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104화 (104/127)

105. I miss you (4)

열어놓은 창문을 통과한 시원한 바람이 머릿결을 기분 좋게 어루만졌다. 달빛을

고스란히 받아 은은하게 빛나는 칠흑같은 머리카락, 추억에 잠긴 듯 아름답게

반짝이는 보랏빛 눈동자, 햇빛을 받지 못한 듯 속살까지 투명한 피부, 붉은 피

를 머금은 듯한 입술이 아련하게 미소 짓는 모습까지 어느 한가지 눈을 뗄 수

없을 만치 완벽해 보이는 미남자가 깍지낀 손에 턱을 고이고 사색에 잠겨있었

다.

잠시간의 고민 뒤에, 생각을 떨치고 자리에서 일어선 남자는 창가로 걸어갔다.

은빛으로 빛나는 달을 바라보며 문득 미소지은 그는 가볍게 다물어 있던 입술

을 열고 단 한번만 들어도 홀릴 듯한 미성을 내뱉었다.

"이번엔... 꽤나 오래 버티는 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낮은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얼어붙을 듯 오싹한 기운

을 내포하고 있었다.

"...이 몸께서 행차하라는 건가...?"

남자의 입술에 즐거운 듯한 미소가 맴돌았다.

"잡힐 듯 하면서도 잡을 수 없는 것을 가지기 위해선....."

하지만, 남자의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 도리어 차갑고 서늘한 냉기만이

가득할 뿐이었다.

"...이보다 적극적이 되어야 하는 건가...?"

남자는 흘깃 은빛 달을 바라보았다.

"...너는 정녕 나에게 마음을 돌리지 않을 거냐...?"

손을 들어 닿지 않는 달을 어루만지던 그는 피식 웃어버렸다.

"..루나틱 실버 디아테스...."

**

클라우드가 떠나간 뒤, 왠지 모르게 힘들어하는 얀을 쉬게 하려는 의도로 세스

는 얀을 데리고 테라스로 나왔다. 테라스의 석조 벤치에 얀을 앉히고 가만히 옆

자리에 엉덩이를 붙이자 굳게 입을 다물고 있던 얀이 조심스레 세스에게 자신이

궁금하던 것을 물어왔다. 그는 클라우드로 인해 자신의 비밀이 탄로날 수도 있기에,

조바심으로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 자신으로 인해 발생한 일때문에 얀은 은근히

찔려하며 차마 세스를 바라보지 못했다.

"아까 그.... 클라우드라는 남자... 어떤..사람이야...?"

의아한 듯 얀을 바라보던 세스는 얀이 눈길을 피하자 이상하게 생각은 했지만

피곤해서 그럴 것이라며 넘어갔다. 세스는 자신의 가문이 아르세닌 가와 적대관

계에 있지만 그에 대해 말하는 것이 비밀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설명해 나갔다.

"내가 그전에 아버지가 지금의 국왕 폐하를 옹립했다고 했지... 그때 가장 큰 반

대세력에서 내세우던 인물이 바로 그 사람이야. 그리고... 폐하의 후계자가 아직 태어나

지 않은 시점에서 제 1 왕위계승권자도 바로 그지..."

"..뭐? 하지만... 그는 작위도 없는 그냥 평범한..."

얀은 클라우드의 성격등을 기대하고 던졌던 말에 이상한 말이 딸려 나오자 당

황하는 듯 했다.

"평범하지 않아... 원래 대로였다면 클라우드가 국왕이 되었어야 했어..."

"그게 무슨 소리야.. 난 네가 무슨 소리하는지..."

"그는 황족이야. 그것도 역사의 갈림길에서 내몰리고만 진짜 정통 후계자..."

"뭐!? 그럴 리가 없잖아. 지금의 폐하는 엄연한 왕자였잖아. 그냥 황족인 그 사

람하고 천지차라구. 그리고 네 말대로라면 어째서 아버님(입에 완전히 밴 모양)

은 그를 후원하지 않았지?"

"......."

세스는 입을 다문 채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입을 다물고 있자 얀은 잔뜩 궁금

한 표정으로 곁에 서있던 파엘에게 시선을 던졌다. 파엘은 애원이 담긴 얀의 눈

길을 받고는 조금 머뭇거리다 천천히 말해나갔다.

"..이런 이야기는 얀에게 재미가 없을 텐데..."

"괜찮아요. 전 역사이야기라면 좋아하니까."

얀은 좀 전과 딴판으로 비밀이야기라도 하는 듯한 그들의 태도에 잔뜩 흥미를

가지고 눈을 반짝였다.

"...그러니까 3대전 왕이셨던 카이저 국왕 폐하에겐 단 하나뿐인 후계자가 있었

는데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셔서 하는 수 없이 국왕 폐하의 동생이신 데우스님

에게 왕위를 물려드렸지... 그런데 이변이 일어난 거야. 데우스 폐하가 돌아가

시고 장남인 알렉왕자님이 왕위에 오르셨는데...죽은 줄 알았던 카이저 국왕폐하

의 후계자가 나타난거지... 사실... 크로나는 제 1왕자가 왕위를 계승하는 데...

여기서 왕세자가 나타났다고 보위에 오른 국왕를 폐위시킬수도 없어서 알렉님이

계속 왕위를 지켜나갔지. 돌아온 왕세자님이 데우스님의 음모 때문에 불구의 몸

이 되었다는 것이 밝혀졌지만... 몸에 장해가 있으면 왕위를 계승할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반대하는 무리들에 밀려서 왕위에 오를 수 없었던거야. 그런데.. 또

복잡해지는 게 알렉님에게는 후계자가 없어서 데우스 페하의 2왕자였던 (알렉의

동생)바론님이 왕위를 이으셨거든... 사실 이때 카이저님의 후계자께선 아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분이 왕위를 계승하면 되었겠지만... 세력의 판도가 넘어가는

것을 두려워하던 귀족 가문들과 또한 왕위에 욕심이 있던 바론님이었기에 그렇

게 되지 않았어... 그 이후로 장자계승제라는 원칙도 깨어져서 어지러운 사태가

발생한거지.. 왕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던 다른 왕자들이 전대 왕들의 행동을 문

제 삼으며 들고 일어섰거든... 그리고 거기서 승리를 한분이 지금 왕위에 오르신

라샤크 폐하시고... 하지만, 본래대로라면 왕위를 이어받아야 할 카이저님의 적통

후계자는 바로 지금의 클라우드지."

"어째서...지요? 아버님은 왜... 클라우드를 바쳐주지 않으셨죠?"

"그게 말이지.. 클라우드을 중심으로 뭉쳐있는 세력판도는 강력했었던 데다 만약

클라우드가 왕위에 오른다면 거센 혈풍이 불거라 생각했었던 거지... 클라우드

자신과 관계가 없던 일이라고는 해도 그의 아버님과 관련된 혈채의 값은 컸거

든. 정통 왕세자의 왕의 계승을 반대했던 귀족가나 그 당시 사건에 관련되었던

가문들에게 말이야... 당연히 폭정을 일삼을 거라 생각이 들었던 거지. 그리고

그건 크로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을 테니까. 막판까지 적통인 클라우드를 밀

고있는 세력권이 우세했던 것도 사실이어서 거의 그의 계승이 확실시되고 있었

는데..."

"그런데요...?"

얀은 파엘이 말을 흐리자 무척 궁금해하며 파엘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음을 터트린 파엘은 옛 생각에 잠긴 듯한 목소리로 얘기를 이어나갔다.

"그가 사라졌어..."

"사라져요?"

"그래. 내세우던 인물이 갑자기 사라졌으니 자연히 흐지부지 될 수밖에.

당연히 그 다음으로 확실시 되어가던 라샤크 왕자님이 왕위를 계승한거고."

왕이 될 수 있는데 사라져...?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가 다시 나타난거야. 그가 나타났음에도 표면적으론 동

요가 없어 보이지만... 사교계에 얼굴을 내민 오늘을 기해서 얀의 이야기가 쏙

들어갈 정도로 떠들어댈걸."

어쩐지 예사로운 인물이 아닌 것 같더니만....

얀은 입을 굳게 다물고 생각에 잠겼다. 얀을 바라보던 파엘 또한 얀이 말이 없

자 조용하게 테라스 난간에 기대어 섰다.

그들 사이에 한동안 흐르던 정적이 갑작스런 세스의 행동에 위해 중단되었다.

세스는 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 한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누구십니까? 용건이 있다면... 확실하게 밝히십시오."

연회장의 불빛을 등지고 나선 어릿한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대략 몸집이나 키

로 짐작해 보았을 때 남성으로 보였는데 그는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가 가

까워짐에 따라 점차 윤곽이 뚜렷해졌다. 얀은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서 그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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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호스의 등장입니다. 이제 출연진은 다 나왔습니다. 디아테스는 뒤안이고요

저 맨위의 다크호스는 곧 이름을 알게 될 겁니다.

비축을 쌓아야 하는데 어제는 이야기가 않풀려 못쓰고 오늘은 아시는 분만 아시겠지만...

밑의 사건때문에 호들갑을 떨다 시간이 다 가서... 쓰지 못했네요. 얼렁 써야 하는데...

혼자 연극하다 끝났습니다. 아, 챙피해라...

(뒤의 내용마저도 자꾸 꼬여서 큰일이얌. ㅠㅠ)

** 왕위 계승이 너무 복잡해서 도표를 그렸더니 뭉개져서 나와, 지웠답니다.

파엘이 말하는 18줄의 긴 문장을 줄여 요약하면 한마디로 클라우드가 '중요인물'이란거죠.

딱 4자;; '18줄이 이렇게 요약된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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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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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jenusis  Date : 20-01-2002 00:49  Line : 267  Read : 2401

[114] 106.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I miss you(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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