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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각궁기병대(鐵脚弓騎兵袋)
- 두두두두두두!!
1000여기의 기마가 질주하는 소리가 밤의 메츠링거시를 뒤흔들었다. 저택의 정문으로 물밀 듯이 밀려들어오는 기병들의 모습에 메츠링거의 얼굴이 똥빛이 되었다. 그의 두뇌는 이 상황을 타개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맹렬히 회전하기 시작했지만, 수탈이나 보물감정, 공문서 조작 같은 일에 재능을 보이던 그의 머리는 이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정렬하던 기마들 사이에서 한 그림자가 튀어나오더니 살기가 철철 흘러넘치는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 메츠링거! "
엉거주춤 굳어버린 메츠링거 자작을 보는 세바스찬의 얼굴은 살기로 일그러져 있었다. 지금 이자리에 아리나스가 없었다면 당장에 쏘아 죽였을 겄이다.
" 세,세바스찬 남작님............. "
메츠링거는 비굴한 웃음을 흘렸다. 세바스찬은 살기가 넘치는 얼굴로 그를향해 일갈했다.
" 메츠링거! 맘 같에선 네놈을 일격에 격살시키고 싶다만! 오늘 네놈을 처벌할 권리는 내게 있는 것이 아니니 참는다! "
세바스찬은 이빨을 갈면서 물러나 자신의 뒤에 있는 인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의 인사를 받으며 아리나스가 천천히 말을 몰아 나왔다. 그녀의 등 뒤엔 철각궁기병대 전원이 활에 화살을 걸어놓은 채로 도열해 있었다.
" 메츠링거 자작 이렇게 만나는 건 처음인가요? "
메츠링거는 그녀가 걸어 나오는걸 보는 순간 식은땀을 흘리며 온몸을 떨고 있었다. 절대로 만나고 싶지않은 얼굴이었다.
" 아,아리나스 고,공주........................ "
" 후후, 만나서 반갑군요. "
메츠링거는 그녀의 미소 띤 얼굴에 억지로 얼굴을 일그러트리며 미소 비슷한 표정을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노력은 보지 않고 그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레니비언에게 말을 던졌다.
" 거기 있는 사람은 왕립 제 2기사단 소속의 레니비언 경 같군요. 수도에 잇어야할 왕립기사단원이 왜 이런 곳에 있는 거죠? "
레나비언은 아리나스의 말에 혼란스러웠던 정신이 제대로 돌아옴과 동시에 절망감이 찾아옴을 느꼈다. 왕립기사단은 국왕의 명령 없이는 함부로 주둔지를 이탈해선 안 된다. 보통의 귀족에게 이 상황을 들킨 거라면 자신의 뒤에 있는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해볼 수는 있으나.... 왕족에게, 그것도 왕위계승자에게 들켜서야...............
"레니비언 브류사크....... 아리나스 폰 임펠리아 왕녀님을 뵙습니다."
"왕국에서도 이름 높은 소드마스터를 보게 되다니, 영광이군요."
레니비언이 무릎꿇은곳 옆으로 영운이 다가와 부복했다. 그리고 조용한 어투로 입을 열었다.
"아리나스 공주님의 명을 받아 메츠링거 자작이 압류하고 있었던 리하임 남작부인과 카이렌 소공자를 구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여기 계신 레니비언경이 구출에 협력하여 주었습니다."
영운이 굳이 레니비언을 두둔하는 것은 아직까지 그의 뒤에 있는 도이체공작과 충돌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소드 마스터 정도되는 인재라면 도이체 공작측에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 인물일터, 굳이 그런 자를 처벌하여 적대감을 크게 할 필요는 없었다.
' 문제는 아리나스가 내 맘을 알아주느냐 인데................. '
아리나스는 한참동안 영운을 쳐다보았다. 그가 레니비언을 두둔한 이유는 진작 눈치 채고 있었다. 갈등되는 면도 없지는 않았다. 지금 이 자리에서 레니비온을 처벌한다면, 도이체 공작의 큰힘을 꺽어버릴수 있는것이다. 그 유혹을 참기 힘들었다.
"후, 메츠링거 자작은 저를 암살하려한 중죄인, 레니비언경이 이 자를 잡는데 협력해 주셨다고 하니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않을수가 없군요."
주위에 무릎을 굻고있던 메츠링거의 사병들이나 엎드려있는 메츠링거, 그녀의뒤에 도열해있는 철각궁기병대의 대원들 역시 뭔 소리냐는 얼굴로 아리나스를 쳐다보았다.
"레니비언경 일어서세요."
"감..........사합니다."
"세바스찬경 부인과 자제분이 저 안에 있는것 같군요 어서 가보세요."
"아............예!"
세바스찬이 굉장한 속력으로 뛰어가는 뒷모습을 바라보건 아리나스는 그녀의 발치에 엎드린 메츠링거를 바라보았다. 레비니언이야 어쩔수 없어서 넘어간다 치지만 그는 용서가 안됬다.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건 좋다. 하지만 그 방법이 그녀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목소리를 높여 외쳤다. 추상같은 그녀의 목소리는 그 자리에 있던 자들 모두가 들을수 있을정도로 컸다.
"메츠링거 자작은 들으라! 감히 임펠리아의 귀족의 이름을 쓰고 있으면서 왕족을 암살하려한 죄는 크다! 그대의 죄는 그대가 더 잘 알고 있을 터!"
"저, 저는!"
아리나스는 고개를 돌려 영운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충실한 검은 기사는 그녀의 얼굴을 보곤 고개를 숙였다.
"영운! 이자의 목을 베어 왕법의 지엄함을 보이시오!"
"명이시라면..........."
자작이 고개를 들면서 뭐라 외치려 했지만 영운의 라이온 하트가 허공을 갈랐다. 피분수가 뿜어지고 한 개의 머리가 땅을 굴렀다.
자작을 죽인 아리나스는 세바스찬과 새파레진 얼굴로 서있던 레비니언의 뒷덜미를 잡고는 메츠링거 자작의 집무실로 향했다. 레비니언은 아리나스와 같이 있는 거 자체가 껄끄럽기 그지없는 일이었으나, 약점을 잡힌 이상 저항하지도 못하고 끌려가야만 했다. 메츠링거 자작의 서류에 남아있던 모든 위법사실과 자신을 죽일려는 암살음모에 관한 자료를 발견한 아리나스는 그걸 모조리 챙겨서 수도로 보냈다. 물론, 메츠링거 자작이 도이체 공작에게 바치던 뇌물 목록표와 그가 따로 은닉해 놓은 재산에 관한 서류도 비밀금고에서 발견 되었지만, 아리나스는 얼굴빛 하나 안 바꾸고 그걸 꿀꺽했다. 약점을 잡고 있는건 많을수록 좋은 법이니까.
물론 그동안 영운이라고 놀고 있는건 아니었다. 혼란에 빠진 자작의 사병들과 경비병력을 다독여서 400명의 병력을 날로 삼켜 버린것만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만들어낸, 아크라는 영지의 경비대장을 아리나스 앞에 끌고 가서 소개시켰다. 아리나스는 영운이 그를 추천하자 검토하던 서류도 내팽게치고 달려와서는 아크의 두손을 붙잡고 잘 왔다는 말을 연발했다. 왕족답지 않은 그녀의 모습에 아크는 감격한 얼굴로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했고, 아리나스는 기뻐하며 그를 받아들였다. 감격한 얼굴로 서있는 아크를 끌고 나온 영운은 그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은밀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 자네가 할일은 병력을 만드는 거다. 이 영지는 철각궁기병대의 대주인 세바스찬 경이 먹을거고, 자네는 그의 휘하로 들어가게 되겠지. "
" 그렇게 될일이 없잖습니까. 땅을 못 넓혀서 이빨을 갈고 있는 귀족이 주위에 넘치고 넘쳤습니다. "
" 쿡쿡............. 바본가 자넨? 왕족의 암살미수다. 아무리 왕가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는 해도말이야, 수도에가서 왕족을 구해준 보답으로 세바스찬에게 달라고 탄원한다면 걸리는것도 없고 합법적이지. 도이체 공작은 자기휘하 귀족이 저지른것이기 때문에 반대는 안할거고, 라인버거 공작은 상대방의 전력이 줄어드니 반대할 이유도 없지. 게다가 그들 중, 어느편도 아닌 중도세력에게 넘어가는 거니 반대는 안할거란 말야 알겠나? "
" ....................................그렇게 되는군요.............. "
" 물론 이일은 비밀로 이루어져야 하네, 두 공작이 알았다간 가만두지 않으려 할테니......... " " 자금은요?? "
" 메츠링거 자작의 은닉재산을 쓰게나 모자라면 세바스찬경에게 부탁하고. "
" 알겟습니다. "
" 연락은 세바스찬경을 통해 이루어질 꺼네. 세바스찬경 또한 맡은 임무 때문에 바쁠 테지만 말야. "
" 알겠습니다 공주님을 실망시켜 드릴수는 없죠. "
영운은 아크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굳은 결심의 오라를 느끼고는 고개를 끄떡였다. 오라는 사람의 감정에 다라 움직인다. 비제타 챠크라를 뚫어 오라를 보는 영운에겐 사람의 진심여부를 가리기란 너무나도 쉬운일이었다.
아리나스와 영운은 세바스찬과 아크에게 엄청난양의 일거리를 떠넘기곤 메츠링거 영지를 떠났다. 물론, 뒤에 남은 사람들이 광폭한 괴성을 질러대며 안도하고 있던 사람들을 자신들의 일에 끌어들임으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폐인화를 초래했다는 것에 대헤서는 떠도는 풍문일뿐, 아리나스와 영운은 모르는 일이었다.
" 이걸 어떻게 할까나.............. "
말위에서 서류를 읽고 있던 아리나스는 들고있던 걸 허공중에 흔들며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녀가 들고있는 서류는 도이체 공작이 그동안 메츠링거 자작에게 받아 챙긴 뇌물 목록표, 그걸 공표한다고 해도 그에게 커다란 타격을 입히진 못하겠으나.........
" 라인버거 공작에겐 좋은 선물이 되겠지. "
" 후후... 맞는 말이야. "
서로를 못 잡아 먹어 안달인 두공작중 하나의 치부가 다른한쪽에게 흘러들어 간다면 아마 난리가 날것이다. 그리곤 다음날 당장 왕실 회의에서 증거자료들을 펄럭이며 공격하기 시작하겠지.
" 그들이 서로 싸우는 동안, 우리가 힘을 길러야 해. 세바스찬경이 포섭되지 않은 중소귀족들을 설득하고 다니겠지만, 그래도 약하니까. "
" 맞는 말이야. 우리에게 필요한건 시간이다. 아크와 세바스찬이 힘을 모으는 시간이 필요해. 그 서류는 그 시간을 벌어줄수 있을꺼야, "
수도까진 앞으로 일주일거리. 그들은 그 거리를 단축하기 위해서 말을 박차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 흙먼지많이 길게 남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