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짙푸른 어두운 밤... 달의 여신 카르디엔나의 힘이 라크람의 왕성을 은빛 사위로
물들일 때 왕성 정원을 가로질러 가는 어둠의 인영(人影)이 있었다. 재빠른 몸
놀림으로 움직이던 인영은 기척을 느낀 듯 갑자기 멈춰서서 밑까지 가지를 늘이고
있는 나무 밑에 몸을 숨겼다.
그(흑의를 입은 사람)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나무 밑에 조용히 앉아 보초를 서
는 경비병들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주변이 조용해지자 자신의 발 밑에 돌을 두어개 정도 주어 들고, 돌의 무게를 가
늠해 보려는 듯, 공기돌 놀이를 하듯 몇 번 위로 던지고 받기를 반복하던 그는,
적기라고 생각하는 순간, 앞으로 돌은 내던졌고 돌은 포물선을 그리며 궁성벽
앞 산책로에 떨어졌다. 돌이 떨어지는 타닥하는 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움직이
는 기척이 들리더니, 미처 눈으로 발견하지 못했던 주변을 경계하고있던 경비병
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돌이 떨어진 곳을 살펴보고는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하
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 갔다. 가만히 그들의 움직임을 보고 있던 흑의의 사람은
조용히 몸을 일으켜 자신이 목적하는 곳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등에는 야행(夜行)하는 사람이라고 생각지 못할 정도로 커다란 보따리가
매여 있었다.
높은 성벽에 서서 그런 그의 움직임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보고만 계실 겁니까?"
"훗, 재미있지 않나? 내가 사람을 잘못보지 않았어...."
평소와 다른, 미소를 띈 그의 모습을 어처구니없다는 듯 바라보던 후작이 말했
다.
"황태자님 지금 저분은 도망치고 계시는 겁니다. 그녀를 도망치게 만드는 직접
적인 대상은 태자님이겠죠. 약혼식이 3일밖에 남지 않았으니까요. 왕녀가 도망
친다면 아파넨제국과 라크람왕국과의 친선이 물거품이 될 겁니다."
"그게 뭐 대수인가. 어차피 쓸어버리려던 곳이었는데..."
황태자는 평범한 일을 말하듯 말을 내뱉었다. 피식 웃어버린 그는 자신 곁에서
안달하는 후작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말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재미있는 장난감을 찾았으니 그만둬야겠지. 왕녀라는 장난
감을 말이야."
페이든 황태자는 웃음을 지우고는 다시 차가운 냉소를 지었다.
"쥬아렌."
파앗.
그의 등뒤로 작은 미풍이 일더니 푸른 마법진이 그려지며 한 사람이 나타났다.
파란 머리카락을 허리까지 내리고 있는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조용하게 서있었
다. 간단한 경장을 한 그의 허리에는 투박해보이지만 자세히 본다면 고급스러운
어두운 청록색 금속재질의 샤벨(세이버)이 달려있었다. 근육이 없는 조금은 연
약해 보이는 사람이 그런 검(1.7kg~2.4kg 정도임)을 사용한다는 것이 이상했지
만 그 검과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는 것이 그가 풍기는 자연스러움으로 인해 눈
에 드러났다.
페이든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너는 이제부터 클로아 왕녀의 호위를 전담한다. 죽을 위기가 생기다면... 너의
목숨을 받쳐 그녀를 지켜라."
"황태자님!!"
페이든 황태자의 곁에 있던 크라우트 후작은 그 말을 듣고서는 당황해하는 빛
이 역력했다. 하지만 고개를 깊숙이 숙인 쥬아렌이란 사람은 으레 그러하다는
듯, 별 거리낌 없이 고개를 들고 무표정으로 잠시동안 페이든과 눈에 시선을
맞추다가,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렸다.
쥬아렌이 사라지자 후작은 자신의 처지도 잊은 채, 황태자에게 말하기 시작했다.
"황태자님 명령을 걷어 주십시오. 쥬아렌님은 한 분뿐인 섀도우 엠프리스입니
다. 그분을 홀대하시다니 역대 왕들중에서도 그런 분들은 없었습니다. 그분은
태자님의...."
"그만!"
날카로운 어조로 후작의 말을 자른 태자는 자조하듯이 말했다.
"어차피 그는 내 것이 아니야. 지 한몸 살기위해 몸부림치던 역대 왕들의 냄새
나는 유품일 뿐이지... 나에겐 소용이 없네. 황위가 내 것이 아니었듯. 제국의 물
건이라면...."
손이 으스러질 정도로 성벽을 쥔 채 앞을 내다보던 황태자는 이를 갈더니 후작을
차거운 눈으로 노려보며 말했다.
"철저하게 망가뜨려 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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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버(Saber)란?
샤벨이라고도 불리우는 검. 그러나 이 세이버는 펜싱의 샤벨과는 달리 군도를 말한다.
무거운 칼이지만 한쪽에 예리하게 날이 서 있다. 무게는 1.7~2.4kg, 폭 2~4cm.찌르기
만을 위한 직선형이나 베기 위주의 곡선형의 중간을 택해 끝부분만이 둥그렇게 되어있
는 것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앞 부분이 무협지 분위기가 흐르지 않나요? 저는 무협지를 5년정도 읽다가(?) 그 다음
2년은 판타지를 읽었기때문에 조금씩 설이 섞이는 것 같아요.
- 조금씩 수정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혹시 몇 개월이 지난 후 다시 보았을때
달라지는 부분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땐, '아니 이거 왜 이래?' 가 아니라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전에 읽으셨던 분들, 위쪽에 약간, 아주 약간 바뀐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나간다는 겁니다. 뭔말인지 이해가 안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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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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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05-09-2001 21:37 Line : 201 Read : 3514
[55] <차원 연결자-52.운명의 이끌림... 우연(?) no 필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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