있는 동안에는 사용에 제한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진은 자기도 모르게 소진이에게 동조하고 말았다.

“어, 그게 오빠도 싫긴 한데.”

하지만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차민영이 정색했다.

“여보! 그게 무슨 소리예요! 지금 상황 몰라요!”

평소 소진이 앞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호칭인 여보소리에, 존댓말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래 유진이 강하게 우위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차민영이 스스로 위축되었을 때 사용하던 그 존댓말이 지금은 강렬하게 유진을 압박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었다.

유진은 그녀의 기세에 확실히 눌렸다.

“어, 모르지는 않지. 당신 말이 맞기는 해.”

유진은 차민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주다혜를 직접적으로 노리던 놈은 제거했지만, 그 배후에서 그 일을 실제로 지신한 놈이 남아 있었고, 정작 이렇게 일을 벌인 놈은 확인도 못 했다. 주다혜와 차수연을 당장 내보내는 것은 무리인 것도 맞았다.

하지만 소진이가 말할 때는 소진이 편을 들고, 차민영이 말할 때는 차민영을 편을 드는 이런 행동은 조금만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아주 위험한 행동이었다.

이건 싸움을 말리는게 아니라 부추기는 짓이나 다를 바 없었다.

그 여자들이 고부간이 아니라 모녀이며, 평소 리더 쉽이 넘치는 냉정한 성격에 딸 바보라는 소리를 듣는 35살 엄마와 너무 엄마 말을 잘 듣고 지나칠 정도로 착해서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냐는 소리를 듣는 5살 딸의 싸움이라고 해도 말이다.

“오빠아!”

“여보!”

차민영과 소진이 이제 양쪽에서 유진을 달달 볶기 시작했다.

이건 거의 볶음밥 볶듯이 볶이는 수준이었다.

유진이 이쪽 편을 들었다가 저쪽 편에 공격받고, 저쪽 편을 들었다가 이쪽 편에 공격받고, 둘 모두의 편을 안 들어줬다가 양쪽에 동시에 공격당하다가 둘 모두의 마음에 안 드는 의견 제시하고 싸우기도 하는 등 난장판이 벌어졌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여자들과 모여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던 유미향이 웃으면서 중얼거렸다.

“재미있는 아이네. 저래서 민영씨가 데리고 사는 건가? 저런 거면 어린애 끼고 사는 여자들 마음이 이해가 가는데?”

유미향처럼 잘 모르는 사람이 겉으로 보기에는 그랬다. 차민영과 유진의 관계는 나름 사업가로도 자리를 잡은 차민영이 스무 살 남짓한 어린 남자를 자기 집에 끌어들여 사는 것으로 보였다. 사실 유미향 말고도 이 동네에 사는 여자 대부분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 유진이 워낙 잘난 능력을 보여줘서 무슨 제비로 여겨지지 않았고, 차민영이 워낙 능력이 있고 이쁜 여자라서 돈으로 꾀었다는 소리도 나오지는 않았다.

거기에 15살이라는 나름 충격적인 나이 차이도 연예인들 사이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경우인데다가, 둘의 외모가 유진은 나이 들어 보이고 차민영은 어려 보여서 별로 심하게 차이가 나지 않는 느낌이라 더욱 그랬다.

물론 그건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그렇다는 거다.

대충 들은 바가 있어서 조금 상황을 아는 차수연은 유미향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어 그저 쓴웃음만 지었고, 바로 몇 시간 전에 유진이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사람 둘의 모가지를 분질러 죽이는 광경을 본 주다혜는 유미향의 말에 질색했다.

그렇게 둘 다 유진을 꺼리는 와중에도 특히 주다혜의 경우는 차수연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충격으로 기가 죽어 있던 주다혜는 유진이 보여주는 팔불출 같은 모습에 가증스러움과 함께 더 큰 공포를 느끼고 있었다.

예전에 강준화의 노예이던 시절에 이미 사람이 죽는 것을 본 경험이 있고, 그때도 이번에도 죽은 사람이 그녀를 해치려던 사람이었다는 점이 아니었다면, 아마 그녀는 지금 제정신을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유진을 바라보는 그녀의 느낌이 공포가 아닐수는 없었다.

그렇게 서로 많이 다른 세 여자의 앞에서 벌어지던 세 가족의 싸움도 결국 끝을 맺기 시작했다.

“하아. 소진아. 오빠도 마음에 안 들기는 하지만 여기 엄마 집이잖아. 물론 소진이 집이기도 하고, 오빠 집기도 한데, 여길 돈 주고 산 사람은 엄마잖니. 무척 아쉽지만 이런 건 엄마 말이 우선인 것 같아. 당장 우리 수영장만 해도 결국 엄마가 허락해줘서 만든 거잖아.”

“내 말이 그 말이야. 흥, 마음에 안 들면 너도 직접 집 하나 사던가!”

유진의 의견이 맘에 든 차민영이 5살이 아니라 3살짜리도 부끄러워할 대사를 내뱉었고, 5살이기는 해도 돈과 소유의 관계에 대한 기본 개념 정도는 있는 소진이는 화가 나고 억울했지만, 결국 제대로 된 반론을 하지 못했다.

차민영은 소진이의 논리가 전혀 이성적이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 외계인스러운 것으로 느끼고 있었지만, 소진이도 나름 합리적인 이유인 이 집이 소진이와 오빠의 집이기도 하다는 것으로 자기 의견의 근거를 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소진이 입에서 패배 선언이 나왔다.

“엄마 미워! 오빠도 미워!”

패배 선언이기는 해도 항복 선언은 아닌 그 말에 차민영이 최후의 끝내기를 날렸다.

“그래? 미워? 그럼 오늘은 엄마나 오빠랑 안자고, 혼자 잘 거야?”

그 말에 소진이가 분노로 부들부들 몸을 떨었다. 지금 자기 말 안 들어주는 엄마도 밉고, 자기편 안 들어주는 오빠도 미웠지만, 그래도 혼자 자기는 더 싫었다.

그래도 그 어린 자존심에도 차마 도저히 혼자 자기 싫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결국 소진이는 항복을 선언했다.

“으아아아아아앙!”

소진이가 유진의 티셔츠를 잡아 늘이더니 거기에 얼굴을 묻고 울음을 터트렸다. 적당히 소리를 지르는 정도가 아니라 억울함과 서러움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대성통곡이었다.

차민영은 조금 뻘쭘한 얼굴이 되었고, 유진은 서둘러 소진이를 들어 올려 가슴에 끌어안아 주었다. 소진이는 유진이 안아 주자 더 크게 울었다.

그렇게 둘의 싸움은 철없는 아이들 싸움답게 먼저 우는 사람의 패배로 끝났다.

그 후로는 별일 없었다.

소진이는 결국 유진이 달래줘서 울음을 멈추기는 했지만, 유진의 품에서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고 계속 매달려 있었다.

유진이 다른 사람들 다 먹고 일어난 식탁에서 혼자서 자기가 요리한 전체 분량의 반 정도는 남은 김밥과 유부초밥을 먹는 동안에도, 소진이는 그 가슴에 계속 안겨서 한두 개씩 받아먹으면서 떨어지지 않았다.

유진이 씻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해서, 차민영이 대신 안아 주려고 하자 발작하듯이 다시 울어버리는 바람에 유진은 씻는 것도 포기해야 했다.

유진은 차민영과 상의할 것도 있고, 주다혜에게 최명선에 대해서도 알려줘야 하고, 유미향이 오늘 왜 방문한 것인지도 알아봐야 했고, 고주희에게도 한번 연락해 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런 건 다 내일로 미뤄 버렸다.

유진에게 그런 거 다 소진이에 비하면 별로 중요한 일이 아니었다.

잘 시간이 되자 오늘은 엄마 말고 오빠랑 자겠다는 소진이를 안고, 유진이 평소 소진이와 차민영이 쓰는 1층 방에서 잠을 청했다.

차민영은 손님 중 차수연과 주다혜는 어제도 그녀들이 쓴 2층 메인룸을 쓰게 하고, 유미향은 지하층에 정리해 둔 손님방으로 보냈다.

손님방은 지목상으로는 지하층이지만 커다란 썬큰 공간을 가지고 제대로 외부의 햇볕도 들어오는 1층 분위기의 방이어서 유미향은 불만 없이 그곳을 썼다. 자기가 타고 온 차를 주차해둔 주차장이랑 바로 연결되어서 개인물품 챙기기 편한 탓에 오히려 만족했다.

차민영은 유진의 방을 썼다.

그리고 모두가 잠들어야 할 시간, 오늘 하루가 이렇게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던 유진에게 차민영이 찾아왔다.

“소진이는 잠들었어?”

“응.”

자면서까지 유진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있던 소진이는 이제 큰대자로 활개를 치고 잠들어 있었다. 얼굴에 눈물 자국은 아직 조금 남아 있지만, 좋은 꿈이라도 꾸는지 웃고 있었다.

차민영은 소진이의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숨길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렇게 잠시 딸을 보다가는 유진을 불렀다.

“잠깐 나와 봐. 할 말이 있어.”

유진은 별다른 거리낌 없이 몸을 일으켰다.

소진이는 혼자 잠드는 것을 싫어하는 거지, 자다 깼을 때 옆에 엄마 없다고 놀라거나 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다.

방을 나선 둘은 2층으로 향했다.

유진은 메인 룸에서 지금쯤 자고 있어야 할 두 사람이 서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에 비해 지하층의 유미향은 아직 잠이 들지는 않았어도 누워서 잠을 청하는 중이었다.

유진은 그래서 차민영이 밤이 늦었어도 넷이 함께하려는 이야기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문을 열리고 보게 된 장면은 절대 단순히 이야기나 나누자는 모습이 아니었다.

화려하지만 몸을 보호하거나 가리는 기능은 전혀 없는 느낌의 속옷만 걸친 차수연이 완전히 벌거벗은 주다혜의 목에 채워진 가죽 개 목걸이에 연결된 끈을 잡고 유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심지어 주다혜는 문 쪽으로 엉덩이를 내민 채로 엎드려서 자기 손으로 다리 사이를 벌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놀라지는 않았어도 새삼스러운 광경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유진에게 차민영이 속삭였다.

“이야기 들었어. 당신 오늘 피를 봤다면서. 여자 필요하지?”

유진은 주다혜가 딱히 마음에 든 것은 아니었지만, 차민영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사실 오늘 워낙에 피를 많이 봤고, 최명선과의 일도 있어서 약간 피가 더운 상태이기는 했었다. 그저 소진이가 달라붙어 있어서 별생각이 없었을 뿐.

부정적이지 않은 유진의 반응에 차민영이 그의 손을 잡고 방으로 들어서며, 문을 닫았다.

원래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메인 룸은 이제 안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도 밖에서는 알 수 없을 밀폐된 공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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