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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각궁기병대(鐵脚弓騎兵袋)
월광의 빛을 받아 허공에 흩뿌려지는 라이온 하트의 검광은 아름답다기보다 요사스러웠다. 검에 베여 쓰러진 기사의 얼굴은 고통을 느끼기는커녕 검광에 홀려서 황홀한 표정을 짖고 있었다. 기사들은 자신들의 감각에 잡히지도 않고 나타나 동료를 살해한 자들을 둘러쌌다. 이쯤되면 호각을 불어 본채에 비상임을 알려야 하지만 영운이 나타나며 베어버린 최초의 기사가 호각을 들고 있었기에 그게 불가능했다. 영운은 자신을 노려보는 그들을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
" 빨리 끝내자고, 시간이 없어서 말이야. "
기사들은 격노했다. 이때껏 기사로써 살아오면서 이런 무시를 당해본적이 없던 기사들이었다. 얼굴이 새빨개 져서는 검을 휘두르며 덤벼들었다.
" 쳐라!! "
그들은 누가 먼저라할 것도 없이 일제히 덤벼들었다. 분노에 찬 그들에겐 더 이상 기사도라는건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을 분노하게 한 자를 처단하기 전까지는 아홉개의 검이 자신 하나만을 노리고 달려드는 상황이지만 영운의 입가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거다 이런 상황에서 영운은 자신이 존재 하는것만 같았다. 피와 죽음이 오고가는, 그런 곳.
- 슈확!
이미 육체의 차크람. 비제타를 열어 육신의 힘을 전부 사용할수있는 영운에게 그들이 공격한건 무모한일 이었다. 그의 쾌검은 인간의 눈으론 꿰뚫어 볼수없는 절대의 속력이었다. 라이온 하트가 한줄기 섬광을 남기고 그들의 검을 스치고 지나가자 검들은 소리도 없이 잘려나가 버렸다. 기사들은 어이가 없다는 듯 입을 벌리고 영운을 바라보았다. 강철로 만들어진 검이긴 하지만 그들의 검은 이름있는 장인이 만든 보검이었다. 그게 무슨 종이조각 잘려나가듯 잘려버렸으니, 그들이 놀라는것도 무리는 아니다.
"육신의 단련만으로도 이정도는 할수있습니다. 그리 놀라지마시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아홉개의 검광이 뻗어나가 기사들의 이마를 가격했다. 그들이 느낄수 있는인식의 한계를 넘은 속도였기에 고통은 느끼지 않았을 것이다. 최후까지도. 피분수를 내붐으며 쓰러지는 기사들을 냉정한 눈초리로 바라보곤 주위를 둘러본 뒤 별채로 향했다. 시체를 정리해야 했지만, 얼마안있으면 떠들썩 해질테니 정리를 하던 안하던 그다지 상관없을 터. 영운은 눈앞의 문을 열었다. 별채안의 광경은 영운의 눈살을 절로 찌푸려지게 했다. 그만큼 그가 들어간 별채는 사람이 사는곳 같지 않았다. 가구들은 너무 낡아서 처분해야 하는것들 뿐이고 벽이며 바닥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한마디로, 사람살만한 곳이 아니었다.
" 휴우........... "
적어도 1층엔 사람이 없었다. 그렇다면.............
- 쿨럭쿨럭!
영운은 나직하게 들리는 기침소리에 영운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달려 올라간 2층은 그나마 사람이 살만한곳 이었다. 어느정도 치워져 있엇으니까. 3개있는 방중에서 복도의 끝에 있던방에서 사람의 기척이 느껴져 그곳으로 향했다. 소리가 들린 방문앞에서 방문 바로뒤에는 인간의 기척이 숨을죽인채로 바짝 붙어있었다. 방문앞에서 영운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 리하임 소공자와 남작부인 맞습니까? "
" 누구신지............. "
" 세바스찬경의 부탁으로 온 사람입니다. "
" 아버지의?? "
" 예 "
문이 열린다. 작게 열린 문틈으로 보인 사람은 소년이었다. 이제 15,6세쯤 됐을까.........머리는 갈색이고 눈은 파랑에 가까운 남빛의 눈동자. 의심이 깆들어 있는 눈동자, 약간의 살기가 느껴지는걸로 보아선 보이지 않는곳에선 검을 쥐고 있는 모양이었다. 영운은 쓴웃음을 지으며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내 문틈으로 들이 밀었다.
" 아버님의 서찰입니다 글씨체랑 아버님이 쓰는 인장정도는 알고 계시겠죠? "
" 맞군요 결례를 용서하시길.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
" 천많의 말씀을, 당연한 일을갖고 결례라니요. "
방안의 벽난로엔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여름의 밤이라 덥지않은 날씨지만 불을 피워놓은건 침대에 누워있는 남작부인 때문일테지.
" 후, 남작부인 처음 뵙겠습니다. 영운 진 이라 합니다. "
" 인사를 거두세요 남편이 보냈다고요? "
" 예. 남작님은 지금쯤 성밖에서 여길 공격할 준비를 갖추고 계실겁니다. "
" 후우........ 저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받는건 반가운 일이 아니에요. "
영운은 눈 앞의 여인에게서 느껴지는 생명력이 거의 꺼져가고 있음에 경악했다. 그녀가 아직까지 살아있는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점차로 사라져가는 생명력에 영운은 급히 그녀의 뒤로 돌아갔다.
" 결례를 용서하시길! "
영운은 황급히 그녀의 등에 자신의 손바닥을 대고 그녀의 몸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영운의 움직임에 크게놀라 그를 말리기 위해 달려오던 소년은 영운의 몸에서 초록빛의 빛무리가 일어나고 그 빛무리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주입되자 어머니의 얼굴이 편해지고 있는걸 보곤 자리에 멈춰섰다. 어머니의 상태가 심각함은 자신도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치료할 방법이 없었다. 가뜩이나 병약한 어머니의 상태가 악화되가는걸 가슴졸이며 바라보고만 있던터라 그녀의 상태가 좋아만 진다면 무슨짓이라도 할수 있었다.
" 후우...................... "
영운은 한참동안 그녀에게 생명력을 주입하고는 한숨을 내쉬며 눈을 떴다. 남작부인은 어느새 잠이들어 있었다. 자신이 불어넣은 생명력을 흡수하기위해 몸이 자동적으로 수면에 빠져들은 것이다.
" 영운 경 어머니는 어떤지................ "
" 휴우.................. "
소년은 자신이 내뱉은 한숨에 긴장하는 눈초리였다. 자신이 해야할일을 떠올린 영운은 허리춤을 뒤적이며, " 간신히 위급한 상황은 넘겼읍니다. 아마 당분간은 저렇게 주무실겁니다. 주변환경이 안좋은데다가 심려가 싶어서 그 화가 육신에까지 미친겁니다. 으음................여기다가 두었는데. 아! 여기있군. "
영운이 허리춤에서 꺼낸것은 긴 대롱이었다. 한쪽에 끈이 달려있고 그 반대쪽은 밀봉되어 있는점이 좀 특이했다. 소년은 그 통을 보더니.
" 봉화전(烽火箭)! 말도 안되요! 그걸로 신호를 모냈다간 성안에 있는 사람들이 다 알아차릴 겁니다! "
" 본래는 저도 두분만을 뫼시고 조용히 탈출하려 했습니다만............... 부인의 상태가 저러니 저도 어쩔수가 없군요. 신호가 올라가면 철각궁기병대(鐵脚弓騎兵袋)가 이성을 향해 공격을 개시할겁니다.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는거니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
" 경비병의 숫자는 제가 아는것만 200이 넘습니다만? "
" 무슨 문제지요? 그 정도 숫자야 얼마 안됩니다. "
소년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영운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시선속에서 영운은 창가로 다가가 대롱의 끝에 달린 끈을 힘껏 잡아 당겼다.
- 삐이이이익!!
굉장한 소리를 내며 대롱에서 뛰쳐나간 불덩어리가 허곤중에서 터지며 굉장한 빛을 내뿜었다. 그 빛을 감상하던 영운은 조용히 뒤돌아서 멍하니 서있는 소년에게 말했다.
" 잠시만 쉬어 볼까요? "
소년은 '니 멋대로 하세요'라는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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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헤 잼있게 읽어주세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