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인데 패시브가 개복치-19화 (19/340)

제19화

- 보이는 라디오 데이즈는 1시부터!! 참고하세용♡

- 오늘 임진각 얼음 아이돌 나와요??

- 울 시윤이 선배미 뿜뿜하는 거 볼 수 있다ㅠㅠ

- 데이즈 언제 나와요?

빠르게 올라가는 실시간 채팅. 보이는 라디오 시청자 수가 2부를 앞두고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

[시윤 : 시윤의 비긴 어게인. 2부는 겨울왕국에서 온 아이스 프린스 데이즈랑 함께합니다. 우리랑 재밌는 놀이 할 사람~ 지금 여기 여기 붙어라~ 광고 듣고 올게요.]

데이즈의 2부 출연을 예고하며 시윤의 비긴 어게인 1부가 마무리됐다. 헤드폰을 벗은 시윤이 작가와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이내 활짝 웃었다.

그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작가의 어깨 너머. 시윤이 손을 흔들었다.

- 울 댕댕이 갑자기 왜 그렇게 예쁘게 웃어?ㅜㅜ

- 후배 그룹 왔나 보다

- 윤스윗 선배미 오졌다(눈물)

이내 카메라 구도가 바뀌며 스튜디오 전체가 잡혔다. 사복 차림으로 한 명씩 입장 중인 데이즈가 보였다.

시윤도 일어나 멤버들을 맞이했는데. 긴장한 데이즈가 합을 맞춰 허리를 숙이자, 시윤도 덩달아 허리 숙여 인사했다.

- 귀엽다 귀여워~

- 시윤이 어색해하고 있어ㅋㅋㅋ 귀여워( ˃̣̣̣̣o˂̣̣̣̣ )

- 아니 저러다 맞절하겠는데?ㅋㅋ

작가의 중재로 겨우 자리에 앉은 멤버들. 중앙의 시윤을 기준으로 1번 방과 2번 방 멤버들이 좌우로 나뉘어 있었다.

2부 시작 30초 전. 헤드폰을 낀 멤버들이 굳은 얼굴로 서로를 바라봤다.

[시윤 : 시윤의 비긴 어게인. 새해 첫 게스트는 겨울에 태어난 ID의 괴물 신인, 데이즈와 함께합니다. 반갑습니다~]

[단체 : 하나 둘 셋. For your day! 안녕하세요. DASE입니다!]

리더 민성의 카운트로 외치는 팀 구호. 데이즈의 라디오 첫 방송이 시작됐다.

[시윤 : 이 우렁찬 소리. 벌써부터 신인의 패기가 느껴집니다. 오늘이 데뷔 후 첫 라디오 방송이죠?]

[단체 : 네 맞아요.]

한 분씩 돌아가면서 자기소개를 부탁드린다는 시윤의 말에 민성이 스타트를 끊었다.

[민성 : 안녕하세요. 데이즈의 리더 민성입니다.]

[율무 : 데이즈에서 최장신을 맡고 있는 율무입니다.]

[청 : 데이즈 비주얼 막내 청입니다!]

[유연 : 데이즈의 센터 유연입니다.]

[지한 : 데이즈의 래퍼 지한입니다.]

[백야 : 데이즈의 목소리 백야입니다.]

순서는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시윤에게 돌아갔다. 그는 멤버가 많아 한마디씩만 해도 시간이 꽤 걸린다며 웃음 지었다.

이어지는 멘트는 보이는 라디오도 함께 진행 중이라는 간단한 시청 방법 안내와 후원 소개. 주어진 임무를 완수한 시윤은 너무 만나보고 싶었다며 다시 한번 데이즈를 진심으로 반겨 주었다.

[시윤 : 사실 저도 오늘 처음 만났거든요. 이번에 엄청난 친구들이 데뷔한다고 소문만 들었지, 회사에서 한 번도 마주치질 못했어요.]

[민성 : 맞아요. 저희도 선배님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시윤 : 고마워요. 사실 오늘 숙소 나오는데, 저희 AIM 멤버들이 데이즈 만나면 꼭 후기 들려달라고. 아마 지금 보이는 라디오를 보고 있을지도 몰라요.]

시윤의 말에 깜짝 놀란 데이즈가 카메라를 찾았다. 민성을 시작으로 파도타기처럼 숙여지는 고개들.

[시윤 : 5552님께서 이분들이 말로만 듣던 임진각 전설인가요? 1094님 데이즈 목소리 너무 좋아요~]

[단체 : 감사합니다~]

[시윤 : 이어서 보이는 라디오에도 지금 댓글이 엄청나요. 송지현 님이 데이즈 너무 잘생겼어요~ 김영보 님이 신인의 패기 보러 왔어요. 완전 리스팩! 이라고 해 주셨습니다.]

시윤은 지금 인터넷에서 데이즈의 데뷔 무대가 화제라며, 혹시 알고 있느냐 질문했다.

순간 시윤과 눈이 마주친 지한. 그는 어깨를 흠칫 떨며 마이크 앞으로 몸을 바짝 붙였다.

[지한 : 네. 주변에서 많이들 말씀해 주셔서 알고 있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중저음의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다만 누가 봐도 긴장한 모습에 빠르게 올라가는 채팅창. 시크한 외모에 그렇지 못한 태도라는 등. 귀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시윤 : 현장은 아니지만, 저도 봤거든요. 그날 체감 온도가 영하 30도였다고 들었는데. 춥지 않으셨어요? 백야 씨.]

[백야 : 아, 네. 무대 올라가기 전에 몸을 좀 격하게 풀었더니 하는 동안은 춥지 않았어요. 그런데… 사실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요.]

멤버들이 백야의 말에 동의했다. 시윤은 첫 데뷔 무대라 긴장을 많이 하셨던 모양이라며 그들을 귀여워했다.

이어서 비긴 어게인의 코너 중 하나인 <다 알려 드림> 코너.

데이즈의 출연이 확정되자마자 사전에 팬분들을 통해 질문을 받았다는 시윤은, 댓글 수가 어마어마하게 달려서 작가님들이 질문을 추리는데 조금 고생했다고 했다.

[시윤 : 달아 주신 댓글 중에서도 중복이 많은 질문 위주로 추려 봤습니다. 먼저 멤버들의 첫인상 질문이 가장 많았는데요. 어땠어요? 서로의 첫인상.]

다 이야기하면 좋겠지만 시간 관계상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명만 얘기해 달라는 말이 덧붙었다.

[민성 :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은 아무래도 백야요.]

[시윤 : 백야 씨~ 왜죠?]

[민성 : 제일 마지막에 들어온 멤버기도 하고. 또 연습실에서 만났는데 뭘 먹고 있었어요. 볼 이렇게 빵빵하게 해서.]

[청 : 맞아! 햄스터!]

청이 민성의 말을 거들었다. 시윤은 청 씨의 선택도 왠지 백야일 것 같은데 이어서 말해 달라며 자연스레 질문을 넘겼다.

[청 : 그날 많이 슬펐는데 연습실에 가니까 Surprise처럼 햄스터가 있었어! 요! 작아서 내 동생인 줄 알았는데 형이어서 아까웠어요.]

[백야 : …….]

[시윤 : 백야 씨는 그때 뭘 드시고 계셨던 거예요? 사실 저희 연습실은 식사 금지라고 알고 있는데.]

[백야 : 죄, 죄송합니다. 그날 정신이 없어서 한 끼도 못 먹었거든요. 그런데 마침 주머니에 초코팡이 있길래…….]

백야의 대답에 채팅창이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생긴 거도 귀여운 게 먹는 거도 꼭 저 같은 거만 먹는다며 울부짖는 댓글들이었다.

짧은 댓글을 몇 개 읽어 준 시윤은 이어서 남은 멤버들에게도 질문했다.

그 결과 모든 멤버의 픽은 만장일치로 백야. 이때 백야는 유연과 청을 뽑았다. 머리가 제일 화려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시윤 : 그럼 다음 질문 이어서 가 보겠습니다. 멤버들의 ID 입사 스토리가 궁금해요! 라고 많이들 질문해 주셨는데요. 어때요?]

[율무 : 저는 친구가 ID 공개 오디션을 보러 갈 건데 같이 가 달라고 해서 따라갔다가 합격했어요. 그때 자리에 계시던 심사위원분께서 온 김에 노래 한번 불러 보지 않겠냐고 하셔서. 굉장히 운이 좋았습니다.]

[시윤 : 아~ 공개 오디션 출신이셨군요. 극악의 합격률을 자랑한다는! 또 다른 분 계신가요? 공개 오디션.]

[유연 : 저랑 청이도 공개 오디션 출신이에요.]

[청 : 맞아요. 근데 너는 왜? 넌 원래부터 ID에 있었잖아.]

청의 엉뚱한 소리에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갔다. 도배되는 물음표. 그러나 시윤의 정리에 이내 분위기는 진정된다.

- 외국에서 살다 왔다니 어쩐지ㅋㅋㅋㅋ

- 청이 봤을 때 유연은 ID의 아들 같았나 봄!

- ktx를 타고 가면서 봐도 유연이가 ID 상이긴 하지

어렸을 때부터 춤추는 걸 좋아해서 부모님께 오디션에 데려가 달라 부탁했다는 유연.

청의 이야기도 비슷했다. 가수가 되고 싶어 홀로 한국에 왔다는 그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한국계 미국인이었다.

시윤은 이어서 민성에게 물었다.

[시윤 : 민성 씨는 어때요?]

[민성 : 저는 할머니 집이 김천인데, 여기가 포도로 유명하거든요.]

매년 포도 축제가 크게 열린다는 경북 김천. 부모님과 친척들을 따라간 포도 축제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마침 고향에 내려와 있던 캐스팅 매니저가 그를 발견하고 명함을 줬다는 이야기.

처음 밝혀지는 그의 캐스팅 일화에 시윤을 비롯한 멤버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시윤 : 그럼 지한 씨는요?]

[지한 : 저는 친구랑 찍은 사진을 보고 회사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어요. 여기 오면 무료로 랩을 배울 수 있다고 하셔서…….]

채팅창이 다시 한번 빠르게 올라갔다.

- 당했네 당했어. 저 순진한 애를... ID 감사합니다^^

- 근데 틀린 말은 아니지 않아? 연생한테 돈 안 받잖아

- 한마디로 얼굴로 들어왔다는 말이군

- 확실히 유연이랑 지한이 ID에서 환장하는 얼굴이긴 함

지한은 이어서 먼저 연락해 주신 덕분에 좋아하는 노래도 마음껏 배울 수 있었고, 또 이렇게 멤버들과 데뷔할 수 있게 됐다며 ID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이 순간 채팅창은 넌 이용당했을 뿐이다. 천사가 따로 없다 등의 글들로 도배됐다.

[시윤 : 그럼 마지막으로 백야 씨. 백야 씨의 캐스팅 일화도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백야 : 저는 학교 앞 분식집에서 피X츄를 먹고 있었는데요.]

[청 : 뭐 피X츄? 먹어?!]

백야의 말을 끊고 청이 소리 질렀다. 어째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충격을 심하게 받은 듯한 얼굴이었다.

- 피X츄 존맛인데 츄릅

- 와~ 피X츄 진짜 오랜만에 들어 본다ㅋㅋㅋ

- 피X츄는 양념 소스가 생명

- 왜왜? 캘리 뽀이~ 무슨 일이야

시윤도 살짝 커진 눈으로 무슨 일이냐며 물었다. 그에 돌아오는 역질문.

[청 : 피X츄를 왜 먹어? 요?]

[백야 : 어? 분식집에서 많이 파는데…?]

[청 : Savage!]

경악하는 청의 모습에 백야도 굳어 버렸다.

반면 상황을 이해하고 웃음이 터져버린 멤버들. 백야와 청을 제외한 스튜디오의 모든 스태프들이 웃고 있었다. 방송을 함께 하고 있던 청취프들까지도.

- savage : 야만적인, 흉포한, 몹시 사나운

- 후배님 피X츄랑 우리 피X츄가 좀 다른 거 같은데?

- 아 미친ㅋㅋㅋㅋㅋ 둘 다 너무 귀여워ㅋㅋㅋㅋ 나 너무 웃겨서 눈물 나 지금ㅜㅜ

- 울 복숭 피X츄 잡아먹다 캐스팅됐냐고(오열 중)

- 애초에 그 피X츄 살아 있는 게 아니지 않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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