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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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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 12
부조장이 저격으로 죽은 혼란 상태에서 벌컨의 조준이 잠시 흔들렸다.
유진은 엄청 빠른 속도로 섬광폭음탄 하나, 세열 수류탄 하나, 연막탄 하나를 차례대로 집어 던졌다.
벌컨의 사격을 피해 방패 뒤에 숨어서 포물선을 그리는 방식으로 집어 던졌기 때문에 빠른 속도는 아니었고, 카마이타치 타치 조원들도 그걸 놓치지 않고 발견했다.
“수류탄이다! 저격해!”
스즈무라 부조장이 죽은 지금 최고선임인 1번 대 대장의 외침이 있었고, 1번 대 대원들은 그 명령에 망설이지 않고 수류탄들을 총으로 조준하여 쏴버렸다.
2번 대 대원들과 지원 M61 벌칸 사격을 위해 지원 나온 4번 대 대원들은 재빨리 엄폐했다.
원래 수류탄이 날아온다고 공중 저격 같은 것을 하면 안 된다.
수류탄은 땅에 떨어져 터졌을 때보다 공중에서 폭발했을 때 훨씬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파편보다,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파편이 땅에서 엎드려서 엄폐하는 사람들에게 훨씬 치명적인 타격을 입힌다.
하지만 지금의 그들처럼 날아온 수류탄을 피해 피신할 공간이 없는 이상은 다른 방법이 없었다.
쾅! 쾅! 푸쉬익!
섬광수류탄은 소음 정도만 만들어내고 끝났고, 세열 수류탄도 사격 각도와 위치가 좋았던 덕에 폭발은 일어났지만, 파편이 바리케이드 뒤에 엄폐한 조원들에게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벌컨포는 수류탄 파편을 피하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운 물건이었으며, 그런 것에 비해 지나치게 예민한 물건이기도 했다. 정면에서의 공격을 막기 위해 포 방패가 있기는 했지만, 위쪽에서 쏟아지는 파편까지 다 막지는 못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터진 연막탄이 그들에게 가장 문제가 되었다.
통로가 일순간에 검은 연막으로 가득 찼다.
물론 그들의 뒤에서 가동 중인 환기 장치가 강한 바람으로 연막들을 밀어냈지만, 그 밀어낸 연막은 결국 유진을 거쳐 갔다.
벌칸포의 사격이 잠시 멈춘 상태에서 연막으로 몸까지 가려진 상황. 미리 계획하고 있던 유진이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
유진은 들고 있던 저격총을 다시 어깨 뒤로 돌려매고는 방패를 뽑아 들고, 한 손에는 미리 챙겨둔 토마호크 도끼를 들었다.
그리고 바리케이드를 향해 달렸다.
30m거리다.
일반인도 몇 초 걸리지 않을 거리이고, 유진에게는 그야말로 순간이면 돌파할 수 있는 거리다.
방패를 앞세우고 순식간에 달려드는 유진을 카마이타치 타치 조원들도 가만히 보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들도 충분한 개조 시술을 받고 강화된 슈퍼 솔져 들이었고, 최소 10년 이상 특수부대 훈련을 소화한 정예들이었다.
몇 초 안 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유진의 돌진을 눈으로 보기 전부터 알아차리고 유진을 향해 사격을 퍼부었고, 걔중에는 유진이 한 것처럼 재빨리 수류탄을 투척하는 인원도 있었다.
하지만 무의미했다.
그냥도 명중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유진이 움직이는 중이었고, 그래도 30발들이 한 탄창 다 비울 정도로 쏟아낸 탄환 중 명중할만한 탄환들은 전부 방패에 막혔다.
결국 유진이 1m 높이의 바리케이드를 간단하게 뛰어넘어 우측의 2번 대 병력 사이에 파고들 때까지 유효한 타격 따위는 전혀 없었다.
그리고 서로 손이 닿을 수 있을 정도의 근접거리가 된 상황에서는 카마이타치 타치 조원들이 나름 슈퍼 솔져이고 나름 정예이며, 온몸에 최신의 최고 성능 방탄 장비를 갖춘 것도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뻐걱! 빠각!
유진이 휘두르는 토마호크 도끼가 케블라 외피와 복합금속체 방탄판으로 구성된 그들의 방탄복을 가볍게 찢어발기며 몸에 박혔다. 주로 어깨와 목을 집중으로 노린 그 공격은 한 발 한 발이 사람의 숨통을 끊어버리기 충분한 치명타였다.
2번 대 대장을 포함한 4명의 대원이 모두 전멸하는 데 다시 십여 초가 걸렸을 뿐이었다.
“그냥, 쏴!”
1번 대 대장이 아군 오사를 감안하고 유진을 향해 근접 사격을 퍼부었다. 대장을 따라 1번 대 다른 대원들도 같이 사격을 퍼부었다. 10초의 시간 동안 중간에 탄창까지 한번 갈며 4명이 두 탄창 분량의 탄환을 퍼부었지만, 이것도 똑같이 유진에게 어떤 타격도 주지 못했다.
유진은 춤추듯 몸을 회전하며 도끼로 적을 쳐 죽이는 중에도 방패는 언제나 한 쪽 방향을 향하도록 조절했고, 그래서 1번 대가 쏟아부은 240발의 철갑탄들은 유진의 방패에 맞아 튕겨 나간 것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그들의 동료인 2번 대 대원들을 사살하거나 그들의 시체를 훼손하는 데 사용되어 버렸다.
“제기랄!”
2번 대가 모두 학살당했고, 이제 자기들의 차례이며, 이걸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1번 대 대원 하나가 고함을 지르며 유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손에는 안전핀을 뽑은 수류탄이 들려 있었다.
“함께 죽자!”
유진은 그의 용기를 가상하게 여겼지만, 소리를 지른 것은 병신 같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간단한 단어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게 된 일본어에 대한 이해 덕분에 그가 외치는 소리로 그의 의도를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대응도 간단하게 했다.
유진도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그를 향해 방패를 앞세우고 짧게 달려들었다.
충격량은 질량에 속도를 곱한 값이다.
둘은 질량부터 인간과 다른 밀도의 골격과 근육을 가진 유진이 훨씬 더 우월했고, 속도는 거의 두 배 이상의 차이가 났다.
그리고 맨몸으로 달려는 상대에 비해 유진의 손에는 방패가 들려 있었다. 거기에 유진은 살짝 염동력도 추가했다.
쾅!
충돌과 동시에 달려든 상대는 너무도 간단히 역으로 자신이 달려온 방향의 뒤로 날아가 동료들 사이에 떨어졌다. 손에 들려 있던 안전핀 뽑은 수류탄도 그 충격으로 그들 사이에 같이 떨어졌다.
누군가가 재빨리 그 수류탄을 잡으려 했지만, 그런 그에게 유진이 던진 토마호크가 더 빨리 날아가서 손목에 박혀 버렸다.
“으악!”
날아온 도끼에 손목이 잘린 대원의 비명이 터지고, 수류탄도 터졌다.
쾅!
세열 수류탄은 작은 크기 때문에 쉽게 생각되는 경향이 있지만, 그 폭발 충격량과 쏟아지는 파편의 양 그리고 그로 인한 파괴력은 박격포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괜히 던지는 포탄, 수류탄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손으로 잡을 수 있는 거리에서 터진 수류탄의 위력 앞에 방탄복이고 슈퍼 솔져이고 견뎌낼 수가 없었다. 유진이 아는 한에서는 EOD 슈트 같은 아예 폭탄 방어복이 아닌 이상 최고 등급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그 정도의 근접 타격을 견딜 수 있는 것은 자기밖에 없다. 그것도 자기도 장기에 막대한 손상을 입은 다음에 회복하는 방식이지 피해를 아예 막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1번 대도 그렇게 전멸했다.
유진의 시선은 이제 벌컨포를 조작하던 인원들에게로 향했다.
놀랍게도 그들은 지금 등을 돌린 채로 통로 저편을 향해 뛰고 있었다. 몇 미터만 더 뛰면 열려진 문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진은 하네스 형 벨트를 이용해 가슴 앞에 메고 있던 M4 라이플로 그들을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그들도 최고 등급 방탄복을 걸치고 있었고, 그 방탄복은 1층에서 죽은 인원들과 달리 등 쪽에도 충분한 방어력을 갖추고 있는 물건이기는 하지만, 현용 방탄복 중에서 무릎 뒤쪽과 종아리를 근거리에서 발사된 소총탄 직사에서 보호해주는 방탄복은 없었다.
다리 부분에서 피가 솟고, 무릎이 꺾였다.
“크아악!”
둘은 비명을 지르며 달리던 그대로 앞으로 엎어지면서 쓰러졌다.
그 중 좀 더 앞쪽에 있는 자가 그 상황에서 기어서라도 문을 향해 다가갔지만, 그의 눈앞에서 그 은색의 보안 문은 그를 기다리지 않은 채 서서히 닫히기 시작했다.
기어가던 사내는 잠시 바닥을 한번 주먹으로 내려치더니 몸을 돌려 누운 자세로 유진을 향해 소총을 겨누었다. 뒤쪽의 다른 인원도 곧 그를 따라 했다.
유진은 방패로 몸을 가렸다. 굳이 맞아줄 생각은 없었다.
생각 외로 그들은 방아쇠를 당기지는 않았다. 그저 유진을 겨눈 채로 가까이 다가오면 언제라도 쏠듯한 태도를 보였을 뿐이었다.
이번에도 다시 고작 30여 미터 거리.
일반 신병조차 25m 거리에서 사격훈련을 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들 같은 정예가 소총을 사용하는 교전 거리로는 코앞이나 다름없는 거리였다. 즉 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미였다.
그들이 등을 돌리고 달려가는 모습을 보았을 때부터 그들이 비겁자라서 도망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잠깐의 싸움만으로도 이들이 그런 자들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곡선 통로를 지나서 시작된 직선 통로가 이 벙커 역할을 하는 교전 구역과 30m 정도의 거리를 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 영역과 차단문 사이에 다시 30m 정도의 복도를 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것도 곡선도 아닌 직선 통로라면 전술적으로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기껏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여기에 배치된 병력이 패배하였을 때 적이 통과하기 전에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정도인데, 그거야 문을 미리 닫아 두면 아무 상관 없을 일이었다.
수상한 곳에 굳이 접근할 필요도 없었다.
유진은 죽어서 널브러진 카마이타치 타치 조원 중 하나의 가슴에 걸려 있는 수류탄을 뽑아 들었다.
수류탄을 잡아당기자, 안전핀이 전술 조끼에 부착된 고리에 걸리며 자연스럽게 빠졌다.
그걸 누워서라도 유진과 싸우겠다고 총을 겨누고 있는 둘을 향해 던졌다.
그리고 그들이 그 수류탄을 보고 뭔가 해보기도 전에 공중에 떠 있는 상태 그대로 총으로 맞혀 폭발시켜 버렸다.
쾅!
공중에서 쏟아져 내린 수류탄의 파편이 누워있는 그들의 몸에 골고루 꽂혔다.
방탄복이 막아 준 부분들도 많았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이 더 많았고, 폭압으로 인한 충격과 파편의 타격이 그들을 즉사시켰다.
유진은 다시 한번 중얼거렸다.
“클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