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화
마늘을 한주먹 쥔 유연이 선두에서 달리기 시작했다. 지한과 백야도 뒤를 따르는데, 코너를 돌자마자 율무를 찾고 있던 청을 마주쳤다.
[청 : 오지 마! 악당!]
[유연 : 악당은 너잖아.]
[청 : 율무야! 형!]
동족을 부르는 뱀파이어에 유연이 마늘을 뿌렸다. 작고 연 노란빛의 마늘이 청의 몸 위로 우수수 떨어졌다.
[청 : 악! 이게 모야!]
[백야 : 마늘이다, 이놈아!]
백야도 가세해 청에게 마늘을 한쪽을 던졌다. 귀신을 쫓듯 소금 대신 뿌려지는 마늘 세례에 청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름표 뜯기로 바뀐 뒤부터 마늘은 원래의 기능을 발휘하진 못했지만, 청이 당황해 허둥지둥하는 걸 보니 쓸모가 아예 없지는 않은 것 같았다.
[유연 : 내가 잡을 테니까 아무나 뜯어!]
유연이 청의 뒤로 달려들며 입을 틀어막았다. 방심한 사이 역전되버린 상황에 청이 거세게 발악했다.
힘이 얼마나 센지 유연의 팔이 풀어지며 악마의 조동아리가 잠시 봉인 해제됐다.
[청 : 아악! 마늘 냄새! 율무야!]
[유연 : 조용히 해. 아무나 빨리 뜯어!]
[청 : 마느, 웁!]
청이 유연과 몸싸움을 벌이는 사이, 타이밍을 엿보던 지한과 백야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그러나 청의 목소리를 들은 율무가 극적으로 등장하며 훼방을 놓았다.
[율무 : 치사하게 3 대 1이 뭐야~]
율무는 난리 통 속에 홀로 서 있는 지한과 백야,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 백야에게 달려들었다.
[백야 : 아, 왜! 왜 나한테 오는데!]
[율무 : 네가 제일 좋으니까?]
[백야 : 난 아니야! 저리 가!]
공포를 느낀 백야가 마지막 남은 마늘을 던지며 도망을 시도했다.
[율무 : 뭐야? 뭘 던진 거야.]
이마를 때리고 떨어진 딱딱한 물건에 관심을 빼앗긴 사이, 어느 쪽을 도와야 할지 고민하던 지한은 유연에게 합세해 청의 이름표를 뜯어냈다.
[뱀파이어 아웃!]
손발이 척척 맞는 헌터 팀에 이제 남은 뱀파이어는 율무 하나였다.
승기를 잡은 헌터 팀이 율무 몰이를 시작했다.
[유연 : 그냥 항복해.]
[율무 : 내가 왜? 충분히 이길 수 있는데.]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도 율무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뒷걸음질 치며 누구를 먼저 처리할까 고민하는 눈빛이 형형하게 빛났다.
[율무 : 그래도 역시 이쪽이지.]
유연, 지한과 기 싸움을 하던 율무가 혼잣말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지한 : 웃음이 나와?]
[율무 : 그러게~ 나오네?]
그 순간 오른쪽으로 빠진 율무가 초인적인 스피드를 발휘해 옆 책장에서 기웃거리던 백야를 낚아챘다.
[헌터 아웃!]
눈 깜빡할 사이 벌어진 일이라 백야는 비명 한 번 질러 보지 못하고 아웃당했다.
지한과 유연도 비어 있던 등을 노렸지만, 순식간에 끝나 버린 상황에 다시 안전거리를 벌려야 했다.
[지한 : 또 고질병 도졌네.]
[율무 : 당연하지~ 난 죽지 않아~]
[유연 : 청한테 제일 먼저 죽었잖아.]
마지막 말에는 할 말이 없었는지 율무는 그저 입술만 달싹였다.
[율무 : 됐고, 빨리 끝내자. 한꺼번에 들어와.]
율무가 자신만만하게 외쳤다. 그 말에 지한과 유연이 눈빛을 주고받으며 타이밍을 재기 시작했다.
아웃당한 세 사람은 X 마스크를 쓴 채 흥미진진한 얼굴로 멤버들의 개싸움을 지켜봤다.
[율무 : 안 오면 내가 간다?]
신중한 헌터 팀에 기다리던 율무가 참지 못하고 먼저 달려들었다.
[유연 : 형, 뜯어!]
유연이 율무를 정면으로 막아서며 외쳤다. 곧장 옆으로 빠진 지한은 그의 등을 노리며 손을 뻗었으나.
치익-!
[헌터 아웃!]
뜯어진 유연의 이름표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전에 율무의 손이 지한의 팔을 잡아챘다.
[율무 : 와~ 나 죽을 뻔했어.]
덤벼 봤자 승산이 없겠다고 판단한 지한이 팔에 힘을 뺐다.
[지한 : 죽여.]
[율무 : 어떻게 그런 잔인한 말을 해~ 지한아, 내가 널 어떻게 죽여.]
먹잇감을 손에 넣기 무섭게 포식자의 태도가 바뀌었다. 슬픈 척 연기하는 게 이 상황을 길게 끌고 싶어 하는 게 뻔했다.
그러나 지한은 그리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지한 : 그래, 그럼.]
손을 뒤로 뻗은 지한이 자신의 손으로 이름표를 뜯어 버렸다.
[헌터 아웃!]
적의 손에 농락당하느니 먼치킨은 명예로운 죽음을 맞이하길 택했다.
[율무 : 야!]
율무를 미치게 하는 방법을 잘 아는 지한은 그를 약 올리듯 어깨를 으쓱였다.
[지한 : 누가 나 가지고 노는 꼴은 못 보지. 내가 데리고 노는 거면 모를까.]
위로하듯 어깨를 두드리자 율무가 울상을 지었다.
뱀파이어 팀의 완벽한 승리가 될 뻔했지만, 마지막에 지한이 적선하듯 던져 준 이름표에 뱀파이어들의 흥이 반감되었다.
[민성 : 그냥 뜯어 버렸어야지.]
[청 : 그래! 이제 저 먹이를 물어뜯자!]
[율무 : 이거 무효야. 다시 해!]
[유연 : 아니야, 우리가 졌어.]
율무가 재경기를 요구했지만 헌터 팀은 순순히 패배를 인정했다.
[청 : 개풀 먹지 말고 조용히 해. 우리가 이겼어!]
[율무 : 개풀?]
[유연 : 이상한 소리 하지 말라는 것 같은데.]
지난번 매운 떡볶이 사건 때도 그랬지만, 조카를 둔 유연의 독해력은 날로 발전하고 있었다.
[민성 : 우리 막내 어휘력이 갈수록 느는데? 대견해.]
[청 : 당근 하지!]
민성의 칭찬이 기분 좋은지 청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청 : 자! 이제 우리 모두 뱀파이어가 될 시간이야. 줄 서!]
뱀파이어 스탬프를 쥔 청이 신이 나 외치자 백야와 유연, 지한이 나란히 맞은편에 섰다.
지한은 제 손으로 끝낼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스탬프는 민성에게 넘겨졌다.
[민성 : 드디어 우리 부모님의 원수를 갚는구나. 죽어랏!]
팡-!
스탬프 안의 스프링이 튕기는 소리와 함께 지한의 목 위로 도장이 선명하게 찍혔다.
도장 한 번 찍어 놓고 티 나게 좋아하는 민성에 지한이 고개를 저으며 뒤로 빠졌다.
[율무 : 나도 할래! 나도!]
도장을 찍는 게 재미있어 보였는지 율무가 손을 들며 민성에게 스탬프를 넘겨받았다.
뱀파이어가 된 타락 사제는 곧장 백야의 앞으로 가 멈춰 섰다.
[백야 : 나한테 올 줄 알았다.]
[율무 : 우리 당백이~ 내가 아프지 않게 보내 줄게~]
율무는 스탬프를 쥔 손으로 합장하며 이상한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율무 : 주님. 오늘도 정의로운 뱀파이어가 되는 걸 허락해 주세요. 부디 저승에서 극락 왕생하시길. 아멘.]
[백야 : 아, 빨리 찍어!]
죽지도 않고 돌아온 컨셉충에 백야가 재촉했다.
[율무 : 찍는다, 찍어~]
율무가 찍기 좋게 고개를 옆으로 젖혀 주자, 그 위로 작은 동그라미 두 개가 찍혔다.
이제 마지막 남은 인간은 유연뿐이었다. 스탬프를 돌려받은 청이 앞으로 다가가 뒷덜미를 잡아당겨 왔다.
[청 : 나도 안 아프게 주문!]
[유연 : 주문은 무슨 주문이야. 뭘 주문할 건데.]
[민성 : 치킨?]
[유연 : 와…….]
[민성 : 미안.]
[유연 : 됐으니까 그냥 찍어.]
[청 : 주님! 뱀파이어의 허락….]
청이 율무를 힐끗 바라보자, 그는 제가 했던 말을 재차 읊어주었다. 그러나 생소한 단어에 청은 금세 까먹어버렸다.
[청 : 정의로운 뱀파이어의 허락으로 저세상에서 왕, 왕 떡생?]
[백야 : …떡락왕생?]
[청 : 떡락왕생!]
청에게 말린 백야가 잘못된 단어를 일러 주자 청이 냉큼 따라 외쳤다.
[지한 : 뭐가 이상한데.]
[민성 : 떡락이면 저주 아니야?]
[율무 : 푸하학! 극락왕생이잖아~]
[백야 : 헙!]
[유연 : 이것들이….]
[청 : 왜? 난 몰라.]
막내즈의 실수에 고요하던 분위기가 반전됐다. 스텝은 물론 감정 표현에 인색한 지한도 이것만큼은 못 참겠는지 율무의 등을 때리며 웃고 있었다.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백야는 민성의 뒤로 숨어 버렸고, ‘떡락왕생’의 뜻을 모르는 청만이 신이 나 유연에게 달려들었다.
[청 : 이거 찍자!]
[유연 : 백도 너…!]
[백야 : 실수야 실수! 쟤가 자꾸 떡이라고 하니까 헷갈렸어.]
[율무 : 좋을 때다~]
[그렇게 뱀파이어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The End.]
* * *
===========================
[이슈] 데이즈 공중파 1위 축하~
추천 603 반대 235 (+322)
데이즈 어제 엔카에 이어서 오늘 뮤스 공중파 첫 1위 함!!
애들 사이 돈독해 보여서 너무 좋고 수상소감 말할 때 백야가 나잉이라 하면서 웃는데 그 모습이 진짜 너무 예뻤다...
데이즈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어♥
(뮤직스테이 1위 캡처.jpg)
(대기실 제복 데이즈 단체.jpg)
===========================
- 요즘은 아무나 1위 하네
- 엔카 1위 하고 엄청 울어서 오늘은 안 울 줄 알았는데 울더라.. 민성이 우는 거 보니까 괜히 마음이 짠함ㅜㅜ 데이즈 더 잘 됐으면 좋겠다
└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오늘 백야랑 청이는 안 울던데 왜 막내즈가 울보야?
└ 백야 귀신의 집에서 딱 한 번 울었는데 데이즈 공식 울보 됨ㅋㅋㅋㅋㅋ 청이랑 유연이는 눈물이 많다던데 사실 잘 모르겠고, 내가 본 것 중에 제일 많이 운 멤버는 리더가 확실함
- 반대 뭐냐; 라이징 견제 레알 속 보임
- NAN 아침마다 들음ㅋㅋㅋㅋ 후렴구 극락 걍 천국 감
└ 여기 메보 누구야?
└ 빨간 머리 백야
- 나잉이 말하면서 웃는 백야 보고 가세요 (백야.gif)
└ 웃는 거 완전 아기 천사
- ID 수저 물고 1년 반 만에 1위? 망돌이네ㅋㅋㅋㅋ 진작에 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
- 그래서 무슨 노래라고? 태어나서 첨 들어봄 ㅅㄱ
- 데이즈 공중파 1위 너무너무 축하해♡♡♡ 이제 시작이야♡♡♡
- 퍼포먼스 잘하고 애들도 잘생겼더라~ 근데 백금발 춤 왤케 잘 춤? 걍 보고 있었는데 XX 멋있어
└ 걔가 센터
- 음원 23위가 1위라... 어떻게 한 거지..? ID에서 하나 달라고 했나? 얘네 러브유보다 인지도도 망이잖아
└ 금수저 달달하네~~
└ 빈집 탈탈
└ 인지도 망이라면서 얘네가 ID인 줄은 어떻게 아냐 ㅉㅉ
└ 여기 음방이 장난인 줄 아는 놈들 많네ㅋㅋㅋㅋ 1위 발표할 때 왜 1위인지 점수 보여주니까 그거부터 보고 와
- 얘네 4세대 남돌 초동 1위임 <정규 1집 ECLIPSE : NAN> 초동 423,7XX 좀 알고 지껄이자
- 여기 왜 이렇게 꼬인 애들 많냐.. mr제거 들어봤는데 라이브 개잘하던데? 구멍 하나씩은 있기 마련인데 전 멤버가 이렇게 안정적인 신인은 처음 봄
└ 씨디 씹어먹음
└ 막바지에 1-2번 빼고는 숨소리도 안 들려서 당연히 립싱크인 줄
└ 선배가 에임이잖아 푸쉬 ㅈㄴ 해주던데 당연히 잘해야지
- 이 노래 폰 가게 앞에서 들어본 듯. 좋던데? 1위 했구나 ㅊㅋ
- 데이즈+제복=실패할 수 없는 조합
- 여기 코디 열일하는 게 제일 부러워ㅠㅠ
- 4세대 스타트 데이즈가 끊음♥ 대상까지 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