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재 아이돌인데 패시브가 개복치-51화 (51/340)

제51화

너 이 자식…… 설마?

멤버들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 그걸 지켜보는 패널들.

민성은 입학 신청서를 작성 후, 가방에 넣기 전 마지막으로 남경과 함께 확인한 걸 기억했다.

‘분명 그때까지만 해도 빈칸이었는데. 저걸 언제 적은 거지…?’

민성이 마른침을 삼켰다.

어떻게든 수습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자유로운 영혼은 참지 않았다.

“이거 놔! 왜 나 막아?”

유연의 손을 떼어 낸 청이 호딘을 향해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

“이거 봐, 나 Baby라서 이렇게 힘이 없어!”

눈에 띄게 굳은 민성과 눈썹 끝이 올라간 청을 번갈아 보던 호딘. 그가 단점에 적은 Baby가 무슨 뜻이냐 물었다.

“당근 제일 어린 사람이지! 우리 팀에서 내가 제일 나이 없어.”

가만히 들어 보니 청은 막내라는 뜻으로 사용한 모양이었다. 그는 단점이 아닌 불만을 토로하고 있었으니까.

자기도 다 큰 성인 남잔데 형들이 아기 취급해서 속상하다는 청은, 멤버들이 본인을 무슨 트러블 메이커로 생각하는 것 같다는데.

“난 네가 베이비라 적어 놔서 숨겨둔 애라도 있는 줄 알았다구~”

“Oh my god.”

청은 오히려 호딘의 말에 질색하며 빠르게 해명했다.

“I’m not Crazy!”

자신은 제정신이라며 아직은 결혼 생각이 없다는 완벽한 마무리까지. 갑자기 청이 막 대견해 보이는 민성이 그를 와락 끌어안았다.

“아이고 내 새끼. 다 컸네, 다 컸어.”

영문도 모른 채 민성에게 안겨 머리를 쓰담쓰담 당하는 중인 청. 그가 손가락으로 민성을 가리키며 패널들에게 입 모양으로 벙긋거렸다.

[(음 소거) 이거 봐!]

[형들의 사랑이 버거운 막내]

데이즈의 입학 신청서 파일을 닫은 호딘이 호탕하게 외쳤다.

“데이즈 전원 입학 완료!”

* * *

팬 사인회에서 용케 두 발로 걸어 나온 뱁쌔. 행복한 기억을 안고 지하철에 오른 그녀는 활동 중인 커뮤니티 앱을 실행했다.

아니나 다를까 인기 글에 데이즈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관련 글이 상당수 올라와 있었다.

[백야가 뽑은 데이즈 외모순위]

[데이즈 청청 단점 대참사]

[<전왔>MC 단체 입덕 시킨 백야]

[민성 경상도 사투리 1급]

[그날 데이즈 연습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개중 제일 흥미로워 보이는 글을 클릭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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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백야가 뽑은 데이즈 외모순위

추천 450 반대 19 (+404)

<전학 왔습니다>에 출연해서 미친 예능감을 뽐내고 간 데이즈.

‘내가 누구게?’ 코너를 진행하고 있던 백야에게 호딘이 질문하면서 시작됐는데.

[호딘 : 네가 생각하는 데이즈에서 외모 순위는 몇 위야?]

[백야 : 나? 나는 당연히….]

[수재 : 1등이야?]

[백야 : 아니? 내가 꼴등이지.]

[호딘 : 왜?]

자신은 그냥 평범하게 생겼다는 백야. (저기요 참새 씨; 평범의 기준이 나랑 좀 다른 것 같은데?)

[호딘 : 그럼 네가 생각하는 1위.]

[백야 : 1위…….]

멤버들을 스캔 중인 참새.

[백야 : 율무?]

[율무 : 역시!]

율무 손뼉 치면서 완전 좋아함ㅋㅋㅋ 이때 백야한테 윙크도 했음.

[대윤 : 다음, 2등.]

[백야 : 2등은… 유연이.]

[유연 : 아싸~!]

냉큼 율무의 옆으로 뛰어가는 보조개 사슴. 데이즈 최장신 1, 2위끼리 옆에서 하이파이브하고 난리 났음ㅋㅋㅋㅋ

반면 슬슬 초조해지는 삼인방.

이어서 3등.

[백야 : 민성이 형!]

[민성 : 백야야 고맙다.]

백야를 격하게 끌어안으며 누구보다 기뻐하는 리더님. 남은 두 사람은 백야랑 같이 자동으로 하위권 확정.

[대윤 : 이제 여기서 선택받지 못한 사람이 실질적인 데이즈 꼴등인 거야.]

[백야 : 아니, 그런 건 아닌데….]

[호딘 : 자! 4등!]

[율무 : 어우, 이게 뭐라고 내가 다 긴장이 되고 그러냐~]

[청 : Hey! 쉿.]

[영삼 : 와, 나 순간 쟤 욕한 줄 알고 깜짝 놀랐어.]

[청 : 나 욕 안 해!]

이런 거 신경도 안 쓰게 생겨서 백야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중인 지한과, 버림이라도 받은 것처럼 벌써 우울한 청.

[백야 : 그냥 여기서 그만할,]

[호딘 : 안 돼! 그런 거 없어.]

무조건 뽑아야 한다는 호딘.

정면을 보고 선 두 사람. 무슨 커플 선택하는 것처럼 4등만 백야가 뒤에서 안아주기로 함ㅋㅋㅋㅋ

[수재 : 자! 두 분은 눈을 감아주시고요. 셋 세면 백야가 뽑는 거야.]

여전히 갈팡질팡하는 백야. 그때 율무가 살금살금 다가감. 입 모양으로 누구를 고를 거냐 묻자 백야는 조용히 청을 가리킴.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만든 율무가 지한이 뒤로 섬. (뭐 할 건지 벌써 눈에 선하다ㅋㅋㅋ)

[수재 : 하나~ 둘~ 셋!]

[청 : 와아아!]

[지한 : (피식)]

서로 자기가 선택받았다고 생각한 두 사람이 기뻐하며 뒤를 돔. 그런데 지한 뒤에 서 있는 건 율무!

당황했는지 카메라 쪽 한번, 웃겨 죽으려 하는 민성 유연 쪽 한번 쳐다보더니 어이없어함ㅋㅋㅋ

[율무 : 넌 내 마음속의 1등~]

[지한 : 저리 가.]

지한이 삐짐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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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야 취향 나랑 겹치는데?

- 솔직히 다 잘생겨서 순위 의미 없음ㅋㅋㅋㅋ

- 얘네 예능감 좋네~

- 데이즈 약간 그거 같네ㅎㅎ ID 종합선물 세트. 이중에 네 취향 하나는 있겠지 뭐 그런 건가...

└ 22 진심 얘네는 다 취향 차이

- 나 우연히 데이즈 본 적 있는데 얘네 진짜 카메라가 실물을 1도 못 담는 거 같음. 백야 화면에서는 말랑하게 나오는데 실제로 보면 이목구비 개쩜;

- 다들 나라 하나씩은 가져야 할 킹 갓 미모ㅠㅠ

- 청 내가 보는 웹툰에서 튀어나왔냐;; 개 존똑이네

└ 뭐 보는데? 나도 볼랭

└ 세계관 흑막 북부 대공이 내게 집착합니다

‘어쩜 내 새끼는 마음씨도 곱지.’

어느새 광대가 이마까지 올라와 있는 뱁쌔. 손가락으로 뼈를 꾹꾹 누른 그녀는 다음 인기 글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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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민성 경상도 사투리 1급

추천 227 반대 3 (+101)

성형외과 의사들이 뽑은 황금비율 이목구비를 가진 데이즈 민성.

서울 밖으로는 한 발짝도 안 나가본 본투비 와인만 마시면서 자랐을 것 같은 이 남자의 고향은 알고 보니 울산광역시.

울산이 어디 있냐면 저~기 부산 위쪽에 있음!

[호딘 : 니도 갱상도라고~ 근데 사투리를 하나도 안 쓰는데?]

[민성 : 지금은 서울 사람 다 됐지. 내 올라온 지가 몇 년인데. 쓰라 하면 얼마든지 쓸 수는 있다.]

중학교 1학년까지 지방에서 살다가 연습생 계약을 하며 온 가족이 서울로 올라왔다는 토깽이.

[민성 : 근데 이제 명절에 친척들이나 고향 친구들 만나고 오면 그 시기에 사투리가 좀 나오지.]

[호딘 : 할머니 집은 어딘데?]

[민성 : 김천. 내나 경상도다.]

두 사람만 이해하는 경상 외계어.

[백야 : …내나? 내나가 뭐야?]

[민성 : 내나가 내나 내나지.]

혼란스러운 패널들과 데이즈.

내나란, 그게 그거라는 의미의 경상도 사투리라는 민성.

[수재 : 뭐라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일단 우리가 간단한 문제를 준비해 봤어.]

요즘 SNS에서 유행인 사투리 능력 평가 경상도 영역. 아니 이게 왜 여기에서 나와요ㅋㅋㅋㅋ

[수재 : 다음 빈칸에 들어갈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문제1. 니 혹시 고향 서울이가?

(빈칸). 부산이다.

①번부터 ⑤번까지 ‘어’가 한 개부터 다섯 개까지 있었는데, 보자마자 ③번을 고르는 토끼.

억양이 중요하다며 직접 시범까지 보여줌ㅋㅋㅋㅋ

[민성 : 3번. 어→어↗어↘]

[수재 : 정답!]

이어서 두 번째 문제.

[수재 : ‘어제 아래’는 며칠 전을 말하는 걸까요?]

[민성 : 이틀 전. 엊그제.]

대망의 마지막 문제.

[수재 : 호딘이가 하는 게 무슨 말인지 맞혀 봐.]

갑자기 물을 마시는 호딘.

[호딘 : 뭐고! 와이리 쌔그럽노!]

갑분 콩트ㅋㅋㅋㅋ

[민성 : 정답. 왜 이렇게 시냐고.]

[호딘 : 정답! 와~ 니 사투리 좀 한데이~]

[민성 : 내 쫌 한다.]

경상도 남자 연예인들 방송 나와서 허세 가득한 사투리 하는 거만 듣다가 새침 잔망 터지는 사투리 들으니까 너무 귀여움ㅠㅠ

+ 번외)

[청 :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

[유연 : 괜찮아. 나도 몰라.]

한국어 공부 더 열심히 해야겠다며 시무룩한 청과, 저건 제2외국어 영역이라며 위로하는 유연ㅋㅋㅋ

개인적으로 영상 보는 걸 추천

(민성 사투리 클립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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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 진짜 경상도 네이티브네ㅋㅋㅋㅋ 지금까지 들어본 아이돌 사투리 중에 제일 자연스러움

- 뭐지 이 청량감 느껴지는 사투리는....

- 이거 보다가 잇몸 다 말랐어

- 표준어 쓰지마!!!! 그냥 평생 사투리만 써!!!

- 개인적으로 사투리 허세처럼 느껴져서 별로였는데 서울 사람 심쿵하고 갑니다ㅠㅠ

- 나는 경상도 사람인데 왜 귀엽냐ㅠ 울산의 아들 도민성 내꺼해

이번에는 심장을 부여잡은 뱁쌔.

사인회 중 지한에게 장난을 치며 얼핏 튀어나왔던 미묘한 억양이 생각난 탓이었다.

‘사투리가 맞았어!’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뱁쌔는 얼른 집으로 돌아가 풀버전을 보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딱 하나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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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그날 데이즈 연습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추천 333 반대 5 (+156)

※ 공포 주의

[지한 : 우리 회사에 유명한 2대 괴담이 있어.]

첫 번째, 12시만 되면 4층에 멈춰 있는 엘리베이터. 두 번째, 지하 연습실 귀신.

[지한 : 이날 나랑 유연이, 백야가 같은 차를 타서 먼저 연습실에 도착했어.]

스케줄이 끝나고 회사로 가면 대부분 새벽이라는 데이즈. 다른 차를 탄 멤버들은 오는 중이었는데, 도로에 사고가 나서 차가 많이 막히는 상황.

백야와 달리 너무 피곤했던 두 사람은 멤버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조금 눈을 붙이기로 했다는데.

[지한 : 눕자마자 잠이 들었는데, 순간 인기척이 느껴져서 잠깐 눈이 떠졌어.]

연습실 구석에 쉴 수 있는 공간 같은 게 있는데, 거기에 누군가가 앉아서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는 지한. 불도 다 꺼져 있었다고….

[지한 : 백야가 우리 때문에 끈 건 줄 알고 다시 켜도 된다 했더니 그냥 웃기만 하는 거야.]

겁도 많은 애가 왜 그러지? 싶으면서도 쏟아지는 잠을 이겨낼 수 없었다는데.

[유연 : 근데 그때 백도는 내 옆에서 같이 자고 있었거든.]

[백야 : 맞아. 유연이랑 지한이가 자는 거 보니까 갑자기 나도 잠이 와서 옆에 누웠어.]

인기척은 모두가 느꼈고 자면서도 서로가 서로라 생각했다는 세 사람.

[지한 : 기척이 스피커랑 거울 앞을 오가는 게 느껴졌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안무 연습을 하는 것 같은 발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한다.

[유연 : 그러다 갑자기 엄청 크게 이번 타이틀곡 MR이 빡!]

[백야 : 으갹!]

우당탕탕!

유연의 리얼한 효과음에 놀란 백야가 의자에서 떨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민성 : 괜찮아?!]

[대윤 : 깜짝이야, 너 때문에 더 놀랐다 얘.]

넌 네 이야긴데 왜 네가 놀라냐며 되묻는 수재. 백야가 꼬리뼈를 문지르며 대답했다.

[백야 : 그래도 무서워요….]

[청 : 뭐야~ 백야 겁쟁이야.]

[백야 : 아니거든? 그리고 너도 귀신 무서워하잖아!]

[청 : 내가? 아닌데?]

마무리는 막내즈의 티격태격으로 마무리.

+ 그나저나 귀신 보면 대박 난다던데 데이즈 이번 WANT ME 대박 나려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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