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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펠리아의 숨겨진 검!!
늘상 조용한(아리나스가 폭주할때를 제외하고.) 백합궁이 떠들썩했다. 바로 전날, 영운의 마지막 기술에 깨져버린 아리온이 아침부터 백합궁에 쳐들어 와서, 영운에게 매달려서는 완벽하게 '떼'를 쓰고 있었다.
" 아 그러니까!!! 그 기술을 알려달라 이 말이네!! "
" 말햇잖습니까. 아리온이랑 내가 쓰는 검술은 근본부터 틀려서 가르쳐 드린다고 해도 알려드릴수가 없어요!! "
" 무슨상관인가!! 강은 흘러서 대해에서 하나되는 법!! 그러니까 기술의 흐름만 알려달란 말이네!! "
' 이곳에도 만류귀종(萬流歸終)와 똑같은 말이 있네? '
" 사부님 진정하세요 "
" 이녀석! 내가 진정하게 생겼느냐!! 이보게 어서 가르쳐 달란 말이네!! "
거의 찰거머리 수준이요 몇년만에 만난 애인을 만나는 것 같았다. 게다가 겉으로는 20대지만 속으로는 500년은 묶은 늙은이의 초롱초롱한 눈동자를 바라보자니 목으로 넘어오는 무언가를 억지로 삼키느라 영운은 식은땀을 줄줄흘리고 있었다. 우욱 죽으것 같에.................
" 사부! 아버지가 부르니까 가보라고요!! "
아리나스의 뾰족한 음성이 귀에 울리자 아리온은 움찔하더니 꼬리내린 개가되어 방밖으로 나갔다. 영운은 의자에 않은채로 고개를 젖히며,
" 고마워 "
" 천만의 말씀을. "
" 후우..................... "
영운의 옆에 않은 아리나스는 영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을 이었다.
" 아라크네 말인데............... "
" 폐하였지? "
" 응. 아니라고 했지만, '그걸'사용하니까 실토하시더라구. "
" '그거'? "
" 응 '그거' "
" ............................ "
' 그'게뭔데 그 용의주도한 국왕이 꼬릴 내리며 아리나스에게 모든 비밀을 실토한 걸까. 영운은 눈앞에 않아있는 여인에게 약간의 두려움을 느꼈다.
" 아라크네의 통솔권을 지금! 넘기지는 못하겠데. "
" 왜그러신다니? "
" 조건을 거셨어. "
" 조건? "
" 일주일후의 왕립 무투대회. 거기에서 각 근위기사단 별로 대표 3명씩 출전해야 하잖아? "
" 그렇다고 알고 있어. 설마................ "
" 그래. 그 근위 기사단의 기사 전~~~~~~부 입상하래. "
" .......................... "
영운은 침묵했다. 자신이 잘못들었길 바라며. 아리나스는 다시한번 말해달라는 그의 눈빛에 고개를 끄떡이며,
" 전~~~~부 입상이야. "
" 제길....................... "
확실히 국왕은 보통 남자가 아니었다.
그 시각 국왕, 아이아스는 자신을 심각한 얼굴로 노려보는 친구에게 쓴웃음을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아리온은 그 손을 잠시 내려보더니 한숨을 내쉬며 품속에서 검은 병을 꺼내 그에게 넘겼다.
" 괜찮은 건가. 자네도 알고있겠지만............. 이건 독약일세. "
" 알고있네. 이약이 무슨약인지는. 하지만 이 약은 시간을 벌어줄거야. 나에게 모자른건 시간뿐이거든 "
" 후우...............어느정도 인간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나보군. 아직도 이해하기가 힘들어 인간이란. "
" 이해할수 없을게야 자네는, 황폐화 되어있던 이도시와 한낮 사신에게 굽신거리며 고개를 숚이던 내 아버지의 모습을. 그들에게 바칠 공물을 만들기 위해 고통받던 백성들을. "
" 그래서 이렇게까지 하겠다는 건가? 억지로 수명을 연장시키면서? "
" 후후 얼마남지 않았네. 그때가 되면 나는 어떤 벌이라도 기꺼이 받을것이야 "
켈빈은 병을들어 빛에 비춰보며 미소를 지었다. 죽어가는 자신의 시간에서 볼일은 없겠지만, 자신의 후손들은 볼수 있을것이다. 대륙위에 군림하는 임펠리아의 모습을.
자신은 그에대한 초석이 되는걸로 만족한다.
" 멍청이 같으니. "
" 그래 난 멍청이네. "
켈빈은 친구를 향해 웃어보였다.
레이네는 정말로 하늘을 저주하고 있었다.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 기사단의 인원 모두가 하늘을 바라보며 소리없는 절규를 지르고 있었다. 그들의 절규가 하늘에 닿아서 주신의 귀에 들어갔나보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이 그나마 햋빛을 가리고 있던 구름을 밀어버렸다.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그들을 내리 쬤다.
" 하나! 둘! "
" 기합소리가 적다! 한번 더 뛰고 싶나! "
" 시정하겠습니다! "
" 똑바로 해라 쓰레기들아! "
" 옜! "
전에 하던것보단 2배는 혹독하게 그들을 굴리고 있었다. 그들이 훈련을 시작한단 소식을 듣고 달려온 왕실사제들은 그들의 훈련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그나마 저번과는 달리 쓰러져서 그들 앞으로 끌려오는 기사들이 없다는것일까.
" 좋아! 전부 기상! "
" 하! "
일사분란한 동작으로 일어서서는 영운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겉으로 보기엔 바라보는것 뿐이지만 시선에는 엄청나게 강렬한 저주의 기운이 담겨있어서 신관들이 부지불식간에 몸을 떨고 있었다. 한여름철에 말이다.
" 정신 똑바로 차려라! 죽을각오로 이 일주일을 보내라! 일주일간! 너희들을 최고로 만들어 주겠다! "
" 하! "
" 일주일! 나와 함께 굴러보자!! "
소드 마스터와 소드 익스퍼트가 싸운다면 익스퍼트는 마스터를 절대로 이길수 없다. 그것은 전투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의 차이가 아닌, 검기의 완성형과 비완성형을 사용하는것에대한 차이다. 그에 따르면 3근위기사들은 마스터가 포진한 1,2근위기사단을 절대로 이길수 없다. 이론상으로는. 하지만 영운은 일주일안에 그 이론을 실제로 시행시키려는 것이었다. 그것을 다른말로 표현하면 '기적'이라 부른다.
3 기사단이 맹훈련을 계시했단 말을 듣고도 나머지 기사단은 코웃음만 쳤을뿐, 적당히 훈련을 하고서는 말아버리는자들이 대다수였다. 3기사단과는 달리 그들에게는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졌고 훈련도 체계적이었고, 대다수가 귀족이고 무가의 자손이라 비전검술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으니 자만할만도 했다.
3 기사단의 연병장은 1주일 내내 출입금지였다. 그 문이 열린건 무술대회 당일이었다. 시합에 참가하기를 알리는 사자들은 그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밖에서 눈치만 살피고 있었는데, 문을 열고 어두운 통로 안에서 누군가가 걸어나왔다. 1주일전, 기사단의 요청에따라 연병장에 왔던 왕실사제들은 새파랗게 질린얼굴로 비틀거리면서 연병장에서 나왔다. 그리곤 쓰러져 버렸다. 황급히 동료사제가 달려와선 그들에게 회복마법을 걸어주고 연병장으로 통하는 입구를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어둠을 뚫고 무언가가 빛나고 있었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차례차례 너덜너덜한 100명의 기사들이 차례차례 걸어나와 줄지어 늘어서서 누군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어둠을 뚫고 누군가가 나오자 그들은 일제히 자세를 잡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
" 충!성! "
그들 사이를 걸어가면서 그들의 어깨를 한번씩 툭툭 쳐주는 영운의 손은 백마디 말보다도 효과적이었다. 기사들은 그의 손이 닿을때마다. 큰소리로 자신들의 이름을 외쳤다. 일주일의 피로가 싹 씻겨져 나가는 느낌이었다.
" 일주일이었다. "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영운도 대답을 바란건 아니었기에 조용히 말을 이었다.
" 축하한다. 너희들은 기사, 아리나스 폰 임펠리아의 기사들이란 말을 써도 된다. 자랑스럽게 말이다. "
그들은 몰랐겠지만 그들이 훈련하는 일주일 내내 아리나스는 밤늦게라도 3근위기사단의 연병장을 찾아와 그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꼭 지켜보고 갔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아는건 오로지 영운 뿐.
" 마음속에 아직도 패배감을 가지고 있다면 그 패배감을 버려라!! 아직도 마음속에 자신감이 없다면 자신감을 채워라! 너희들의 몸은 더 이상 너희들의 것이 아니요 너희들의 영혼은 더 이상 너희들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두! 너희들과 나의 주군인 아리나스 폰 임펠리아의 것이다! "
" 충!! "
그들의 마음속은 굳은 결의와 아리나스에 대한 충성심으로 가득했다. 잠시 그들을 바라보던 영운은 만족스럼 얼굴로 그들에게 외쳤다.
" 가자! 승리를 얻으러! "
앞서가는 영운의 뒤를따라 그들은 줄지어 걸어갔다. 떠나는 그들을 바라보는건 황급히 달려온 사자와 신관들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