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6화 (6/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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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영이 침을 흘리고 자고 있을 때 그 모습을 한심하게 바라보는 두 여인이 있었으니....

그녀들의 이름은 '지수와 정연'이었다.

"야, 안 일어나!!! 곧 체육시간이란 말이야!"

"잠보야, 그만 좀 깨라."

어지간한 정신 어택에도 끄덕 없는 제영은 일어날 생각도  못했고, 최후의 수단 한가지만이

남아있었다.

정연과 지수는 동시에 소리쳤다.

"초코 케익이다!!!! 바닐라 무스다. 딸기 파르페다!!!"

"어디?, 어디?, 어디?!! "

벌떡 일어선 제영은 위와 같이 소리치며 교실 앞과 뒤를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박력 넘치는 그녀의 행동에 옆에 서있던 반친구들 까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정작 소리

친 그녀의 친구들도 멍하니 바라보았다.

문가에 서있던 선영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더니 말을 했다.

"흘리고 있는 침이나 닦아라."

침을 닦던 제영은 그제야 친구들이 자신을 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 분개하려 했으나 엄격한

호랑이 체육선생님의 수업시간이라는 걸 알아차리곤 부랴부랴 체육복으로 갈아입고  운동장

으로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어갔다.

광란의 질주를 펼치던 제영은 운동장에 간신히 도착하자 헉헉거리던 숨을 가다듬었다. 뭔가

가 이상했다. 아니 이상한 정도가 아니었다. 운동장에는 사람이 고작 열명남짓 보일 뿐이었

다. 거기다 그녀 뒤를 따라 나오리라고 생각했던 친구들이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주

위를 두리번거리는데, 그녀와는 다르게 느긋하게 걸어나오고 있는 예린, 지수, 정연, 선영을

발견했다.

그녀들은 반친구들과 함께 천천히 걸어나오고 있었다. 널브러져 있던 제영은 그녀들을 의아

하게 쳐다보았다. 그 표정을 관찰하던 선영은 예린과 지수를 보면서 뚱한 표정으로 의견을

물어봤다.

"얘 왜 이런 표정으로 숨을 몰아 쉬는 거냐?"

"혹시.... 너, 이번 체육시간 자율수업하는거 몰랐던 거야? "

예린은 조심스럽게 물어보았고 그 말을 들은 제영은 헉헉대던 자세 그대로 경직되어 갔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보던 지수는 불쌍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그럼 그렇지...

"수업시간에 딴 짓을 하니 그렇지, 저번 체육시간에 뭐했냐? 못들었어? 체육선생님이 일이

있으셔서 3반하고 같이 합동체육하게 되었잖아. 그 덕분에 선영이도 같이 있는거구."

그 소리를 들은 제영은 가슴을 움켜쥐고 옆으로 쓰러지는 시늉을 했고, 동시에 손짓으로 예

린을 불렀다.

부름을 받은 예린은 제영의 곁으로 가서 그녀의 입가에 자신의 귀를 가져다 대었다.

제영은 들리지 않는 작은 소리로 무언가를 이야기했고 그 모습을 의아하게 바라보던 지수는

물어 보았다.

"뭐라고 말하디?"

"....자기 사전엔 범생이란 단어는 없다는데...."

삐질거리며 예린은 말을 하였고 "역시나~"를 외치는 제영의 친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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