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55화 (55/127)

<54>

"여기 바르멜 로스트 구이 2인분에 사과파이 작은 것 하나, 갈릭 브레드도 곁들

여서 주시구요. 치즈 감자 그라탕과 카차밀 샐러드.... 음 그리고 후식으론 알콜

이 들어가지 않은 펀치로 가져다주세요."

주문을 끝낸 얀이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입을 크게 벌린 채 자신을 보고 있

었다.

"왜 그래?"

"너 아프다면서 그거 다 먹을 수 있겠어? 로스트 구이만 하더라도 배부를 거

야."

"아핫, 너 몰랐나 보구나. 이 정도면 거뜬하지... 걱정하지마 남으면 내가 다 처

리할테니까. 나의 근성을 알게 해주지."

'그런 것은 몰라도 되.'

세스는 속으로 크게 외치고는, 얀의 말에 혼란스러워 지는 머리를 감싸쥐며 고

개를 돌렸다. 아침에도 골골하던 녀석이 식사시간이 되자 펄펄나는게, 자신의

눈으로 확인한 사실인데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또다시 이 시간이 지나면 축 늘

어져 버릴게 분명하지... 세스는 얀을 한심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눈에 거슬리는 무언가가 들어왔다. 잠시 동안 조용하게 그것을 째려보던 세스는

말문을 열었다.

"그건 뭐냐?"

"어? 이거?;"

얀은 자신의 오른손에 들려있는 빨간 것을 들어올렸다. 새빨간 천의 끝에 하얀

색 실로 얀의 첫글자 이니셜이 새겨진 손수건이었다. 얀의 옷차림은 그의 머리

카락색과 잘 어울리는 보랏빛이 나는 망토를 걸치고 검모양으로 생긴 브로치로

그것을 고정하고 있었는데.... 다른 것은 코디를 잘했다고 칭찬할 만했으나. 그의

손에 들린 빨간 손수건만이 유독 눈에 튀어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세스의 빛나는 눈초리에 약간은 찔리는 얀은 웃음으로 의기를 모면하려는지 기

운차게 웃어대었다.

"푸하하하. 빨간마후라의 사나이도 모르냐. 사내라면 정열! 정열의 빨간색!!

암. 암. 내가 생각해도 잘 골랐어. 푸하하하;"

얀은 땀을 삐질거리며 세스의 눈치를 보았다. 세스는 손수건을 보자 기분이 나

빠지는 것을 느꼈다.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든다거나 취향에 맞지 않아서 그렇다

는 것이 아니었다. 얀이 가진 손수건은 기분을 오싹하게 만드는 핏빛과도 같은

빨간색....이었다. 피의 향내가 물씬 풍겨올 것만 같은 그것의 색에 인상이 저절

로 찌푸려졌다. 손수건을 짜내면 금방이라도 선혈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고.....

불길한 일이 생길 것 같은 그런 기분을 자아내었다.

"세스-?"

걱정스럽게 묻는 얀의 얼굴에 세스는 푹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너의 감각(취

향)에 내가 뭐라고 할 수 있겠니....

"아니야. 신경 쓰지마..."

"..........;"

이미 얀은 세스의 말에 신경 안 쓰고 먹는 것에 열중해 있었다.(세스가 말하는

도중 식사가 도착했던 것이다)식탁 한가득 쌓여 있는 음식들에 질려 세스가 멍

하니 앉아있을 때 그를 몽롱한 정신세계에서 현실로 이끌어 줄 소리가 들려왔

다.

"자네 그 소문 들었나?"

"무슨 소문??"

"아, 글세. 주노에서 기적이 일어났다네. 에르카디스의 기적이 말이야."

"죽었던 사람이 부활하고 몬스터들이 사라졌으며 성스러운 축복의 기운이 주노

를 뒤덮었다는 것 말이야? 난 예전에 들었지. 자네는 이제서야 알았나?"

"에잉, 벌써 알고 있었단 말인가? 나는 모르는 줄 알았지.... 그렇다면.. 빵집 존

슨 씨의 소문 알고있나. 글쎄..... 말이지."

세스는 그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다 조그맣게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 그 당사

자가 있다는 걸 알면 더욱 놀라겠지. 사랑의 신 에르카디스의 가호를 받았다는

그 사람은 지금 입안이 미어터져라 음식을 먹어 치우고 있었다. 세스는 그 한심

한 모습에 한숨을 푹 쉬고는 얀이 음식을 다 먹어치우기 전에, 조금이라도 먹기

위해 우아하게 스푼을 들어 올렸다.

"쾅-" (의자 넘어지는 소리)

"야, 이봐. 어이, 어이."

루쉐는 제롬의 뒤통수에 대고 그를 불러대었지만 그는 루쉐의 음성을 듣지 못

한 듯, 무시하고 자신의 일을 행했다.

"그것이 정말 사실입니까? 사실이냐구요. 어디에서 일어난 겁니까? 제발 가르쳐

주십시오."

"제롬-. 말하구 싶어도 그렇게 흔들어대면 말하지도 못한다구."

루쉐는 이마에 손을 턱하니 올려놓고 한숨을 쉬었다. 식사를 잘 하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옆 사람의 멱살을 쥐고 사정없이 흔들어 대는 것이 아닌가. 자

신이야 식사하는 것에 정신이 팔려있었으니 무슨 내용이 오고간 줄 모르겠지만

제롬이 저렇게 흥분하는 걸로 봐서는 그가 찾고 있는 무언가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침착하던 사람이 얼굴이 벌개져서 저러고 있는 것을 보자니....

흠.... 그를 당황하게 만든 그것이 궁금해 졌다.

"뭐야, 알아낸 것이라곤 그 주노라는 도시에서 기적이라는 것이 일어났다는 거

잖아. 사람들의 말은 부풀려지기 십상이라고. 진짜로 그런 기적이 일어났다고

믿느니 포기하는 것이 나을걸. 개미가 산만해졌다고 부풀려지는 것이 소문이야."

루쉐는 이야기를 듣고 흥분해있는 제롬을 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무슨 대단한

이야기인줄로 알았더니, 고작 얻어낸 것이라곤 청춘남녀의 멜로물이었다.

"아니. 기적을 바라는 것이 아니야. 기적이라면 이미 이루어졌으니까. 말해준 사

람... 주노에서 직접 그 일을 곁은 사람이야. 필요했던 정보를 얻은 거야. -제롬

은 말에 힘이 주었다.- 기적의 중심에 서 있는 그... 내가 찾는 분과 인상착의가

같아. 더욱이 내가 가려고 했던 (기운을 느꼈던)방향에 그 도시가 있다는 건....."

그분을 만날 확률이 더 커졌다는 거지..... 그리고 그 기적이 일어났다는 시기도

자신이 얀님의 기운을 처음 느꼈을 때와 맞아 떨어졌다.

그분이다. 그분이야. 절망스런 마음을 그분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다잡았지만..

속으로는 체념하고 있던 것이 사실... 넓은 대륙에서 그분을 찾을 확률은 제로였

다. 하지만... 자신의 소원이 이루어졌다. 신은 자신의 간절한 바램을 들어준 것

이다.

3개의 도시를 넘어가면... 그분을 만날 수 있다. 한 달은 넘는 여행이 되겠지만....

한 달만 참으면....

그때 그의 감상을 깨는 소리가 들려왔다.

"헹, 뭐야. 정인(情人)이라도 되나 보지. 들어보니 남자자식 같은데.... 너 원래 그

랬냐?"

루쉐는 얼굴 가득히 좋아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제롬을 보자 아니꼬운 생각에

그의 비위가 상할 만큼 빈정거렸다. 하지만 이미 희망에 찬 제롬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가.... 훗, 나도 잘 모르겠는데....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아서... ..글세...뭐랄까...

나의 감정을 정의할 수가 없는데... -제롬은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빙긋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그분을 좋아한 다는 건 사실이겠지."

이렇게 애타게 찾고 있으니 말이야....

제롬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어봤을 듯한 환한 웃음을 지으며 루쉐를 바라보았

다. 그의 미소는 모든 것을 감쌀 듯 편안했으며 부드러웠다.

화악. 루쉐의 얼굴이 붉게 변했다.

뭐, 뭐야. 왜 마음 한구석이 두근거리는 거지?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루쉐는 당

황해 하며 얼굴을 돌렸다.

"어, 어서 가자구. 네가 찾으려는 녀석에게 가려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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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군요. 새삼 느끼지만... 참 신기합니다.

관심가져 주셔서 감사*^^*

앗, 손수건하니 생각이 났는데요. 왜 얀이 각혈을 하는 지 아세요?

(쓰는 사람이 사악해서 라구요? 후후후후, 정확히 맞추셨습니다.)

지금 얀의 몸은 금제가 쳐저 있습니다. 이건 아시죠?

그런데, 그것이 몸의 기운을 억압하니까, 몸이 반란을 일으키는 거죠.

하지만 금제가 더 세니까, 할수 없이 약자인 몸이 피해를 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게 각혈로 나타나는 거죠.

무협식으로 말하자면 큰 충격으로 몸의 기혈이 뒤엉켜서(?)

경락이 막히고...피를 토한다.

그런 식일까나?(윽,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체 하죠? 헤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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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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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05-09-2001 22:21  Line : 261  Read : 3577

[58] <차원 연결자-55.오후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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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 오후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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