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26화 (26/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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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內亂)

그들은 맥스웰의 말을 듣고는 두 말없이 아리나스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아리나스는 기쁜 마음으로 그들의 충성을 받아들인 후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에 않아서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논의했다. 그리고 그들이 자리에 않은 얼마 뒤에 금발의 사내가 찾아와서 아리나스에게 인사하곤 자리에 합류했다. 세 장군은 그의 정체를 알고 있기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 수방사 사령관? 허허 공주님의 손은 빠르기 그지없군요? "

" 저는 그렇다 쳐도 장군님들까지 이럴 줄은 몰랐습니다. "

" 왕실의 후계자에게 충성을 바치는 것이 뭐 나쁜 일이겠소 "

" 하하 그렇지요? "

" 자자 환담은 나중에는 나누시고 제 이야기에 집중해 주십시오. "

그들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으며 영운은 수도의 지도를 펼친 채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지고 그가 설명한 작전의 요점을 백전노장인 멕스웰경은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이며.

" 그림자 기사단의 할일이..........이것이오? "

" 예.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하나. 귀족들은 자기의 저택에 약 100여명의 가병을 거느리고 있죠. 만일 그들이 일치해서 덤벼든다면 이쪽이 아무리 병사들이 많다고 해도, 피해가 있기 마련이고, 그런 와중에 그들의 수뇌부가 탈출할 염려가 있습니다. 저들이 모인다면 이쪽은 병력에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이기 때문에 절대로 탈출시켜서는 안 됩니다. 그들이 탈출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가병들은 모조리 박살내십시오. "

" 그렇다면 주요 탈출로에 대한 수비는 어떻게 하나? "

" 아크와 휘하 보병대에 명령이 내려갔습니다. 수도에서 나가는 주요도로 7개를 지정시간 이후에는 철저히 틀어막으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물론, 국왕의 이름으로요. "

" 이곳의 일이 새어나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방에 퍼져있는 저들의 사병을 각개격파로 깨부술 수 있겠군. "

" 예 그걸 노리는 겁니다. 사령관께서도 맡으신 일은 숙지하고 계시겠지요? "

29 세의 사령관, 프레이른 금발의 머리카락을 나풀거리며 고개를 끄떡였다.

" 물론이오. 정확한 시간에 문을 열면 되는 것 아닙니까? "

" 예 그림자 기사단이 들어오는 그 순간에 문이 열려야 합니다. "

" 걱정 마시오 이미 내 부관, 발트펠트가 진두지휘에 나가있소. 일처리에 있어선 나 이상과는 사람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소이다. "

" 그렇다면...............걱정 없겠군요. "

영운은 아리나스를 돌아보았다. 백금발의 여인은 영운의 시선에 씩 미소를 지었다.

" 놀래주라는 이야기지? "

" 예. 공주님이 신호를 보내면 저는 3기사단을 이끌고 그곳을 제압할 겁니다. 1,2기사단이 어떻게 나오던, 이미 일은 성사된 이후일 테니까요. "

" 알았어. "

영운은 아리나스에게서 시선을 거두곤 둘러않아 있는 사람들을 하나하나 바라보았다.

" 결행일은 내일 무도회가 한창일 때 입니다. 모두, 한 치 어긋남이 없이 행동해 주십시오. "

백합궁의 정원에서 벌어진 은밀한 회의의 결과는 아라크네에 배속된 전서구들의 발에 매달려서 각지로 전해졌다. 그 편지의 내용에 따라. 은신해 있던 철각궁기병대. 그림자 기사단. 아크의 보병대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특히 아크의 부대는 은밀하게 도로를 차단하기 시작했다. 바쁜 그들의 움직임을 뒤로 하고. 코랄의 밤이 깊었다. 무도회의 시간이었다. 아리나스와 영운은 굳은 얼굴로 무도회장으로 향했다.

무도회장의 분위기는 어제와 다를 것이 없었다. 단지 두 공작과 그 휘하 귀족들의 초초함이 배가된 것 이외에는 말이다. 두 공작은 아예 시작부터 국왕에게 붙어 다녔다. 국왕이 질린다는 표정을 노골적으로 지어 보여도 그들은 안면에 철판이라도 깔았는지 그의 뒤만을 졸졸 따라다녔다. 그들의 뒤를 귀족들이 졸졸 따라다니고 그것은 정녕 한편의 촌극이었다.

" 정말 재미있는 광경이야. "

" 젠장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나중에 뚜보고 싶은데 말이지. "

그들은 진심으로 분하다는 얼굴을 한 채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무도회는 절정에 다다랐다. 그와 동시에 거사의 시간도 다가왔다. 성문을 역기로 약정된 시간, 수방사 부사령관 발트펠트는 자신이 맡은 성문을 부하들을 닦달해서 열고 있었다. 이 시간에 왜 성문을 여는 건지 궁금했지만, 왜 이런 말이 있잖은가. ' 까라면 까!! ' 그들은 귀족의 사병 같은 오합지졸이 아닌, 훈련을 받은 정규군인이었고, 상관의 명령엔 절대복종이었다. 성문이 반쯤 열리자 멀리서 지축을 뒤 흔드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근위병들이 놀란 얼굴로 창을 잡아가는걸. 말린 발트펠트가 앞으로 나서서 그들을 맞이했다.

" 수방사의 부사령관 발트펠트 경이시오? "

" 그렇습니다만 그대는? "

" 철각궁기병대. 세바스찬 리하임이오 "

" 환영합니다. 리하임경. 그럼 지시받은 대로 행동하겠습니다. 그럼. "

" 알겠소. 나도 그럼. "

철각궁기병대가 코랄의 어두운 밤거리를 질주하고 발트펠트는 어이없어 하는 병사들을 이끌고 자신이 맡은 구역을 향했다.

이와 같은 일은 코랄의 7개의 대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아크의 보병대는 길을 막은채로 전진해서 각 성문을 지키고 있던 수방사 소속 병사들과 협력해서 철통같이 문을 틀어막았고, 그에 앞서서 성문을 통과한 그림자 기사단은 각자에게 맡겨진 귀족저택을 일제히 들이쳤다. 코랄의 밤에 때 아닌 무기와 비명소리가 가득 차기 시작했다.

바깥의 혼란과는 상관없이 무도회장은 장소에 맞지 않은 진지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국왕이 무도회장 중앙에 설치된 옥좌에 오르고, 무섭도록 진지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자 귀족들의 움직임이며 악사들의 음악이 뚝 그쳐 버렸다. 공작들은 이제야 때가 됐음을 직감하곤 입술에 침을 바르며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이 나라의 국왕직을 맡은 지 2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소."

국왕의 말은 무섭도록 조용한 홀의 분위기에 힘입어 무도회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들을 수 있었다. 고개를 들어 천장을 바라보던 국왕은 그 자세로 계속 말을 이었다.

" 내 나이 이제 40요. 후계자를 정할 나이는 아니나...................신께서 정해주신 나의 시간이 다 되었기에...................... 후계자를 정하려 하오. "

옥좌에 않아있던 국왕은 옥좌의 바로 뒤에 걸려있는 임펠리아의 왕검, 미스텔테인을 들어 손에 쥐었다.

" 아리나스, 크리스, 엘윈은 나와 여기 무릎을 꿇어라. "

그의 지명을 받은 세 명이 걸어 나와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국왕은 그들을 내려다보며 왕검을 들어

" 이제 나의 후계자가 될지는 이 왕검, 미스텔테인의 주인이 되는 것이며 이 나라의 앞날을 책임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느냐? "

" 예 "

아리나스는 몰라도 두 왕자가 알는지 모르겠지만 대답만은 기운찼다. 국왕은 한동안 그의 자식들을 내려보다. 미스텔테인을 거꾸로 잡아 자신의 후계자에게 내밀었다.

" 받아라. 이제............네가 국왕이다. "

국왕에게 선택된 백금발의 여인, 아리나스는 미스텔테인을 잡아 머리위로 높게 치켜들곤 일어섰다 그와 동시에 임펠리아의 피에 반응한다는 무구, 미스텔테인이 찬란한 빛을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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