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1화
백야가 지한의 팔을 건드리며 눈으로 말했다.
‘저놈들이야!’
지한이 미간을 살포시 찡그렸다.
‘이렇게 된 거 네가 날 좀 도와야겠다.’
음소거 한 백야가 손을 파닥거리며 지한에게 작전을 설명했다.
자신이 저놈들을 참 교육하는 동안 너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막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졸지에 공범이 되게 생긴 지한은 기꺼이 응해 주기로 했다.
‘셋 하면 문 열 테니까 네가 나가서 바로 입구를 막아.’
원래 주인공은 늦게 등장하는 법.
백야가 먼저 나갔다간 저놈들이 또 도망을 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지한을 먼저 내보내는 게 나았다.
하나. 셋!
협의되지 않은 카운트에 조금 당황했으나 고수는 티 내지 않는 법. 지한은 놀라운 포커페이스를 보여 주었다.
날카로운 눈매의 독보적인 고양이상.
문이 열리며 안쪽에서 나타난 지한이 백야와 같은 그룹인 걸 알아본 두 사람은 대화를 멈췄다.
저희 쪽으로 오는 것 같은 느낌에 잠시 경계했지만, 지한은 저리와 친구를 그대로 지나쳤다.
달칵-
대신 입구에 멈춰 서 문의 잠금장치를 돌렸다.
“뭐 하세요?”
황당한 표정의 저리가 짜증 섞인 투로 말했다.
“나와.”
저리의 말을 가볍게 무시한 지한은 자신이 나왔던 칸을 돌아보며 말했다.
드디어!
흑화한 개복치가 등장할 타이밍이었다.
반쯤 열린 문 뒤에서 숨죽이고 있던 백야는 이때다 싶어 화려하게 등장했다.
쾅-!
“저희 구면이죠? 저랑 할 말도 있으시고.”
“너, 너…!”
배시시 웃으며 다가간 백야는 두 사람의 앞에 멈춰 섰다.
그리곤 저리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호선을 그리던 입꼬리는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도망가면 제가 못 찾을 줄 아셨나 봐요.”
실제로 못 찾을 뻔했지만 상대를 기선 제압하기 위해서는 조금 뻔뻔해질 필요가 있었다.
“찾아보니까 저보다 한 달 먼저 데뷔하셨더라고요. 선배님들.”
화가 많이 났는지 백야가 ‘선배’를 강조하며 은근히 비꼬았다.
“감히 2주짜리가 선배님들보다 잘나가서 배가 많이 아프셨나 봐요. 확인되지도 않은 소문을 사실인 것처럼 떠들고 다니시는 거 보면.”
그러나 순둥순둥한 얼굴로 화를 내 봤자 얼마나 위협이 되겠는가. 저리의 눈에 백야는 그냥 기분이 조금 안 좋아 보일 뿐이었다.
“제가 없는 말 지어냈어요? 그냥 남들 다 떠드는 이야기 좀 한 것 가지고 왜 유난이야. 하필 왜 거기 있어서….”
지금이라도 순순히 사과하면 정상 참작을 해 주려 했건만. 두 사람은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어 보였다.
덕분에 백야의 화만 더 늘어났다.
“그러게요! 하필 제가 들었네요, 재수 없게!”
광기에 가까운 급발진에 두 사람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지한은 흥미로운 듯 백야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리고 어차피 아무도 없었는,”
“없긴 뭐가 없어, 내가 다 들었는데. 그리고 없었어도. 이런 데서 떠드는 건 남들 다 들으라고 하는 소리 아니에요?”
맞는 말만 해대는 백야에 저리와 멤버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눈에서 뿜어져 나오는 광기가 예사롭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저 진짜 미친놈이거든요? 미친놈이랑 더럽게 얽히고 싶으면 어디 한번 오늘 있었던 일도 떠들어 봐요. 아주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
“…….”
“대답합니다! 알겠습니까?”
용맹 햄스터와의 기 싸움에서 진 두 사람이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느, 네!”
“조심 좀 합시다. 예?”
후-.
백야가 입으로 바람을 뿜어내자 앞머리가 팔랑거리며 위로 솟구쳤다 내려왔다.
볼일을 마친 개복치가 옆을 돌아보자 문지기는 말없이 잠금장치를 풀어 주었다.
어서 나가라는 듯 문을 열어 주기까지 하자 두 사람은 허겁지겁 화장실을 벗어났다.
“갔어?”
“응. 한백야 네가 그렇게 말 잘하는 줄 몰랐어.”
지켜보다 안 될 것 같으면 끼어들려 했는데 지한이 나설 새도 없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지한의 생각이었고, 개복치의 심장은 터질 것처럼 뛰고 있었다.
벽에 기대 주르륵 아래로 미끄러진 백야는 기운이 다 빠진 얼굴로 지한을 올려다봤다.
“나 쫄려서 죽는 줄 알았어. 한 대 맞는 줄.”
“네가 왜 맞아. 때리는 쪽이면 모를까.”
한두 번 협박해 본 솜씨가 아니더라며 말을 잇자 백야가 못마땅한 얼굴로 흘겨봤다.
“그거 욕이지.”
“칭찬이야.”
방금 꽁무니 빠지게 내빼는 걸 보고도 모르겠냐 하자 백야는 그제야 긴장이 풀렸다.
“몰라. 난 이제 미친놈이라고 소문날 거야…. 아니지. 그래도 만만해 보이는 것보다는 낫잖아.”
뒤에서 그런 이야기를 떠들어대는데 충분히 기분 나쁠 만했지.
백야가 자기 합리화를 하자 지한도 그 말에는 동의한다며 격려해 주었다.
“화낼 만했어. 나였으면 이 정도로 안 끝내.”
“…그럼?”
“어디 가둬 두고 잘못했다 빌 때까지 괴롭혀야지.”
고문을 하겠다는 건가.
대답 한번 참 살벌했다.
슬금슬금 멀어진 백야가 경계하는 기색을 보이자 이번에는 지한이 난감해했다.
“농담인데.”
“…….”
“웃어.”
개복치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아하하. 아이고 배꼽이야….”
아닌데. 농담 아닌 것 같은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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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데이즈 웹드 하이틴 1화 줄거리
추천 328 반대 26 (+198)
(데이즈 하이틴 포스터.jpg)
이게 뭐냐면 데이즈라고 요즘 핫한 남돌인데 자컨으로 웹드라마를 제작함!
주연은 당연히 데이즈ㅋㅋㅋㅋ
돌아버린 대사에 비해 담당자들은 진심이었는지 퀄리티가 꽤 좋음. 찾아보니까 제작사도 웹드 명작 여럿 만들어낸 곳이더라ㅋㅋㅋㅋㅋ
아무튼 1화가 어제 공개됐는데,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밌게 잘 봤음! 다음 화가 기다려질 정도.
먼저 간단하게 등장인물 소개를 하자면.
1학년 : 한유연, 한백야, 청청
2학년 : 나율무, 한지한
3학년 : 도민성(주장)
일단 율무 빼고 다 같은 학교고, 농구부로 유명한 고등학교라는 설정.
방학을 맞이해서 부산으로 가족여행을 간 민성이 율무를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됨!
(자전거 타는 율무.jpg)
집안 사정으로 부산에서 막 상경한 농구 천재.
이른 새벽.
자전거 짐받이에 요구르트 얹은 율무가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음. 참고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음.
(운동복 백야.jpg)
아침부터 부지런히 조깅 나온 서울고 농구부 마스코트.
당연히 부딪힘.
(넘어진 두 사람.jpg)
팔을 다친 백야가 아파함. 분장인 거 알면서도 맴찢ㅠㅠ
아무튼 죄송한 율무가 거듭 사과하자 백야는 쿨하게 괜찮다 함. 멀쩡하게 일어나서 다시 조깅하며 사라짐ㅋㅋㅋㅋㅋㅋ
(등교 중인 유연 청.jpg)
이 둘은 서울고 에이스로 백야와 같은 농구부원들임. 극 중에서 진짜 에이스5.
앞서 걸어가는 백야를 발견한 두 사람은 달려가 친한 척 어깨동무를 시전함. 그런데 백야가 아파함ㅠㅠ
새벽에 아스팔트에 갈아버린 팔 위로 캐릭터 밴드가 붙어 있음.
(2학년 교실 지한.jpg)
A5 멤버라면 당연히 1분단 제일 끝 창가 자리 아니겠음?
펄럭이는 커튼이 사라지자 바람 타고 불어온 벚꽃잎이 흩날리며 또 다른 농구부원이 등장함.
이 장면은 감히 한국 웹드 3대 등장 신이라고 말할 수 있음.
(전학 온 율무.jpg)
뚜둥-!
다시 등장한 농구 천재. 전학 옴.
율무의 예사롭지 않은 피지컬에 지한이 빤히 봄. 율무는 노골적인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음.
하. 지. 만.
유일하게 비어 있는 지한의 옆자리.
담임이 저기 앉으라더니 지한한테 학교 구경까지 시켜주라 함.
(복도 컷.jpg)
민성, 유연, 청, 백야.
A5 중 네 멤버나 모여 있음.
생긴 건 차갑지만 마음은 누구보다 여린 청이 백야 팔에다 붕대도 감고 팔걸이도 줌.
깁스 위에 글자 적어보는 게 평생 꿈이었다 함ㅋㅋㅋㅋㅋ
(걸어오는 지한 율무.jpg)
학교 구경시켜주는 중에 A5 멤버들을 만남. 당연히 서로를 알아보는 율무와 백야, 민성.
또 사과하는 농구 천재.
민성은 마스코트 팔 갈아놓은 게 율무라는 거 알고 눈을 번쩍임. 돌아버린 계략의 눈빛이었음.
백야는 괜찮다 하려는데 민성이 옆구리를 세게 찌름.
(찡그린 백야.jpg)
민성은 이때다 싶어서 입을 털기 시작함.
[민성 : 큰일이네…. 백야가 팔을 다쳐서 연습에 참여를 못하다니. 곧 시합도 있는데. 흑흑.]
눈물 훔치는 척 입으로 움ㅋㅋㅋㅋㅋㅋㅋ
네 사람은 지한, 율무가 오기 전까지 부산의 농구 천재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이었음.
그리고 셋 중 유일하게 눈치 있는 유연이 율무를 알아봄.
(백야 발 밟는 유연.jpg)
유연은 거들 뿐.
[백야 : 아악!]
백야가 소리 지르니까 이때다 싶어서 민성이 달려듬.
[민성 : 이거 봐, 이거!]
보다시피 아주 포악한 놈이라며 달래고 오겠다고 데려감ㅋㅋㅋ
졸지에 인성 파탄 난 백야와 반쯤 넘어온 농구 천재.
(미안해하는 율무.jpg)
계략공은 방과 후에 두 시간씩. 1부 연습만 도와달라고 억지를 부리고 율무는 하는 수 없이 승낙함.
여기까지 A6 탄생 일화였음.
+ 다음 화에 백야가 라디오에서 했던 명대사가 나올 것으로 추정됨.
(유연 볼 콕 짤.gif)
♥다들 하이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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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한이 커튼 날리면서 벚꽃잎 맞는 거 진짜 극락이다
- 백야 깁스에 ‘이 햄스터 데이즈 꺼’ 미쳤냐고ㅋㅋㅋㅋㅋㅋㅋ 청이니?
- 대사 오글거리는데 귀여워 보이면 제가 미친 걸까요
- 백야, 청 생활연기 달인ㅋㅋㅋㅋㅋ 둘이 실제로 숙소에서 저러고 놀 것 같아
- 얼굴만으로 이미 레전드라 솔직히 연기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해서 놀랐음ㅋㅋㅋ 물론 어색한 건 있지만 첫 연기에 이 정도면 뭐...
- OST 좋다
- 민성이 주장이라서 진지한 캐릭터일 줄 알았는데 걍 신스틸러ㅋㅋㅋㅋ 원래 성격도 저래?
- 커튼남 누구야?? 왜 연기 잘해? 저 사람도 배우야?
└ 데이즈 지한. 특기는 랩
- 요구르트 배달하는 율무 너무 소중해... 근데 요즘 다 전동카 타고 다니지 않아?ㅋㅋㅋㅋ 고딩이라 면허 없어서 자전거인 거냐고ㅠ
- 마지막 유연이 짤에 사망...
- 얘네 요즘 인기 많던데
- 백야 생긴 게 너무 시트콤 막내아들 재질ㅋㅋㅋㅋㅋ
- 예고편 보고 ID가 얘네 버린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멀쩡해서 놀랐음
- 애들 1화 다 같이 볼 거라 그랬는데 봤을까ㅜㅜ
- 그래서 누가 제일 먼저 소리 질렀는지 우리도 결과 알려줘...
늦은 새벽.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온 멤버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거실에 둥글게 모여 앉았다.
“우리 일단 가족회의를 먼저 하고 드라마는 그다음에 보자. 너무 피곤하면 다음에 봐도….”
“무슨 소리야~ 봐야지~”
민성이 탈출을 시도했으나 율무가 철벽 수비했다.
야식으로 우유를 데워 온 백야도 자리에 착석하며 우유를 홀짝였다. 개복치는 민성이 드라마를 언급한 순간 떠오른 퀘스트를 읽어 보는 중이었다.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Q. 항마력 주의보(1) : 등급이 높더라도 항마력이 낮으면 소용없어요. 수련을 통해 당신의 항마력을 Up 시켜 보세요!
- 영상이 끝날 때까지 평정심 유지하기
※ 실패 시 <안 본 눈 사요> 진행]
‘실패 시 진행해야 하는 퀘스트면 벌칙인가.’
차라리 패시브 강화를 겪는 게 더 나을 정도로 수치스러울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