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화

“네. 청이 씨.”

“왜 대신해요?”

“아, 이때 멤버분들은 내려오셔서 환복하셔야 하는데요. 청 씨랑 백야 씨는 섹션 2 마지막 곡으로 유닛 무대를 하실 거라 다른 분들보다 먼저 내려오셔야 해요.”

다른 멤버들이 무대 위에서 시간을 끄는 사이, 두 사람은 다음 무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Oh my god.”

생각만 해도 떨리는지 청이 가슴 위로 손을 올리며 심호흡했다.

이후, 막내즈의 무대가 시작되면 남은 멤버들은 아래에서 섹션 3을 위한 의상을 준비하면 된다고 했다.

“그럼 저희는요?”

섹션 3의 첫 무대는 다음 앨범의 타이틀곡인 <야화(野花)>의 선공개가 예정되어 있었다.

두 사람은 오프닝인 짧은 VCR이 나가는 동안 서둘러 환복을 해야 한다는 말에 백야의 입이 멍하니 벌어졌다.

“1분 만에요…?”

“앞부분에 유연 씨 독무가 있으니까 2분 정도 되겠네요.”

다행히 전통 의상이라 두루마기만 걸치면 된다는 말에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았다.

“선공개면 저희 무대 다 보여 드리는 거예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조율 중이에요.”

편곡을 해서 하이라이트 부분만 공개할 건지, 과감히 풀 버전을 공개할 건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했다.

“선공개 무대가 끝나면 율무, 유연 씨의 유닛 무대가 바로 이어질 텐데, 백야 씨랑 청 씨는 이때 남은 환복을 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섹션 3은 마지막 유닛 무대를 기점으로 분위기를 바꿔 EDM 파트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때 팬 라이트를 이용해 관객과 하나가 되는 연출을 할 거라는 말에 율무가 관심을 보였다.

“멤버들이 모두 올라오면 캣워크로 돌출 무대까지 이동할 거예요.”

자료에는 멤버별로 정해진 구역과 이동할 동선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었다.

- 무대 특수 효과 장치 사용

그러다 동선 표 아래에 적힌 연출가의 코멘트에 율무가 손을 들었다.

“저희 폭죽도 터뜨리나요? 막 불 올라오고 레이저도 번쩍번쩍하고 꽃가루도 날리면 좋겠어요~”

“오오! 엄청나다!”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분에 청도 함께 흥분했다.

“실내 공연장인데 조금 과한 거 아니야…? 불날 수도 있어.”

한편 율무의 요구 사항이 조금 과하게 느껴졌던 민성은 동생들을 진정시키기에 나섰다.

그러자 스태프들은 들뜬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 미소 지었다.

“그 부분은 저희가 최대한 반영해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어지는 섹션 4.

마지막 섹션은 콘서트의 꽃, 앙코르 파트였다.

“섹션 3과 마찬가지로 공연장 전체 동선을 사용할 거고요. 오프닝 곡으로 다음 앨범 수록곡을 VCR로 선공개할 거예요.”

멤버들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데이즈의 첫 팬 송이 공개될 예정이었다.

마지막 VCR은 콘서트 제작 과정을 찍어 작업할 예정이라, 따로 촬영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에 남경이 흡족해했다.

“등장은 세 분씩 나눠서 이동차를 타고 중앙 돌출 무대로 이동하실 거고요. 공연장 전체 동선을 사용할 예정이라 내리신 후에는 자유롭게 돌아다니면 될 것 같습니다.”

안무는 가능한 곳에서 원하는 분만 진행을 해도 좋다는 말에 경청하던 백야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그런데요…. 혹시 공연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멘트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3시간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거예요.”

3시간….

공연은 총 3일이었다.

약 9시간을 무대 위에서 가슴 졸여야 한다는 생각에 백야는 벌써부터 입 안이 바짝바짝 마르기 시작했다.

반건조 복숭아 예약이었다.

* * *

===========================

[이슈] 겜박스에 사기당한 것 같은 데이즈

추천 1290 반대 66 (+561)

인기의 상징!

잘나가는 연예인이라면 꼭 찍는다는 게임 광고를 데이즈도 찍었음!

그것도 겜박스에서 작정하고 만든 아이돌 육성 게임이라고 해서 팬들의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런데 공개된 영상이ㅋㅋㅋㅋ 진짜 극한 직업 인증임ㅋㅋㅋ

[데이즈의 극한 아이돌 생존기 공개 <천재 아이돌로 살아남기 X 데이즈>]

일단 섬네일 자체는 무난했음.

제복 입고 손 모으고 있는 장면이었는데 재생 누름과 동시에 멘붕 시작ㅋㅋㅋ

(폐허가 된 성과 부서진 잔해들.jpg)

(쓰러진 전사들 사이 대검에 의지해 겨우 버티고 선 율무.jpg)

(포효하는 드래곤.jpg)

갑자기 분위기 판타지에 새로고침 하고 왔다는 나잉이들이 한둘이 아님ㅋㅋㅋㅋ

(마지막 힘을 다해 드래곤에게 달려드는 율무와 브레스 장전하는 투명 드래곤.jpg)

그러나 GAME OVER.

투명 드래곤은 짱짱 세서 드래곤 중에 최강이었음.

(줌아웃 된 핸드폰 속 게임 오버 화면.jpg)

(핸드폰 던지듯 내려놓으며 침대 위로 철퍼덕 엎드린 뒷모습.jpg)

몸 뒤집자마자 보이는 천재적인 얼굴에 내 맘도 같이 뒤집어짐ㅠㅠ

[유연 : 또 죽었어! 또!]

침대 위에서 팔딱거리는데 진짜ㅠㅠ 저걸 들고 튈 수도 없고ㅠㅠㅠ

(재도전하려는데 캐시 부족.jpg)

(때마침 떠오른 캐시 광고.jpg)

[<천재 아이돌로 살아남기> 지금 사전 예약하면 10,000캐시와 스타 포인트, 패시브, 스킬 즉시 지급]

[유연 : 아이돌로 살아남기? 이런 시시한 게임을 누가 한다고.]

원래 저런 말 하면 무조건 하게 돼 있잖아요? 결국 캐시에 눈이 먼 유연은 다운로드를 누르고 맘ㅋㅋㅋㅋ

유연이 사전 예약을 누르는 순간 초인종이 울리고, 거실에서 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는데….

[엄마 : 아들~ 택배 왔어.]

(화려한 택배 상자.jpg)

[엄마 : 아이돌 어디서 온 거던데. 설마 너도 쟤네 따라다니려고?]

(한쪽을 가리키는 엄마.jpg)

(방문에 붙어 있는 5인 데이즈 포스터.jpg)

[유연 : 아니이? 엄마는 무슨 그런 큰일 날 소리를. 난 저런 거 관심 없어.]

그리고 지금 SNS 뒤집어 놓은 여장 백야 ★백아 등장★

(여장 백야.jpg)

[백아(백야) : 저런 거? 아이돌은 아무나 되는 줄 알아?]

[유연 : 야, 내가 아이돌 하려고 마음만 먹잖아? 난리 난다 진짜.]

선 넘는 발언 + 플래그 제대로 꽂아버린 유연이ㅋㅋㅋ 그와중에 저 허세가 너무... 너무 귀엽잖아요ㅜㅜ

[백아(백야) : (어이없는 표정)]

[유연 : 쓰읍. 어디 오빠를 그렇게 노려보고.]

(백야 얼굴 손으로 죽 그어 내리는 유연.jpg)

(백야가 따라오기 전에 택배 들고 방으로 튐.jpg)

(상자 개봉.jpg)

그런데 QR코드 한 장만 달랑 들어있음ㅋㅋㅋㅋㅋ

이런 건 또 못 참지.

QR코드 찍자마자 바로 다운로드 되는 게임.

[예명을 입력하세요.]

본인 이름 적고 ‘확인’ 누르자마자 섬광이 번쩍임ㅋㅋㅋ

(분주한 백스테이지.jpg)

(혼란스러운 유연 앞으로 내밀어지는 구릿빛 손.jpg)

[유연 : 여기가 어디야? (놀람)]

[율무 : 가자.]

[유연 : 가다니 어딜…. 당신은 백의 기사 유르무르? 이 코스프레 같은 옷은 또 뭐야.]

[백야 : 잠 덜 깼어?]

[유연 : 한백아? 넌 머리가 왜….]

(주변으로 모여드는 다른 멤버들.jpg)

[지한 : 올라가자.]

[유연 : 어딜요?]

[민성 : 잘할 수 있지?]

[유연 : …뭘요?]

[청 : 당근 하지!]

[유연 : 누구세요?]

(엉겁결에 끌려 올라간 무대에서 두리번거리기만 하는 유연.jpg)

(그때 나타난 상태 창.jpg)

[패시브 <얼굴 천재(R)>가 자동 적용됩니다.]

센터라 그런가 패시브도 얼굴 천재ㅠㅠ

[새로운 퀘스트가 도착했습니다!]

[Q. 천재 아이돌로 살아남기 : 약한 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

아이돌의 아이돌이 되어 위기로부터 탈출하세요. (๑و•̀ω•́)و]

근데 이렇게 끝이면 내가 시간 내서 이런 글 쓰지도 않았음ㅋㅋㅋ

※여기서부터 항마력 주의※

(바리스타 데이즈.jpg)

[민성 : 손님. 주문하신 바닐라라떼 나왔습니다.]

(록 밴드 데이즈.jpg)

[청 : 이야아아아오우!]

(집사 데이즈.jpg)

[지한 : 어서 오십시오. 아가씨.]

(플로리스트 데이즈.jpg)

[유연 : 오늘은 데이지가 예쁜데. 데이지 꽃은 어떠세요?]

(인외 데이즈.jpg)

[율무 : 한 번만 깨물어 봐도 돼?]

(카우보이 데이즈.jpg)

[백야 : 같은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필요 없어.]

타앙-!

[다양한 콘셉트]

[500개가 넘는 무한한 스토리!]

(그리고 갑자기 시작되는 게임 테마 송 무대.jpg)

[리얼 아이돌 육성 게임]

[내 손으로 키우는 빛나는 나의 별 <천재 아이돌로 살아남기>]

이거 광고 기획한 사람 도핑 테스트해봐야 함ㅋㅋㅋㅋㅋ

문제시 삭제.

===========================

- 무근본 광고 1위

- 율무 대사 미쳤어???

- 와.... 인외, 플로리스트, 카우보이 실화임? 겜박스 작정했구나...

- 이게 어딜 봐서 게임 광고야ㅋㅋㅋㅋ 다 필요 없고 겜박스는 당장 메이킹부터 풀어라

- 백야 여장 개 귀엽다....

- 게임 광고라고 말 안 했으면 얘네 또 이상한 웹드 찍은 줄 알았을 것

- 너희가 또 이렇게 우리의 항마력을 키워주는구나...

- 백아 언니 날 가져ㅜㅜ

- 대사 상태가 왜 저래ㅋㅋㅋㅋ 지한이한테 저런 걸 시킨다고?

└ 이거 고양이 학대임ㅠ

- 쓸데없이 고퀄이라 열받아ㅠ

- 지금 사전예약 서버 터졌던데

- 육성 게임 특 : 툭하면 기절하고 죽고 엇나가고의 연속인데 이건 좀 다르려나

└ 툭하면 망돌 돼서 죽는 거 아님?ㅋㅋㅋㅋ

- 이건 뭔데 갑자기 오타쿠 마음에 불을 지름? 겜덕 심장 X나 뛴다

- 작년 K사 시상식 때 율무가 올려준 민성이 사진. 그때 하던 게임이 이거였나? (민성 사진.jpg)

└ 오 맞는 거 같은데

└ 어쩐지 암만 뒤져봐도 안 나오더라

- 미쳤어? 이게 뭐야ㅋㅋㅋㅋ 애들 데리고 이상한 거 좀 하지 말라고 ㅈㅂ

└ 누가 이런 걸 좋아하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