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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펠리아의 숨겨진 검!!
수도, 루레아드의 왕궁에는 귀족들의 손길이 구석구성까지 퍼져있다. 두 공작들의 첩자는 시녀나, 시종. 또는 경비병에까지 퍼져있어. 왕궁에서 일어나는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다만, 왕궁에서도 그들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이 있다면 두 군데 뿐이었다. 국왕이 거처하는 궁, 통칭 사자궁과 1공주 아리나스의 백합궁이 그곳이었다. 그 사자궁의 대소사를 통괄하는 건 올해로 50세인 크레아 시녀장. 사자궁뿐만이 아니라 본궁이나, 백합궁을 비롯 두 왕자궁의 시녀들을 지휘, 감독하는 위치의 사람이다. 궁 안에서 국왕이 하는 일이 마음에 안 들면 국왕에게 호통을 치는 여걸, 크레아 시녀장이 청소나 식사 같은 자질구레한 일의 총책임자라면 국왕의 대외적일을 돕는 시종장의 위치에 있는 브라이언이 하는 일이다. 알게 모르게 이 사람이 하는 일엔 빈틈이 없어서, 본궁이라면 모를까. 국왕의 사자궁에까지 공작들의 첩자가 침투하지 못하는 건 이 사람의 힘이었다. 물론, 공작들은 모르고 있지만.
국왕은 자신의 진정한 심복이랄수 있는 이 두 사람과 함께 차를 마시는걸 즐긴다. 시녀장이나 시종장 또한 특별한 일이 없으면 국왕과 함께 차를 마시는것이 일과. 오늘도 그들은 사자궁에 마련된 다실에 않아서 시녀장이 손수 끓인 차를 맛보고 있었다.
" 시녀장의 솜씨는 날이갈수록 좋아지는군. 정말 맛있는걸. "
" 과찬의 말씀이십니다 폐하. "
" 오오. 아니네 정말로 맛이 좋아. "
" 그렇습니다 폐하. 이 차맛은 어디가서 쉽사리 맛볼수 있는것이 아니지요. "
시녀장은 별것 아니라는듯이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시종장과 국왕은 미소를 지으며 차맛을 즐기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국왕은 마시던 찻잔을 내려놓으며.
" 그래, 요즘 그 아이는 어떻게 지내나? "
" 아리나스 공주님 말씀입니까? "
" 그렇지. 그 외에 신경쓸만한 사람들이 있나? "
" 공주님은......여전히 바쁘게 지내시더군요. "
" 허허............. "
국왕이 허허거히자, 시종장도 웃음을 흘리면서.
" 3기사단은 이미 근위기사단중에 최고입니다 거기다가, 1,2기사단의 중립기사들중 대다수가 3기사단으로 옮기려 한다는 군요. 자리가 모자르답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게다가 그들이 다 옮긴다면 1,2기사단은 껍데기만 남겠지요. "
" 공작들이 두고 볼리가 없을 텐데? "
" 그게.............아리나스 공주님이 직접 전속 신청서를 들고 단장들에게 가서 억지로 허가를 받더군요. 단장들이 뭐 씹은 표정으로 도장을 찍었답니다. "
" 푸하하하하! 그녀석 답군. "
" 소외된 지방귀족에게 까지 손을 뻗고 계십니다. 물론, 그건 세바스찬경이 대신하고 있는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미 몰튼 경, 달리 경, 블루완드 경 같은 사람들이 그분곁으로................. "
시종장이 열거한 사람들은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의 영주들. 겉으로는 중립노선을 지키는 자들이지만, 속은 국왕파의 숨겨진 기둥들. 자신이 숨겨놓은 세력을 자신의 딸은 어떻게 파악했는지 쏙쏙 끄집어내어 자신의 편으로 포섭하고 있었다.
" 후후. 또다른 특이사항은? "
" 세바스찬경의 영지, 메츠링거시로 대량의 갑옷과 무기가 흘러들어가고 있더군요. 이때까지 흘러들어간 양을 합해보면 중장보병 1000은 무장시킬수 있는 양입니다. "
" 그렇게까지............... 공작들의 눈을 피해 병사를 기르고 있단 말인가? 공주가? "
" 예. 아라크네에서도 그 병사들이 어디있는지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
국왕의 얼굴은 굳어져 있었다. 아라크네는 브라이언과 자신이 만들어낸 최고의 정보조직이다. 임펠리아의 국내 사정이라면 사소한 소문 하나라도 브라이언에게 보고되고. 브라이언은 그 정보의 가치를 구분하여 자신에게 알린다. 거미가 쳐 놓은 거미줄같은 그 정보망에선 공작들이 숨겨놓은 은닉재산의 목록표조차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단순한 종이조각을 숨겼다면 모를까. 1000명이나 되는 병력이 루야의 눈에는 띄이지도 않았다고 한다.
" 허, 잘난녀석이로고..........내 자식이지만 말이네. "
" 공주님은 궁의 시녀들에게도 인기가 좋으신 분입니다. 아랫사람을 아낄줄 아시고 사소한일은 알아서 하시니 다른 시녀들이 백합궁의 시녀들을 부러워 한다더군요. "
" 후후................ "
국왕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았다.
" 30년이네. "
" ................ "
" 30년을 노력했어. 하지만 신은 내게 시간을 선물하지 않았네. "
국왕을 가장 가까이서 보필하는 시녀장과 시종장은 국왕의 몸상태를 잘알고 있다. 독으로서 몸의 기능을 강제로 자극해서 움직이는 반 좀비나 다름없는 상태다. 독약의 강도도 점점세져서 이제는 극약중의 극약인 증오의 눈물을 복용하고도 겨우 움직이고 있다.
" 나의 꿈을...............그아이가 이어갈수 있을까? 나의 아버지 때부터 이어온...............그 꿈을................... "
" 공주님도 폐하의 꿈을 알고 계실겁니다. 어릴적부터 총명하신 분이었잖습니까. "
" 그렇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
국왕은 그들의 격려를 들으며 눈을 감았다. 시간이 없다. 그래 자신에겐 고민할 시간따윈 없다. 할수 있는한 앞으로 나가야 할뿐. 국왕은 결연한 얼굴로 백합궁에 전언을 넣도록 지시했다.
그순간 백합궁의 아리나스는 자신의 서재에서 그녀에게 날라온 서류더미와 씨름을 하고있었다. 3기사단의 세가 불어난것도 좋고. 지방의 유력자들을 설득할수 있었던것도 좋은일이다. 하지만 그에따른 급격한 서류의 증가는 그녀로 하여금 머리를 싸메고 책상위를 떠나지 못하게 만들어서 그녀의 건강을 걱정하는 유모가 전장에 나가는 전사와도 같은 얼굴로 시녀들을 대동, 서재로 쳐들어가서 공주의 몸에 손을대는 불경을 저지른 끝에 그녀의 침실에 감금함으로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그녀의 활약은 거기에서 그치지않고 이어서 주인의 건강을 걱정하는 일단의 시녀들을 이끌고 영운의 침실로 돌진. 하릴없이 침대에 누워 책을 읽고있던 영운을 납치, 아까까지 아리나스가 있던 서재에 쳐박아둠으로서 전투에서의 승리를 거두었다.
" 무,무슨짓입니까! "
" 닥치시죠 제가 당신을 이곳에 끌고온 이유를 아시리라 믿습니다. "
" ..............어째서 내가!! "
" 하.십.시.오 "
전사로서 생명을 걸은 싸움을 수없이 헤쳐나온 영운이지만 유모가 뿜어내는 기백에는 당해낼수가 없었다. 그는 두손을 들어 올리며 항복을 선언했다. 절망에 빠진 영운이 유모와 시녀들의 감시하에서 서류를 읽기위해 손을 가져가는 순간, 시종하나가 들어와서는 국왕의 부름을 전했다. 영운은 잽싸게 책상에서 일어나 방밖으로 향했다. 그의 뒤에서 느껴지는 분노에 두 손을 부르르 떨고 있는 유모와 일단의 시녀들의 시선을 억지로 무시한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