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59화 (59/127)

59. 차원 연결자 -戰<2>

===========================================================

달빛의 여신..... 카므리스.....

다르크닌의 저서 中

'믿거나 말거나'에서 발췌

대(對) 암살자인 그녀는 대 암살자라는 명칭보다 애칭인 달빛의 여신 '카

므리스'로 더 많이 알려져있다. 암살자들 사이에서 이름을 떨친 그녀는

무패의 기록으로 어둠의 세계(살수, 소매치기 등의 범죄 소굴을 뜻함)에

서 유명했다. 실제 활동한 시기는 1년이 채 안되었으나, 그녀 이후로 나

타난, 무용을 떨친 그 어떤 검사들보다도 그녀의 이야기는 대단하다. 또

한 단기간의 무패(無敗)기록으론 전무후무(前無後無)할 정도로 수많은 적

들을 막아내며 카필로아 자작의 호위를 맡았다.

'검무를 추는 것 같은 움직임, 은색의 달 아래서 홀로 춤을 춘다. 격한 싸

움에 임하나 그녀의 행동에는 여유로움이 있고, 즐비한 적들 사이에서도

당황하지 않으며, 손에는 무기를... 하지만 그녀의 행동에는 자비가 녹아

들어 있다.

그러나 적을 비추는 눈동자에는 냉정함이, 그녀의 손속은 언제나 날카롭다.

그리하여 그녀를 본 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녀의 모습은 달빛아래에 서는

여신..., 하지만 전신(戰神)이라고...'

그녀에 대해 어느 음유시인이 전하는 말이다. 마치 춤을 추는 것과 같다

는 그녀의 동작은 살(殺)보다는 생(生)에 가까웠다. 실제로 막강한 능력을

지닌 그녀는, 검술말고도 마법쪽에도 능통한 마검사로 알려져 있으나, 임

한 적을 함부로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들이 있다.

그녀에 대해 확실한 것은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듀란테드 카필로아 공작

이 공작위를 받기 전 자작이었던 시기에 경호를 맡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여기에서 확실히 해야할 것은 그녀가 카필로아 공작과 관련이 있었다는

것을 빼놓곤 어느 것 하나 알려져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녀는 베일에 쌓인 존재다. 그녀와 친했던 그 누구도 그녀의 진짜 본명

이 무엇인지, 카필로아 공작과 만나기 전까지 어떤 일을 했었는지 알 수

없다. 단지 그녀에게 카므리스라는 이름을 지어준 이가 카필로아 공작이

라는 것 밖에.

여기서 '카므리스'라는 작명에 얽힌 구전되는 재밌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지는 확인 할 수 없지만 '캄'이라는 악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그녀에 대한 재미있는 설 중에는 그녀가 실제론 남성이라는 말

도 있는데, 그것은 아무래도 그녀를 시기하는 루머인 것으로 보여 믿을

만하진 않다.

그리고.... 어둠의 세계 밑바닥에선 이런 말이 떠돈다고 한다.

'카므리스를 만나지 마라, 그녀는 생명이 아닌 영혼을 앗아간다.

저자가 실제로 본적이 없으니....

책의 제목대로 '믿거나 말거나' 이다.

-----------------------------------------------------------

"이봐, 세스. 어쌔신들이 우릴 잘못 습격했을 거라고 하지않았어?!"

"....그...랬지.."

"그런데, 이건 무슨 일이야!!"

얀은 자신의 미간을 노리고 날아오는 화살을 쳐내며 말했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자신을 째려보는 얀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짓던 세스는 앞으

로 돌진하며 소리쳤다.

"우선 이 상황을 타개하고 생각해 보자구!"

"그렇게 해서 나한테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거기서!"

얀은 세스가 쓰러트린 사람을 폴짝 뛰어넘은 뒤 자신에게 달려드는 남자

를 향해 캄을 휘둘렀다.

뻑. 하는 사람구타하는 특유의 음향이 울려퍼지고 열을 받은 얀은 날뛰

면서 사람들을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벌써숲에서2번스쳐온마을에서3번길에서만도1번이야아니지금것까지

2번이군이정도면사람잘못본일이없을것같은데난죄질일은손톱만큼도

하지않았어그렇다면지금의이유는거기계신분께있다고봐도과언이아니

겠지?응??"

"얀 흥분하지 말고 숨 좀 쉬면서 말해."

"내가 흥분하지 않게 생겼어.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 마을에서는 근

사한 후식도 못먹고 쫓겨나오고. 더 이상 못 참아!"

"야안!!"

얀은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리고 계속 달려갔다.

"......"

하염없이 달려가는 얀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빽하니 소리를

질렀다.

"이 사람들을 내가 다 처리하란 말이야?!"

"뭐, 찔리는 게 없으면 말구."

얀은 뒤돌아 서서 윙크를 하며 말했다.

"........."

휴, 얀 말마따나 찔리는 게 있으니 할 수 없군.

세스는 호흡을 가다듬고 마지막으로 남은 5명의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검을 들어올려 그들을 겨누며 말했다.

"나를 찾아 온 걸 후회하라고."

사내들은 덤벼들었고 세스는 빠르게 이동하며 검을 휘둘렀다. 그가 지나가

는 주변에 쓰러지는 사내들이 속출했다. 결국 세스는 마지막 한명까지 처

리하였다.

"여, 실력좋은데. "

얀은 빙긋이 웃으며 세스의 등뒤로 다가왔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세스

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짐을 추스르고 일어섰다.

"다음 도시까지 반나절이면 갈 수 있어. 서두르자 그럼 맛있는 것 사줄테

니까..."

"정말!! 이 아니라구. 너 그걸로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것 아니야?"

"무슨 소리하는 거야?"

얀을 입술을 벌렸으나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다음 말을 잇지 못했다.

사람이 움직이는 기척이 들리며 쓰러져있던 남자들 중에서 한 명이 일어

섰던 것이다. 어깨를 감싸쥐고 일어선 그는 비틀거리며 얀과 세스에게

다가왔다.

"흥. 리더군. 충격이 꽤 컷을 텐데 일어나다니 정신력만큼은 알아줘야겠

는데... 또 해보자는 것인가?"

세스의 목소리는 낮고 싸늘했다.

"아, 아닙니다. 제가 감히 당신께 덤빌 수 있겠습니까. 그것도 혼자의 힘

으로... 실력이라면 이미 확인했으니까요."

사내는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얀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저 사람들이라면 걱정하실 것 없어요. 내 무기로 심한 상처라면 어딘가

부러졌을 뿐 목숨에 위협이 되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세스도 위험한

순간이 아니면 검등으로 내리쳤으니까... 거의 기절한 사람이 대부분일

꺼예요."

"...이번은 아무래도 저희들의 실수인 것 같군요. 당신같이 뛰어난 분이 계

신 것은 사전에 통고 받지 못했으니까요. 이 정도 실력이면 호위기사....

아니, 잠복해있던 저희들을 집어내던 예리한 청각과 뛰어난 몸놀림, 그

리고 그에 겸비한 날카로운 검술실력까지.... 어느 기관에서 파견된 대

(代)암살자겠죠. 저희들이 4개월전 받았던 정보망에는 당신의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없었습니다. 이번 싸움은 저희들의 실수였다고 말해야겠군

요.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전 야...."

"카므리스."

"엥?"

놀라서 얀이 바라보자 세스는 눈을 찡긋하며 말을 이었다.

"그 정도만 알아둬도 되겠지? 어차피 이 녀석의 정보는 그 어디에서도 찾

을 수 없을테니까. 습격한 녀석들에게 친절하게 대할 만큼, 난 마음이 넓지

않으니까."

"알겠습니다. 어차피 저희는 적이니까 그 정도로도 충분합니다."

세스는 뒤돌아서서 걸어갔다. 자신을 바라보는 얀에게 다가간 그는 얀

의 귓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우리를 노리는 사람들에게 진짜 이름을 가르쳐줄 필요까진 없잖아. 그

래서 대충 둘러댄 거라구."

"그렇구나... 그런데, 카므리스라는 건 무슨 뜻이야?"

잔뜩 궁금하는 얀의 표정을 바라보고 있던 세스는 '풋' 하고 웃음을 터트

리더니 말했다.

"넌 애병(愛兵)이 캄이니까. 그에 걸맞는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에-에?!"

그렇게 쓰잘때기 없이 이름을 짓다니.... 세스 넌 네 자식이 12월에 태어

나면 '십이'라고 지을 놈이야.

"어, 왜 날 한심하게 쳐다보는 거야."

"알면됐어."

얀은 세스를 상관않고 앞장서서 걸어갔다.

"잠시만...."

뒤에서 그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얀이 의아하게 쳐다보자 그는 망

설이다 말을 했다.

"목숨을 살려주신 것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명령이 철회되기

전까진 두 분을 노릴겁니다."

"알고있어. 어차피 찰거머리처럼 달라붙을 녀석들이니까 죽이든 그렇지

않든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서 한 일일뿐이야."

세스는 퉁명스레 말을 하곤 뒤돌아섰다.

"조심하시는게 좋을 겁니다. 이미 카필로아님의 얼굴은 다 알려져 있으

니까요. 이번엔 실패했지만 다음번엔 한 단계 위인 어쌔신들이 찾아갈겁

니다."

"신경써줘서 고맙군."

세스의 목소리가 조용하게 숲속에 울려퍼졌다. 그는 하늘을 올려보았

다. 맑게 보이는 푸른 하늘...

암살자와 푸른 하늘이라... 왠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이군...

세스는 머리를 가로 저으며 피식 웃고 말았다.

이런 날 정도는 넘어 가 줘도 좋잖아...

**

"루쉐, 편식하는 습관은 좋지 않다고 했잖아."

"이, 이런 제길."

"어허. 그런 말투도 버리라고, 성격형성에 안 좋아요."

"젠장."

"흐음. 루쉐군-."

"이봐, 제롬 좀 봐달라고. 매일 이런 이야기 듣는 것도 질렸어. 난 처음

엔 네가 기사 후보생정도일줄 알았는데, 지금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

아. 이런 남을 챙겨주는 습관은 하루아침에 쉽게 얻어질 수 없는 거야.

도대체 너의 정체가 뭐야. 정체를 밝혀. 밝히라구."

흥분하고 있는 루쉐를 멀뚱하게 바라보고 있던 제롬이 단어를 내뱉었

다.

"제르미스 파나인...."

"아-악, 그거 말구. 유치원 선생이라던가 뭐 그런거 말이야. 음.... 너의

행동엔 완전히 애 돌보기가 몸에 배어 있잖아. 솔직히 말하라구. 비웃지

않을테니까."

제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훗, 그러고 보니 이거 중증이군."

앞에 놓인 캐롯 스프를 보며 투덜거리는 루쉐를 보고있던 제롬은 미소

를 지으며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그렇게 먹기 싫으면 그냥 내버려둬."

"정말?"

루쉐는 두눈을 반짝거리며 되물어 보았고 제롬은 그 모습에 피식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루쉐는 자리에서 발딱 일어서며 말했다.

"난 목욕 좀 할테니까. 그건 알아서 처리해줘."

말을 끝낸 루쉐는 후다닥 여관 2층으로 올라가 버렸다.

그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던 제롬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테이블 위

에 놓인 스프를 바라보았다.

...캐롯 스프, 얀님과 추억이 담겨져 있는...

그의 눈에 슬픈 빛이 감돌았다. 얀을 돌보던 시절 영양가 있는 식사를 드

린다고 자신이 고집해서 식단에 넣었던 음식이었다. 환영처럼 자신의 손

에서 내밀어지던 스프를 받아먹는 그의 모습이 어른거렸다.

자신은 루쉐에게서 얀의 그림자를 찾고 있는 것일까. 가슴이 답답해져간

다. 묵직해져 오는 가슴을 움켜지고 있던 그는 고개를 흔들어 찹찹해져

가는 기분을 떨쳐내려 노력했다. 이제 1주일이면 얀님이 계신다는 도시

에 도착한다. 조금만 참으면....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왕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더 큰

불안감이 자신을 지배한다. 얀님과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니, 가슴 깊은

곳에서 헛된 의구심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행여나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설마 큰 병이라도 난것은.... 사고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너무 늦게 찾은 자신을 책망하지나 않으실까....

설마하니... ....

가슴이 점점 더 무거워져만 간다.

제롬은 팔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마음의 고통을 참아내려 입술을 깨물

고 있는 두 손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모습에 웃음을 터트렸다. 뛰어난 성적으로 촉망받는 기사

라 주변사람들의 부러움을 받았던 그 사람과 지금의 내 모습이 동일인이

란 말인가?

1년전의 자신만만하던 나는 어디가고 이런 나약한.... 알지 못하는 미래

를 가지고 불안에 떨고.

훗, 한달을 참지 못하고 어린애처럼 굴다니... 웃음을 터트린 제롬은 눈

가에 맺혀있는 눈물을 닦아내고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날을 위해

선 기운을 차려야 하니까.

잡념을 떨쳐버리고 걸어가는 그의 가슴속에는 얀을 향한 파문이 일고 있

었다.

--------------------------------------------------------------------------------

Back : 63 :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60.세스의 고백(1)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61 : <차원 연결자-58.戰(1)>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1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24:39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06-09-2001 22:51  Line : 299  Read : 3269

[63] Fantasy in dreams(차원 연결자)-60.세스의 고백(1)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

- Fantasy in dreams... 세스의 고백(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