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인데 패시브가 개복치-12화 (12/340)

제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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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ID 신인 남돌 데이즈 멤버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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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명가 ID에서 AIM 이후 약 8년 만에 보이그룹을 내놓음. (걸그룹 로즈데이 이후로는 4년만)

12월 데뷔 확정이고 그룹명은 DASE. 사전 찾아봤는데 안 나오는 걸 봐서는 합성어 같음.

컨셉 포토는 확실히 고급져 보임.

(사진은 공개 순으로 올림)

1. 유연

2. 청

3. 율무

4. 백야

5. 지한

6. 민성

얼굴들이 하나같이 미쳤다는 걸 알 수 있음. 거기다 아직 데뷔 전인데 화제성도 장난 아님.

멤버 공개될 때마다 실검/SNS 실트 장악.

ID가 개 뜬금없이 공개해서인 거도 있지만, 첫 멤버 공개됐을 땐 진심 인기 글 반 이상이 데이즈 유연 글이었음.

오늘 민성을 마지막으로 멤버 별 개인 사진은 다 풀린 것 같은데 조만간 뮤직비디오 티저도 뜨지 않을까 예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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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걍 들어와 봤는데 방금 내 최애를 찾은 거 같음. 백야 찜.

- 와 나 지금 너무 충격적이야; 이 얼굴이 한 그룹에 다 있다고? ID 진심 이 갈았구나

- 유연이 센터인가 보네ㅋㅋㅋ

└ 어떻게 알아?

└ 원래 ID는 센터 제일 먼저 공개해!

└ AIM 시윤, 글래시 주경, 로즈데이 하실도 데뷔 티저 첫 공개~

- (지한.jpg) 이거 뭐야?! 누구야? 사진 더 없어?ㅠㅠ

└ AIM 연하!!

└ 윗댓 아니야! 데이즈 지한이래

- (율무.jpg) 엄마 사위야. 인사해

- 이렇게 갑자기 나온다고? 개뜬금 없어ㅋㅋㅋㅋ

└ 2222 밑도 끝도 없이 오늘 새벽에 갑자기 ID 공홈에 올라옴

└ 직원이 실수로 올린 거면 어떡하냐ㅋㅋㅋ

└ 자정되자마자 파란짹 공계에도 올라온 거 봐서 실수는 아닌 듯?

└ 벌써 공계가 있어?

└ 데뷔 전부터 있었어...

- 잘생긴 남자는 다 ID 지하에 있다더니 진짜였네

- 청 개존잘ㅜㅜ

- (백야.jpg) 아 얘 미쳤다, 진심 현실로 욕함. 얼굴 X발 개귀여워

└ 엥? 혼자 ID 얼굴 안 같은데

- 얘네가 저번에 연생 목격담 올라왔던 걔넨가

└ 맞는 거 같음ㅋㅋㅋㅋㅋ

└ 유연-보조개, 청-회색 울프, 율무-댕댕, 지한-무쌍 고영, 백야-복숭아, 민성-토끼 예상해 본다

- 진짜 잘생기긴 했다

└ 저게 잘생긴 거냐 ㅉㅉ 다 멸치같이 생겨 가지고

└ 응~ 니 얼굴 멸치똥

- 백야가 막내야? 말랑 강쥐 같은 게 제일 어려 보이긴 하는데

- 12월이면 에임이랑 연말 무대 같이 서려나?

- 또 끼워 팔기 엄청 하겠네

- 대형이 좋긴 좋네~ 연말 시상식을 데뷔 무대로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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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4]

매직으로 휘갈겨 쓴 디데이가 유리 위로 붙어있다.

“아아아~ 더워!”

한파 주의보지만, 난방이 아닌 냉방이 풀로 돌아가고 있는 이곳. 연습실 바닥에 드러누운 율무가 앞섶을 펄럭이며 옆을 돌아봤다.

“너 인간 아니지. 어떻게 땀을 한 방울도 안 흘려?”

“그렇게 더우면 나가서 한 바퀴 돌고 와.”

가까이 앉아있던 지한이 턱짓으로 문을 가리켰다.

“같이 가 줄 거야?”

“아니.”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이 튀어나오는 대답. 얼음보다 차가운 반응에 율무가 몸을 부르르 떨며 일어나 앉았다.

“어우. 춥다 추워. 여기가 시베리아인가요?”

율무가 양팔을 쓸어내리는 척하자 지한이 피식 웃었다.

데이즈는 얼마 남지 않은 데뷔 무대에 요즘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하는 중이었다.

거의 재창조 수준으로 변경된 안무 동선도 이제는 몸에 완벽하게 익은 데다, 처음엔 따라가기 급급하던 백야도 지금은 곧잘 제 몫을 해내는 중이었는데.

“딴. 딴. 딴! 이때 들어가야지.”

“형, No games 시작하기 전에.”

“아아! 이제 알겠어.”

유리 너머로 백야의 모습이 비쳤다. 안무가가 잠시 자리를 비웠음에도 백야는 연습을 멈추지 않았다. 덕분에 가까이 있던 유연과 청도 본의 아니게 강행군을 소화하는 중이었다.

“근데 백야 춤 좀 는 것 같지 않아?”

세 사람을 물끄러미 보던 민성이 물었다.

“처음 안무 연습할 때랑 비교하면 확실히 늘긴 했지.”

허벅지 위로 팔꿈치를 댄 지한이 턱을 괴며 백야를 봤다. 늘었다 뿐인가. 크나큰 발전이었다.

데뷔곡은 그룹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때문에 보이그룹의 경우 안무가 복잡하고 강렬한 곡이 대부분이었는데, 데이즈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강한 힙합 비트 기반의 팝 댄스곡으로 안무는 물론 동선이 쉴새 없이 바뀌었다.

사실 말은 안 했지만, 처음 백야의 춤을 봤을 때 지한은 조금 당황스러웠다. 물론 저라고 완벽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리 팀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하는 걱정은 조금 들더라.

“저렇게 열심히 하는데 안 늘면 그게 이상한 거지. 나도 분발해야겠다.”

민성의 어깨를 툭 친 율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백야야~ 너 그러다 메인 댄서까지 하는 거 아니야?”

백야와 유연, 청의 곁으로 다가간 율무가 장난스레 말을 걸었다. 그러자 집중하고 있던 백야의 얼굴 위로 금이 갔다. 확실히 놀리는 맛이 있는 스타일이었다.

“…너 그거 나 놀린 거지.”

찡그린 백야가 율무를 노려봤다. 냉큼 고개를 저은 율무는 가슴에 손을 얹으며 말을 이었다.

“아니? 완전 진심. 너 요즘 실수도 안 하잖아. 그리고 보고 있으면 막 빠져든다?”

그러자 동의한다는 듯 청도 율무의 말을 거들었다.

“맞아! Like a black hole! 형, 수상한 매력이 있어.”

청의 어설픈 한국어에 연습실에 있던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율무는 비유가 완벽했다며 하이 파이브까지 하는 중.

‘수상한…….’

그래도 확실히 스킬을 바꾸고 난 뒤의 반응들이 호의적이었다. 잘못된 단어를 아무도 정정해 주지 않는 걸 보니 아직 갈 길은 먼 것 같지만.

* * *

늦은 밤.

기숙사 침대에 누워 가만히 눈을 감고 있던 대학생은 생각했다.

‘왜 잠이 안 오지? 눈 감은지 한 시간도 넘은 것 같은데 지금.’

눈을 뜰까 말까 고민한 게 무색하게 어둠 속에서 말똥한 눈동자가 번쩍 뜨인다.

[23:58 일요일]

시계를 보니 자정을 앞둔 시간. 어느새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아니 그럼, 내가 두 시간 동안 눈만 감고 있었다는 거야?’

이렇게 허무할 수가. 천하의 바보가 된 기분이었다.

‘이쯤 되면 오늘 잠은 다 잤다고 봐야지.’

슬쩍 옆을 돌아본 대학생. 룸메이트 언니는 반 기절 상태로 곯아떨어져 있었다.

‘언니 월요일부터 1교시였지 참.’

그치만 저는 내일은 수업도 몇 개 없겠다. 강의 시간에 조는 한이 있더라도 새벽을 즐기기로 마음먹은 대학생은 핸드폰을 들었다.

[00:00 월요일]

때마침 바뀌는 요일.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월요일이라니. 살짝 기분이 나빴지만, 대학생은 너튜브를 켰다.

요즘 대학생은 한일 커플 브이로그에 한참 빠져 있었다.

처음엔 이름 모를 너튜버의 일본인 남자친구가 너무 잘생겨서 눌렀다가, 지금은 너튜버를 덕질하고 있는 상태. 사실 너튜버에 빙의 중인지도 몰랐다.

아무튼 이렇게 남의 연애로 대리만족을 하는 중에 대학생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일본인 남자친구가 케이팝 덕후라는 것.

그중에서도 로즈데이 하실의 팬이라던가.

‘존예 여친을 바로 옆에 두고 왜?’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남의 데이트로 대리 연애를 하는 저도 있었기에 취향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사실 로즈데이라면 대학생도 익히 들어 본 그룹이었다. 청순 걸그룹의 대명사.

아이돌에 딱히 흥미는 없었지만, 너튜버의 남자친구도 그렇고 주변에서 하도 열광하길래 몇 번 검색해 본 적은 있었다.

그 때문일까. 홈 화면 최상단에 웬 화려한 썸네일이 떠 있었다.

[DASE 데이즈 ‘놀이(No Games)’ Teas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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