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8화
- ???? 제가 방금 뭘 들은??
- 방금 백야야? 유연이 아니고 율무 아니고 백야??
- 미친 나 아무것도 몰라 백야야 누나 백치야
- 유연 : (친구의 비즈니스가 당황스러움) ㅋㅋㅋㅋㅋ
백야의 발언에 멤버들은 물론 댓글창의 반응이 뜨거웠다.
[율무 : 뭐야~ 당백이 그런 말도 할 줄 알아?]
[민성 : 세상에…. 다 컸네요.]
[구양 : 푸하하! 잠시만요. 두 분은 백야 아버님이세요?]
멤버들의 반응에 구양이 못 말리겠다는 듯 얼굴을 찡그리며 웃었다.
한편 자신이 뱉어 놓고도 놀란 백야는 입술을 말아 물며 카메라와 구양의 눈치를 번갈아 봤다.
[청 : 아무래도 백야가 막내니까.]
[백야 : 네가 막내잖아!]
[청 : No. 미국에서는 먼저 태어나는 사람이 형이야. 내가 깜빡했어.]
[민성 : 그건 쌍둥이일 때 이야기 아니야?]
데이즈의 엉망진창 대화에 댓글창은 웃는 이모티콘으로 도배됐다.
[구양 : 8220 님께서 청 씨 너무 매력 있으시대요.]
[청 : 고마워요!]
[지한 : 저도 하나 읽어도 될까요?]
[구양 : 네, 얼마든지요.]
[지한 : 3342 님께서 살면서 이런 무논리는 처음 들어 보신대요. 저희는 매일 이러고 삽니다.]
지한의 뼈 있는 한마디에 청을 제외한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구양 : 정말 사이가 좋아 보여요. 시윤이 형이 팀 분위기가 좋다고 항상 칭찬했었거든요.]
[단체 : 감사합니다~]
[구양 : 그리고 아까부터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는데, 백야 씨는 뭔가 지켜 줘야 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있어요.]
[민성 : 맞아요.]
보통 남자가 남자에게 느끼기 쉽지 않은 감정인데, 백야 씨한테는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며 언급했다. 멤버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주억였다.
[구양 : 네~ 이렇게 데이즈와 이야기 나눠 봤는데요. 벌써 마칠 시간이에요.]
[율무 : 아쉬워요~]
[구양 : 저도요. 평소보다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구양은 한 분씩 마지막 인사를 부탁드린다며 차례를 넘겨주었다.
[민성 : 네, 오늘 이렇게 불러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너무 저희끼리만 떠든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구양 : 아니에요. 뭔가 숙소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 너무 유쾌하고 즐거웠습니다.]
[민성 :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공개될 저희 ‘하이틴’ 웹드라마랑 활동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율무 : 이렇게 좋은 날에, 저의 사랑하는 멤버들과 나잉이 여러분~ 그리고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청 : 오늘 말 많이 못 해서 아쉬워요. 그러니까 다음에 또 불러요!]
청의 당돌함에 구양이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
[구양 : 그래요, 꼭 부를게요. 약속.]
[청 : 오예~]
두 사람은 새끼손가락을 걸며 약속까지 했다.
[지한 : 너무 재미있었고, 앞으로 더 자주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백야 : 선배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가는 것 같아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데이즈의 ‘하이틴’도 많이 사랑해 주세요.]
[유연 : 저는 짧게 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저희의 하이틴입니다.]
유연의 인사를 마지막으로 구양이 엔딩 멘트를 했다.
[구양 : 네~ 그럼 저희 3부 끝 곡으로 데이즈 ‘하이틴’ 수록곡 중 하나죠. 제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무지개 길’ 준비했고요. 저는 4부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단체 : 감사합니다~]
음원이 재생되며 마이크가 내려갔다.
헤드셋을 벗은 멤버들이 구양과 인증 사진을 찍는 모습을 끝으로 보이는 라디오는 종료되었음을 알렸다.
이제는 핸드폰 너머가 아닌 눈앞에 나타날 최애즈를 위해 디어피치가 비장한 모습으로 일어났다.
무기를 장전한 그는 잠시 후 멤버들이 나타날 입구를 향해 대포를 조준했다.
‘오늘 무조건 건진다.’
* * *
- 쇼플리 하이틴 인기 동영상 1위 (링크)
- 마! 이게 아이돌이지! (데이즈 엔딩 유연.gif)
- 데이즈 비긴 어게인 퇴근! 유연이랑 백야 이쁜 짓♡ (디어피치 프리뷰.jpg)
└ HQ pleaseeee
└ X발 할미 운다
- 디어피치 프리뷰 미쳤네.. 유연이랑 백야 진짜 잠깐 둘이서 동시에 볼콕 했는데 그걸 찍네...
- 장난 아니고 우리 이번 앨범 진짜 대박날 거 같아
- 청은 이제 아예 랩하기로 한 거야? NAN때 반응 좋아서 그런가 이번에도 랩 파트네
- 데이즈 포지션이 나눠져 있긴 한데 전반적으로 보컬이 우수함! 보컬 라인은 말할 것도 없고 지한도 가끔 예능에서 노래하는 거 보면 안정적임
- 언젠가는 율무가 랩하는 거도 들어보고싶다ㅠㅠ 유앱이었나? 어디서 민성이가 율무 텐션 떨어졌을 때 동굴 저음 나와서 가끔 놀란다 그랬는데
└ 텐션 떨어진 율무 상상이 안 가ㅜㅜ
- 아침이 밝았습니다. 나잉이들은 모두 일어나 스밍을 확인해 주세요
- 잘하면 오늘 100만 찍겠는데? 음판, 음원 올라가는 속도 갑자기 미쳤음
- 어제 자 커뮤 뒤집은 데이즈 유연. 대놓고 끼 부리다 전국민 꼬심 (유연 볼콕.gif)
- 오늘 음방 농구복 (뮤비 캡처.jpg)
컴백 2일 차.
일요일 음악방송 스케줄로 S사를 찾은 데이즈는 컴백 인터뷰를 위해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MC : 하이틴으로 돌아온 데이즈 여러분 모시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덕진에게 멤버들을 맡긴 남경은 대기실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녹화 중이었는데, 오늘 처음 현장에 나온 신입 매니저가 별안간 비명을 질렀다.
“으아악!”
그 소리에 놀란 남경이 핸드폰을 떨어뜨리며 뒤를 돌아봤다.
“왜, 왜! 뭔데!”
“터, 터졌어요…!”
“터져? 뭐가 터져.”
“기, 기사가….”
“기사?”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듯 굳어 있던 남경이 속사포 랩을 하며 다그쳤다.
“기사가 터졌다고? 우리 애들? 큰 거야? 미친 정도야?”
도대체 얼마나 큰 건이길래 저렇게 놀라는 거지. 남경의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
“자, 장르가 뭔데.”
“으, 음,”
“음주 운전!?”
면허도, 차도 없는 놈들이 무슨 운전이냐며 소리치려던 남경은 민성이 2종 면허 소지자라는 사실을 기억했다.
“가만. 민성이가 면허증이….”
게다가 요 며칠 핸드폰을 손에서 놓질 못하며 정신이 팔려 있던 모습이 떠올랐다.
“아니야. 절대 그럴 리 없어. 기자가 뭘 잘못 알고 낸 거겠지.”
“아니에요! 진짜라고요!”
남경이 필사적으로 부정하자 신입 매니저가 핸드폰을 들이밀었다.
“보세요! 데이즈 분들 지금 대박 났다고요!”
[실패 없는 교복 전략? 데이즈 드디어 일냈다 ‘하이틴’ 컴백 무대 후 단숨에 1위 석권]
[데이즈, 첫 밀리언 셀러 등극]
[4단 고음 역주행에 이은 차트 돌풍, 데이즈 하이틴 전략 통했다!]
“뭐야, XX.”
남경의 얼굴이 차갑게 식었다.
핸드폰을 떨어뜨리면서 터졌다길래 당연히 안 좋은 기사인 줄 알았는데 그 반대였다. 신입의 ‘음’은 그 ‘음’ 자가 아니었다.
“음반 판매 100만 장….”
“네! 백만 장이요! 밀리언 셀러래요!”
초동 4일 차, 데이즈의 리패키지 앨범은 50만 장을 넘기며 정규 1집 누적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넘겼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데이즈 음원 차트 1위, 컴백 청신호]
음원 공개 후 10위권 후반에 머물러있던 순위는 컴백 무대 이후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WANT ME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너무 잘 됐어요!”
“어어. 잘 됐지. 잘 됐는데….”
경황이 없어 맞장구만 치던 남경이 신입을 향해 버럭 소리 질렀다.
“그렇게 말하면 오해하잖아!”
사수의 호통에 신입의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죄송해요. 저는 너무 기뻐서….”
고개를 떨군 신입이 의기소침해하자 남경의 마음이 약해졌다. 작게 한숨을 쉰 그는 지갑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내밀었다.
“됐다. 네가 무슨 잘못이 있겠냐. 이럴 게 아니라 가서 케이크라도 하나 사 와.”
“케이크요? 저희 파티하나요?”
넙죽 카드를 받아 든 신입이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남경을 올려다보았다.
“당연히 축하해 줘야지.”
“넵!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빨리 가. 내 눈앞에서 사라져.”
신입에게 농락당하는 사이 데이즈의 컴백 인터뷰는 끝이 나 있었다.
“아오. 녹화 하나도 못 했네.”
핸드폰을 주워 든 남경은 스태프들에게 협조를 구하며 깜짝 파티를 기획했다. 깍두기의 반란이었다.
* * *
그 시각 인터뷰를 끝내고 계단을 내려오던 백야는 발을 헛디뎌 크게 넘어질 뻔했다.
“으갹!”
“야, 조심해.”
다행히 율무가 팔을 잡아 주어 넘어지진 않았지만 많이 놀란 듯 넋이 나간 얼굴이었다.
발을 헛디딘 건 한꺼번에 여러 개가 뜬 상태창 때문이었지만, 놀란 건 내용 때문이었다.
[<밀리언 셀러> 달성!]
[<음원 차트 1위> 달성!]
[Lv.12 레벨이 되었습니다!]
하나같이 엄청난 단어들이었다.
“괜찮아요? 많이 놀랐죠?”
미동 없이 제자리에 얼어붙은 백야에 율무가 장난을 치며 안색을 살폈다.
“뭔데. 왜 그래?”
“어?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의아해하는 멤버들의 시선이 느껴지자 백야도 얼른 정신을 차렸다. 어떻게 된 건지 상황 파악을 하려면 화장실로 가야 할 것 같았다.
“나 화장실 좀. 너희 먼저 가 있어.”
백야가 율무의 어깨를 두드리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남경의 사주를 받은 덕진이 그를 막아섰다.
“어어…! 안 돼!”
“네? 저 화장실 못 가요?”
“지금 대기실에 인터뷰 대기 중이라 얼른 가 보셔야 해요.”
성공적인 서프라이즈 파티를 위해 덕진은 없는 스케줄까지 지어내며 필사적이었다.
“잠깐 화장실 다녀오는 정도는 괜찮지 않아요?”
“절대 안 돼요.”
민성이 백야의 편을 들어 주었으나 덕진은 완강했다.
“지금도 많이 늦었어요. 잠깐이라도 들렀다 가시는 게….”
어떻게 된 일인지 빨리 확인하고 싶었으나 고집을 부릴 수는 없었다.
결국 대기실로 향하게 된 백야는 어쩌다 보니 앞장을 서게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자꾸 뒤로 가라는 게 아닌가.
“형, 왜 자꾸 저한테만….”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분이 문을 열면 좋을 것 같아서. 저는 놀라실까 봐….”
그사이 우다다 달려온 청이 대기실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펑-!
문이 열리는 순간 파티 폭죽이 터지며 백야가 흠칫 어깨를 떨었다.
“무, 뭐예요?”
놀란 백야가 눈을 크게 뜨자, 고깔모자를 쓴 남경이 숫자 100이 꼽힌 케이크를 들고 서 있었다.
“얘들아! 밀리언 셀러 축하한다!”
“축하해~ 너희 지금 음원 차트도 실시간 1위야!”
쏟아지는 환호와 믿을 수 없는 소식의 연속에 데이즈는 벙찐 얼굴로 굳어 버렸다. 백야 또한 심각한 얼굴로 숨쉬기를 멈춰 버렸다.
‘밀리언 셀러에 음원 차트 1위? 이거 완전 천재 아이돌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