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22화 (2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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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펠리아의 숨겨진 검!!

백합궁에서 사자궁으로 가는길은 여럿이지만 아리나스는 웃으면서 영운의 손을 잡고 어디론가 이끌었다. 아리나스가 이끈 곳은 자그마한 소로. 그 소로의 주위에는 누구의 솜씨인지 몰라도, 실로 엄청나다 할수 있는 양의 꽃이 피어있었다.

" 멋진걸 "

" 내가 가장좋아하는 산책로이기도 해. 아름답지? "

" 내가 말하기 쑥쓰런 일이지만 보기엔 좋군. "

꽃들사이로 난 소로를 걷던 그들의 시선에 들어오는 사자궁, 임펠리아의 국왕이 기거하는 사자궁을 바라보며 아리나스는 굳은 얼굴로 영운에게 물었다.

" 무슨 일일까? "

" 우리가 하는일은 아라크네에 거의 포착되어 있을테지. 하지만 그런일로 부르는걸 아닐거야. 그렇게 할일없는 사람도 아니잖아? "

" 후우............아직 모잘라..............아직 모자른데................... "

" 그들에 비해 우리가 들인 시간은 지극할 정도로 짧다. 따라가기 힘든것도 당연한 일이야 걱정 하지마. 말했잖아? "

" 그래................... "

어느새부 턴가 그녀의 가슴에 새겨져 있는 한마디.

'미래를 가슴에 품은 자에게 패배란 없다.'

아리나스는 가슴에 꿈을 품었고. 미래를 품었다. 그리고 자신의 곁에는 최고의 아군이 있다. 질리가 없다. 아리나스는 가슴을 펴고 앞으로 걸어갔다.

사자궁은 일반의 궁처럼 화려하지 않았다. 오히려 중후한 맛이 있다고 할까? 화려한 장식따윈 일절 없이 군데군데 실전에라도 쓸수있을정도로 잘 벼려진 검과 창같은 무기가 전시되어 있었고, 반대쪽엔 수십 송이의 꽃들이 화분에 심어져 향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 굳이 말하자면 언 벨런스의 조합이라고 할수 있겠지. "

영운은 사자궁에 대한 감상을 말해보라며 끈질기게 달려드는 아리나스에게 심드렁하게 대답해 주었다. 아리나스는 시시하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영운이 해줄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다. 무슨 말을 더 하라는 건지.............

" 공주님 국왕폐하께서 기다리십니다. "

" 음 안내를 부탁해요 "

" 예 "

아리나스는 시녀를 따라 걸음을 옮기면서 살짝 고개를 돌려서 따라오는 영운에게 주먹을 들어 보였다. 영운은 어깨를 으쓱임으로써 그녀의 주먹질에 답했다.

전쟁에서 예비대를 가지지못한 장군은 필패한다고 한다. 그건 정치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것이라, 무언가 숨겨진 한수를 가지고 있지않은 국왕은 국왕으로서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사실, 임펠리아와 같은 상황이라면 전에 영운이 설명한 것처럼 임펠리아를 쥐고 흔드는 제국과 제국의 권력층과 결탁한 귀족이 왕권을 쥐고 흔드는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임펠리아는 그렇지 않았다. 아직은 왕권이 살아있다. 그렇다면 귀족파가 모르는, 국왕의 숨겨진 힘이 있다는 소리, 아리나스와 영운은 그것중에 하나는 알고있다. 아라크네. 국내의 정보를 거즌 통솔하는 절대적인 정보조직.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생각했다. 다도실에서 경악에 빠져있는 그들의 앞엔 국왕이 숨겨놓은 최후의 한수가 있었다.

" 기사단....................5000명이라고? "

" 거기에 일급의 어쌔씬이 100명이라...............저번에 왕궁 도서관에서 본 그들인가? "

말이 기사단 5000에 어쌔씬 100이지, 제국의 간섭을 받고있는 이 시대엔 1000이상의 기사단을 키우는것 자체가 힘든일이었다. 어쌔씬은 두말할 필요없고,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 않아서 천연덕 스럽게 차를 마시는 국왕은 당연한 이야길 하는것 같다.

" 이만한 전력이라니...............말도 안나오는군. "

전에 왕궁도서관에서 볼 수 있었던 그들이 능력은 일급이 아니라 특급으로 분류 되도 상관없는 수준이었다. 영운이 국왕이 넘겨준 서류들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동안 아리나스는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국왕에게 외쳤다.

" 이런 힘을 가지고도, 왜 나라꼴을 이렇게 만들어 온 겁니까! 나라가 어떻게 되어가는지 아바마마가 모를리는 없었을 터! 왜 그런 겁니까! "

" 그럼 어쩌란 말이냐? 한 순간의 분을 참지 못하고 힘을 내보여 제국이 다시 이 땅을 침범하도록 하란 말이냐? 40년전, 그들이 이 땅에 저지른 일을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아놓고서? 다시 한번 이 땅에 그런 겁화를 부르란 말이냐? "

" .......................... "

" 알아둬라, 한 순간의 치욕은 별게 아니다. 너희 어머니를 저 간악한 놈들의 손에 잃고, 너희 할아버지가 빌어먹을 녀석들에게 생명을 잃는걸 보면서, 난들 분노하지 않았겠느냐? 아니다. 죽여버리고 싶었고. 없애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때는 때가 아니었으니까. "

" 아버지................... "

" 너의 역할이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거의 없다. 길어봐야 1,2년? 이미 이 몸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 그리고 이 나라는.................너에게 갈 것이다. "

" .........................아버지. "

" 너의 할아버님이 품으셨고. 내가 꿈꿨던. 그 꿈을 너에게 맡긴다. "

말을 마친 국왕은 눈을감고 소파에 몸을 뭍었다. 아리나스는 뭐라 말하기 힘들다는듯 머뭇거리고 있었다. 그때, 당황하는 그녀의 손을 잡는 자가 있었다.

" 그냥 얌전히 받아둬. 모르지는 않잔아? 자식에게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하는건 부모의 당연한 마음이다. "

" ........................ "

아리나스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국왕은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국왕이 말없이 않아있는 가운데, 옆에 있던 시녀장과 시종장이 앞으로 나서서 자신들을 소개했다. 물론, 만인이 알고있는 직위가 아닌, 국왕만이 알고있던 직위를 말이다. 아리나스는 그들이 각각 아라크네의 부길드장과 왕실의 정보책임자라는걸 알고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어 등장한 인물은 전에도 영운이 본일이 있던 왕궁 도서관의 늙은 사서. 그는 어쌔씬들의 총 책임자란다. 이름은 그로우 그 이름의 진위여부도 의심스러워 아리나스가 진짜 이름을 물어보자. 그는

" 어쌔씬에게 이름이 무슨 필요겠습니까. 그냥 새도우 한이라고 불러주십시오. "

이들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들이 국왕과 함께하기로 한건,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의 이야기였다. 그야말로 말도 안나올정도로 황당한 이야기였다. 영운은 들고있던 서류를 내려놓으며 희극적으로 두팔을 치켜들더니.

" 이 궁은 사자궁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아. 능구렁이궁이나 너구리궁이 나을것 같군. "

" ..................부정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슬퍼. "

맞는말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는 아리나스의 모습. 이쯤되면 국왕모독이라 할수 있다. 국왕의 충복인 세 사람은 분기탱천해서는 있는힘껏 소리를 질렀다.

" 공주님! 긍정하시면 어쩝니까! "

" 영운 경! 입조심 하시오!! "

영운은 진정하라는듯이 손을 내젓고는 앞의 탁자에 놓아져있는 서류를 집어들면서 브룩스에게 물었다.

" 그래, 그림자 기사단을 지휘하는 건 누구? "

" 음, 그건 나도 궁금한 사실인데. "

브라이언은 미소를 지으면서 답했다.

" 공주님도 잘 아시는 인물입니다. "

" 그러니까. 누군데? "

" 멕스웰 경. "

" ................사자의 장군? 말도 안돼, 죽었잖아? "

" 그렇게 알려졌을 뿐이지요. "

40 년전 제국의 침공 당시, 25만의 병력을 단 5만의 병력으로 패퇴시킨 장군이 있었다. 험한 절벽과 성벽에 의지해 싸우면서 정면승부는 피하고 철저한 게릴라 전술로 군량을 비롯한 군수물자만을 노리면서 그들이 퇴각할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었다. 하지만 그가 지키는 곳을 크게 우회기동한 8만의 제국국에의해 수도가 점령되어 그의 전투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후에 수도에서 그를 공격한 8만군대와 그의 앞에있던 16만의 병력이 일거에 들이쳐 사자의 장군이라 칭송받전 에머지 멕스웰 경과 그를 따르던 5만병력은 한사람 남김없이 전사한것으로 알려졌다.

" 하지만 멕스웰경도 바보가 아니죠. 수도가 점령당한걸 안 멕스웰 경은 5만의 병력을 이끌고 지키던 성을 빠져나와 남부지방, 저 몬스터들의 대지로 향했습니다. 후에 성을 차지한 제국군이 그 사실을 숨겼던것 뿐이지요. "

" 하하............... "

" 그의 휘하에서 40년전 제국과 싸우던 병사들이 흩어져서 남부의 대지에 살아있습니다. 4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그들은 더 이상 싸우기 힘듭니다. 그래서 멕스웰 경은 그들의 자식중 건장한 장정을 추려모아서 5000의 기사단을 조직했습니다. 그들이..............그림자 기사단입니다. "

" 급수가 큰 능구렁이로군. "

" 영운 경! "

아리나스의 머리는 급속도로 회전중이었다. 멕스웰 경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미치는 파장은 크다. 아리나스는 얼마전에 읽었던 서류내용을 떠올리고는 허탈하다는듯이.

" 분명 제 1.2.3군의 지휘관들은................. "

" 예 1군의 라니언 장군. 2군의 제리코 장군. 3군의 제르만 장군, 모두 멕스웰경의 지기들입니다. "

" 하하................ "

영운은 완전히 항복이라는듯이 고개를 저으며 아무말없이 않아있던 국왕을 향해.

" 국왕전하 이 궁을 능구렁이궁이라고 개명하는걸 진심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만? "

" 허허 생각해 볼만한 일이로군, "

" 폐하! 영운 경! "

" 아아 진정하라고 브라이언. 그나저나 아리나스야 "

" ................왜요? "

" 음, 나는 고맙다면서 내 품으로 뛰어들기 기대했다만.............슬프구나. "

" 아버지가 절세미남도 아닌데 뛰어들어 뭐하게요? "

" 그렇게 말하니 섭하구나. 이래보여도 소싯적엔 절세미남으로 유명했는데 말이다. "

어쩐지 말하려는 주제가 어긋나고 있는 느낌이다. 이런 국왕을 되돌리는건 시녀장의 역할. 크레아가 웃으며 가볍게 국왕을 부르자. 그제야 정신을 차린 국왕이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 이걸 어떻게 사용하느냐는..............너의 일이다. "

" 예 알고 있어요. "

아리나스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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