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22화 (22/127)

- Fantasy in dreams.... <21> 외출

제이드는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전과 달리 (마음속에서)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는 '좋은 아침'을 바라보았다. 건물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이마엔 어느덧 땀방울이 삐질 거리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직 낫지 않는 한 쪽 팔이 흰 붕대에 싸여 있었지만 그것 때문이 아니었다. 얀의 부탁을 생각없이 승낙해버린 자신의 태도가 몰고 온 병폐였다. 얀의 궁극의 공격에 넘어가 이런 결과를 가져오고야 말다니.... 정말이지 그 녀석의 미소엔 당할 사람이 없다니까-. "부탁해-."하는 애교 섞인 목소리와 윙크 한방에 승낙해 버리다니...

뭐-. 얀이 또 다시 그런다면... 또 넘어갈 것 같지만서도-.

결론지어진 자신의 생각에 닭살이 돋음을 느끼고 뒷머리를 한쪽 손으로 긁적거리던 제이드는 한숨을 쉬고는 곧 닥쳐올 정신적 충격에 대비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두려움을 주는 그것을 향해 거침없는 발걸음으로 나아갔다.

제이드는 자신에게 두려움을 주는 그것들을 헤치고 나아가 자신의 목표물을 발견했다. 그리고 목적한 바를 달성했다.

"얀, 여기 부탁했던 거..."

"어-. 고마워"

얀은 생긋 웃으며 말했다. 제이드는 솔직히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오전의 '좋은 아침'은 엄청난 여자손님들로 북적거린다. 얀의 부탁 말미에 아침에 와달라는 소리를 들었을 땐 별생각이 없었는데, 직접 와서 보니 장난이 아니다. 여자가 많은 것도 좋긴 하지만 이건 정말이지 '너무' 많았다.

제이드는 얀에게 소근거렸다.

"야-. 넌 괜찮냐? 여자들이 너무 많잖아-."

"뭐-. 이 정도 가지고, 에~ 부끄러워하는 구나, 제이드-."

뭐-. 이 정도 가지고? 거의 40명에 육박하는 여자들이 보이지 않는 거냐, 얀. '좋은 아침'에 있는 남자라고는 얀과 제이드 그리고 빌 아저씨가 전부였다. 비율로 보아도 13.3:1인데 땀방울 하나도 흘리지 않는 얀은 도대체 무슨 체질이란 말인가?

얀의 대단함에 제이드가 떨고있을 때 얀의 곁으로 엘라가 다가왔다.

"얀, 여기 부탁했던 것."

"아-! 고마워, 엘라."

얀은 기뻐하며 엘라가 내민 봉투를 받아 들었다.

얀의 손에 들린 봉투를 보며 제이드는 갸웃거리더니 대뜸 봉투를 벌리고 코를 처박았다.

"...뭐냐? 으악-! 웬 털뭉치!!!"

제이드는 뒷걸음질쳐서 빌 아저씨 곁으로 물러났다. 제이드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겨울 내내 그의 동생과 어머니에게 시달림을 받게 하는 그것! 털실 핀다. 감는 다 하며 그의 온 몸을 실패로 사용했으니 싫어할 만도 하지만 오늘은 더 했다. 그 이유는 그것을 얀이 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얀-. 설마하니 그거 네가 사용할 것은 아니지?"

"어-, 맞는데. 테드형 옷 짤거야. 형의 옷이 부실하거든. 시간 남으면 로인과 네것도 장갑 하나는 만들어 줄 수 있어."

"아니야. 내가 헛것을 보고 있는 걸거야. 집에 가서 한 숨자고 나면 이 꿈에서 깨어나겠지...."

제이드는 비틀거리며 여인들 사이를 헤치고 나갔다. 얀은 그의 걱정스런 모습에 한 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서 나의 환상에서 깨길 바란다구."

제이드는 얀이 건달을 무찌른(?)후부터 얀의 검술 솜씨를 보고는 가르쳐달라며 쫓아다녔는데. (막검술을 누가 배워--;)얀은 가르쳐 달라는 말을 질릴 정도로 듣게 되자, 그의 입을 막기 위해 현실에서는 하지 않던 것까지 손을 대었다. 그리고 결국에는 극약처방으로 털실까지 동원하게 된 것이었다.

엘라는 못 믿겠다는 듯 의심쩍은 눈초리로 얀을 보았다.

"얀, 설마하니 정말로 만들건 아니지?"

"아니. 왜? 테드형이 옷이 없긴 했는데 제이드 덕분에 만들게 생겼지 뭐. 겨울마다-편물숙제로- 만들곤 했으니까. 이 정도야 쉽지..."

".......!"

엘라는 못들을 걸 들었다는 듯 딴청을 피우다, 카운터 쪽에 놓여있는 노란 화이런 꽃을 발견하게되었다.

"어머-. 너무 예쁘다. 이거 누가 꽃꽂이 한거야?"

그녀는 앉아있는 소녀들에게 물어보았으나 대답은 정작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에서 들려왔다.

"어-, 마음에 들어? 가져가라. 제이드가 하두 못살게 굴길래. 다른 것 가르쳐 준다면서 그 녀석 앞에서 만들던 거라서 제대로도 못 만들었는데..."

"............!!"

엘라도 제이드와 마찬가지로 땀을 삐질거리며 자신의 테이블로 돌아갔다.

얀은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앉아 대바늘을 잡았다. 그는 테드형의 몸집을 생각하고는 대충 콧수를 세어 밑단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처음과는 달리 여유가 생긴 그의 모습이었다. 모임의 장소로 이용되는 '좋은 아침'은 중간중간 여인들의 주문을 받으면 그것으로 만사 오케이였다. 저녁의 시간보다 덜 바빴다. 그녀들은 이 곳을 집합의 장소(수다의 장)로 이용할 뿐이지. 먹으러 온 것은 아니었으니까.

얀의 곁에는 젊은 부인들과 소녀들이 열명 남짓 앉아있었다. 얀이 겉은 남자일지 몰라도 속은 여자(선머슴이라 할지라도--;)였다. 여학교의 40여명 친구들과 지내온 그는 이런 분위기가 더 편했다. 그러나 이곳 여성들이 보기에는, 여성인지 약간 헛갈리는 그라 할지라도 남자인 것은 확실한 것, 아직 남성들이 여성의 가사를 도와준다거나 여성의 일(요리사 빼고?)을 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시대였기에 뜨개질을 하고있는 얀이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스러움이 흘러 넘치는 얀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부인들과 소녀들은 구경이 한참이었다. 그런 그들 중에는 소피아도 끼여 있었다.

얀이 그녀를 편하게 대하자. 소피아는 수줍음을 벗어버렸고, 곧잘 무엇이든 물어보았다. 수줍은 그녀의 어디에 호기심은 그렇게나 많은지....

"얀, 이건 뭐야?"

소피아는 얀의 곁에 있는 탁자 위에 놓여진 이상한 모양의 물건을 들어올렸다. 솜씨 좋기로 소문난 소피아는 얀이 하는 것마다 관심을 들어냈는데, 오늘은 제이드가 가져온 이상한 모양의 철(모자모양)을 보고 궁금증을 참지 못하는 것 같았다.

"어-. 이건.... 이제부터 보여줄게 잘 봐."

짧은 시간에 밑단을 완성한 그는 몸통부분을 만들어 갔다. 준비작업을 마친 그는 그 철에 대바늘에 걸려있는 코를 빼어 철의 요철 부분에 알맞게 빼어 놓은 후, 대바늘로 그 만큼의 부분을 떠나간 후 빼어놓은 부분을 다시 떠나갔다. 몇 십분이 지나지 않아 하나의 꽈배기 모양이 완성되었다.

"아직 하나밖에 못 만들었지만, 다 만들면 보기에도 괜찮아..."

"와, 신기하다. 어떻게 그런 것을 다 알아? 처음 보는 기법인데, 너무 예쁘다."

그녀는 정말 신기한 듯 얀이 뜨고있는 편물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그녀의 소리에 여기저기서 궁금증을 참지 못한 소녀들이 더 몰려왔고 새로운 것을 본 그녀들은 자신들도 가르쳐 주길 원했다.

빌 아저씨의 부인인 바네사 아주머니도 다가와서 보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말 잘 만들었네... 여자보다 더 잘 만드는 것 같은데. 얀, 이번 부인회 모임에서 그것 좀 선보이지 않겠니? 다른 부인들에게도 알려주고 싶구나..."

"얼마든지요. "

얀은 웃으며 말했다.

"테드가 결혼을 못하더니 어디서 인간 브라우니라도 물어온 것 같구나. 그 녀석 복 터졌는데-."

빌 아저씨도 맞장구를 치며 웃었다. 웃음이 소녀들까지 전파되어 얀이 난처해 하고 있을 때, 문이 열리더니 문제의 인물 테드가 들어섰다.

"이런-. 황제도 제 말하면 온다더니..."

테드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빌 아저씨를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여인들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져 갔다. 진정 되어갈 때쯤 빌 아저씨는 말을 했다.

"자네, 왠일인가?"

"저-. 얀이 볼일이 있다며 불러서요."

"볼일?"

얀은 웃으며 말했다.

"네. 겨울이 다가오는데 식료품이라던지, 필요한 살림 몇 가지가 모자르는 것이 있어서요. 저 혼자 다 들고 가기에는 많아서... 나 아니였으면 어떻게 할 뻔했어. 말린 고기도 한달 분은 모자르다고..."

얀은 옆에 서있는 테드에게 면박을 주었다. 그러자 테드는 머리를 긁적였고, 빌 아저씨는 다시 미소를 띄었다.

"아-. 그래서 오늘 휴식 시간을 좀 더 늘려달라고 한 거였군."

"네-."

"그래. 잘 다녀오거라. 테드, 장가는 언제 갈거냐. 누가 보면 얀이 네 색신 줄 알겠다-."

"아, 아저씨도 참-."

얼굴을 붉히던 테드는 얀의 손을 이끌고 재빠르게 문을 나섰다. 그런 그들의 등뒤로 빌 아저씨의 웃음이 묻어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데이트 잘 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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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니(Brownie)란 [스코틀랜드]의 요정의 하나로서 요정이라고 해도 소인이며, 키가 인간의 약 1/4 정도밖에 안된다고합니다. 브라우니는 깨끗한 요정으로, 가족이 잠든 사이에 부엌을 정돈하거나 접시를 닦아 놓는 등의 서비스를 하는 가사일을 좋아하는 요정이라는군요.

'어디서 들었지?' 라고 생각하신 분들은 아마 엘야시온 스토리에서 읽으셨을 거예요.

아, 그리고 전 닭살에다가 통속적인 것을 좋아하니. 대패하나씩은 필히 챙겨두세요.

- Fantasy in dreams....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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