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
"파엘, 확실히 처리하고 왔겠지?"
훗,
파엘은 헛기침을 하며 가볍게 웃음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중요 색인목록을 드렸으니 지금 착실히 하고 계실겁니다."
"호호호호, 그래야지..."
알테나는 손등으로 입가를 가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웃, 어머니 무섭습니다.
세스는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알테나는 찻잔을 입가에 가져가려다 말고 고개를 돌려 얀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탁자에 티를 내려놓으며 말을 이었다.
"그러고보니... 파티준비만 생각하고 있었지. 정작 중요한 것은 생각지 못했네... 얀의 장신구과 드레스는 준비를 마쳤다고 했지?"
세스는 빙긋 웃어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특별히 부탁해뒀으니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네가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 아무말도 않했지만 며느리와 같이 드레스를 맞추는게 소원이었는데... 뭐, 다음이라는 것도 있으니까."
약간 뾰루퉁한 표정을 지어보이던 알테나는 세스를 돌아보며 활짝 미소를 지으며 티를 한모금 마셨다.
세스는 땀을 삐질거리며 마주 웃어보였다.
얀의 체형은 겉으로 볼 때 가냘픈 몸매의 영락없는 여성이지만 그래도 벗기면 역시 남자인 것이다. 옷의 치수를 잴때는 겉옷을 벗고 재기 때문에 재단사들의 눈을 속일 수 없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세스는 직접 요령을 배워 얀의 치수를 재고 꼼꼼하게 얀의 드레스의 스타일에 대해 재단사와 의견을 나누었다. 하지만 세스의 예전의 행동과 맞물려, 부인에게 하는 행동은 너무 극단적이기에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세스의 행동은 너무나도 눈에 띄었고 그것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카필로아 자작의 부인에 대한 사랑은 너무 지극하다고 소문이 파다하였다.
팔불출이라는 자신의 소문에 대해 한숨을 내쉬며 지끈거리는 이마를 누르던 세스는 어머니의 음성을 듣자 상념에서 벗어났다.
"음.... 그럼 샤프롱만 정하면 되겠구나."
"샤프롱(사교계에 나가는 젊은 여성의 보호자 주로 여성임)을요? 그건 어차피 어머니가 하셔야 되는 일 아닌가요?"
세스는 의아한 듯 알테나에게 물었다. 알테나는 세스의 말을 듣고 약간 난감한 듯 망설이다 설명을 하였다.
"본래라면야 그래야겠지만...."
알테나는 미안한 듯 시선을 얀에게로 돌렸다.
"얀의 경우는 약간 특별해서, 내 생각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주기위해서도 남성에게 샤프롱을 부탁하면 좋겠구나."
"...그렇군요..."
잠시 망각하고있던 얀의 신분에 대해 깨닫자 세스는 내심 불만스러워 하면서도 어쩔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런 세스와는 달리 내용에는 별 신경쓰지 않았던 얀은 '샤프롱'이란 단어를 궁금해하며 기회를 틈타 세스의 귀에 속삭이고 있었다.
"저... 샤프롱이라니...?"
세스는 고개를 돌려 얀에게서 그런 말을 듣게 되어 뜻밖이라는 듯 약간 놀란 눈동자로 얀을 바라보았다.
"어...어, 왜 그래?"
"아, 미안. 무심결에 네가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러니까 샤프롱이란건 말이지. 사교계에 진출하는 신출내기 아가씨들을 위한 제도인데 한마디로 사교계의 대부, 대모와 같은거야. 당사자가 사교계에 발을 잘 들여놓도록 도와주는 사람을 말하지. 대략 3개월정도가 적당한 기간이라고 하는데 난 쓸데없이 시간낭비하는 것 같아서 싫어."
"에헤, 그럼 세스는 몇 개월이나 교육을 받았어?"
"대략적인 기간은 한달이지만, 정확히 말하면 일주일도 못 되어서 뛰쳐나갔지."
파엘은 미소지은 얼굴로 그들의 대화에 끼여들었다.
"오호라."
얀은 의외의 면을 발견하고는 신기한 눈초리로 세스를 쳐다보았다.
"어, 왜 그런 눈으로 봐라보는 거야? 이래뵈도 천재라는 칭호를 듣던 사람이야. 지켜야할 에티켓이라든지 예절 상식은 빠삭하다구."
"그걸 자랑이라고 하고 있는 거냐, 세스? 내가 네 녀석의 뒤를 무마시키느라 다른 부인들의 수다를 얼마나 들어야 했는데."
알테나는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린다는 듯 몸서리를 치며 찻잔을 두손으로 움켜쥐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잘하고 싶어요. 제가 얀에비해 선배인 것은 분명하니까 저에게도 자격이 되는 거지요? 남편이 아내의 샤프롱이 되는 것은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
"흠... 그건 안되겠는데."
"아니, 그건 왜요?"
세스는 뜻밖의 말을 듣게되자 당황하여 굳어진 표정으로 알테나를 바라보았다. 알테나는 세스의 얼이 나간듯한 표정을 처음 접하자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큭큭 거리며 파엘에게 손짓을 하며 말을 이었다.
"누가 네 색시를 빼앗는다고 하던? 네 녀석은 인지하지 못하겠지만, 얀은 아직 19살의 꽃다운 나이다. 그런 나이에 턱하니 너에게 목이 매였으니 인생후반에 가면 얼마나 후회가 막심하겠니 그러니까 미리 그런 일이 없도록 손을 쓰자는 의도지."
"그렇...다면...."
대충 어머니의 의도를 짐작했는지 세스는 힐끔 파엘을 바라보고는 말을 더듬거렸다. 그의 속내를 짐작 못하고 다른 의미로 그의 행동을 받아들인 알테나는 안색이 붉어진 아들을 귀엽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그녀는 파엘의 손을 끌어당겼고 그 위에 얀의 손을 살포시 올려놓았다.
"젊은 날에 추억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나라면 배려해주는 반려자에게 더욱 매력을 느낄 것 같은데..."
그건 배려가 아니라 가정의 파탄(?)을 일으키는 짓이라구요! 세스는 속으로 울부짖으며 얀에게 눈짓을 하였다. 그러나 얀은 세스의 눈짓을 눈치채지 못하고 단지 어리둥절해 하면서 알테나의 행동에 신경쓰고 있을 뿐이었다.
알테나는 히죽 웃으며 얀을 일으켜 파엘의 곁에 불러들였다. 걸음을 옮기는 얀을 바라보며 더 이상 지체하면 않되겠다는 생각때문에 얀의 동작을 막으려 얀의 반대쪽 손목을 잡았던 세스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알테나가 음흉하고도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을 깨달자 움찔 동작을 멈췄다. 지금 자신의 행동은 어머니의 장난기를 더욱 부추길 뿐이다. 자신의 행동이 어머니의 손바닥안에서 놀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세스는 가라앉은 기분으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어라, 화난거야? 장난좀 친 것을 가지고. 하지만 너도 잘 생각해보면 알거야. 내가 농담조로 말하긴 했지만 지금 얀에게 필요한 것은 후원자라구. 얀을 감싸려는 너의 행동은 남들의 호기심만을 자아낼뿐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 그렇다면 여기서 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잘 생각해 보라구."
파엘 형님이겠지... 하지만...하지만...!
"크로나의 상업을 한손에 쥐고 있는 헬드리안 가의 후계자인 파엘 형이 샤프롱이 되는 것이 얀의 입지가 더욱 굳건해지겠죠...그렇지만!"
세스는 약간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들어 알테나를 바라보았다.
"그럼 된거야. 봐라, 얀도 너의 결정에 얼마나 흡족해 하고 있니."
야, 왜 얼굴을 붉히고 있는 거야! 지금 네 처지를 알고나 있는 거냐? 세스는 기가막혀서 말문을 잊지 못하고 벙해져서 얀을 바라보았다. 얀은 남자 손을 처음 잡아본것처럼 안절부절 못하며 얼굴을 가득 붉히며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아....골치야.
세스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파엘에게 들린 얀의 손을 홱 낚아채고 방에 부속으로 딸려있는 휴식의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얀, 지금 우리가 처한 처지를 알고나 있는거냐?"
세스는 얀의 처지를 다 이해한다는 듯 부드러운 어조로 물어보았다. 얀은 붉은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로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그런데, 네가 가만있으면 안되지. 내 말에 조금이라도 맞장구를 쳐줘야 할 것 아니야."
처음의 어조와는 다르게 세스의 어조는 조금씩 과열되고 있었다.
"가뜩이나 파엘 형이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데 잡아먹어달라고 머리를 들이밀자는 거야? 아마 몇시간이 안되서 우리들의 사정을 눈치챌걸."
세스는 걱정된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세스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방문을(방문밖의 알테나와 파엘을 생각하며)바라보던 얀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지만 지금까지처럼 네가 나를 감싸려고만 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의심쩍어 보일 거야. 장담할 정도는 아니지만 들킬지 않을 자신이 있으니까 염려하지 말구."
"하긴, 지금보다 더 너에게 관심을 쏟는다면 남들이 본다면 너무 노골적인 거겠지? 속으로는 그렇다는 것을 알지만 걱정이 된단말이야. 네가 너무 남성적이라...."
퍽,
"왜 그러는 거야. 내가 뭔가 잘못한 말이라도 있는 거야?"
세스는 얀이 내리친 어깨를 문지르며 이해가 않간다는 눈빛으로 그가 방문 밖으로 걸어나가는 것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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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멜주신 赤血雨님 유레닌님 나미츠진님 답장못드려서 죄송합니다.
(다른 분들에게도 죄송^^;)
신경써주셔서 고맙구요.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글이 막혀서 지우길 반복하다가 손을 놨거든요. 그래서 글도 않올리는데 멜보내기 죄송하구.
해서요.
그냥 오늘 올린것 변덕이니까요.(지금 시험기간(?) 이거든요. 저의 학교가 설마하니
365일 시험을 본다고 생각하시지는 않겠지만... 어쩝니까, 제가 느린걸요...;)
수정은 나중에 하구요. 오늘은 하두 않올려서 올린거예요. 나중에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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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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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스 Date : 16-01-2002 01:02 Line : 316 Read : 2360
[104] 98. 차원 연결자- 앗,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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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래간만에 쓰죠. 죄송해요. 에잉 화풀어용~~~(앗, 돌이날아온당~~~)
쬐끔 아주 쬐끔 비축 해놨으니까요. 오늘 두개 그리고 내일, 내일이래봤자
오늘 저녁 늦게 쯤이겠군요. 3개 올릴게요. 그다음엔 하나씩 올릴건데... 마음만 앞섰지
많이 쓰지 못해서요. 읽어주시던 분들에겐 죄송하구요. 여전히 부족하지만..
방학중에 잠깐의 시간이나마 즐거움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결코 야오이는 아닌데요. 제가 워낙 좋아하다보니.. 자꾸 그쪽으로 흘러가...;
(어떤(이름을 밝힐수 없음)님이 제발 야오이는 쓰지 말랬는데... 웅...)
그분에게 맞아 죽겠당...;;;
(참고로, 여기서 남자들끼리 연결되지 않습니다. 무조건 이성간에 연결되니까.
혹시나 하는 생각은 버리세요.. ㅎㅎㅎㅎ 내가 눈뜨고 못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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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제영(얀)은 꿈속이라고 믿고 있지만, 실은 다른 세계에서 식구찾기의 모험을 감행하고 있다. 도중에 만난 친구 세스의 사기극(아버지 속이기)에 동참한 얀은 그의 부인 행세를 하며 파티준비에 한참인데... (무척 짧게 요약되었음;;)
*인물 소개*
얀(주인공)~ 성격= 쓸때마다 바뀌어서 대책없음...
키리아(드래곤)~ 이름만 있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주연
세스(얀의 친구)~ 요즘 거의 주연급으로 발탁
파엘(세스의 옛 애인?)~ 본래 중요인물이었으나 글쓴이의 실력부족으로
현저히 하급으로 떨어짐.
알테나(세스의 어머니)~ 카필로아가의 여장부 남편을 쥐고 삶.
엘(세스의 아버지)- 장난기 있지만, 본래는 한 카리스마하는 중년.
클라우드(얀을 넘보는 넘)~ 고백제에서의 오해로 얀을 여성으로 생각하고 있음
사실, 필자의 주책없음으로 글을 수정하고 갑자기 글속에
등장한 놈임. 예전에 읽은 분들은 모를 녀석....;;
유네('반'이라고도 부름)~ 얀의 형, 나중에 나옴
뒤안(얀네 나라 재상)~ 나중에 나옴, 얀에게 관심있음
카롯(뒤안 부하)~뒤안에게 명령받고 제롬 몰래 붙어다님
제롬(일명 바나나)~얀을 찾고 다님. 기사임에도 불구 얀에게 보모라고 놀림받음.
클로아(예전이름 루쉐)~얀의 약혼녀지만.. 지금은 은근슬쩍 제롬을 좋아함.
쥬아렌(일명 섀도우 엠프리스)~페이든 황태자의 명을 받고 클로아를 호위(말만 호위지 그녀를 갈굼)
다렌(알속에서 나옴..)-아는 사람만 알고 있는 비밀 영생수임. 중요 배역임에도 출연인물이
너무 많은 관계로 제대로 나오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