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103화 (103/127)

104. I miss you (3)

손수건을 꺼낸 것이 의도적이었는지 클라우드는 의미심장한 눈빛을 얀에게 던

지고 있었다. 잠시 후 입을 열었는데 그 목소리는 온화했지만 재미있어하는 기

색을 띠고 있었다.

"부인의 아름다움은 한번만 봐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몇 년이 지난다고 해

도 수만명 속에 섞여 있다고 해도 금방 제가 찾아낼 정도로 말입니다. 자작께서

부인에게 프로포즈를 하지 않았다면 제가 먼저 했을지도 모르겠군요."

얀을 바라보며 클라우드는 눈을 반짝거리고 있었다. 얀은 턱이 굳힌 채 그의 시

선을 받고 있었는데 그의 말을 듣고는 근육을 움찔했다.

헉, 아름다워? 내가 남자라는 것을 알고있을텐데... 혹시 이 남자....남색에 취미

가 있는 거야? 아님 지금 은근 슬쩍 협박을 하고 있는거야? 그때는 예의바른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얀의 얼굴에 동요하는 표정이 드러나자 얀의 기색을 알아차리고 세스는 손을

뻗어 얀의 손목을 거머쥐었다.

"과찬의 말씀이군요. 죄송합니다만, 제 아내가 몸이 불편한 모양입니다. 이만,

저희들은 자리를 피할까 하는데요. 고명하신 클라우드님을 만나뵙게 되어 잠시

동안이지만 기뻤습니다."

완벽하게 자리를 이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세스를 조용하게 응시하던 클라

우드는 시선을 얀에게 돌려 응답했다.

"저야말로 두분을 만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언제 시간이 되신다면 아르세닌가

로 초대하고 싶군요. 그리고 편하게 클라우드라고 부르십시오. 저는 친하게 지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니까요."

의미심장한 눈웃음을 짓고 있는 클라우드와 그 시선을 받고 난처해하는 얀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던 세스는 얼굴을 굳히며 슬쩍 몸을 움직여 클라우드의

시선을 맞받아내며 말했다.

"어찌 감히 그럴 수 있겠습니까. 저는 큰 불란을 일으키긴 싫습니다. 두 집안이

왕래를 갖는다면 바실로프 공작(클라우드의 백부, 보통 작위명은 영지명으로 성

과는 다름)께서 어떤 행동을 취하실지 불 보듯 훤하니까요. 당신을 만난다는 이

유하나 때문에 말입니다. 카필로아가의 일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당신에게 해가

된다는 오해를 받을 테죠. 어떤 취급을 받을 지 아는데 괜한 행동을 해서 피해

보기는 싫습니다. 초대는 정중히 거절하기로 하겠습니다."

세스의 깨끗한 거절을 조용히 듣고 있던 클라우드는 피식 웃으며 반문했다.

"거절한다고 하셨습니까? 조금 더 생각해 보시면 충분히 깨달을 수 있을 텐데

요. 물론 자작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입

니다. 두 집안이 화해를 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5년이란 세

월이 흘렀습니다. 괜한 감정 싸움을 더 이상 끌 필요는 없습니다. 골이 깊어지

지 않도록 만들어야죠. 이런 문제는 흐름을 잘 타야 합니다. 집안끼리의 싸움이

지만 이것은 나아가서 정치 세력의 결속력을 약화시켜 외부세력이 크로나를 넘

보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나라의 지도층이라면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알

아야합니다. 그 정도는 정치에 무관한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물며 당신이 그걸

모를 리가 없습니다. 카필로아 자작."

이 남자는...!

세스는 흔들림 없는 눈을 가진 클라우드를 조용히 바라보다 말문을 열었다.

"그 뜻은.... 당신의 초대가 남들의 이목을 속이고 나아가 나라의 장래를 위한

공적인 목적에서 비롯되었다는 겁니까?

"음... 사실대로 말하면 사적인 목적이 강하겠죠."

클라우드는 솔직담백하게 대답하며 생긋 웃어보였다.

이 자식이...!!

클라우드의 거짓이 들어있지 않는 꾸밈없는 태도 때문(이 아니라 약올라서;;)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허나, 그의 타당한 말에 반론의 여지를 갖지 못했기 때문

에 조용히 입을 다물 수밖에 없다. 분한 듯 그를 노려보던 세스는 잠시 후 화를

억눌러 참으며 나지막하게 물어보았다.

"그 사건의 당사자였던 당신이 우리 가문에 대해 원한을 잊었다는 뜻으로 해석

해도 됩니까?"

"... 원한이라..."

단어를 음미하던 그는 고개를 살짝 가로 저었다.

"..뭔가 오해를 하셨던 모양인데... 저는 원망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감사하면

했을까..."

클라우드는 미소까지 지으며 여유만만한 태도를 취했고, 세스는 그의 의도를 이

해할 수 없어 혼란이 가득한 표정이 되었다.

"쉿, 제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건 비밀입니다. 백부님께서 아시면 속상해하실

테니까 말이죠."

정말로 밝혀서 안 되는 것을 말한 것처럼 검지를 입술로 가져가며 클라우드는

살짝 윙크를 던졌다.

슬픔에 잠겨있는 눈동자, 무언가를 생각하는 아련함이 가득 담긴 표정으로 칵테

일 잔을 내려다보던 제롬은 어깨를 치는 누군가의 손길에 고개를 돌렸다.

"아, 클로아님...."

억지로 웃는 것이 역력한 표정을 보자 클로아는 속에서 뭔가 모를 것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클로아는 조롱하듯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중얼거렸다.

"아침에는 그렇게 좋아하더니만, 생각하던 바대로 진행이 안되나보지...?"

"...죄송합니다. 클로아님..."

"죄송하긴 뭐가 죄송해!"

앞뒤다 잘라먹은 말을 용케 알아들은 클로아는 냅다 화부터 냈다. 바보같은 제

롬은 수도에 와서 찾을 거라 믿었던 왕자의 단서조차 발견하지 못하자 왕자의

약혼녀에게 용서를 빌고 있음이리라. 죄스러움에 얼굴을 들지 못하는 제롬을 기

가막히다는 듯 노려보던 클로아는 주눅이 들어있는 제롬을 보며 감정적이 되어

있는 자신을 느끼고 화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서툴지만 제롬을 위로하려는 듯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나에게 미안해 할 필요 없어. 그리고.. 시간은 많으니까 천천히 찾아보자구, 다

급해하지말고."

자기가 말하고도 어색한 것을 느꼈는지 클로아는 겸연쩍어하며 밤하늘이 보이

는 유리창가로 시선을 옮겼다. 클로아의 위안에 살짝 옅은 웃음을 지은 제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제롬의 등뒤에서 누군가의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하수를 연상케 하는...

밤하늘의 별빛을 반사시키는 살랑이는 청은색 머리카락

부드러워 보이는 하얀 살결..

호수를 투영한 듯한 맑은 파란색 눈동자..

순결한 기운만 담은 듯한 어린아이같은 표정..

절로 감탄이 나올만한 아름다움..

그리고 그 아름다움에 깃들여져 있는...

친인들에게만 하는 약간은 장난스런 미소.."

"..설마... 쥬아렌?"

클로아는 평소 자신의 속을 긁는 인물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설마 하면서 뒤돌

아보았다. 쥬아렌은 그들의 등뒤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목소리를 듣고 추

측은 했지만 정말 낯간지러운 대사를 한 것은 쥬아렌이었다.

평소 말이 없던 쥬아렌이 엄청난 양의 말을 그것도, 결코 하지 않을 것 같은 미

인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았단 말인가? 심신을 강타하는 충격에 클로아의 눈동

자는 커져 있었다. 하지만 제롬은 쥬아렌의 말의 길이보다는 그 내용에 놀란 눈

치였다.

"..어... 어떻게..?"

사실, 얀 왕자의 외모에 대해서는 여행을 하면서 일행에게 지금까지 끊임없이

말해왔었지만, 지금 쥬아렌이 하고 있는 묘사는 마치 눈앞에 있는 얀왕자를 그

리고 있는 듯 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비슷한가?"

쥬아렌은 별 감흥없이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멍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

다.

어떻게... 그렇게 본듯이 말할 수 있지...? 특히, 왕자 특유의 어린아이 같은 미소는....

"하지만, 신경은 끄도록 해. 네가 찾는 사람은 아닐테니까."

"...왜...? 그렇..게나 비슷한데... 도대체 어디서 본...거야?"

친구들이 수도에서 조사했듯이, 그리고 지금까지 계속 실망해왔듯 비슷한 외모

의 사람일 수 도 있다. 하지만 오늘 내내 얀왕자님을 만날 것 같은 기분이 계속

들어왔었고 더구나 쥬아렌의 말속에는 얀왕자님의 평소 습관이 배어있었다.

"..쥬아렌... 제발-. 아니라고 해도 난 확인해봐야겠어. 도대체 어디서 본 거야...?"

제롬의 어조는 격양되어있었다. 뚫어질 듯 자신을 바라보는 제롬을 응시하던

쥬아렌은 잠시 후 창 밖 테라스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네가 말했던 사람과 같은 이미지를 가졌지만... 결코 아니야. 내가 말한 사람은...

여성..이니까..."

쥬아렌의 행동을 보자마자 창 밖으로 눈을 돌렸던 제롬은 밖의 풍경을 보는 순

간 온몸이 굳어졌다. 가늘게 떨리고 있는 손끝에서 힘없이 술잔이 바닥을 향해

떨어져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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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클라우드가 한 행동이 꼭 슬레이어즈의 그 누. 군. 가. 같군요. (아실라나?)

-제씨 집안의 이름은 로스라고....?

드디어 담편에 만날것 같습니다. 연참을 때리고 싶지만 사정상 비축이 쌓이지 않았기에...

오늘 분은 이것뿐입니다.

엑, 다시 확인해 보니 정확히는 다다음편에 만나는 것... 같네요...(긁적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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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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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19-01-2002 00:33  Line : 183  Read : 2365

[113] 105. 차원 연결자 -I miss you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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