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108화 (108/127)

109. 역사는 밤에....?(2)

"틀립니다. 지금 까지는 단지 저항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하, 그래? 이제는 능동적으로 움직이시겠다?"

나타스는 싸늘한 눈빛이 되어 빈정거렸다.

"대단하군...."

뒤안은 묵묵히 그의 빈정거림을 받아 넘겼다. 그리고 눈빛만으로 살인할 수 있

을 듯 강렬한 나타스의 시선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그가 시선을 피하자 성큼

성큼 다가온 나타스는 뒤안의 손목을 낚아챘다. 반항하려했지만 나약해진 신체

로는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계에 다다른 신체가 삐거덕거렸다. 강하게 조여오는 손목이 아파 왔다. 뒤안

은 어떻게든 벗어나려 했으나 곧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음을 느꼈다. 자신

이 그보다 약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뒤안은 비참함을 느끼고 나

타스를 바라보았다. 단지 오기만이 남아 자신을 지탱하고 있었지만... 이젠 그것

마저도 남지 않았다. 뒤안의 눈에서 분함이 담겨있는 한줄기 눈물이 흘러내렸

다. 자신은 그를 막을 힘이 없다. 그를 막기 위해선 비는 수밖에... 굴욕으로 온

몸의 피가 마르는 듯 했다. 뒤안은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술을 떼었다.

"...제발..."

가슴이 쓰라릴 정도로 슬픈 뒤안의 눈동자가 자신을 응시하자 나타스는 충격받

은 듯 굳어졌다. 한순간 멍한 빛이 되었던 나타스의 눈동자에 거친 흉악함이 차

오르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차라리 마지막까지 뒤안이 당당하게 굴었다면...

욕설과 폭언을 퍼부었다면...

놔주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기분도 들지 않았겠지....

하지만... 정말로 저렇게 애절하게 빌면서 자신이 거부하다니...

자존심을 버릴 정도로 내가 싫었던 건가?

순간, 머리끝까지 열이 오르며 앞 뒤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치밀었다.

나타스는 힘껏 뒤안을 밀쳤다.

퍽,

뒤안은 침대 머리장식부분에 심하게 부딪히며 쓰러졌다. 분노로 이성이 날아가

버린 나타스에겐 그것쯤은 문제되지 않았다. 폭발할듯한 감정이 전신에 들끓고

있었다. 폭력이던 다른 것이던 지금의 기분을 해소하고 싶을 따름이었다. 광폭

하고 잔혹한 눈빛으로 침대에 엎어져 있는 뒤안을 바라보던 나타스는 움직일

기력도 없이 쓰러져있는 뒤안의 목을 끌어올려 거칠게 입을 맞췄다. 뒤안이 있는

힘껏 저항을 하려하자, 강한 힘으로 그의 두 손을 결박시키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하얀 목덜미를 선명한 치아자국이 남을 정도로 물어뜯던(?) 나타스는 흐느끼는

듯한 뒤안의 목소리에 흠칫했다.

"..싫습니다. 제발..."

싫다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줄 알면서 그래도 나를 거부하는 건가...!!

가슴 가득한 분노로 분개하던 나타스는 뒤안의 몸을 굳게 껴안으며 그의 귓가

에 소리쳤다. 어딘가 절박하게 들렸지만, 분노로 일그러져 있는 음성이었다.

"싫어, 놓치지않아! 넌 내것이다. 그리고... 어차피 나의 손길이 닿아야 하지 않

던가. 싫든 좋든 간에 말이야. 이미 한계에 다다랐을 텐데... 왜 날 거부하는 거

냐. 죽고 싶나? 네 마력을 누를 수 있는 자는 이 세상에 단지 2명뿐이다. 이대

로 있는 다면 넌 주체못할 마력으로 인해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질거다. 그 반이

라는 놈을 다시 보기 싫은 거냐? 받아들여!! 어차피 넌 내 손을 벗어나지 못해.

네가 삶을 원하는 이상말이야."

상황파악 못하고 반항하는 뒤안 때문에 화가 머리까지 치솟자 나타스는 끝내

내뱉기 싫던 말까지 하고 말았다.

움찔,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듯 뒤안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타스의 품안에서 거칠게 반항하던 몸이 힘이 빠져나간 듯 축 늘어져갔다.

...그래...잊고있었다...

..덕분..에 자신의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는데...

..얀이 돌아왔을 때... 떳떳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싶어서...

그래서... 더 이상 자신에게 상처주는... 짓은...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고, 삶에서 도망치는 짓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하지만..이제는 그를 만나기 위해... 목숨을 연명하려고...

자존심을 꺽어야하는건가....

뒤안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그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렇군... 진흙구덩이에 뒹구는 치욕스런 삶은 살더라도...

...지금은 죽을 수 없어..

자신의 한말에 반응을 보이는 뒤안의 모습을 보자 나타스는 질투의 감정이 이

는 것을 느꼈다. 이름만 알게 되었을 뿐이지만... 반이라는 인간을 죽이고 싶었

다. 살기와 분노로 가슴 한구석이 까맣게 타들어갔다.

눈빛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유네(반)는 지금 나타스의 눈길에 아작이 났

으리라...(물론 왜 그런지 이유를 모르면서.) 나타스는 뒤안의 몸을 안고 침대 깊

숙이 그를 누이며 격렬한 분노로 몸을 떨었다.

그래... 지금은 널 죽일 수 없으니... 넘어가도록 하지...하지만...

하지만... 언젠가...

빠른 시일 내에...

나에게 지금의 비참한 감정을 만든 반이라는 원흉을..

내 손으로 처리하고 말겠어...

**

시끄러운 연회장을 피해 소음이 미치지 못하는 응접실로 자리를 옮긴 일행은

침묵상태로 접어있었다. 얀을 사이에 두고 제롬과 세스가 대치상태로 앉아 있었다.

얀에게 했던 행동과 언어 때문에 불쾌했는지 제롬은 굳은 표정으로 세스를 쳐

다보고 있었다. 그의 집어삼킬 듯한 차가운 눈빛을 보며 재미있다는 듯 부드러

운 미소를 지은 세스는 우선 자신의 소개부터 했다.

"정식으로 통성명을 하는 게 어떻겠습니까? 저는 세스 듀란테드 카필로아입니

다. 당신과는 앞으로 인연이 많을 것 같은데..."

제롬은 세스의 말을 끊으며 경계심 가득한 어조로 말했다.

"당신이 얀님과 얼마나 가까운지 모르겠지만... 난 결코 당신이 하는 소리를 믿

을 수 없습니다. 또한 얀님을 당신에게 넘길 생각없습니다."

적의가 가득한 눈동자로 쏘아보던 제롬은 마주하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일말의 여지도 없다는 듯 틈도 주지 않고 덧붙였다.

"그리고...당신과 인연이 있는 것은 이쪽에서 먼저 사양하겠습니다."

제롬의 차가운 응대에 세스는 만족스러운 듯 짙은 웃음을 지었다. 비꼬는 듯한

세스의 웃음에 또다시 제롬은 불쾌한 감정을 팍팍 드러내며 그를 쏘아보았다.

불꽃튀는 시선이 오가자 얀은 불안한 듯 움찔거렸다. 불쌍한 듯 그를 바라보던

파엘은 조심스럽게 그들 사이에 끼어들어 극대화 된 감정을 누그러뜨리려 노력

했다.

"얀과 친한 사이라고 하니까... 더 이상 뭐라고 하진 않겠지만... 당신의 행동이

얀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만은 알고 계십시오. 전 얀의 샤프롱을 맡고 있습

니다. 그래서인지 얀에게 피해가 가는 일 만큼은 피하고 싶군요. 당신이나 얀을

위해 이 정도 훈계는 들어주시리라 믿습니다."

파엘의 말을 듣자, 그때서야 제롬은 얀을 바라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얀을

의식한 제롬은 못마땅한 듯 세스를 바라보기는 했지만 좀 전과는 달리 차분하

고 이성적으로 대처하고 있었다. 제롬이 이야기할만한 대상이 되자 세스는 고개

를 돌려 파엘을 바라보았다.

"형 자리 좀 비켜주겠어? 이제부턴 당사자들이 직접 해결해야 할 것 같아. 정리

해야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 말이야."

고개를 끄덕인 파엘은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대신하고 얀과 세스, 그리고

제롬만을 응접실에 내버려둔 채 방을 나섰다. 떠나가는 파엘의 뒷모습을 바라보

던 세스는 고개를 돌려 제롬을 직시했다.

"겨우 당신을 만나게 되었군요, 제롬."

친근하게 말하는 세스의 어조에 제롬은 이상한 듯 그를 바라보았다. 제롬의 표

정을 보고 미소지은 세스는 얀을 흘끗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얀에게서 당신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흔들림 없는 갈색의 눈동자로 제롬을 직시하던 세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요."

갑작스런 세스의 태도변화에 약각은 당황스러운 듯 제롬은 눈을 크게 뜨고 세

스를 바라보았다.

"얀을 잠시만 저에게 빌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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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y in dreams(차원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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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 제너시스  Date : 24-01-2002 05:33  Line : 273  Read : 2377

[119] 110.차원연결자- 역사는 밤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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