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31화 (3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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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內亂)

공작군의 최외각이야 중장보병을 비롯한 기마병, 잘 훈련된 병사들이 모여 있어서 그 기세가 대단했지만 그 안은 이득을 노리고 모여들은 귀족들의 오합지졸. 영운이 이끄는 근위기사단이 무서운 기세로 돌입하고, 그가 뚫어놓은 길로, 아크의 중장보병단과 일반보병이 뛰어들었다.

" 사령관 각하가 돌입했다!! 전원 돌격!! "

" 돌격하라!! "

그와 동시에 좌, 우측의 날개를 맡고 있는 맥스웰과 프레일이 호령하며 전속력으로 돌격을 개시했다. 당황한 공작군의 틈새를 무서운 기세로 파고들며 공격해 들어갔다.

근위기사단의 최선두에 있는 것은 영운과 레이네, 둘 다 소드 마스터인 만큼 오러블레이드를 뿜어내며 공작군의 정중앙을 대쪽 가르는 기세로 나아갔다.

" 좌측과 우측날개에서 돌입에 성공한 모양입니다!! "

레이네가 검으로 각 방향을 가리켜 보이며 외치자 영운은 고개를 끄떡여 보이며,

" 전장의 정리는 그들에게 맡기고, 우리는 적의 중심부를 타격한다!! "

" 넵!! "

레이네는 끝이 떨어져버려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랜스를 버려버리고 검을 뽑아들어 오러 블레이드를 형성시켰다. 영운은 은성을 들어서 달려드는 적의 기사를 두 조각 내버리고, 창을 들어 크게 휘두르면서 외쳤다.

" 자아! 진격이다!! "

- 와아아아아아!!

근위기사단이 검을 휘두르면서 개척한 길을 여왕군의 보병들이 밀려들어서 길을 넓히고, 좌우측으로 밀어붙이던 아크의 크림슨 크루세이더가 뒤를 이였다. 좌, 우측에서 흑색창기병과 수방사 기병들이 무서운 기세로 창을 휘두르며 파고들자, 가뜩이나 혼란에 빠져있던, 귀족군은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 피라미는 신경 쓰지 마라!! 노리는 건 어디까지나 본진이다!! "

영운이 이끄는 근위기사단은 커다란 함성으로 그의 외침에 답하며 적을 베어나갔다.

" 큭!! "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장을 바라보던 라인버거 공작은 형편없이 밀리고 있는 아군을 바라보았다. 3만이나 되는 전력차는 어디간건지, 정말 형편없이 밀리고 있었다.

" 에에잇!!! 수도 적은 적을 상대로 무엇 하는 짓들이냐!! 밀어붙여라!! "

라인버거 공작이 일갈하자, 그를 보호하기 위해 남았던 일단의 기사들이 각자 검기를 내뿜으며 근위기사단의 예봉을 꺾기위해 앞으로 달려 나갔다.

" 저들의 진격을 막으면 여왕군의 기세의 절반이 꺾인다!! 막아라!! "

공작의 기사단인 푸른 매 기사들 중에서도 특히 뛰어난 실력 때문에 공작의 호위병이된 '푸른 매의 발톱'은 공작의 호위라는 본분도 잊어버리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하나하나가 소드 익스퍼트 최상급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 기사들은 근위기사단의 전진을 가로막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 전방에 적 정예병력!! "

" 속도를 줄이지 마라! 돌격!! "

영운은 허리를 낮추고 은성을 앞으로 쭉 내밀며 말을 박찼다. 그를 따르는 근위기사단역시, 한손의 카이트 실드로 전방을 빈틈없이 가린 뒤에 다른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내밀고 앞으로 달렸다. 최초의 일격은 선두의 영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 타하!! "

영운의 소울 블레이드가 은성의 창끝에서 튀어나와 최선두의 기사를 조각내버리고 기사들 사이로 돌입했다. 영운의 뒤를 따르는 건 오러 블레이드가 형성된 검을 휘두르며 기사들을 베어 넘기는 레이네. 하지만 상대방도 익스퍼트 최상급의 기사들이라 레이네의 일격을 버텨내고 반격까지 날리는 쾌거를 거두었다. 하지만 그들은 레이네의 뒤를 이어 들이닥친 근위기사단과 마주쳐야만 했다.

" 뒤를 맡긴다!! "

레이네 가 크게 소리치며 달려가자, 기사들과 검격을 교환하던 기사들이 검을 크게 치켜들며 대답을 대신했다. 영운과 레이네가 달리고 있는 방향엔 라인버거 공작을 비롯한 공작군의 중추가 모여 있었다.

" 공작님! 이곳은 위험합니다! 피하십시오!! "

공작의 충복인 할슈타인 백작이 공작의 팔을 잡아끌면서 외쳤다. 공작은 잡아끄는 백작의 팔을 뿌리치며,

" 이런 곳에서 도망치란 말인가!! 이곳에서 도망친다면 다음이란 없다! "

" 아닙니다! 비록 이곳에서 후퇴한다 하더라도 공작님의 성, 라 한에는 아직 2만의 병력이 건재합니다! 이곳의 패잔병을 수습하여 라 한으로 들어가 농선전을 벌이면서 여왕을 지지하지 않는 귀족들의 힘을 통합하여 다시 한번 반격에 나서면 됩니다!! "

공작은 백작의 필사적인 외침에 간신히 화를 진정시키는 듯 했다. 잠시간 숨을 고르던 공작은 주위를 둘러보며,

" 후퇴다! 라 한으로 후퇴하라! "

" 미안하지만 당신들에게 다음이란 없소. "

- 흠칫!!

그들의 등 뒤엔 어느새 다가온 영운이 서 있었다. 피가 뚝뚝 흐르고 있는 창을 들어서 귀족들을 겨누며,

" 여왕폐하의 전언이시오. 그대들의 목숨으로 그대들, 일족의 목숨을 남기신다 하셨소이다. "

귀족들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여왕의 전 언속에 들어있는, '그대들의 목숨으로' 그만은 이 반란에 참여한 자들의 목숨을 살려두지 않겠다는 말 아닌가.

" 또 자넨가.................... 자네가 나타난 뒤로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먼. "

" 본의는 아니지만 말이오. 가는 길이 다르니 어쩔 수 없지 않겠소. "

영운은 말을 마치고 창을 허공에 한 바퀴 크게 돌려 창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자세를 잡았다. 창을 겨눈 채로 말을 박찼다. 겁에 질린 귀족들은 새파란 얼굴로 주춤주춤 물러나려 했지만, 그들의 몸은 그들의 맘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겁에 질린 얼굴로 주춤주춤 뒷걸음치던 귀족들은 영운과 그들의 사이를 가로막는 사람의 모습에 얼굴에 희망의 빛을 띄웠다.

" 리코경!! "

" 백작님 공작님을 모시고 서둘러 주십시오!! "

전신에 피를 뒤집어 쓴 채로 나타난 리코는 군데군데 날이 빠져서 더 이상 검이랄 것도 무기랄 수도 없는 자신의 그레이트 소드를 휘둘러서 영운을 물러나게 만든 뒤에 외쳤다. 백작은 그의 외침에 황급히 공작의 손을 잡아끌면서

" 리코 경이 시간을 끌고 있을 때에 어서!! "

" 크윽.............복수는 반드시 해주겠다! 리코!! "

공작은 큰 소리로 외치며 말을 돌렸다. 사색이 되어있던 귀족들도 황급히 공작을 따라 말머리를 돌렸다.

" 젠장!! 저리 비켜!! "

영운은 은성을 휘둘러서 리코의 검을 날려버리며 외쳤다. 하지만 리코는 몸에 있는 상처 따위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검을 휘두르며 영운을 공격했다. 목숨을 도외시한 사람의 힘은 얕볼만한 것이 아니라. 영운으로써도 쉽게 리코를 상대할 수 없었다.

' 크윽................시간이.................. '

" 단장님!! 어서 가십시오!! 이놈은 제가 맞겠습니다!! "

자신의 안전을 도외시하고 공격해오는 리코의 검을 막아내던 영운은, 오러 블레이드를 휘두르며 공격해 들어오는 레이네의 외침에 영운은 잽싸게 리코의 공격권에서 몸을 빼곤, 말을 박찼다.

" 크윽! 거기 서라!! 그러고도 네놈이 기사인가!! "

" 단장님이 너 따위에게 검을 휘두르실 리가 없잖은가!! 나와 붙어보자!! "

레이네 또한 소드 마스터의 실력가라 강한 일격으로 레이네를 뿌리치고 영운을 따라가려 했던 리코지만, 레이네가 검을 휘두르며 막아서자, 그도 어렵게 되었다.

" 제길!! "

리코는 목숨을 도외시하고 영운을 저지하기 위해 달려가려 했으나, 소드 마스터인 레이네의 공격은 만일 무시한다면 그 자리에서 격살될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기 때문에 리코는 입술을 깨물고 그에게 맞서갔다.

리코의 싸움은 헛된 게 아니었다. 리코의 발악을 뿌리치고 달려간 영운이 본건 저 멀리서 도망가고 있는 공작을 비롯한 귀족군의 간부들이었다.

" 제길! 놓칠까보냐!! "

영운은 말에서 내려서 창을 양손으로 잡더니 천천히 회전시키기 시작했다. 천천히 돌아가던 창은 점차 속도가 올라감에 따라서 그 모습이 사라져갔다. 그것은 신기! 천공을 다스리는 용왕의 힘을 빌리는 절대의 기술!

- 멸신무투 창술!! 천공용황포(天功龍皇砲)!!!

- 캬아아아아아!!

모습을 감춘 은색의 창이 절대의 천공용으로 화해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영운의 또 다른 의지의 표현. 영운의 영혼의 또 다른 형상! 영운이 원하는 일을 행하기 위해 천공의 용은 크게 포효를 내지르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정적, 천공의 용이 모습을 드러내고, 전장을 울리는 포효를 내지른 순간, 피와 비명, 죽음이 지배하던 전장은 정적이 지배했다. 전에 한번, 저 천공의 용을 본적이 있던 세바스찬과 철각궁기병대의 대원들은 자신들의 무기를 들어올리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주위의 여왕군 병사들은 뭐가뭔지 모르겠지만 같이 환호성을 질렀다. 일단 아군이 기뻐한다는 건 자신들에게도 좋은 일일 테니까.

도망치던 귀족들은 자신들의 등 뒤로 덮쳐오는 천공의 용왕의 모습에 움직이는 것도 잊어버리고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움직일 수 없었다. 절대적인 공포가 자신들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머리위로 천공의 용왕이 내리꽂혔다.

천공의 용왕이 내려 꽂힌 순간, 하늘에서 타오르고 있는 태양이 지상에 내려왔다고 밑을 정도로 강렬한 빛의 폭발이 일어났다. 침묵에 잠긴 전장을 그 빛은 환하게 비추었다. 그 빛을 보는 귀족군의 병사들은 하나 둘씩 무기를 던져버렸다. 여왕군의 병사들은 커다란 함성을 질렀다. 그것은 누군가의 승리를 기뻐하는 함성이 아니었다. 검과 검을 교환하는 격렬한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기쁨의 함성이었다.

- 우와와아아아아아아아!!!!

어디서부턴가 시작되었을 함성이 전장을 뒤덮었다. 천천히 빛이 사라지고 시꺼멓게 타버린 창을 집어든 영운은 미소를 지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내란발발 10일째, 라인버거 공작의 죽음으로 내란은 종결국면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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