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11화 (11/138)

=+=+=+=+=+=+=+=+=+=+=+=+=+=+=+=+=+=+=+=+=+=+NovelExtra([email protected])=+=

임펠리아의 숨겨진 검!!

어두운 밀실이다. 대저 이런 곳에선 으래 음모가 싹트거나, 은밀한 회동이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건 후자의 경우였다. 먼저 말을 꺼낸 건 웅크리고 있던 사내였다. 눈앞에 않아있는 자에게 한없는 경의를 바치는 자세로. 공손하게 말을 꺼냈다.

" 아라크네에 관한 모든 정보을 달라고? "

" 네 분명 그렇게 말했습니다. "

" 흐음.................... "

사내는 팔짱을 끼며 침묵에 잠겼다. 영운이란 자는 이름도 알고있고 얼굴도 알고있다. 흔치않은 소드마스터. 젊은 나이에 검으로서 이룰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이룩한 자.

" 영운이란 자에관한건 조사해 보았습니까? "

" 예 하지만.................... "

" 무슨 문제라도 있나? "

" 깨끗합니다. 태어난 곳도, 어디서 살아왔는지도, 어느하나 파악되지 않습니다. "

" 전무 하다고? "

" 예 "

사내는 신음성을 내뱉고는 입을 다물었다. 과거라 없는 인간이 있을리가 없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그런 인간을 눈앞에 두고있었다.

" 지시를 내려주십시오. "

" 일단 생각을 해보아야 할것 같습니다. 이 건은 제가 직접 처리할 터이니 신경쓰지 마세요 "

" 마스터가 직접? "

" 예. 그리 알고 계십시오. "

" 알겠습니다. "

마스터가 한다고 한이상 그가 의문을 가질 피필요는 없었다. 사내는 고개를 십숙이 숙이곤 물러났다.

" 10브론즈라.... 아라크네을 이거에 사겠다고? "

마스터라 불린 사내는 팔짱을 끼며 미소지었다.

" 두고 보지. "

영운이 공주궁에 돌아가서 아라크네에 관한 엄청난 비밀(?)을 전해주자 아리나스는 눈이 뒤집혀선 검을 뽑아들고 들고 있던 서류를 향해 영운조차 파악할 수 없는 속도로 검을 내질러서 수십 조각을 내버린 후에 바닥에 떨어진 조각들을 잘근잘근 밟으며 괴성을 질렀다. 물론, 영운은 그녀의 히스테리를 저 멀리 도망간 후였고, 결국, 그녀가 진정한건 저녁때가 다되어 배고픔을 느낄때였다.

날뛰는 아리나스를 뒤로하고, 영운은 왕실도서관으로 직행했다. 의심가는것이 있었다. 전에도 말했지만. 마타니움이 루레아드의 뒷골목을 지배한건 40년, 40년이라는건 뉘집 개이름이 아니다. 그들은 제국의 침공에도 견뎌내고 임펠리아의 뒷골목을 지배하고 있던 자들이다. 아라크네의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40년간의 저력을 일주일만에 무너뜨릴리가 없다. 무언가 흑막이 있을것이다.

임펠리아의 왕실도서관은 보관중인 저서만도 50만권에 다다른, 꽤나 큰 도서관이라고 할수 있을것이다. 영운은 안내해온 시녀를 돌려보내면서, 굳게 닫혀있는 왕실 도서관의 문을 밀었다.

- 끼이 사용한지 정말 오래된 모양이다. 아닌게 아니라, 눈에 비치는 먼지의 양이 압도적이다.

" 으휴..............나중에 왕실 도서관좀 신경쓰라고 말해야지. "

" 허허, 누구신가? 이런곳에 사람이 다 찾아오다니 말이네. "

' 어,어라? '

이곳저곳 산재해 있는 책장의 틈새에서 나오고 있는 노인의 모습에 영운은 전신의 근육을 팽팽히 긴장시켰다. 이토록 근접할때까지, 눈치채지 못하다니? 저 노인은 영운의 결계에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침입한 것이다.

" 누구십니까? "

" 도서관에 누가 있어야 하겠는가? "

" 사서십니까? "

" 그렇다네. "

사서라고? 영운은 내심 코웃음을 쳤다. 평범한 사서가 자신의 결계에 침범할수 있을리가 없었다. 영운은 슬금슬금 허리춤의 검으로 다가가는 오른손을 억제하고는,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 살펴보고 싶은 문서가 있어서 왔습니다. 듣자하니, 보관기한이 지난 문서들은 이곳에서 보관한다고 들어서요. "

" 그런가? 어느 문서를 살펴보길 원하는데? "

" 정보부쪽의 문서가 있습니까? "

" .............그쪽은 일급인데, 왕족과 왕족의 허락을 받은자만이 볼수 있네. 자넨 누군가. "

" 아리나스 공주님의 허가를 받았습니다만? "

물론 거짓말이다. 영운이 왕실 도서관으로 출발했을떼, 아리나스는 미친듯이 날뛰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영운은 의심스러워 하는 노인의 앞에다가 품속에서 꺼낸 아리나스의 인장을 내밀어 보였다. 사실 아리나스가 날뛰고 있을때 살짝 빼내온것이지만............... 설마 사칭죄로 혼나지는 않겠지.

" .............확실한 일공주님의 표식이군. 따라오게. "

' 약간 미안하군 '

.............. 알면 하지마라.

노인이 안내한곳은 왕궁 도서관내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이었다. 방을 세개 지나고, 오랫동안 계단을 내려오고 나서야.그 방에 들어설수 있었다.

" 이곳이네. "

그곳엔 어마어마한 양의 서류가 쌓여 있었다,. 영운은 그 양에 질린 표정을 지으면서,

" 몇년칩니까? "

" 기본적으로 10년이 넘은것들은 폐기하게 되어있네. "

" 그런가요? "

" 살피는것까진 좋으나 반출은 안되네, 복사도 안되. 알겠나? "

" 알겠습니다. "

" 그럼 나중에 오도록 하겠네. "

" 넵 "

노인이 나가고 영운은 한숨을 내쉬며, 서류를 바라보았다. 10년전이라고 써있는 캐비닛에서 서류를 뽑아들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것은 정녕 지루하고도 고통스런 일이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그 자리에 않아서 서류를 살핀게 3시간, 그의 능력은 놀라운 것이라, 그 어마어마한 서류를 거의 살펴보고, 어느새 2년전이라고 씌여있는 캐비닛 앞에 앟아있었다. 가끔가다 서류넘기는 소리만 들릴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 문열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 이보게. "

" 아, 이런................ 왠일입니까? "

" 공주님이 자넬 찾으시네. "

" 공주님이요? "

" 그래. "

" 이런, 이곳에 너무 오래 있었나 보군요. "

" 세시간이 넘었네. "

" 이런, 나가야 겠군요. "

영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몸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노인은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불쑥 물었다.

" 원하는건 얻었는가? "

" 예, 충분히. "

영운은 미소지었다. 노인의 얼굴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굳어있는게, 이상했지만, 영운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다.

" 왕궁도서관엔 왜 온거야? "

" 저게 왕궁도서관? 차라지 복마전이라고 하는게 더 어울릴걸. "

" 무슨소리야? "

" 내 이목에 간신히 걸릴정도로 은밀히 움직이는 녀석들이 30명 정도............... "

" 뭐? "

" 내 이목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실력있는 노인네가 한명. "

" 앙? "

" 재밌군.................... "

영운은 미소를 지으면서 앞서 나갔다. 멍하니 그의 말을 듣고 있던 아리나스는 그의 모습이 멀어지자, 황급히 그의 뒤를 따랐다.

제 1공주궁. 백합궁의 저녁은 그 주인된 사람의 성격으로 상당히 왕족의 식사치곤 초라한 편이었다. 간단한 정식이 식사의 전부였으니까. 영운은 눈앞에 놓여진 스테이크를 두툼하게 썰은 다음, 행복한 얼굴로 입에 집어 넣어서 씹었다. 아리나스는 영운이 식사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 아까 재밌다는 일이 뭐야? "

" 아 그거? "

영운은 잔에 따라져 있는 와인을 들이키면서 아리나스에게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 왕궁도서관에 보관중인 정보부의 문서들을 쫘악 읽어보았지. "

" ......................10년친데? "

" 중요한것만 체크하고 넘어갔으니까. "

" 아 그래?? "

못해도 수백 장이 될 양을 그냥 넘어갔으니까. 한 마디로 해결하는 그 모습에 아리나스는 할말을 잃었다.

" 결론부터 말하자면..............비밀 첩보조직. 아라크네의 총수는 너의 아버지, 현 국왕이다. "

" 뭐? "

"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이렇게 어느 강한 나라의 지배를 받는 속국인 경우, 지배국의 권력층과 결탁한, 귀족층이 왕권을 무시하며 자기맘대로 권력을 휘두르는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이 나라는 그렇지 않았어. 아니, 아직은 왕권이 살아있다. 정말 이상한 일이지. "

" .............................. "

" 왕권을 세우는데 가장 필요한게 뭔지 아나? 그것은 세금을 걷을수 있는 권리와, 귀족을 견제할수 있는 힘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이나라의 국왕에겐 힘이 없어. 그렇다고 세금이 많이 들어오나? 아니야. 서류를 살펴보니, 지방에는 세금을 횡령하는 자들이 많더군. 그렇다면 국왕의 왕권은 어디서 기어나오는 물건일까? "

" ................... "

아리나스는 말없이 영운많을 바라보았다. 영운은 잔에 담겨있는 와인을 입안에 잠시 머금어 그 맛과 향을 즐긴다음 살짝 넘겼다. 아리나스는 그가 말을 계속할 기색이 없자. 초조해하며,

" 계속해봐. 왕권을 유지하는 숨겨진 요소가..................아라크네라는거야? "

" 그럴꺼야. 아마도, "

아리나스는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흥분해선 영운을 노려보았다. 영운은 후식으로 놓아진 과일들을 집어먹으면서, 아리나스와 눈을 마주했다.

" 하지만 그건 단지 추측일 뿐이야. 아바마마가 총수라는 근거는 못돼. "

" 증거 하나. 마타니움이라는 조직과, 아라크네가 전쟁하는 동안, 이 수도를 수비하는 수도방위사단의 병사들은 단 한번도 등장한적이 없다고 써있더군, 당시의 근위사단장은, 서류에 나와있기로는 골수까지 국왕파였던 인물, 이쯤되면 뭔가가 상상되지 않아? "

" ....................마타니움이 일부러 뇌물을 줘서................. "

" 그것도 어느정도 까지지. 자신들이 패망하기 직전인데 수도방위사단의 개입을 꺼릴 입장인가? 아니지. 오히려 네 말대로 뇌물을 바치면서 제발 개입해 주십시오~~~라고 사정해야 하지. 그러면 조직은 상했겠지만 패망은 면했을꺼다. 그런데도 그렇게 안했다는건............... 수도방위사단의 병사가 움직이지 않았단 증거아니겠어? "

" ............................................. "

" 증거 둘. 저 왕궁도서관을 들도록 하지. 아까도 말했지만, 저곳에는 내가 간신히 기척을 느낄수 있을 정도의 고수들이 그득하다. 아무리 왕성의 근위기사들이 호구래도 저정도의 인물들이 왕성을 기웃거리는걸 눈치채지 못할까? 아닐껄. 짧은 시간은 버틸수 있더라도, 오랜시간은 무릴껄, 차라리 당당하게 드나드는 편이 좋을꺼야. 다행히 왕성은 시종이라던가 시녀처럼 하루에도 얼굴 모르는 사람이랑 수십번 마주칠수 있는 장소. 사람이 은신하기에 가장 좋은 장소라~~~이거야. "

" ........................................ "

아리나스는 영운의 말에 암말 못하고 얼어붙었다. 자신의 아버지는, 생각이상으로 무서운 인물이었던 것이다.

" 네말대로, 추측일 뿐이다. 어디까지나 확신은 아니야. 참고, 지켜봐라, 너라면 너의 아버지가 보이는 빈틈을 노릴수 있을테지. "

" ............알았어. "

영운의 충고에 아리나스는 고개를 끄떡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