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화

2절 변주 부분에서는 베이스가 가야금으로 바뀌며, 가야금은 주로 기생들이 많이 연주하던 악기였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쭈쭈 : 변주 부분에 대해서는 뒤에 가서 좀 더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쭈쭈 : 텅 빈 편전. 옥좌 위로 꽃 한 송이가 놓여 있습니다.]

[쭈쭈 : 데이지 꽃이네요. 아마도 데이즈의 팬덤인 나이트를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편전의 중앙에 앉은 청의 모습이 보이고, 열린 문 너머로 하얀 달이 창에 걸려 있었다.

[쭈쭈 : 데이즈의 뮤직비디오에는 달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데요. 이 달은 조커를 상징합니다.]

[쭈쭈 : NAN의 가사를 살펴보면 ‘달이 가려지면 본색을 드러내’라고 대놓고 활동을 예고하죠.]

그리고 그 달이 이번 <야화>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으로 모습을 감추었다고 한다.

[쭈쭈 : 곡이 거문고 베이스의 1절과 가야금 베이스의 2절 변주로 나뉜 것처럼, 뮤직비디오 또한 과거와 현재로 나뉘어 있습니다.]

[쭈쭈 : 어두운 배경의 강렬한 비트. 이야기는 현재 시점으로 시작됩니다.]

술대를 쥔 손이 현을 치자, 줄이 끊어지며 청이 고개를 들었다.

카메라와 눈이 마주친 순간 클로즈업되는 얼굴. 붉게 물든 눈동자는 이내 달로 바뀌었다.

[쭈쭈 : 청의 눈동자가 붉어진 것으로 보아 그는 이미 뱀파이어. 즉 조커의 조력자가 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쭈쭈 : 달도 붉게 물들었죠?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월식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쭈쭈 : 편전 중앙에 선 데이즈 멤버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모두 흑색 곤룡포를 입고 있는 것으로 보아 세자의 신분임을 알 수 있으며, 왕좌와 그 위에 놓인 데이지 꽃을 노리고 있다는 해석이 이어졌다.

[쭈쭈 : 그런데 자세히 보면 율무의 곤룡포에는 용의 다리가 없습니다. 이무기인 것 같네요.]

이미 성직자, 하트(♥)임이 밝혀진 율무는 왕좌 싸움에 끼어들지 않고 일찌감치 용(왕)이 되기를 포기했음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쭈쭈 : ‘NAN’ 뮤직비디오에서 멤버들을 문 것으로 추정되는 지한이 제일 먼저 등장합니다.]

지난 <하이틴> 영상에서 백야가 조커의 조력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는데, 그는 이번 뮤직비디오를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 한철 피다 질 꽃인가

네 안에 자라날 연정인가

구태여 보지 않아도 어여쁘니

이미 내 향기에 취했구나

각종 화약과 칼, 무기들이 쌓인 들판 가운데 선 지한은 파워풀한 랩으로 도입부를 장식했다.

[쭈쭈 : 아름다운 장소와 달리, 들꽃 사이에 가려진 물건들의 정체가 무시무시하죠.]

[쭈쭈 : 지한의 뒤로 보이는 물건들을 보았을 때, 그는 역모를 일으킬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장면이 바뀌며 조선 시대의 장터인 저잣거리가 보였다.

백야와 민성은 이번에도 함께 등장했는데, 이 장면에서 두 사람의 비밀이 풀린다고 했다.

[쭈쭈 : 민성과 백야는 항상 함께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민성은 데이즈 세계관에서의 왕이 될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쭈쭈 : 그러나 조커의 등장으로 본인의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인물이죠.]

[쭈쭈 : 지금 보시면 민성의 복장은 가벼운 데 비해, 백야는 칼을 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쭈쭈 : 이 두 사람. 잠행을 나온 세자와 호위의 모습이 연상되지 않으시나요?]

백야는 콘셉트 포토에서도 허리에 칼을 차고 있는 등. 꾸준히 칼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으로 보아, 기사를 상징하는 잭(J)이 확실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쭈쭈 : 호위를 두고 다니는 존재는 왕이 유일하죠. 민성의 카드는 킹(K)인 것 같네요.]

두 사람은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중인 것 같다고 했다.

선물을 고르는 민성의 행복한 얼굴 너머로 주변을 경계하는 백야의 모습이 보였다.

[쭈쭈 : 이때 자객이 따라붙습니다. 이를 눈치챈 백야는 다른 호위들에게 민성을 맡긴 채 골목으로 그들을 유인하는데요.]

[쭈쭈 : 골목에 들어서자 순식간에 포위됩니다.]

급히 자리를 피하는 민성의 옆으로 스쳐 지나는 또 다른 인물.

귀에 붉은색 꽃을 꽂은 채 백성들과 어울리는 유연이 있었다.

[쭈쭈 : 유연은 저잣거리의 사람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모습으로 보아, 꽤나 그들에게 신임을 얻고 있는 존재인 것 같은데요.]

[쭈쭈 : 백야가 사라진 골목으로 들어가자, 백야를 포위한 자객들이 유연에게 길을 터 줍니다.]

[쭈쭈 : 이때 백야가 놀라는 모습을 보니 둘은 서로 안면이 있는 사이 같습니다.]

한편 풍경이 좋은 곳에서 거문고를 연주하며 즐겁게 놀고 있는 청.

그의 주변에는 양반으로 보이는 듯한 사내들이 거문고를 뜯으며 교류를 나누고 있었다.

[쭈쭈 : 그러나 연주가 계속될수록 하나둘씩 잠에 듭니다. 아마 그들의 앞에 놓인 붉은 꽃차 때문인 것 같은데요.]

[쭈쭈 : 다른 사람들의 잔은 모두 비어 있는 반면, 청의 찻잔만 그대로입니다. 이 차의 효능을 청은 미리 알고 있었던 것 같죠?]

[쭈쭈 : 여기서 잠깐. 혹시 눈치채신 분 계신가요?]

그는 이 붉은색 꽃이 조금 전, 유연의 귀에 꽂혀 있던 꽃과 같은 종류라고 했다.

[쭈쭈 : 이 꽃은 ‘NAN’ 뮤직비디오에서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꽃이기도 한데요.]

[쭈쭈 : 이 차의 효능이 사람들을 잠들게 하는 것이라면 ‘NAN’에서 모든 멤버가 다 뱀파이어에게 물려서 쓰러진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쨌든 두 사람은 이번 뮤직비디오에서 서로 협력하는 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청과 유연의 공통점은 하나였다.

[쭈쭈 : 자세히 보시면 두 사람의 목에는 뱀파이어에게 물린 듯한 송곳니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쭈쭈 : 아무래도 이 자국은 조커의 조력자라는 표식 같은데요. 그럼 여기서 잠깐, 정리를 하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쭈쭈 : 청이 귀족인 스페이드(♠)라고 가정할 때, 백성들과 어울리던 유연은 시민인 클로버(♣). 그리고 이번 역모에 자금을 대 주는 지한은 상인인 다이아(◆)가 되겠네요.]

이후 하이라이트 구간이 재생되며 푸른 조명 아래, 한복을 입은 멤버들의 군무가 이어졌다.

[쭈쭈 : 이어서 사또 모자를 쓴 율무가 등장해 궐 안을 돌아다니며 카리스마를 풍깁니다.]

[쭈쭈 : 하늘을 올려다보던 그는 불길한 낌새를 눈치챈 듯 경비를 강화하는데요.]

율무는 멤버들 중 유일하게 중립을 지키는 인물로, 누구에게도 협조하지 않고 맡은 임무에 충실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쭈쭈 : 달이 붉어졌죠? 드디어 결전의 밤이 다가왔습니다.]

[쭈쭈 : 밤이 찾아오자 조커의 활동이 대담해지는데요. 조커는 왕실의 보물인 꽃을 훔칠 계획을 세웁니다.]

잠시 후 나타난 인영이 전각에 횃불을 던지곤 사라졌다.

어두운 도포 자락과 목화 신발을 보아 무관으로 추정되며, 궁 안의 지리에 밝은 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불길은 기름을 따라 순식간에 번졌고, 어수선한 틈을 타 복면을 쓴 자객들이 담을 넘었다.

그 순간 장면이 다시 바뀌었다.

이번에는 슈트를 입은 멤버들이 붉은 조명 아래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허리에 꽂은 흰 천은 멤버들이 안무를 할 때마다 자연스레 휘날리며 한국적 요소를 극대화했다.

[쭈쭈 : 배경이 달라졌습니다. 멤버들이 조커의 함정에 걸려들었음을 알려 주고 있죠?]

뒤늦게 달려온 율무가 불길을 제압해 보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전각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불씨가 꽃잎처럼 흩날렸다.

[쭈쭈 : 모두의 시선이 화재 현장으로 몰린 이때, 민성이 백야의 칼을 뽑아 들며 급히 편전으로 달려갑니다.]

- 꽃 내음에 취해 거니노니

어느새 깊이 빠져들어

경계가 무너져

문이 거칠게 열리는 순간, 잠시 MR이 멎으며 꽃잎이 불어왔다.

가야금 사운드와 함께 시작된 2절의 변주 구간.

전혀 다른 분위기와 비트에 멤버들의 의상도 바뀌었다. 흰색 슈트와 전통 의상을 리폼한 퓨전 한복이었다.

[쭈쭈 : 꽃이 만개한 들판. 자욱한 안개. 마치 무릉도원 같네요.]

[쭈쭈 : 멤버들은 이곳에서 아름다운 무대를 펼치며 평화로웠던 때를 회상합니다.]

- 나 그대만을 위해 피어난

그대 손에 아스러지고픈

화 花

흰 천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전통 무용인 살풀이춤에서 안무를 차용한 듯 곡선의 미를 강조한 안무가 아름다웠다.

- 꽃이 피고 나비가 넘노는구나

한낮의 꿈처럼 아스라이

[쭈쭈 : 좋았던 순간은 모두 끝났다며 천을 날려 보냅니다.]

기존의 비트로 돌아와 이어지는 브리지 구간.

[쭈쭈 : 다시 현재로 돌아왔지만 이미 옥좌 앞에는 누군가 서 있는데요. 뒤를 도는 인영의 정체는 역시나 지한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손은 비어 있고 편전 어디에도 꽃은 보이지 않았다.

[쭈쭈 : 그런데 이상하지 않으세요? 민성의 곁을 지켜야 할 백야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 복면을 쓴 자객이 궐 담을 넘으며 사뿐히 착지했다.

가리개를 벗자 드러나는 말간 얼굴의 주인공은 백야. 그의 손에 들린 데이지 꽃 한 송이가 클로즈업되며 보였다.

- 눈앞에 어른거려

너에게 취해

[쭈쭈 : 백야가 꽃을 훔쳐 달아납니다. 그런데 머리 색이 갑자기 바뀌었죠?]

조금 전까지만 해도 흑발이던 백야의 머리가 붉은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얼핏 보면 동일 인물 같지만,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머리 색이 차이 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쭈쭈 : 그렇다면 백야의 머리가 흑발과 적발로 나뉜 이유는 무엇일까요?]

[쭈쭈 : 바로 백야가 조커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카드에 들어 있는 조커의 수는 두 장.

컬러 조커와 흑백 조커가 있었다.

[쭈쭈 : 아마 데이즈 세계관에서 백야는 쌍둥이로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컬러 조커는 이번 뮤직비디오를 통해 처음 존재를 드러냈고요.]

[쭈쭈 :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컬러 조커가 진정한 빌런이 아닐까 싶은데요. 흑백 조커는 잭(J)의 역할을 하며 멤버들의 곁을 지켜온 것 같습니다.]

[쭈쭈 : 그럼 지금까지 <야화> 뮤직비디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에도 알찬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와 씨. 대박.”

줄곧 흑발로 나오던 백야가 위장하기 위해 변장한 줄로만 알았는데 조커가 쌍둥이 카드였다니!

뱁쌔는 그의 엄청난 추리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쭈쭈, 그는 천재가 틀림없었다.

‘어쩌면 ID 직원일지도.’

뱁쌔는 이번 활동이 굉장히 기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