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6.I miss you(5)
여러 가지를 생각했었다...
식구들을 만난다면...
나를 알고있는, 내가 꿈에서 만났던 그들을 만난다면...
먼저 뭐라고 말해야 할까...?
...키리아를 만나긴 했지만...
그에겐 미안하게도...
나에게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난 좀더 이곳에의 나를 확인시켜줄 사람을 찾길 원했다.
이곳이 내가 꿈꾸던 곳이라는 확연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
내가 원하는 것은... 바로 그것이었다.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을.....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서 간절히 바라던... 그..것..을..
오늘..에서야 만..났..다...
"....얀... 님....?"
믿을 수 없는 것을 본 것처럼 놀란 표정의 제롬. 얀은 자신도 속으로 놀라고 있
으면서 멍청한 표정의 그를 보고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맙소사... 정말 제롬이야?"
얀의 확인성 발언에 제롬의 눈가는 붉어졌다. 그는 놀란 듯 손을 들어 입가를
가렸다. 얼굴이 붉어진 채 눈가에 눈물이 고여갔다. 이내 차고 넘친 눈물은 볼
을 타고 아래로 흘러내렸다.
얀 님이다. ...그것도... 움직이고 말하고 숨을 쉬며...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을 알아보는...
믿을 수 없는 사실...
아니 믿고 싶은 사실..
제롬의 모습을 바라보던 얀은 꿈 속 이미지와 똑같은 그라는 것을 깨닫자 속으
로 왠지 모를 안도와 그리움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얀은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제롬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지탱하려 애를 쓰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얀을 바라보았다. 얀이 자신 앞에서 천천히 멈춰서자, 제롬
은 천천히 그를 뜯어보았다. 수개월 전까지 계속 돌보았던, 그리고 그가 사라진
이후로 여지껏 한시도 잊지 못했던 얼굴... 자신이 찾던 틀림없는 얀이다.
자신도 모르게 손을 들어 얀의 얼굴을 만지려던 제롬은 자신의 무례한 행동을
깨닫고 손을 멈추었다. 지척에 있는 얀이지만, 또다시 눈앞에서 사라질 것처럼
현실감이 없다. 이 두 손으로 확인해 보고 싶다. 제롬은 감정을 추스르려 노력
하며 조심스러운 어조로 간절히 청했다.
"..안아..봐도... 되겠...습니까?"
"...바보..."
얀은 핀잔을 주고는, 소리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에게 다가가 먼저 끌어안
았다.
보고 싶어하던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그리워하던 사람은 나만이 아니었다.
환희 비슷한 알지 못할 감정이 솟아오름을 느껴졌다. 얀은 자신의 포옹에, 안도
감이 느끼고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멈추지 못하는 제롬을 다독였다.
"쉬....쉿, 뚝 그치라니까..."
얀은 이미 어른인 제롬에게 어린아이를 어르는 행동을 하는 자신이 어색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제롬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얀의 코끝에 제롬의 달콤한 체향이 담담히 스며들어왔다. 얀은 그의 향기를 맡
았다. 자신을 편안하게 하는 향기... 그제야 정말로 제롬을 만났다는 현실감이
들었다.
그때였다. 세스의 가라앉은 음성이 들려온 것은...
"그쯤에서 물러나 주시겠습니까?"
정신이 번쩍 났다. 얀은 황급히 제롬에게서 몸을 떼내고 뒤돌아보았다. 세스의
굳어져있는 얼굴이 보인다. 얀은 내심 '이크'하고 가슴 한구석이 찔려왔다.
세스의 부인 역할을 거짓으로 연기하고 있지만... 그건 확실히 왕실을 상대로 하
는 사기극이다. 더구나 오늘은 자신을 소개하기 위해 연 파티인데... 그런 한복
판,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 연회장에서 바라본다면 한눈에 잘 보이는 테라
스에서 외간 남자와 포옹씬을 벌리다니....
움찔 굳어져 있는 고개를 조심스레 돌려 파엘과 세스의 눈치를 살피자 파엘은
어이없는 사태에 놀랐는지 싸늘한 눈빛이 되어 지켜보고 있었고 그 옆의 세스
는 곤란한 듯 이맛살을 찌푸리고 있었다.
"..아, 저기 세스...."
얀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 또 제롬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고민했지만 그에 앞서 파엘이 힐문했다.
"가만히 있어 얀. 그리고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잠시 실례의 말씀을 드려야 되
겠습니다. 주의를 드리도록 하죠. 지금의 얀은 당신이 알고 있던 사람이 아닙니
다. 이미 한 사람의 아내가 되었습니다. 미련을 버리십시오. 그리고 당신도 얀에
게 폐가 되지 않도록 그에 걸맞게 행동해 주십시오. 아무리 예전에 친했던 사람
이라고는 하나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 점은 당신이 더 잘 아시리
라 믿습니다."
갑작스런 그의 꾸짖음에 어리둥절해 하던 제롬은 그때서야 고개를 돌려 얀을
다시 한번 돌아보았다. 흥분이 가라앉자 얀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얀님!! 대체, 대체...."
제롬은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당황해하며 얀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세헤르
나 정통의 왕자가 여장을 하다니... 그것도 타국의 파티에서... 더구나 국장까지
치른 입장이어서 더욱 얀의 행적이 밝혀지면 안 되는데 이런 눈에 튀는 행동이
라니...
".........."
할말을 잃은 채 얀을 바라보았다. 고생 끝에 겨우 만난 그가 이런 모습이라니....
하지만, 이런 일로 포기할 자신이 아니다. 어떤 행동을 하던 어떤 옷을 입던지
간에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또 자신을 알고 있는 그 얀인 것이다. 얀을 만질
수도 그와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그것만으로 족하다.
더 이상 남에게 빼앗길 수는 없다.
놀람으로 흔들리던 제롬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제롬은 방금 전 자신의 모습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얼굴
로 파엘을 바라보았다. 제롬은 낮고 조용한 어조로 자신의 의사를 밝혔다.
"...말씀은 감사하지만, 저는 물러설 생각이 없습니다...."
어이없는 대답에 파엘은 얼굴을 더욱 굳혔고 세스는 한숨을 쉬었다. 당황해 하
는 얀에게 다가간 제롬은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돌아가요... 모두들 얀 님을 되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나도 돌아가고는 싶지만.... 지금은....
얀은 자신의 처한 상황을 기억해 내고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참담한 듯 보이는
얀의 표정을 보자 가슴이 덜컥 내리 앉았다.
"왜 입니까? 왜 저와 같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거죠? 저들이 무슨 짓이라도 했
다는 겁니까?"
"아, 아니야. 그런게 아니라니까. 진정해 제롬. 별일 없어. 다만.. 피치못할 사정이..."
격앙된 목소리로 물어보는 제롬은 금방이라도 화를 낼 듯 해서 얀은 재빨리 제
롬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필사적인 얀의 몸짓에 진정이 되었는지
제롬은 파엘을 향해 도전적인 눈빛을 쏘아 보내며 냉기가 흐르는 말을 내뱉었다.
"그 어느 누구라도 제가 당신을 모시고 나가는 것을 방해할 수 없습니다."
조용히 바라보던 파엘은 차갑게 대꾸했다.
"당신의 행동은 카필로아 가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봐도 좋습니까?!"
"하, 카필로아 가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겠지만... 내 행동을 막을 수 없습니다.
보잘 것 없지만 제르미스 파나인이란 내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요."
"호, 어쩐지 녹록치 않다고 생각했더니 명장으로 유명한 파나인가의 사람이었군
요. 지금 당신의 말은 즉, 힘으로 얀을 빼앗아 가겠다는 겁니까?"
"빼앗아 가다니... 난 정당하게 돌려받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이, 이보게들...
왠지 물건 취급을 당하는 것 같아 씁쓸해져가는 얀이었다.
마주보고 있는 파엘과 제롬의 사이에서 불꽃이 튀었다. 뭔가 도화선만 있으면
금방이라도 결투가 일어날 듯 했다.
그때 세스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제르미스 파나인경!"
멀찍이 서서 수수방관만 하고 있던 세스가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세스의 부
름에 제롬이 고개를 돌리자 세스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뭔가 오해를 하신 것 같은데... 제르미스경, 얀이 떠나지 못한다고 말한 건 결코
우리가 위협을 하거나 협박을 해서가 아닙니다. 다만.."
"..다만....?"
제롬이 의아한 듯 바라보자 세스는 말없이 미소지으며 손짓으로 얀을 불렀다.
나?
얀이 자기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세스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얀은
흘끔 자신에게서 몇 발자국 옆에 서있는 제롬을 바라보았다. 제롬의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를 안정시키기 위해 웃어 보인 얀은 천천히 세스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얀님..."
제롬의 나직한 부름에 괜찮다는 듯 얀은 뒤를 향해 손을 흔들었고 곧 걸음을
옮겨 세스의 앞에 다다랐다. 얀은 의아한 듯 세스를 바라보았다.
"좋은 생각이라도 있는 거야?"
심각하게 말하는 얀의 물음에 세스는 소리없이 웃기만 할뿐이었다. 그는 손가락
을 까닥거렸다.
"뭐? 더 가까이?"
얀은 웃기만 하는 세스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그에게 가까이 갔다. 사정
거리안에 들어온 얀을 보며 장난기 농후한 웃음을 머금은 세스는 재빨리 손을
내밀어 얀의 얼굴을 감싸고 다른 한 손으로 그의 허리를 안아 끌어 당겼다.
정적이 흘렀다.
세스는 얼굴을 떼어내며 얀을 향해 장난스럽게 윙크를 했다.
"훗, 이 정도면 되었습니까? "
세스는 회책하던 대로 일이 착착 진행되어 나가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멍해
져 있는 얀을 바라보았다. 고개를 돌려 확인하자, 제롬 또한 멍청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왠지 같아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만족스런 미소를
짓던 그는 곧 정색을 하며 단호히 말했다.
"저는 얀을 사랑합니다. 그것만으로 믿지 못하겠습니까?"
----------------------------------------------------------------
제너스: You win!
세스 군 이 영광을 누구에게...
세스: 물론 저를 응원해주신 여러분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겠습니다.
한구석에서 제롬이 째려보고 있다.
제너스: (찔림; 흘끔 바라보고 도망친다.)
제가 유치찬란하고 닭살돋는 장면 좋아하는 건 알죠?
그리고 그런 것 있잖아요. 왠지 소설속에서 나올 듯 보이는 현실성없어보이는 것들을
이럴 때 써보지 언제 써보겠어요.
내용이 이래도 얘는 이러려니 하고 포기하세요.(에휴.)
**
저는 착각하게 하는 걸 좋아해요.(아실라나? 힌트입니다.)
--------------------------------------------------------------------------------
Back : 115 : 107. 차원연결자 - I miss you (6) (written by 제너시스)
Next : 113 : 105. 차원 연결자 -I miss you (4) (written by 제너시스)
--------------------------------------------------------------------------------
--------------------------------------------------------------------------------
Total access : 314057 , Current date and time : Tuesday 9th April 2002 15:44:31
--------------------------------------------------------------------------------
Copyright 1998-2002 HolyNet . All rights reserved.
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아래 글의 저작권은 작가분께 있으며,
무단 링크나 작자의 허락없이 퍼가는 것을 금합니다.
--------------------------------------------------------------------------------
Name : 제너시스 Date : 21-01-2002 00:16 Line : 330 Read : 2376
[115] 107. 차원연결자 - I miss you (6)
--------------------------------------------------------------------------------
--------------------------------------------------------------------------------
Ip address : 211.183.163.81
Browser version : Mozilla/4.0 (compatible; MSIE 5.5; Windows 98; KO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