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57화 (57/127)

<57>

"이런........ 얀 조심해. 아무래도 불청객들이 찾아온 것 같아."

가라앉은 세스의 음성은 긴장감을 더해주었다. 조심스레 주변을 살펴보는 세

스를 보던 얀은 자신의 주먹을 내려다보다가 결심한 듯 고개를 들며 말했다.

"세스.... 내가 사용할 만한 무기가 없을까?"

뜻밖의 말을 들은 세스는 약간 움찔하더니 얀을 바라보았다.

"너도 싸우려고?"

"그럼. 어떻게 너만 내버려두냐. 나의 추측이 틀린다면 몰라도 대략 적의 수가

10명 안팎인데."

잠시 말없이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가로 저으며 웃

었다. ..그래... 네 몸을 지킬 것 한가지는 가지고 있는 게 좋겠지....

"그럼, 네 옆에 있는 것을 사용해."

얀은 세스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배낭이 놓여있었

는데 식사 준비품인 냄비와 국자, 칼 그리고 옷가지 등이 있었다. 그것들

을 확인한 얀은 황당한 기분에, 그런 기분이 고스란히 나타난 얼굴로 세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 설마 저걸 사용해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

"그럼, 이 상황에서 어디서 저것보다 쓸만한 것을 구하겠냐? 어서 준비하

라구. 보기엔 저래 보여도 청강으로 만든 거라서 웬만한 무기보다 강하니까."

정색을 하며 말하는 세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얀은 웃을 수도 없는 상

황에 속으로 난색을 표하며 부엌칼을 집어 올렸다.

그 모습을 어이없이 바라보던 세스는 자세를 잡으려는 얀의 어깨에 손을 올려

그의 행동을 막았다.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윽, 야-안. 너의 마음이 다급하다는 건 알겠지만 그걸 들어올리다니....

제발 참아줘라."

"네가 이걸 사용하라며."

얀은 불만 섞인 음성으로 세스에게 칼을 삐죽이 내밀었다. 세스는 황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터져나오는 웃음을 막으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킥킥, 내가 말한 건 그것 뒤에 있는 거야."

"어? 뒤에.....?"

세스는 이해를 못하는 얀에게 미소를 짓고는 자신이 직접 가서 그것을 가

져 왔다. 세스는 그것을 얀에게 내밀었다.

"설마하니 이걸 이런 용도로 쓸 줄은 몰랐는데. 제이드가 부러졌던 검을

'캄(=피리)'으로 만든다고 할 때도 장난기 많은 녀석의 재미있는 생각

이라고 일축했으니까. 누가 비싼 청강을 가지고 '캄'으로 만들 생각을 하

겠어. 검이라면 너와는 안 어울리지만 이것이라면 충분히 괜찮지. 공격위주가

아닌 방어는 막대기로도 충분하니까. 이게 저 녀석들에게 통할지 위문이지

만...."

'설마, 제이드 녀석 이런 일이 있을 줄 알고 캄을 청강으로 만든 것은 아니

겠지?' (실제로도 장난기 때문이었다;;)

장난스러운 미소와 함께 선물이라며 '캄'을 내밀던, 제이드의 얼굴이 생각났다.

웃음을 짓고 있던 세스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좋아, 이제부터 시작해볼까."

냉정한 얼굴로 사방을 둘러 본 그는 숨을 들이마시고 큰 소리로 외쳤다.

"발각된 건 알고 있겠지. 그만 모습을 드러내라."

싸늘한 냉기가 도는 음성에 얀은 찬바람을 집어삼켰다. 얀이 눈을 휘둥그래 뜬

채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모르는지, 검을 꺼내 공기를 가르던 세스는 풀이 밟

히는 소리에 자세를 바로잡으며 얀을 자신의 뒷편으로 이동시켰다.

"얀, 조심해 저들은 보통 검사가 아니야."

"보통이 아니라구? 그걸 어떻게 알아?"

"난 저들이 내는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했어. 내가 그리 뛰어난 실력은 아니지만

웬만한 대련에서는 지지않았던 나란 말이야. 그런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다

는건.... 저들이 나보다도 높은 위치의 검술에 달해있다는 뜻이야."

세스는 잔뜩 긴장했는지 검을 꽉 쥐고 있었고 그 악력을 견디지 못한 오른손은

피가 빠져나가 하얗게 보이고 있었다. 평소 침착하던 세스가 이렇게 불안한

이유는 그들의 실력이 높다는 것도 이유이겠지만 얀을 지켜야 된다는 부담감이

더 큰 이유일것이다.

가늘게 떨고 있는 세스의 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얀은 피식 웃으며 머

리를 가로 저었다.

얀은 '캄'을 왼손으로 고쳐쥐고 오른손을 들려올렸다. 잠시 후 허공에 머물고

있던 얀의 손이 공기를 갈랐다.

그리고... 정적이 감돌고 있는 숲 속에 귓가를 울리는 상쾌한 음향이 들려왔다.

"착------"

"으악~"

갑자스레 전해오는 아픔에 눈물을 찔끔거리며 잘 닿지도 않는 등판을 문지르고

있던 세스는 자신을 한심스레 쳐다보는 얀을 바라보았다.

"뭐야 얀, 이런 시기에 장난을 치다니 생각이 있는 거야?"

"....너야말로 생각이 있는 거야?"

"엉?"

얀의 느닷없는 반격에 얼이 나간 세스는 자신의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 음성을

내고 말았다.

"너 뭘 착각하나본데, 너는 혼.자.가. 아니야."

검지로 자신의 이마를 꾹꾹 누르며 한글자씩 이야기하는 얀의 손가락을 처낸

세스는 의아함을 가득 담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왜 모든 것을 혼자 떠맡으려 하지? 너는 혼자가 아니야. 날 못 믿겠어? 내가

아픈 것은 사실이지만 운신(運身)을 못할 정도는 아냐. 단지 팔에 힘이 들어

가지 않을 뿐이지. 그러니까 날 걱정할 필욘 없어. 나 보기보다 세다니까. "

훗.

그제서야 얀의 뜻하는 바를 알아들은 세스는 웃음을 지었다.

"네가 그런 소리를 할 처지냐?"

"뭐야, 못 믿겠다는 거야? 맡겨만 달라구."

얀은 자신의 가슴을 탕탕치며 말했다.

"내가 너의 후방도 지키지 못할 것처럼 보여? 그렇게 날 못믿겠어?"

짙어진 웃음을 머무금 채 잠시동안 얀이 분개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세스는

얀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심호흡을 한 후 고개를 들어 얀의 눈동자에

시선을 맞추었다.

진지하게 변한 세스의 얼굴을 의아하게 바라보는 얀의 귓가로 어두운 하늘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는 청명한 음성이 들려왔다.

"나, 세디로스 듀란테드 카필로아는 만인에서 평등한 죽음을 내리는, 운명을

관장하는 여신 가이아의 이름을 걸고 맹세합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행하려는 것은 단 하나, 마음을 건 진심입니다.

찰나의 순간으로 내뱉어지는 단어의 조합이기는하나 이 순간부터 나의 맹약은

영혼을 매개로 영겁의 시간을 계약하여 시간이 끝을 향해 거슬러 갈 것입니다.

...얀을 나의 영혼의 동반자로서 맞이하겠습니다.

이는 곧 나의 신념,

나의 믿음.

내가 원하는 바.

이것이 언젠가.. 나의 의지를 박탈하는 쇠사슬이 될지라도 나의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신의를 걸고 그의 모든 것을 믿고 따르겠습니다. 이것을 어길시에는

나의 생명을 당신께 바치겠습니다......"

세스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공기가 부드러운 훈풍으로

바뀐 것처럼 느껴졌다. 얀을 향해 살짝 윙크를 던진 그는 말했다.

"이 정도면 만족해?"

"어-. 어?!"

장난스럽게 던졌던 말에 생각지도 않았던 대어가 걸리자, 얀은 어쩔 줄 몰라

하였고 그런 얀의 모습을 잠자코 보고있던 세스는 얀의 머리에 손을 올려 그를

진정시켰다.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려진 손을 떼어내려는 생각도 없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는 얀을 재미있게 보던 세스는 얀을 제치고 한 걸음 앞으로 나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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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부디 나에게 신김치를~~~~~

쓴것은 나이지만 읽을 때마다 속이 미식거린다.

(쓸대는 즐기며 쓰는데 읽고나면 괴롭군.)

저~기에 쓴 동반자는 반려나 정혼자의 뜻이 절대로 아님 그냥 친구라는

의미예요.

(글의 내용연결이 좋지 않아도 그냥 즐겨 주세요*^^*)

다시 한번 읽어도 진짜 느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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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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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8  Line : 351  Read : 3189

[61] <차원 연결자-58.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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