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56화 (56/127)

<55>

화창한 봄날이었다. 날씨의 덕을 보는지 시장의 거리거리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

었다. 사람들이 많이 있는 장소는 당연지사 거리의 악사나, 장사꾼이 모여들게

마련이고, 또한 사람들은 볼거리가 제법 많은, 도시의 중심으로 이동하기 마련

이다. 그런 이유로 시의 중앙 공원은 온화한 날씨에 어울리는 밝은 빛의 면 포

플린 드레스를 입은 소녀들과 그녀들을 어찌해보려는 외양을 한껏 뽐낸 젊은

청년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젊은이들은 한 명의 아가씨라도 붙잡기 위해 어지간히 노력을 하고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성공할 수가 없었다. 도시의 사람으로 아니 보이는 나그네 두 명이

그네들의 수고스러움을 수포로 만들었던 것이다. 도시를 익힐 정도의 열기를 뿜

어내는 청년들을 뒤로하고 분수대의 물줄기만이, 한가로이 투명한 푸른빛 물방

울들을 뿜어내고 있었다.

포플러나무 밑에 놓여진 공원벤치에 앉아있던 얀은 따끔거리는 시선에 뒤통수

를 긁적이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 힐끔 앞의 소녀들을 바라보자 그녀들은 얼굴

을 붉히면서도 단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은 채 자신과 세스를 관찰하고 있었

다.

"원숭이라도 된 기분이네...."

땀을 훔치던 손을 내려 멋쩍은 듯이 머리를 매만지던 얀은 자신의 곁에 조용히

앉아있는 세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런 상황에 이외로 익숙한 듯 냉정한 얼굴

을 하고 있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까악거리는 소녀들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얀은 툭하니 말을 내뱉었다.

"쉬려고 했더니 그것도 쉽지 않잖아...."

소녀들을 둘러보다 청년들의 살벌한 눈빛과 마주친 얀은 어색하게 미소를 지

어보였다. 그런 얀의 모습을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조용하게 말했

다.

"좀 쉰 것 같아? 이제 가볼까."

자리에서 일어선 그는 옷매무새를 정돈하고 한 발 앞서서 걸어갔다. 아쉬움의

눈빛을 띄우는 소녀들 사이를 아무런 거리낌없이 지나가는 세스를 놀란 눈빛으

로 바라보던 얀은 허겁지겁 세스의 등을 따라잡았다. 기복이 있는 그의 걸음에

놀란 듯 은청색 머리카락들이 나풀거렸다.

세스를 따라잡은 얀은 다큰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그러하듯 대견하다

는 듯 세스의 등을 두드렸다.

"용하구나 세스, 너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할 수가 있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대단한 놈인 것 같다."

얀의 말에 가볍게 웃음을 터뜨린 세스는 장난꾸러기 같은 눈빛을 한 채 모래빛

의 머리를 내저었다.

"다, 누구의 덕분이지. 부동심(不動心)의 경지에 올랐다고 할까. 지난 4개월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 그것보다도 네가 이상한 것 아니야? 마을에서는 이것보다

많은 사람들(보통 여자라고 하지;) 앞에서도 끄덕도 하지 않던 네가 식은땀을

흘리는 것을 보니까 믿겨지지가 않던데, 제이드가 이 얘기를 들으면 아마 놀랄

거다."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온몸을 부르르 떨던 얀은 세스의 초콜릿빛과도 같은

맑은 갈색눈에 자신의 시선을 부딪치며 말했다.

"너 그 눈빛 보지 못했냐. 그건.... 먹이를 앞에 둔 야수의 눈빛이었다구. 엘라나

소피아들은 그렇지 않았어. 무서운 일이야. 어떻게 수도로 갈수록 여자들이 무

서워지는 것 같냐."

얀의 말에 살짝 올라간 입꼬리를 손으로 가린 세스는 그의 곁을 스쳐지나가며

낮은 소리로 읊조렸다.

"이제야, 깨닫다니 얀 네가 더 대단하다."

"어, 뭐라구??"

세스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얀은 갸웃거렸고 세스는 웃음으로 얼버무리며 얀

의 팔을 붙잡고 빠르게 걸음을 이끌었다.

그들은 시장을 돌며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준비했다. 약간의 베이컨 류와 마

른 식량 등, 간단하게 요기할 것들과 야영에 필요한 성냥이라든지 조그만 도구

들을 구비했다. 얀은 시장구경이 즐거운지 세상에 갓 태어난 망아지처럼 엄청나

게 뛰어다녔고 그 덕분에 그의 곱게 땋은 청은발 머리채는 하늘위로 솟아올랐

다.

그 놀라운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절레절

레 흔들었다. 빛을 받아 탐스럽게 반짝이는 은청색의 머리카락들을 보니 만지고

싶은 것은 무슨 까닭일까, 그런 짓을 하다간 주위 사람들의 어떤 표정을 할지

뻔히 아는지라 솟구쳐오는 충동을 억누른 채 조용히 얀의 뒤를 따랐다.

아침부터 골골했던 얀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물론 얀의 상태가 호전되었

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광경은 아침의 상황이 거짓말인 듯 느껴지게 만들정

도로 얀은 기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기운차게 돌아다녔다. 오전의 힘이 없어

비실거리던 얀의 모습을 생각하던 세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얀을 향해 말을 걸었다.

"힘들지 않아? 무리하는 것 아니야?"

세스를 바라보며 손등으로 이마를 훔치던 얀은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뭐-,약간의 빈혈기만 있을 뿐인데 걱정할 것 없어. 이런 것은 일주일뒤면.... 흡,

(이건 비밀이니까)아, 아니 잘 먹으면 낫는 거잖아."

'엄청난 양의 음식을 해치우면서도 그렇다는 게(빈혈을 일으키는 것이) 더욱 놀

랍지....'

식당에서 먹어댄 양을 생각하던 세스는 짙은 웃음을 머금은 채 자신의 손에 잔

뜩 들린 짐들을 추슬렀다.

"세스... 무겁지 않아? 내가 조금 들어줄까?"

혼자 짐을 들고 있는 세스를 보기가 미안했는지 얀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무겁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겠지. 하지만 이 상황에서 너에게 짐을 넘겨주었다

간 무슨 해코지라도 당할 것 같은데.... 네가 열심히 뛰어다닌 덕분에 말이야~."

얀의 불그스레해진 볼을 '톡톡'두드리던 세스는 얀의 귓가에 입술을 가져다 대

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내가 이렇게 하기만 해도 - 주위에서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봐, 벌써 반

응이 나타나잖아."

"그런데 어떻게 아까보다 우리주위에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그것도 여성들

이라면 이해가 가는데 말이야(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어느덧 이해하는 수준까

지;) 남성들이 더 많아. 혹시 여기.... 그런곳."

손으로 얀의 입을 사정없이 막음으로써 말을 중간에 스탑(stop)시킨 세스는, 얀

의 볼을 사정없이 쭉 늘리며 말했다.

"너의 특이한 외모때문이라구. 봐-, 네가 뛰어다닌 덕분에 볼도 약간 붉어지고

입술에는 분홍빛이 감돌잖아. 지금 네 모습은 영락없는 소녀야. 그런 너의 곁에

있는 내가 시샘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몰라. 하여간... 너도 대단하구나. 가

만히 있을 때는 여자가 모여들고 조금만 얼굴색이 변하면 여자로 보이니 남자

까지 끌어들이고 말이야."

"어-이. 그만... 그건 나만의 해당사항이 아닌 것 같은데 이들 중의 반(여성들)은

누.구.가 끌어들인 것 같은데 나한테만 책임을 넘기다니..."

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세스의 금발을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얀은 심술이 나

는지 그의 목선으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에 손을 뻗어 가.볍.게 잡아당겼다.

약간의 강도가 더해진 여성용 드잡이 질에 발끈했는지 세스의 이마에 심줄이

불어졌고 입가에는 차가운 미소가 감돌았다. 그의 미소에서 왠지 모를 위험을

느낀 얀은 살며시 게걸음으로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미처 피하기도 전에 세스

에게 덜미가 잡혔다. 자신의 곁에 얀을 세운 후, 두 손으로 얀의 머리채를 풀어

헤친 세스는 부드럽게 얀의 머리를 매만졌다. 바다에 노니는 물고기가 그러하듯

섬세한 세스의 손가락이 자유로이 머리카락사이를 누볐다. 그의 손길이 머리카

락에 닿을 때마다 자신이 지은 죄 때문에 찔리는 얀은 움찔거렸고 그것에 재미

를 붙였는지 세스는 얀의 귀밑머리를 귀 뒤로 넘겨주고는 우아하게 몸을 기울

여 그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감-히. 누구에게 싸움을 걸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게 해주지. "

닥쳐 올 상황에 잔뜩 긴장한 얀은 어깨를 움츠렸다. 허나, 세스의 손은 자신의

머리사이에서 움직일 뿐 별다른 징조는 보이지 않았다. 내심 안도한 얀은 꼭 감

았던 눈을 떴고 위험스런 경고의 미소를 짓고있는 세스의 얼굴과 마주하게 되

었다.

난처하게 웃고있는 얀을 재미있게 바라보던 세스는 만족스런 표정을 지으며 고

개를 끄덕였다.

"음, 이정도면 괜찮은데....."

괜찮다구? 도대체 뭘 말하는 걸까?

늦었다며 서두르는 세스의 등쌀에 궁금증을 뒤로하고 얀은 다급하게 발걸음을

옮기게 되었다. 다만 좀 전과 약간 다르다고 느꼈는데, 그건 뒷목이 허전하다는

것이다. 전의 머리스타일은 머리를 하나로 곱게 땋아 목옆으로 내리고 있었는데

지금은 어떤 수를 내었는지 가슴아래까지 내려오던 머리카락이 온데 간데 없었

다. 목이 허전~한게 활동하기 편할 따름이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전에

붙잡혀 끌려가느라 얀은 더 이상의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얀의 머리 양옆으로, 어린 소녀처럼 귀엽게 말아놓은 머리스타일만이 세스가 만

족해하는 이유를 말해주고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길을 걷던 세스는 뭔가를 느꼈는지, 멈칫하더니 걸음을 멈추고

시장 안쪽에 위치한 골목을 바라보았다.

"왜 그래?"

세스의 이상한 행동에 얀이 의문을 표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누군가 우릴 보고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내 착

각이었나.....?"

세스는 굳어진 얼굴로 골목쪽을 계속 바라보았다. 얀은 그런 세스의 모습이 낯

설었는지 약간 겁먹은 표정을 지었다.

얀의 시선을 느낀 세스는 얀에게 미소를 지어주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내 착각이었나 봐. 어서 가자."

그러고는 한발 앞서서 빠르게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치, 무언가를 떼어내고 싶

은 듯.

얀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세스의 뒤통수를 쳐다보다 그가 좀 전에 바라보았던

골목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상한 것은 없는 것 같은데.....'

"빨리 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린 얀은 세스를 향해 멋쩍은 미소를 짓고

는 그를 향해 총총걸음으로 달려갔다.

얀과 세스가 즐거운 마음으로 시장에서 멀어질 즈음, 세스가 바라보던 골목길에

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나타나 그들이 걸어간 방향을 눈짓으로 주고받고 있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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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끝에 부분이 덧붙여졌습니다.

며칠전 83화까지 보셨던 분들은 아마 이 사실을 아실까?

이처럼 저는 생각날때 수정하고, 내용이 조금씩 바뀌고 날리납니다.

아마 겨울방학쯤에 다시 본다면 '어라, 못봤던 내용이 잖아' 하는 것이

나올 수도...

그리고 궁금해 하실 분들은 없겠지만... 혹시 제롬 파가 계시다면...

얀과 제롬 언제 만나게해줄거예요?

라고 물어보실거라고 추측 됩니다.

그럼.. 전 이렇게 외침니다.

저 사디스트여요...(맞나요? 말을 잘...; 사디즘을 어떻게 변형시켜야지??)

사디즘:고통을 줌으로써 쾌감을 얻는 행위;

앗, 그리고 요즘 올릴 것을 쓰지못해서 머리가 아픈;관계로

라니안에 많이 올리지 못하겠습니다.

이제부턴 한번씩 읽어보구 올리려고 하거든요.

매일 5편씩 올리려구 하고있습니다. (이것도 꽤나 시간이 든답니다.

읽고 오타 수정하고... 이래도 나중에 오타가 다시 눈에 띈답니다ㅠㅠ)

그럼 내일 보죠. 아디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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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6  Line : 208  Read : 3213

[59] <차원 연결자-56.초대받지 않은 자(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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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자(1)

(56)

"내가 죽으면, 사랑하는 이여

나를 위해 슬픈 노래는 부르지 마세요

머리맡에 장미도 심지 말고

그늘진 사이프레스도 심지 마세요.

내 위에 초록색 풀이 덮이게 하여

비와 이슬방울에 젖게 하세요

그리고 원하신다면 나를 생각해 주세요

아니, 잊으시려면 잊어주세요."

타오르는 모닥불을 사이에 두고 얀의 높낮이 있는 음성이 숲을 어루만지듯 부

드럽게 울려퍼졌다.

얀의 낭송을 감상하고 있던 세스는 조용히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은은하게 마음을 울리는 시구인데..... 듣고 있다보면 시의 슬픈 마음에 동감해

버릴 것 같아. 그런데 설마.... 네가 쓴 것은 아니겠지?"

약간 걱정스런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있는 세스를 잠시 지켜보던 얀은 피식 웃

으며 말했다.

"내 머리에 이런 시가 써지겠냐? 이건 내가 있던 곳의 시인이 쓴 거야. 하나정

도 시를 외워두면 좋을 것 같아서 암기하고 있었던 건데 왠지 지금의 분위기가

시를 읊어야될 것처럼 느껴져서 말이야."

잠시 동안 '뭐 찔리는 것 없냐?'는 식으로 뚫어지게 얀을 쳐다보던 세스는 고개를 돌렸다. 그는 한숨을 쉬며 모닥불에 나뭇가지를 던져 넣었다.

생각에 잠겨있는 세스의 모습을 눈여겨보던 얀은 짐 속에서 악기 '캄'을 꺼내어

들었다.

그리고 가볍게 입김을 불어 음률을 조정하고 캄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음

악은 어두운 밤하늘을 배경으로 감미롭게 주변을 감싸안았다. 잠시 동안 고즈넉

이 연주되는 캄의 슬픈 아리아에 취해 있던 세스는 머리를 흔들고는 품에 있던

'알'을 꺼내어 들었다.

손을 들어 부드럽게 알을 쓰다듬는 세스의 모습을 흘깃 본 얀은 웃음을 참을

수 없어 연주를 그만 두었다.

"푸훗, 세스 이젠 그거 그만 둘 수 없어? 부화시키려고 그러는 거야? 여행내내

품속에 넣고 다니다니. 사람의 체온으론 결코 알을 부화시킬 수 없다는 건 너도

알고 있잖아?"

"그래... 나도 알고 있어. 하지만... 손이 간다고 할까. 이상하게 애정이 생겨."

알을 쓰다듬는 세스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으며 알을 빼앗아 들었다. 그러자 알에서 갑자기 눈부

신 광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당분간 압수."

"아앗!!"

졸지에 빼앗겨버린 세스는 얼이나가 버렸다.

세스의 모습을 지켜보던 얀은 틱틱대며 말했다.

"너 변태냐? 알에 애정이 생겨서 어쩌자는 거야?"

"뭐, 뭐? 변태!! 아-니, 학계에 파문을 일으킬 신종을 발견하여 기뻐하는 나의

마음을 그렇게 생각하다니."

세스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고개를 획 돌려 가늘게 뜬눈으로 얀을 뚫어

지게 바라보던 세스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런 쪽으로 생각하는 네가 더 이상하다구."

먹이를 빼앗긴 강아지의 눈을 하고 얀의 손안에 들린 알을 바라보던 세스는 뭔

가를 발견하곤 우수에 젖어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살아났다.

"너.... 조절할 수 있던 거야?"

"응.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알에서 나오는 빛이 내 맘대로 조절 대더라고."

알에서 뻗어 나오는 오색 영롱한 빛이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낮아졌다를 반복하

고 있었다.

"그것, 너에게만 반응하는 것과 상관이 있겠지?"

"그렇겠지."

"..............."

".............."

".............. ㅠㅠ"

".................;;"

"줄까?"

"응."

세스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헤드락을 하는 락가수라도 된 듯 열심히 머리를

흔들어댔다.

훗, 내 맘대로 되는 것이 또 있네.

심심한 나머지 세스를 놀려먹었던 얀은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 시장에서 있었던

일을 완벽하게 복수해 낸 것이다.

점잖은 모습에서 탈피하여 알을 얼굴에 가져다대고 부비부비 거리는 세스를 바

라보던 얀은 피식 웃음을 터뜨리곤 고개를 돌려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모닥불에

의해 창조된 붉은 빛들은 그의 얼굴에 음영을 만들어 내었다.

모닥불의 따뜻한 기운 때문에 나른해지는지 얀은 가슴께로 끌어당긴 무릎위로

얼굴을 묻었다. 풀 벌레소리만 조용하게 들려오는 숲의 공터에서 얀과 세스는

그렇게 공간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조용히 모닥불을 바라보던 얀이 세스에게 얼굴을 돌리고 졸

음섞인 음성으로 말했다.

"세...스, 물어볼것이 있는데."

잠의 기운이 묻어나는 웅얼거리는 말에 세스는 피식 웃음을 지우며 말했다.

"뭔데? 말해봐."

눈을 가늘게 뜨고 세스를 바라보던 얀은 팔사이로 얼굴을 파묻으며 웅얼거렸다.

"나만의 느낌일지도 모르는데... 너무 이상해서. 아까부터 기척이 계속들려. 그것

도 한군데도 아니고 이곳저곳에서. 동물들이라고 치부하면 그만이지만 그게 느

껴지게 일정한 장소가 아닌, 이곳저곳이거든.... 느낌으로 보면 한 종류의 동물로

보이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종의 동물들의 서식처는 같은 곳으로 정해져있지 않

나?"

얀의 말에 세스는 놀란 표정을 짓다가 얼굴을 수습하고는 들고 있던 나뭇가지

를 모닥불에 던져 넣으며 얀에게 조용하게 말했다.

"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 손가락으로 가리키지는 말구 네가 말한

동물의 기운이 어디에서 느껴지는지 위치를 설명해 줘."

"어?? 왜? 내가 잘못 느꼈을 수도...."

"빨리."

"아, 알았어. 음.... 너의 정면 큰나무 위에 두 마리 정도 있는 것 같고 그 아래

한 마리. 등 뒤 나무 위에 한 마리. 그 옆 수풀에 한마리. 밑에 내 옆의 수풀에

2마리. 반대쪽 나무 위에 한 마리. 거기에 조금 떨어진 수풀에 한 마리. 땅 아래

있는 것들은 우리가 있는 곳 근처인데 정확히는 모르겠어. 어, 세스? 왜 그렇게

날 쳐다봐?"

"너..... 그걸 다 알 수 있어?"

대략적인 위치를 기대했던 세스는 정확하게 집어내는 얀의 말에 놀라 새삼스럽

게 그를 바라보았다.

"난 또 뭐라구. 8년동안 오감운동을 하면 이 정도쯤은 문제도 아니지. 내가 지

금 컨디션이 나빠서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나의 청각을 벗어날 동물들

은 없거든. 그리구 그들에게서 나는 기운도 대략 느낄 수 있어. 그런데, 이상한

점은 그 동물에게서 나는 느낌이 뭔가 억눌러져 있다고 할까? 살기 비슷한데,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는 거야. 나도 몬스터들이나 사람을 상대했을 때 조금은

느껴봤거든. 그런데 이 기운은 조금 뭔가가 틀려. 뭔지 모르겠단 말이야."

훗,

얀의 말을 들은 세스는 피식 웃으며 조심스럽게 그의 곁에 놓여있는 장검을 잡

아 쥐었다.

"이런........ 얀 조심해. 아무래도 불청객들이 찾아온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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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위의 시는 영국의 여성 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시

입니다. 판타지 소설에서 간간히 인용된 거예요.

들어보신분들 꽤 될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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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7  Line : 207  Read : 3118

[60] <차원 연결자-57.초대받지 않은 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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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 초대받지 않은 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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