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32화 (3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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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내란.

그것은 대륙 역사상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짧은 전쟁이었다. 피해도 양축에서 동원한 13만에 가까운 병력에서 사상자 모두 합쳐서 3만정도인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피해가 적은 전쟁이기도 했다. 훗날에 어떻게 기록되던 지간에 10일 만에 이루어진 라인버거 공작의 반란진압은 아직까지 아리나스에게 충성을 맹세하지 않던 여러 군소귀족들은 잽싸게 수도, 루레아드로 달려가서 아리나스 앞에 무릎을 꿇었다.

반란의 뒤처리는 의외로 빠르게 이루어졌다. 아리나스는 영운에게 줄줄이 끌려온 공작군의 주요귀족들을 모두 용서하고 그들의 작위를 비롯하여 재산마저 그대로 유지시켜 주었다. 너무 온건한 조치라고 여왕파의 귀족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왔지만, 아리나스는 개의치 않고 일을 진행시켰다. 그녀의 권력은 임펠리아 역사상 다시없을 정도로 강한 것이었고, 너무 그녀의 눈에 거스르다가는 영운이 지휘하는 군대에 의해서 자신을 비롯해 영지까지 싹~~정리당하고 국왕직할령에 편입되는 경우가 생기니까.

라인버거 공작의 장례는 반역자지만 한나라의 공작이었다는 것을 감안하여 일반 평민의 장례로 치러지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생전의 앙숙이었던 도이체 공작의 시신역시 그의 옆에 묻히게 된 것이다. 죽은 사람이 싸울 일은 없으니까 걱정은 없다지만...................

하지만 라인버거 공작의 휘하 귀족들은 모조리 사면했다 할지라도 단 한사람만은 예외였다. 바로 할슈타인 백작, 라인버거 공작의 오른팔이며 모략과 음모의 둘째가라면 서러운 고수. 과거 그에 의해 생으로 풍비박산 나버린 귀족가문이 한두 개가 아니고, 반역의 굴레를 쓰고 작살나버린 가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았다. 주요 귀족들도 그를 용서해준다는건 천부당 만부당 한 일이라면서 쌍수를 휘두르며 반대했다.

" 그의 생명에 대한 권리는 내가 쥐고 있지 않다! 레이네 이슈타르경! 앞으로 나서라!! "

대대로 나라에 커다란 죄를 지은 죄인을 처벌하는 강당(기요틴이란 이름을 갖고 있었다. 이걸 본 순간 영운은 잠시간 섬뜩해 했다.)에서 아리나스는 죄인들을 감시하고 있던 한명의 기사를 큰 목소리로 불렀다.

" 옙, 폐하! "

" 저자의 생명을 그대에게 맡긴다! 그대의 임의로써 처리하되 그 결과는 나 아리나스 폰 임펠리아가 책임진다! "

" 감사합니다! "

레이네는 허리를 굽혀 그녀에게 감사를 표한 뒤에 밧줄에 묶인 채로 서있는 백작에게로 다가갔다. 레이네와 마찬가지로 경비를 서고 있던 레미엘은 그 둘을 어두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한 명은 아버지. 자기를 이때까지 길러주었던 사람. 다른 한명은 자신이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 그 둘 중.................그녀는 그 둘 중, 그 누구도 포기할 순 없었다. 그녀역시 내란에 참가하여 누구보다 용맹하게 싸웠다.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 곁에서 떨어지기 싫은 것도 있었지만, 그녀가 공훈을 세움으로써 자신의 아버지의 죄가 조금이라도 감해질까 생각해서 그녀는 더욱더 용맹하게 싸웠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참으려 했지만 참을 수 없는 눈물이 흘러나왔다.

레이네는 묶여있는 할슈타인 백작의 앞에 섰다. 그들의 자제가 약혼을 했을 정도로 전 이슈타르 백작과 할슈타인 백작의 사이는 절친한 것이었다. 그도 어릴 적엔 그의 영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할슈타인 영지를 자주 찾아가곤 했다. 그때마다 어서 오라며 자신을 환영했던 '아저씨'였다. 저 사람은. 그런데 어찌하여 이렇게 된 것인가.

" 오래간만입니다. "

" 그렇군. 오래간만이네. "

" ................ 하나만 묻겠습니다. 어째서 그러신 겁니까? "

" ...................... "

" 아버지만 희생됐다면, 어떻게 보면 이런 것이 귀족사회의 속성이니까. 저도 그러려니 하고 납득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제 어머니와 여동생은! 왜 죽이신 겁니까!! "

" 그래야만 했으니까. "

" ,,,,,,,,,,,,,,,,,,,,,, "

" 자네의 아버지는 나의 주인에게 방해가 되던 자였으니까. 그를 그대로 놓아두면, 주인에게 방해물이 될 자였으니까. 그런다고 자네의 아버지만 죽인다? 그렇겐 할 수 없었네. 소란이 될만한 싹이라면.............. 그 근원부터 뿌리째 뽑아야 한은법. "

" ................... "

할슈타인의 말을 듣고 있던 레이네의 오른손은 허리의 바스타드 소드의 손잡이를 붙잡은 채로 떨고 있었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그의 마음을 태우고 있었다. 이대로, 이대로 검을 뽑아 내리치면 간단하게 죽일 수 있다! 억울하게 죽은 가족들의 한을 분수 있다!

- 채앵!!

하지만 레이네 는 그를 베지 못했다. 아니, 그가 벤 것은 그를 묶고 있던 밧줄뿐이었다. 레이네는 검을 뽑아 거칠게 검집에 집어넣고선 돌아서서 아리나스를 향해 외쳤다.

" 이것이 저의 선택입니다! 여왕페하! "

아리나스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레이네에게 물었다.

" 그 선택에 후회는 없겠는가? "

" 예! "

" 알았다. 할슈타인 백작! 그대의 죄를 사면하고 나의 신하로써 받아들인다! 이는 나 아리나스 폰 임펠리아의 이름으로 다시는 바뀌지 않을 결정이다! "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녀에게 허리를 굽히며 경의를 표했다. 레미엘은 자리에 돌아온 레이네의 팔을 붙잡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 고마워요............... "

" 천만에............. "

너를 울게 만들 순 없었어. 레미엘은 나직이 중얼거린 그의 말에 기어코 눈물을 터뜨렸다.

본궁은 국왕이 나랏일을 보는 장소다.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목적으로 사용되는 방이 존재한다. 전에 나왔던 중죄인 재판용의 기요틴이란 방이 있는가 하면. 외국사신 접대용의 방, 국내 주요 귀족들의 휴게실 등등, 수많은 방이 있다. 물론, 중요회의에 사용되는 방또한 존재한다. 그리고 그 방내에서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고.............있지 않았다.

회의실은 30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되어있었다. 이 방안에 들어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권위를 인정받은 귀족의 상징이었기에 이 자리에 참석하는 귀족들은 모두 코가 높은 자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입을 벌린 채로 다물지 못하고 있었다.

" 노, 노예해방? 노예해방이라고? "

" 그렇습니다. 비텐마이어 백작님. 노예를 해방하자 이겁니다. "

" 제, 제정신이오! 노예해방이라니!! "

비텐마이어 백작은 예의도 잊은 채로 영운을 향해 삿대질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영운이 아닌 재상의 자리에 않아있던 사람이 조용히 일어나서 침착한 태도로 백작에게 말을 건넸다.

" 백작님 여왕폐하도 계신자리입니다. 예의를 지키십시오. 영운경의 발언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재상의 직을 맡고 있는 '전'시종장 브라이언의 발언에 백작은 얼굴을 시뻘겋게 붉힌 채로 재상을 바라보다 자리에 않았다. 회의가 열릴 경우, 회의를 이끌어 나가는 역할인 의장의 역할은 재상의 몫이다. 그렇기에 말을 안 듣는 자에 한해서 퇴장시킬 권리 또 한 가지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귀족들은 나라의 국정에 관련된 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 정도로 급수가 높은 귀족들이라, 이런 자리에서 퇴장명령을 받는다는 건 그들의 자존심을 찍으러 트릴뿐만 아니라 뭉개는 이야기인 뿐더러 상당한 쪽팔림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비텐마이어는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않았다. 재상은 장내가 정리되자 발언자인 영운에게 고개를 돌려 가볍게 고개를 끄떡였고 영운은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숙인 후에 이야기를 계속했다.

" 여러분은 혹시 이 나라의 백성이 몇 명인지 아십니까? 자신이 다스리는 영지의 백성들이 몇몇인지 알고 있습니까? 제가 파악한 바로는 이 나라의 백성의 인구수는 대략 1900여만. 그나마 이것도 주요 성시와 마을을 중심으로 파악된 인구일 뿐, 파악해 본다면 더 얼마가 나올지 모릅니다. 황당한 일이지요. 세금은 백성들에게서 나옵니다. 하지만 제대로 인구파악도 안된 백성들에게서 세금을 걷어 보았자. 얼마나 나오겠습니까. "

" ..................... "

" 제가 제안하는 방법은 주민등록이라는 겁니다. "

순간, 영운이 하는 말의 진의를 파악한 몇몇 귀족들이 크게 감탄하며 고개를 끄떡였다. 물론, 알아차리지 못한 몇몇 귀족들은 '저 자식 뭐라는 소리야?'라는 얼굴로 노려보고 있었지만.

" 각 주요 도시와 마을에 등록사무소라는걸 만듭니다. 그리고 임펠리아 왕국 내에 거주하고, 다른 나라로 나갈 생각이 없으면 일단 자신의 이름과 소득원, 가족 인원 등을 신고하게 합니다. 신고한 사람에 한해서 주민등록증이라는 걸 발급해 줍니다. 그것은 위나라의 국민이라는 신분증이 되는 것이 되는 거죠. "

" 확실히 그렇게 한다면 군대에 모집할 사람들과 세금의 증가는 확실해 지겠군요. "

영운의 말에 맞장구치며 말 한건 재상, 브라이언 이었다. 그의 말에 찬동하는 몇몇 귀족이 고개를 끄떡였다.

" 그렇다면 노예해방은 무슨 소리입니까. "

" 군대를 이용하는 겁니다. 20세에서 40세 사이의 노예나 농노중 자원자를 군에 입대시킵니다. 그리고 아무 문제없이 3년의 복무기간을 지낼 경우, 본인을 포함하여 직계가족에 한해 노예의 신분에서 해방시키는 겁니다. 물론, 주민등록을 한 가정에서도 군대에 가야만 하며, 군대에 간 사람이 있을 경우, 세금을 약간 감면 한다든지 등의 특전이 있어야 갰지요. "

" 노예들은 그렇다고 해도 일반 평민가정의 경우 20에서 40대의 노동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굉장히 높습니다. 이는 어떻게 해결하실 생각입니까? "

영운의 말에 의문을 표시하고 나선 건 이번에 새로이 개설된 농림부 대신에 임명된 레이니크 남작. 아라크네가 선정한 '쓸만한 귀족인재 100인'중 23위에 오른 인물로써, 그 의 영지는 가뭄이 들건 홍수가 나건 그 어느 때나 상관없는 수확을 자랑하는 영지였다. 그의 영지를 몰래 방문한 영운이 잘 정리된 논밭과 완벽에 가까운 수로시설, 아침이 되자 제일먼저 호미를 메고 나오던 남작의 모습을 보곤 그 자리에서 납치하여 아리나스에게 추천했고, 아리나스는 그를 당장 새로 개설된 농림부 대신에 않혀버린 것이었다.

" 그런 가정의 경우, 아까 말했던 등록사무소에 신고합니다. 신고를 받은 등록사무소에서는 직원을 보내어 신고 된 내용대로인지 조사를 한 후에 군에 입대해야 하는 당사자가 말씀하신 것처럼 홀로 세 명 이상의 부양가족을 먹여 살리고 있어서 당사자가 군에 입대하여 그 가정의 생계에 중대한 이상이 생길경우라 판단한다면 그의 군 입대는 취소되고 예비군에 편입됩니다. "

" 예비군이요? "

" 그렇습니다. 3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나온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예비군에 편입됩니다, 이 경우 한달에 3일가량 예비군에 소집되어 훈련을 받고 가정으로 복귀합니다. 휴경철인 겨울의 경우 한달의 1주일가량으로 하는 것이 좋겠지요. "

" 상당히 좋은 생각이군. 제대한 병사들을 지속적으로 훈련시킴으로써 언제든지 정예 병력으로의 탈바꿈을 노릴 수 있겠군, "

" 그렇습니다. "

국무대신을 맡고 있는 멕스웰경이 크게 감탄하는 얼굴로 고개를 끄떡이자 이번엔 국무 쪽에 관련하는 귀족들의 얼굴이 끄떡여졌다. 연이어서 탁자의 한쪽에서도 한 사람이 긍정적인 얼굴로 고개를 끄떡이며 영운의 의견에 찬성을 표했다. 그는 재무부 대신을 맡고 있는 링텐 남작. 일명 수전노라 불리는 인물로써. 자신의 영지 민에게선 절대로 가혹한 세금을 물리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돈을 굴리는 것인지 최종적으로는 원래 금액의 몇 배나 되는 금액이 되어 그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온다는, 거의 돈 굴리는 덴 있어선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물이었다.

" 일반가정의 평민들이 내는 세금은 달마다 다르지만은 대략 10실버 정도로 1년에 약 1골드 20실버의 세금을 냅니다. 영운경이 제시한 방법을 사용할 경우, 적어도 3년의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확실하게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

이 세계의 세금을 내는 방법은 평민층에서 각 영지의 영주가 정한 세율에 따라서 세금을 내고, 그 세금을 영주가 취한 뒤에 거기에서 일정량을 떼어서 나라에 바치는 구조로 되어있다. 물론, 전시를 대비한, 물자의 축척은 왕의 고유권한이라 각 영지에서 일정량의 물자를 거둬서 비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비리가 벌어지는 것이 백성들이 영주에게 바치는 건 각 지역의 특산물이 대부분이고, 돈으로 바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영주들은 그 특산물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높은 걸로 설정하여 왕실에 내는 세금의 양을 줄임으로써 차익을 남겨온 것이다. 이 과정에서 노예들이나 농노는 개인에게 소속된 재산으로 파악하기 때문에 세금을 안낼 뿐더러, 그들이 생산한 모든 것은 그들의 주인 손으로 굴러들어가니 이 어찌 남는 장사가 아니겠는가?

영운이 제안한 이 방식은 내란의 여파에서 살아남은 몇몇 대귀족들을 겨냥하고 벌인 일이었다. 대 귀족들을 찍어 누르고 지방에 퍼져있는 군소 귀족들을 중요 관직에 임명한 것도 아리나스와 영운이 벌인 합작품이었다. 그 작품의 결과는 실로 뛰어난것이라, 회의장을 차지 하고있는 귀족의 절반 이상이 지방의 소외귀족. 아리나스 여왕 파였다.

" 영운경의 의견에 찬성하는 분은 손을 들어 주십시오. "

전통적인 의견결정방법인 거수로써 찬반을 결정하고자 했지만 이미 결과는 나와 있었다. 과반수가 아리나스의 휘하였으니 거수고 뭐고 소용없는 일이었다. 비텐마이어를 필두로 하는 귀족들은 끝까지 반대자세를 고수했지만, 재상과 국무대신을 필두로 한 여왕의 진영이 찬성을 표시하자 그들이 뭐라 소리를 지르건 이미 바꿀 수 없는 일이었다.

" 결정 난 것 같군요. 재상? "

" 예 여왕폐하. "

" 준비하도록 하세요. "

" 알겠습니다. "

아리나스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장 밖으로 향했다.

- 아아아~~~ 방랑마도삽니다. 우히히. 오타수정본 올립니다. 쿠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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