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축제.... 드디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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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聖) 아가사의 날-
크로나 국이, 겨울이 끝나고 처음으로 맡는 축절(祝節)이다. 지금은 세헤르
나로 본당(本堂)을 옮긴 성황(聖皇)의 시초 성 아가사의 순교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그의 순교는 아가사라는 한 인간에게 속하는 것이 아닌 케탄 대륙의 모든
사람에게 베풀어진 은총이었다.
자칫, 나라간의 전쟁이 대륙으로 번질 수 있었던 미묘한 시기에 자신의
죽음으로써 두 나라의 왕에게 진정한 삶의 교훈을 남긴 그는 아직도 전
인류의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다.
-위인들의 이야기 -중
성 아가사의 날의 유래에 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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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트리폴리.
크로나의 수도로 가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는 중요도시 하나로, 지금 그곳
에선 축제 분위기가 한창이었다.
흥겨운 음악이 거리거리마다 넘실거렸다. 사람들은 음악을 연주하는 악단
의 뒤를 따라 곳곳에서 즉석 무도회를 즐겼고 춤을 추지 않는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자신들만의 오락에 빠져들었다.
거리의 가로수마다 매놓은 각가지 색의 리본들은 바람에 흩날리며 축제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단지 장식용으로 보이는 리본에도 뜻깊은 사연이
있었는데 '성 아가사의 전날' 벌어지는 하이라이트, 고백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물건이였던것이다. 이것은 여성들이 자신의 이름을 써넣은 것으로
,흔히들 사랑의 증표라고 여겨질 정도로 이날 이것을 가지고 프로포즈를
하는 남성들은 많은데, 고백제의 리본은 남성들만의 전유물인 것이다. 고
백제에서 남성은 여성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여 서로의 마음을 은근히
떠본다.
남성은 여성이 나무에 매어놓은 리본을 눈여겨보았다가 고백제의 무도
회가 끝나면 직접 자신이 바라고 있던 여성의 리본을 가지고가서 그 여성
에게 바친다. 만약 여성이 받아들였다면 사귀게 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다면.... 그야말로 창피를 당하게된다.
그 이유는 만인(滿人)이 바라보는 단상에서 하는 연인 한쌍을 위한 프로
포즈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전통이므로 거부할 수가 없는데, 많은 사람들
이 바라보는 가운데서 프로포즈를 하는 남성의 용기에 반하는 여성이 대
부분이므로 거의 80%달하는 성공률을 보인다.
하지만 높은 성공률에도 불구하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남성들은 프
로포즈를 위한 시나 가무(歌舞)를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얀은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았다. 낮인
데도 불구하고 거리는 축제에 대한 열기로 넘치고 있었다. 현실에서는 고
작 학교의 축제가 전부인데, 꿈을 빌미로 이런 것을 즐길 수가 있다니...
지금 자신의 눈에 비친 그것은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브라질의 축제
이상이었다. 가장 무도회처럼 가면을 쓰고 화려한 의복을 입고 즐거운 듯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얀은 다가올 즐거움을 생각하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리에 넘치는 인파로 인해 흥분해있는 얀을 본 세스는 고개를 가로 저으
며 여관의 창문을 닫았다.
"앗, 뭐 하는 거야."
"소음공해를 만들고 있는 인간을 더 이상 방치할 수가 없어서."
"그...렇게나 시끄러웠어?"
"............"
대답 없이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세스를 보며 무안한 듯 딴청을 부리
고 있던 얀은 그래도 본심을 숨길 수는 없는지 창문을 빼꼼이 열어 창밖
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꽤나 세스에게 희극적으로 보여졌다. 자신의 눈치를 보며 살며
시 곁눈질하며 밖을 내다보는 얀이 차츰 불쌍히 여겨지자 세스는 그만 불
쌍한 중생을 구제하고자 말을 꺼내었다.
"축제의 절정은 자정이야. 지금은 나가봤자 사람들과 부닥치기만 할뿐 제
대로 된 구경거리를 얻을 수 없어. 그래도 나가고 싶어?"
"응. 세스 제발~"
애교까지 부리며 사정하는 얀을 떼어낸 세스는 침대에 몸을 기대며 말을
이었다.
"그럼 잘가."
"앗, 원상태로 돌아왔잖아. 혼자가면 재미가 없단 말이야. 제발 같이 나가
자."
"난 저런 것 귀찮기만 하지 하나도 재미없단 말이야. 나 꼬드길 생각 말
고 혼자 가서 놀아라. 응?"
"하지만...."
"저런 것을 보느니 차라리 한 자(字)라도 책을 읽는 것이 소득이야. 지금 나가
서 보나 저녁에 나가나 그게 그건데 왜 그러는 거야. 보고 싶은 사람이나
나가서 봐."
"........."
얀이 대답이 없자 궁금함에 몸을 일으킨 세스는 침대 구석에 처박혀서 중
얼거리는 그를 볼 수 있었다. 도저히 방안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한기가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친구가 부탁하는 데도 들어주지도 않고.. 내가 하는 말이 별로 마음에 와
닫지 않는 건가. 그래, 세스는 나를 귀찮게 여기는구나. 나는 세스에게 이
런 존재였던 거야.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어머니 왜
저를 낳으셨나요...."
점점 더 거대해져 가는, 말 같지도 않은 얀의 중얼거림을 듣고 있던 세스
는 지끈거리는 이마를 두드리며 그의 말을 끊었다.
"넌 밖에 나갈 때 약간의 변형만 준(평소와는 다른 귀족적인 차림새)남성
의 옷차림새를 하면 되지만 나는 하나하나 손이 많이 가는 여자로 변장하
고 나가야 한단 말이야. 나가는 거야 쉽지만 이런 날은 사고가 일어날 확
률도 높고 만약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해도 난 이런 차림으로 칼싸움
등은 도저히 못해. 그렇다면 전적으로 너에게 의존해야 하는데, 난 그렇게
는 못하겠어."
침대에 앉아 팔짱을 끼고 자신을 보는 세스는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던 얀
은 그의 말에서 뭔가를 느꼈는지 손뼉을 치며 말했다.
"내가 너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로 능력이 되면 나간다는?"
"어?"
그러고 보니 말이 그렇게 되나....세스는 순간 당황했지만 방금 한 말을 뒤
집을 수 없어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그의 말에서 자신의 승리를 확
정지은 얀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에겐 너에게 숨긴 비-장의 무기가 있으니까 걱정말아. 어쌔신 떼거지
가 덤벼도 나의 한방이면 문제없지."
얀은 집게손가락을 세우고 흔들며 말을 이었다.
"거기다 내가 살던 곳에서 레이디를 줄곧 모셨으니까 에스코트쯤은 어떻
게 하다는 것 정돈 기본으로 익히고 있다구."
얀은 현실에서의 그때를 생각하며 자신있게 소리쳤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줄곧 쉬는 시간마다 재미 삼아 친구들
끼리 서로의 역할을 정하고 그에 맡는 행동과 말을 하며 놀았었다.
훗, 그때는 수다 5인방, 정식명칭은 독수리 5자매로 불렸었지.
지나간 영광의 그날을 그리워하며 웃음을 짓고 있던 얀의 얼굴이 한순간
일그러졌다.
중학교 시절 제비뽑기에서 잘못 걸려 내시를 맡았던 그때의 참담함이 떠
올랐기 때문이다.
왕과 후궁, 중전, 후궁Ⅱ, 내시의 배역에서 하필이면 내시가 걸리냔 말이다.
그것도 나를 가지고 노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던 정연이 중전의 배역이 되
었던 그때!! (이때는 인현왕후가 한참 인기였었다;)
정연은 어지간히도 나를 부려먹었었지.
하~ 지나고 나면 좋은 날이 올거라더니 악몽 같았던 그날들을 이렇게 추
억의 단편으로 넘기다니.... 제영(얀) 많이 컸구나.
얀은 두 눈을 더욱 반짝거리며 과거로의 회상에 더욱 빠져들었다.
고등학교때 기사역할을 맡았던 시절엔 착한 예린이 나의 공주님이 되어
악의 무리 정연과 지수에게서 예린을 지켜내었지. 그땐 참 힘들었어, 뇌물
(떡볶이)에도 굴하지 않고 끝끝내 마수의 손길을 뻗치던 악의 제왕 선영
에게서 예린을 지켜냈으니까....
그래, 이 정도면...
더욱 자신감이 붙었는지 얀은 방안이 떠나갈 듯 웃어제키며 세스를 바라
보았다. 그의 그런 모습에 점차 승기가 얀에게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되는
지 세스는 바로잡으려고 했지만 이미 다른 때와 달리 손이 빠르게 움직인
얀은 세스의 여장에 필요한 옷가지들을 챙기고 있었다. 신기가 들린 듯
움직이는 얀의 모습에 어리벙벙한 세스의 두 어깨를 꽉 잡은 얀은 자신있
게 외쳤다.
"세스, 오늘밤도 확실히 책임져주마!"
묘한 분위기를 낳는 말을 한 채 얀은 두손을 허리에 올려놓고 기운차게
웃어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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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나는데로 올리겠습니다. 오후쯤이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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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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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09-09-2001 11:50 Line : 268 Read : 3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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