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戰(1) 다 아시겠지만... 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싸울 전)자 입니다.
"나와라."
차가운 세스의 음성이 어둠이 침범해 있는 숲을 뒤흔들었다.
그러자 숲의 한쪽 구석에서 남성 특유의 톤이 낮은 음성이 들려왔다.
"...눈치가 제법 빠르군. 하지만 그것이 너의 편안한 죽음을 앗아갔다는
걸 알게 될거다."
수풀이 흔들리며 사람들이 걸어나왔다. 그들은 달빛을 반사하지않는 묵
빛의 간편한 레더 아머(Leather Armor)를 걸치고 있었다. 움직이기 편
한 활동성이 있는 옷차림이었다. 숲에서 나온 인원은 정확히 10명.
세스와 얀을 둘러싼 그들은 각자의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검은 복면의 사내는 검을 빼어들기가 무섭게 세
스에게 달려들었다. 그것을 신호로 여겼는지 그의 곁에 있던 다른 사내
들도 자신들의 무기를 들고 각자 얀과 세스의 퇴로를 막고 덤벼들었다.
날카로운 검격.
상당한 속도가 붙은 검이 가속도를 내며 세스를 향해 날아왔다. 세스는
검을 막는 동시에 힘을 주어 그것을 쳐내었다.
챙.
요란한 금속성 음이 고막을 때리는 소리에 세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
소리는 언제나 들어도 적응이 안 된다니까. 속으로 투덜대던 그는 상대
방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자신을 노리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본보기로
할 한명의 타켓을 지목했다. 그에겐 미안하지만 자신에게 손을 뻗은 이
상 봐줄 필요까지 느끼지 않는다. 그리고 봐줄 여유도 없을 것 같고.
2명이서 10명을 막는다라....
말이야 쉽지만 저들을 다 상대하단 체력이 부족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
면 그들에게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선물해야만 한다. 세
스의 눈빛에 차가운 냉기가 흘렀다.
세스는 목표물을 향해 빠르게 따라붙어 공격을 시도했다. 2연타로 목과
하체를 노리는 검술. 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어느 한곳만 막아서는 안
되는 변화가 숨겨져 있었다.
세스가 달려들자 처음엔 당황하던 사내는 힘없이 느리게 뻗어오는 세스
의 검을 보고 코웃음을 치며 막으려 했다. 하지만 사내의 검이 세스의 검
에 닿는 순간 환상처럼 세스의 검이 사라졌다. 그리고 자취를 감췄던 세
스의 검은 어느새 사내의 목에 꽂혀있었다.
그것을 본 세스를 공격하던 사내들은 움찔 자리에 멈춰섰다.
이것은 자신들이 보고 받은 것과 차원이 다르다.
그들의 표정을 본 세스는 냉냉하게 굳어있던 얼굴에 비웃음을 띄우며 말
했다.
"겨우 이 정도로 놀라셨나? 괜한 걱정했군. 기척이나 지울 줄 아는 도둑
고양이 같은 녀석들. 시간 낭비하게 할 생각말고 모두 덤벼라!"
자신의 체력에도 한계가 있다. 처음의 생각보다 별 실력없는 녀석들이라
고 할지라도 10명이라는 숫자는 장난이 아니다. 얀은 자신을 믿으라고
하지만.... 휴.. 믿을 사람을 믿어야지. 골골하던 그를 보면 있는 원래 실
력까지 밑보일 판이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격장지계까지 쓴 것이다.
이 정도면 얀에게 쏠렸던 관심(?)의 대부분을 자신이 받을 수 있겠지...
이크.
자신의 말에 열을 받은 것일까 아니면 당한 동료의 복수일까. 신경쓸 것
은 없지만 확실히 좀전보다 그들의 검술이 날카로워 졌다. 사내들의 검
은 숨 쉴틈도 없이 세스를 향해 돌진해왔다. 막고 찌르고 베고 세스는 정
신없이 검을 휘둘렀다. 그의 검이 스칠때마다 간간히 사내들이 쓰러졌
다.
치익.
앗, 한박자가 늦고 말았다. 왼쪽팔을 찔리고야만 것이다. 상처가 화끈거
렸다. 불에 덴것같은 쓰라림.... 하지만 이 정도는 평소의 대련때도 흔히
얻던 상처다. 역시 5명은 무리였나. 뭐 3명을 쓰러트리고 팔 하나 상처
입었으면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지만.... 남은 다섯명은...
세스는 자신을 향해 크게 휘둘러지는 검을 피해 상체를 뒤로 젖혔다. 그
리고 허리를 향해 날아오는 검에 자신의 샤벨을 가져다대고 그 반동으
로 몸을 뒤로 뺐다. 그러자 회심의 일격이라고 생각했다 도망치는 것을
도운셈이 되버린 남자는 눈에 불을 키며 세스를 향해 외쳤다.
"쥐새끼같은 놈!!"
"도둑고양이라고 했던 게 마음에 걸렸나 보지?"
냉소를 한 세스는 자신에게 돌진하는 검을 쳐냈다. 마지막 발악처럼 각
각 자신의 가슴과 등을 향해 검을 날리는 두 명를 보며 비웃음을 날리
던 그는 자세를 낮추며 앞의 사내의 품(?)에 파고들었다. 아슬아슬하게
검을 비켜선 세스는 당황한 사내의 복부를 힘껏 걷어차고는 빠르게 되
돌아서서 뒤에서 공격하고 있는 남자의 검에 자신의 검을 맞대고 거슬
러 올라갔다. 그때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반대편에 있던 남자들이 공격해
들어왔다.
그것을 흘깃 본 세스는 검에 힘을 주어 사내의 검을 튕겨 내고 빠르게 뒤
로 물러서서 자신을 향해 찔러 들어오는 검을, 몸을 반바퀴 돌려서 피하
며 원심력을 이용하여 자신의 손에 들린 검으로 상대방을 향해 찔러갔
다.
반원을 그린 검은 파공성을 일으키며, 푸른빛 한광(寒光)을 뿜어내었다.
갑자기 기습공격을 당한 남자는 막으려 했지만 세스의 날카로운 기
세를 어찌하지 못하고 가슴을 허용하고 막았다.
"크윽."
가슴을 관통한 검을 빼어들자 검붉은 액체가 흘러나왔다. 사내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가슴에서 흘러나오는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세스는 그런 것들은 미처 볼 사이도 없이 땅을 굴러 자리를 피했다.
퍽. 날카로운 금속의 병기가 멍하니 서있는 사내의 몸에 박혀들었다.
세스가 잠시 멈춰있는 때를 적기로 다른 사내들이 검을 날린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원했던 목표물을 놓치고 같은 편에게 검이 향한 것이다. 쓴
입맛을 다시는 4명을 바라보던 세스는 검에 흐르는 피를 털어내었다. 여
유가 철철 넘치는 행동을 하는 세스를 바라보며 사내들이 이를 갈고 있
을 때 얀이 있는 반대편 터에서 빠른 속도로 검이 맞붙이치는 소리가 들
렸다.
쇠붙이가 부딪치는 소리.
그 소리를 귓가로 흘려들으며 일시에 기습을 한 세스는 2명의 사내의 가
슴에 사선으로 긴 상처를 만들어주고는 흘깃 뒤돌아보았다. 얀은 장담했
던 것에 맞게 정말 잘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실력은 우위인 것으로 보여도 자꾸 멈칫 멈칫하며 기회를 놓치
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는 시간을 끌면 얀이 더욱 위험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마지막 일격을 날리기로 결심했다.
검을 바로잡은 세스는 사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호흡을 가다듬었
다. 그리고 그들을 노려보며 마음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세기 시작했다.
20...
19..
..
.
3....
2....
1..
0이 됨과 동시에 앞으로 쏘아져나간 세스는 자신의 오른손에 힘을 응집
시켰다. 그러자 그의 세이버를 둘러싸고 푸른색의 빛이 반뼘 정도 솟아
올랐다.
뭐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세스는 사내들을 향해 샤벨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들을 빠르게 스쳐지
나가며 얀을 둘러싸고 있는 사내들을 향해 돌진했다. 갑자기 들이닥친
검광에 놀란 그들은 빠르게 대응했고 그들의 신속한 반응에 세스는 싸늘
한 미소를 날리며 얀의 옆에 몸을 고정시켰다.
"어, 세스 네가 맡은 사람들은 어떡하고?"
그 동안 움직인 운동량을 말해주듯 상기된 얼굴로 물어오는 얀을 바라
보던 세스는 어깨를 으쓱하며 자신이 원래 서있던 방향으로 고개짓을
했다.
"차근차근, 정리하고 온거니까 걱정마."
"하지만... 저기 있는 둘은 멀쩡한데."
바쁜 와중에도 세스의 싸움을 보았는지, 얀은 고개를 빠르게 내저었다.
그러자 세스는 피식 웃으며 한마디했다.
"봐."
그러자 마치 줄에 고정되어 있는 인형같이 꼿꼿하게 서있던 그들은 세스
의 음성에, 마법이 풀리기라도 한 것처럼 천천히 앞으로 쓰러졌다. 무협
소설에서나 있음직한 일을 경험한 얀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적들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는 얀의 모습에 한숨을 내쉬던 세스는 앞을 경계하며
얀에게 물음을 던졌다.
"그나저나 장담을 하더니 아직까지 이 모양이야?"
"으-응. "
얀의 멋쩍은 미소를 보고 또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을 막으며 세스
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럼 이 몸께서 친히 적들을 물리쳐 드리지요."
세스는 빠르게 달려들어 공격을 가했다. 그러자 그들은 당황하는 기색
도 없이 협공을 하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기회를 노렸다.
어라. 이거 얕볼게 아닌데...
그들은 원래 한 팀을 이루고 있었는지. 각자의 수준을 별 것 아니지만 시
간차 공격으로 세스의 공격을 무마시키고 있었다.
얀이 그렇게 시간을 오래 끈 것이 이해가 되는군, 잘못 공격하다간 되레
이쪽에서 상처를 입을 테니까. 하지만... 당신들은 이번엔 상대를 잘못
골랐어.
세스는 전진하며 자신의 머리위로 날아오는 검을 머리를 숙여 피해냈
다. 그리고 자세를 낮게 잡으며 수평베기를 시도했다.
푸른 검광이 번득이며 3명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크윽."
"윽."
"세, 세스!!"
사내들은 각각 가슴과 목을 움켜쥐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그 모습을 아
무것도 담겨있지 않은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한쪽 무릎을 꿇
고 있던 자세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는 휘청거리는 몸으로 얀에
게 다가왔다. 얀은 잽싸게 그를 부축했다.
"수행이 부족했나? 아직 나에게 검기는 무리인가봐."
"대, 대단하구나 세스."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정신공격을 하는 얀을 식은땀을 흘리며 밀쳐낸 세
스는 검을 바로 쥐고 힘이 없는 발걸음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이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저렇게 심하게 하지 않아
도..."
세스는 멈칫하더니 얀을 돌아보았다.
"얀.. 이들은 훈련받은 검사야. 죽음의 어쌔신이지. 한번정한 목표는 길
드장이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바꾸지 않아. 그것에서 벗어나는 길은 그
들에게 죽음뿐이야. 우리가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구."
"......."
"뭐 그렇다고 해도 어차피 또 쫓아올 녀석들이니까. 목에 구멍난 사람들
은 빼놓고 그렇게 중상은 아니야.(어디까지를 중상으로 생각하길래;;)
이들을 치료할 자가 있을 때의 일이지만..."
얀에게 어색한 미소를 보내던 세스는 천천히 자신들의 짐이 있는 쪽으로
몸을 움직였다.
세스의 말이 맞다. 얀은 그가 한 말이 옳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세스의 뒤를 따라 걸어가던 얀은 이상한 기분에
고개를 들었다.
뭔가 꺼림칙한 기분... 중요한 것을 잊은 것 같은데 기억이 도통 나지 않
는다.
적들을 다 물리쳤는데도 신경에 거슬리는 무언가가 있다. 인상을 쓰며
고민을 거듭하던 얀의 눈에 뭔가 희미한 검은 것이 지나쳐 갔다. 섬뜩한
기운에 놀란 얀이 고개를 쳐들자 걸음을 옮기는 세스의 발 밑에 그 검은
기운이 몰려들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세스는 전혀 그런
사실을 모르는지 자신의 갈 길을 갈 뿐이었다.
이런, 처음에 땅 밑에서 느껴지던 그 기운이 이거였나. 얀은 자신이 생각
지 못했던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당황해했다. 안돼!!!
"세스!!"
챙강.
온 힘을 다해 달려온 얀이 어느새 세스의 등뒤에 나타난 낯선 남자의 검
을 막아내고 있었다.
"죽음...만이 벗어 날..수... 있는 길이라고? 하지만... 난 그런 건 싫어!!!"
얀은 이를 악물었다. 그리고 그를 밀쳐내었다. 또 다시 달려오는 사내를
바라보는 얀의 눈동자에 슬픈 빛이 떠올랐다. 얀은 캄을 들어올렸다. 그리
고 그가 자신의 앞에 달했을 때 그의 검을 막으며 힘을 다해 내리쳤다.
그러자 그의 의지가 캄에 전달되었는지 순간 캄이 은빛에 둘러싸이며 사
내의 검을 산산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얀은 사내의 목을 캄으로 내리쳤
고 그는 기절하며 쓰러졌다.
"야안......"
검이 가루가 되다시피 하는 놀라운 광경을 본 세스는 벌어진 입을 감추
질 못하고 얀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너에겐 미안하지만 아무리 우리를 위한 것이라곤 해도 그럴 필요까진
없는 것 같아. 나를 위해서 남을 상처입힌다는게... 아직은 마음에 걸리
거든.... 그리고.. 그러면 꼭 우리가 악역 같잖아!!"
마지막 말에 더욱 타당성이 붙는지 얀은 입을 부풀리고는 자신의 주위
를 둘러보았다. 세스와 자신의 주위로 쓰러져있는 사내들을 바라보고 있
던 얀은 고개를 푹 숙이고 그대로 땅에 앉아버렸다.
꿈이라고 생각하기에, 사람이 다치는 것에 별 거부감은 들지 않는다. 또
그들은 우리들을 노리는 것이었고. 하지만 이대로 가면 언젠가 나 때문
에 죽는 다른 사람들에게 무감각해질 것 같다. 그런 것은 싫으니까....
풀이 죽어있는 얀은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얀의 머리에 턱하니 손을 올
려놓았다.
"그런 논리가 성립되냐? 너는 항상 나를 놀라게 하는 구나."
한숨을 내쉰 세스는 얀의 곁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얀의 가냘파 보이는
등을 지지대로 삼아, 힘을 빼고 기대었다. 세스는 얀의 등에 기대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세스의 축 늘어진 몸이 무거웠는지 얀의 몸은 앞으로 숙여졌고, 얀은 몸
을 일으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때, 세스의 음성이 들려왔다.
세스는 얀의 귀에 들릴 정도로 작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난 언제나 정의의 편이라구."
부드러운 울림을 주는 목소리가 얀의 귓가에 맴돌았고 얀은 피식 웃으
며 뒤돌아보았다. 달빛을 받아 푸르게 보이는 세스의 금발이, 바람에 흩
날리며 빛을 반사하는 모습은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런데.. 이 사람들 왜 우릴 습격한 거지?"
"......."
머리를 긁적이던 세스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사람 잘못 본 거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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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땐 혼자 즐기면서 쓴다. 그러나 쓰고 나서 읽어보면 말이 않된다;;
왜 그렇지. 음... (제너스 고민중--a)
모자라는 것은 님들이 보강해서 읽어주시소~~~ (애교버젼)
* Leather Armor
문자 그대로 무두질한 가죽으로 갑옷을 만든 것으로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현대적인' 갑옷
입니다.
제너스는 줄여 말할때(애교로) 쓰는 거예요.
하지만 철자는 Janus에 가깝죠. 라틴어로 읽어서 야누스..
두 얼굴의 대문(?)의 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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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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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49 Line : 352 Read : 3140
[62] <차원 연결자-59.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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