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연결자-121화 (121/127)

122. 쫓는 자, 쫓기는 자 (3)

녹음이 짙푸른 한적한 숲길에서 때아닌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다.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는 두 곳, 한곳은 마차를 중심으로 포위를 받은 채 적

의 급습을 막아내는데 열중해 있었고, 또 다른 한곳은 젊은 남녀 두 명이

적들과 대치해 있는 상태였다.

갑작스런 기습을 받은 기사들은 있는 힘을 다해 막아내고 있었으나, 그들

을 공격하고 있는 상대는 실력 면에서 우위였다.

다행이랄까... 기사들쪽의 사람수는 그들보다 많아서, 그것으로 실력이

커버되었다. 시간만이 초조하게 흘러갈 뿐, 팽팽한 대치상태는 계속 되었다.

사상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터무니없을 정도의 실력이 있는 상대였기 때

문에 결국, 퇴로를 확보하지 못한 채 세스는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시간을 끌테니, 틈이 나는 즉시 마차를 끌고 도망쳐 주십시오! 클로아

양과 다렌을 부탁합니다!!"

"뭐? 도망쳐?!"

어깨너머로 자신을 향해 말하는 세스를 보며, 외마디 소리를 지른 키리아

였지만, 이미 말할 상대가 사라진 후에는 의미 없는 짓이었다.

겉옷을 내던지고 검을 뽑은 세스는 호위하는 기사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섰다. 무너지기 일보직전인 기사를 서포트해주며 등장한 그는

강하게 내려쳐 오는 검을 막아내며 소리쳤다.

"너희들의 정체는 뭐냐?"

"........."

묵묵부답인 상대는 갑작스런 찌르기를 시도했다. 세스는 얼굴을 찌푸리며

그것을 빗겨 쳐 내렸다.

칫,

대답 없는 상대를 보며 미간을 좁힌 그는 빠른 베어내기를 시도했다. 급

작스런 움직임이었기에 보통의 상대라면 중상을 입힐 정도의 검술이었지

만, 단지 상대의 오른팔의 움직임을 봉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세스는

낯선 사내들의 은연중 배여나오는 실력을 보고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임을 직감했다.

이 정도의 적이라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얀에겐 위험한 상대일거다. 그

것을 깨달은 세스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고는 강한 시선으로 앞을 노려

보았다.

숨이 거칠어지고 있다. 달아오르는 몸을 무시하며 날아오는 검을 쳐낸 얀

은 상대의 몸 속으로 파고들었다. 사내는 얀이 몸으로 부딪칠 거라 생각

하지 못했는지 한순간 방심상태가 되었고 얀은 빠르게 팔꿈치로 사내의

명치를 가격했다.

뒤로 넘어가는 사내와 동시에 같이 엎어져 버린 얀은 느릿느릿 몸을 일으

켰다. 상대가 기절했음을 확인하고 고개를 들자,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현

기증이 났다. 이마위로 흐르는 땀을 무시하며 일어선 얀은 검집으로 땅을

집으며 몸을 고정시켰다. 가늘어진 눈동자에 두 명을 상대로 분전을 하는

클라우드의 모습이 보인다.

실력이 없다더니, 생각 외로 잘 싸우고 있었다. 영재교육은 잘 받았다는

건가? 자신이 한 명을 상대하고 있는 동안 그는 첫 상대를 해치우고 그에

게 달려든 나머지 두명을 지금껏 상대하고 있던 것이다. 도와주러 가야했

지만... 생각보다 몸상태가 좋질 않다.

이런 상황에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핑계나 다름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얀은 피식 웃어버렸다. 클라우드의 모습에서 약간의 여유가 보였기에, 고

개를 들어 반대쪽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세련된 솜씨로 적을 유린하는 제

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평소의 그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손속에 사정

이 없었다.

섬뜩할 정도로 차가운 표정이 된 제롬은 앞으로 나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

고 있었다. 피가 온몸에 튀어 있었지만, 그것을 상관치 않고 무모하다 싶

을 정도로 분투하고 있었다. 지금 상황만 아니었더라면 그의 싸우는 모습

은 눈을 현혹할 만큼 아름다웠다. 놀랄 만큼 날렵한 움직임, 평소의 연습

량을 말해주듯 몸 전체가 군더더기 없이 잘 다듬어져 있는 검처럼 능숙하

게 적을 섬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적의 기세는 수그러들지 않았기에 제롬의

곁에는 다치는 같은 편의 기사들이 수두룩했다.

들려오는 신음소리와 땅에 떨어져 있는 핏방울...

그 모습을 보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자신은 지금 상황이 가슴 속 깊이

와 닿지 않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생사가 달린 일이다. 어떡해서든 적들을

막아내야 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당면과제를 받아들인 얀은 다짐

을 새로 하며 검집을 든손에 힘을 주었다.

클라우드에게 달려가려 했을 때, 멀리서 절박하게 들리는 세스의 음성이

귀속을 파고들었다.

"얀! 그것만은 쓰지마!! 몸 생각 않고 사용했다간 나중에 혼날 줄 알아!!"

풋,

다급한 세스의 음성을 듣자, 웃음부터 나왔다. 저 녀석, 자기도 급한 처지

면서 내 생각을 해주고 있는 거다.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짓고만 얀

은 고개를 저으며 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다.

알겠어, 그건 급한 경우에만 사용할 테니.. 걱정하지 말아.

마음속으로 세스를 향해 말을 건 그는 심호흡을 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들은 얘기론 마법사의 경우, 검사들의 첫 제거대상이라니... 일부러 대명사

까지 사용(마법대신 그것;)하며 자신이 엉뚱한 짓을 할까 일깨워주는 것일

거다.

하긴 자신도 지금의 몸상태에선 실패할 확률이 더 높았기에 일행에게 위

험이 갈까 생각되어 사용할 생각은 않고 있었다. 될 지도 모를 힘을 사용

해서, 움직이지도 못할 짐이 되기 보단 지금의 상태가 낫다.

"클라우드를 이용해! 내가 갈 때까지 버텨!"

"읏, 이런... 단단히 미움을 받은 것 같군요..."

시간에 맞춰 도착한 얀이 클라우드의 등을 맞대며 상대방의 검을 내리치

자, 세스의 음성을 듣고 있던 클라우드는 얀의 온기를 느끼며 자조하듯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미워하지는 말아주세요. 다 저 때문이니..."

미안한 듯 웃어보인 얀은 얼굴을 굳히며 사선으로 베여오는 검을 쳐 올렸다.

"...뭡니까? 얀 님에게 말한 그것이라는 것은..."

싸우다보니 어느덧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제롬과 같은 장소에서 싸우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얀에게 말한 것을 들었는지, 제롬은 질문까지 하고

있었다. 시선만을 돌려 제롬을 바라보던 세스는 주변의 적을 노려보고는

이를 악물며 대답했다.

"지금 자세히는 대답할 수 없지만..."

자신에게 돌진하는 적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내준 세스는, 제롬의 옆을

스쳐지나가며 작게 속삭였다.

"만약의 경우, 얀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벌어진 다는 것은 장담합니다."

그의 말이 떨어진 순간, 제롬의 눈빛이 돌변했다.

콰과과쾅!!!

커다란 불길이 땅을 갈랐다.

"마법사?!"

놀란 음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도와주지 않으려 했지만... 시간을 끌다간 얀에게 피해가 가겠는걸..."

키리아는 나지막한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들어올렸던 손을 내렸다. 다렌을

안고 있던 클로아는 경악한 표정으로 무표정의 소년을 바라보았다.

키리아까지 합세하자 확실히 적이 후퇴하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롬은 그 기회를 틈타 확실하게 앞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좀전에는 적을

베는데 있어 약간의 사정을 두었지만, 지금은 얀에게 다가가기 위해 모든

감정을 일체 버리고 나아가는데만 집중하고 있었다.

뒤로 조금씩 물러서고 있던 사내들은 갑작스레 자신들의 목표물들이 힘을

내자 당황하고 있었다. 하지만 곧 그들의 목적이 자신들의 후방에 위치한

인물들에게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는, 인질로 잡기 위해 공격인원 중 몇

명을 후방으로 빼돌렸다.

마지막 한 명을 처리한 클라우드는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복면의 사내들을

발견하곤 한숨을 쉬었다. 싸우는 동안 꽤 먼 거리를 이동해왔다고는 하나

그들의 속력이라면 머지 않아 잡힐 듯했다. 적의 수로 보았을 때 방어를

하며 일행들과 합류하는 것 보다, 잡히는 쪽이 빠를 것이라 생각되었다.

"...안되겠군..."

운이 없음을 한탄하며 혀를 찬 클라우드는 뒤쪽에서 서성이고 있던 자신의

말에 올랐다.

"...잠시 실례해야겠습니다..."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얀의 허리를 붙잡아 말 위로 끌어

당긴 클라우드는 그를 자신의 앞에 태우며 말의 고삐를 잡아 당겼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놀랐던 얀이었지만 지금으로선 그의 행동이 옳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자신들이 잡힌 다면 세스 일행에게 막대한 타격이 갈

테니 말이다. 지금은 도망치는 수밖에 없었다.

"얀님!!"

제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피를 토할 듯한 음성으로 자신을 부른 그는

다가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비록 키리아의 지원으로 상태가 나

아졌다고는 하나 이쪽이나 그쪽이나 위험하긴 마찬가지였다. 그의 실력이

좋은 것은 인정하지만 혼자만의 힘으로 이곳으로 향하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짓이었다.

거기다 그곳에는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다렌과 클로아가 있다. 생각을

마친 얀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두

눈을 감고 있는 힘을 다해 외쳤다.

"오지마, 제롬!"

"당신을 지키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어떡해서든 얀 님의 곁으로 갈 테니

안심하십시오!"

불쌍한 제롬... 나를 지키려고 상황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나...

"오지 말라고 했다. 명령이다. 내 말을 거역하는 건가!!"

얀은 점차 다가오고 있는 적들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고는 고삐를 쥐고있

는 클라우드의 손을 잡아당겼다.

'...다렌을 부탁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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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휴우우~~~~

(대패, 손수건, 검은 비니루) 택일하여 선택하셔요.(--)(__)(--)

감사혀요.

에구, 위에 다렌을 쥬아렌으로 잘못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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