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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內亂)
아리나스가 검을 든 채로 옥좌에 않자 멍하니 귀족들 사이에서 몇몇이 빠져나와선 그녀 앞에 무릎을 꿇었다. 하나같이 아리나스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
" 신 몰튼 밴자민. 아리나스 여왕폐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
" 신 달리 윈고트. 아리나스 여왕폐하께 충성을 맹세합니다. "
" 신 케이 언비트 역시............... "
귀족들 뿐만 아닌, 세 명의 장군들 또한 그녀에게 충성을 맹세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한번 쭉 둘러본 후에 아직도 경악한 채로 서있는 귀족들을 바라보며,
" 그대들이 나에게 충성의 서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에 대한 불복의 의미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가? "
" .................. "
두 공작과 왕자들은 입술을 깨물곤 주위를 둘러보았다. 라인버거 공작은 기회를 엿보려 했지만 도이체 공작은 달랐다. 이곳엔 자신을 따르는 자들 이외엔 없었다. 저들만 처리한다면.............. 부하와 주인이 생각하는 것이 똑같은 모양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게 똑같다 는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예식용 검을 차고 있던 몇몇 기사들과, 무가의 귀족들의 손이 허리춤으로 슬금슬금 다가가고 있었다. 귀족들 사이에서 살기를 느낀 아리나스는 얼굴을 굳히며,
" 나에 대해 충성을 맹세하지 않을 뿐 아니라! 검을 뽑으려 하다니! 이것은 이 나라에 대한 반역의 의지가 있다고 보아도 틀린 것은 아닐 터! "
아리나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미스텔테인을 뽑아들어 큰 소리로 외쳤다. 그 순간 그녀에게선 무언가 범접할 수 없는 기품이 뿜어져 나왔다. 라인버거 공작은 당했다는 생각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는 아무래도 이 자리에서 자신들을 모조리 제거해버릴 셈인 것 같았다.
" 3기사단장은 뭐하는가!! 저 반역도들을 채포하라! "
- 쾅!
아리나스의 외침과 동시에 무도회장의 문이 열리며 영운이 이끄는 3근위기사단 300명이 무도회장안으로 진입했다. 3기사단의 기사뿐 만아니라, 1,2기사단의 기사들도 간간히 보이는 걸로 보아선, 벌써 2개 근위기사단에 대한 처리작업이 끝난 모양이다. 영운은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는 검을 들어 뭉쳐있는 귀족들을 가리키며, " 여황폐하의 명이다! 반역도들을 처단하라! 항복하는 자 죽이진 않되 저항하는 자는 참살하라!! "
" 하! "
3 기사단과 기사들은 큰 목소리로 대답하며 검을 치켜든 채로 귀족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몇몇 무장들이나 기사들은 저항의 움직임을 보였으나. 3기사단의 공격으로 이내 쓰러져 버렸다. 3기사단의 실력자들, 레이네 멕켈, 켈빈을 위시한 10명은 파티에 참석중인 1,2기사단의 단장을 향해 달려들었다. 단장들은 당했다니 얼굴로 검을 휘둘러 반격에 나섰다. 기사들을 지휘해야할 단장이 이곳에 있었으니, 자신들의 측근이라 할 수 있는 기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제압당했을 것이다.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두르는 기사단의 단장들 또한 범상치 않은 검술의 소유자였으나 하나는 그들과 같은 소트 마스터요. 나머지는 소드마스터조차 패퇴시키는 인물들임에야...............그들의 저항은 오래가지 않았다. 몇몇 약삭빠른 중도파 귀족들은 황급히 아리나스에게 충성을 맹세하곤 자리를 벗어났고. 대세를 파악한 나머지 귀족들 또한 그들을 따르려 했으나 이미 그들의 주위는 3기사단이 포위하고 있었다.
귀족들은 모조리 강제로 무장해제 당한채로 무릎 꿇려졌다. 그건 멍~~~~하니 입을 벌리고 서있던 왕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찬가지로 3기사단의 기사들에게 양팔을 잡혀 강제로 끌려 내려와선 귀족들 옆에 나란히 있게 되었다.
" 공주! 나에게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은가!! "
" 도이체 공작. 공작이 말하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거지? 당신은 아직도 나를 이 나라의 여왕으로 인정치 않겠다는 건가? "
" 크! 나는 말이지.......... "
" 제국의 공작가중 하나인 멕버렌 공작가를 말하는 건가? 그들이 보유하고 있는 제국 20만 남로군정서의 병사들을 말하는 건? "
" 어, 어떻게 그걸……. "
" 그러고도 당신이 이 나라를 대표하는 공작위에 있는 사람인가? 그들이 이 땅에, 이 나라의 사람들에게 행한 일을 알면서도 그들과 손을 잡고 그들에게 아부를 하며 권력을 탐했단 말인가? "
" 으으............ "
어느새 그녀의 손에는 검집에서 뽑힌 미스텔테인이 흉흉한 빛을 뿜어내고 있었다. 도이체 공작은 않은 채로 주춤주춤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그의 얼굴은 이미 공포로 얼룩져 있었다.
" 한 나라의 공작에 대한 예의로 반역죄로 죽었다고는 말하지 않겠다! 그것이 내가 그대에게 보내는 최소한의 예! "
- 슈각!
- 툭! 데구르르르르............
목을 잃어버린 도이체 공작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아리나스의 몸을 적셨지만 아리나스는 개의치 않았다. 백금발의 머리카락이며 순백의 드레스도 피에 물들었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모습에서조차 아름다움을 느끼곤 고개를 휘휘 저었다. 아리나스는 눈앞에 서있는 이 나라에 남은 하나의 공작. 라인버거를 바라보았다. 라인버거 공작은 그녀의 시선에 피식하고 헛웃음을 지으면서, 그녀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
" 라인버거 공작. 그대는 나를 여왕으로써, 이 나라의 국왕으로 인정합니까? "
" 나는 아무래도 공주를 과소평가 한 모양이야. 저 멍청이들이랑 동급으로 생각했었다니...............나도 참 멍청했지. "
두 왕자들은 그 말에 당장이라도 라인버거 공작을 노려보았지만 공작은 그 시선을 무시한 채 아리나스에게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는 실리적인 사람이다. 더 이상의 이용가치가 없는 인간에게 신경 쓸 만큼 느긋한 인간도 아니고.
라인버거 공작은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손에 쥐었다. 언뜻 본 바로는 자주색의 자그마한 막대 같아 보였다. 라인버거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손에 힘을 주었다. 아리나스는 그걸 보았지만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았다. 설마, 이 지경까지 몰렸는데 무슨 행동을 할 수 있겠는가.
- 우둑!!
수정막대가 부러지며 미세한 빛을 내뿜었다. 라인버거는 그 빛을 확인하고 미소를 지으며 아리나스를 바라보았다.
" 하지만 공주. 나 역시 여기서 나의 야망을 포기할 수는 없다네. "
" 뭐? "
- 콰쾅!!!!
" 무슨 일이야? "
" 큭! 적이다!! "
" 당황하지 마! 적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외각의 기사들은 응전하라! "
영운이 창을 고쳐 잡으며 무도회장 밖으로 향하자 아리나스는 뭐 씹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 나 역시 그대를 과소평가한 것 같군요. 마지막까지 이런 수를 준비하다니............... "
" 정치판에서 구르다 보면 이런 최후의 수는 항시 마련하고 있어야 한다네. "
공작과 아리나스가 대화하고 있는 곳으로 피칠 갑을 한 기사가 난입해 들어왔다. 그 기사는 아리나스의 목을 향해서 날카로운 찌르기를 날렸지만 그의 몸을 꿰뚫은 은빛 섬광 때문에 움직임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 후 방심했군, 쥐새끼도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인데. "
은성에 꿰뚫린 기사의 시신을 던져버린 영운은 착잡한 얼굴로 아리나스의 앞을 막아서서 라인버거 공작을 노려보았다. 라인버거 공작의 주위에도 혈전을 치르고 도달한 기사들이 10여명정도 포진하고 있었다. 그들 뿐 아니라 무도회장의 입구 쪽에선 십여 명의 기사들이 3기사단의 기사들과 혈전을 벌이고 있었는데, 본디대로라면 300명이 넘을 기사들을 이길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으나, 놀랍게도 그들 사이엔 마법사도 끼어있었다. 그의 손에선 불꽃과 번개가 뻗어나가 기사들을 협공하려는 3기사단의 기사들을 저지하고 있었다.
" 용병들인가? 왕실 마법사들은 통제에 성공했는데? "
" 그렇다네. 비싼 돈을 주고 고용한 이들이지. 알다시피 용병 중에 마법사가 그리 흔한 게 아니지 않나. "
영운은 그야말로 불의의 일격을 먹었다는 얼굴이었다.
" 용병을 깜빡했군. 용병길드를 통제했어야 하는데. "
" 드래건도 마법에 실패할 때가 있다는 거야. "
영운의 등 뒤에서 라인버거 공작을 노려보고 있던 아리나스가 말했다. 영운은 그 말에 쓴웃음을 지으며 라인버거에게 창을 겨누었다.
" 자, 의외의 사건이긴 했지만, 이 자리에서 당신을 죽여 버리면 된다는 건 변하지 않아. "
" 그렇군. 자네가 등장하고 난 이후였어. 계획이 일그러지기 시작한건. "
" 그런가? "
" 소드 마스터를 초월한 자를 상대하기엔...............많이 부족하지만 이들이 자네와 잠시 동안 놀아 줄 걸세. 그럼, 나중에 보세나. "
" 젠장! "
영운은 이빨을 갈면서 몸을 날려 은성을 휘둘렀다. 기사들도 이를 악물곤 그에게 덤벼들었다. 개개인으로썬 상대도 안 되는 자들이지만, 아무리 영운이라도 10명이나 되는 기사들을 한꺼번에 상대할 순 없었다. 아니, 한꺼번에 상대할 순 있었지만 일순간에 제압은 무리였다. 게다가 그들은 목숨까지 걸고 있어 상대하기에 껄끄럽기 그지없었다. 결국 그들을 제압했을 땐 혈로를 개척한 일단의 기사들과 마법사들과 함께, 무도회장 밖으로 피한 뒤였다.
" 서둘러서 포위망을 형성해라! 놓치면 안 된다!! "
영운은 일단은 명령을 내렸지만, 잡을 수 있다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이정도로 용의주도한 준비를 하는 인물이, 급하게 형성한 포위망을 돌파 못할 리도 없다.
" 아크의 라인에서 걸리길 빌어야 하겠지만....................소용없을 듯 하군. "
" 응. 저렇게까지 용의주도할 줄은 몰랐어. "
" 저렇게 자신만만한 걸로 보아선 아마 아무도 모르는 비밀통로 하나정도는 확보해 놓았겠지. 후우.................이렇게 되면. "
" 전쟁인가............... "
수습되어가는 무도회장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리나 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 조용히 끝내고 싶었는데................ 결국은 크게 번지는 구나. "
" 어쩔 수 없지.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내란에서 승리하는 것과 내란의 피해를 최대한도로 줄이는 거야. "
라인버거 공작이 개인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의 수는. 7만 이상, 어쩌면 8만이 넘어갈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구심점을 잃어버린 도이체 공작의 힘을 그대로 흡수 할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기 전에 그를 부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