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elExtra([email protected])=+=
2차 내란.
한 나라의 대공즉위식이니 만큼, 임펠리아내에서 몇 번 볼 수 없을 만큼의 대단한 축제가 벌어졌다. 제국을 비롯한 삼국연합, 신성제국에도 사신이 달려갔고, 그들의 참가여부를 상관하지 않고 축제준비는 빈틈없이 이루어져 갔다.(재무대신은 나날이 줄어가는 왕실창고를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영운의 즉위식 날짜가 발표된 즉시, 유모를 포함한 일단의 시녀들에게 둘러싸여서 수모를 당해야만 했다.
이 제와서 하는 말이지만 영운의 원판은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아니 모든 소설의 주인공이 그러하듯이 무지무지 잘생긴 놈이다. 하지만 그동안 그의 진가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그가 자신을 꾸미는 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고, 그동안 참가했던 무도회에도 허름한 검은색의 옷과 검은색의 망토를 두르고 참가, 거기다 더해서 길게 기른 앞머리를 눈 밑까지 내려서 자신의 얼굴노출을 철저히 꺼리는 편이었다. 유모의 진두지휘 하에 시녀들은 영운을 번쩍 들어서는 욕탕에 처박아놓고, 향유목욕을 비롯한 시녀들 사이에서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미용기법을 총동원하여 그를 치장시키기 시작했다. 저항하는 영운과 강권하는 시녀들 사이의 악전고투의 시간이 지나가고, 자신들이 만들어낸 결과를 바라보는 시녀들의 눈엔 뿌듯함이 가득했다.
" 제길.................. "
영운은, 거즌 8년 동안 길렀던 자신의 머리가 싹둑 잘린 모습에 짜증난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거울 안에는 평소의 너저분한 모습으로 나다니던 영운이라곤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미남자가 얼굴을 찡그리고 있었다. 주위의 시녀들은 이미 반쯤은 혼이나가 있었고(왕실의 시녀들인 만큼 미모에 있어선 보증수표다.), 그의 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유모가 불러온 미용사도 그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 난 남자라고. 이 분은 왜 바르는 건데? "
" 얼굴에 난 자잘한 상처를 감추기 위해서 그런 것이니 참아 주십시오. "
유모는 올라가는 입술 끝을 애써서 내리며 엄한 어투로 영운에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영운의 모습은 6살짜리 애가 투정부리는 것과도 같은 모습이었으니까. 평소의 모습에 안 어울리는 어린애 같은 모습이었다. 그때, 그들이 있는 방문이 벌컥 열리면서.
" 어라? 이게 웬 미남자야?? "
하는 태도로 보나 하는 말로 보나 저게 국왕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여왕, 아리나스의 등장이었다. 여왕의 등장에 시녀들과 미용사는 황급히 허리를 숙이며 그녀에게 예를 표했지만 그녀의 어머니라고도 할 수 있는 유모는 고개를 저으면서.
" 폐하!!! 도데체가 뭐하시는 겁니까!! "
" 응? 밥 먹고 있잖아 유모. "
아아 정녕 국왕의 품위와 위엄은 어디로 날아갔다는 말인가. 한손에는 빵을(사이에 붉은 것이 보이는 걸로 보아선 고기도 끼워져 있는 모양이다,) 다른 손에는 와인병을 통째로 들고 홀짝거리고 있었다. 저 꼴로, 이곳까지 걸어왔다고 생각하니 유모는 현기증에 몸을 비틀거렸다.
" 영운! 네가 알려준 이.............뭐더라? 아! 샌드위치라는거 말이야 먹을 만한데? 일하면서 먹기도 편하고. 돌아다니면서도 먹을 수가 있어서 말이야 "
순간, 유모는 현기증도 싹 날아갈 정도의 분노를 느끼며 영운을 바라보았다. 영운은 유모의 시선에 전장에서보다 더한 살기를 느끼며 몸을 떨었다.
" 영! 운! 경!! "
그것은 지옥의 유부에서 울려 퍼진다는 망자들의 신음소리보다 더 음산했고, 저 전설 속에 나오는, 드래건이 생물에게 공포를 선사한다는 드래건 피어보다도 두려웠으며 자신의 부모를 눈앞에서 죽인 원수를 눈앞에든 당사자가 말하는 것보다 더 살기에 넘쳤다. 유모에게서 암울하게 뻗어 나오는 오라에 시녀들은 사색이 된 채로 뒷걸음질쳐서 벽에 달라붙었고, 미용사는 입에서 거품을 내뿜으며 기절해 버렸다. 아리나스는 안색이 변해서는 영운에게서 떨어져서 유모의 시선이 들지 않을 사각지대로 피신했고. 영운은.................그녀의 살기에 오금이 저려 꼼짝도 하지 못했다.
" 도데체가! 여왕폐하께 알려 드릴께 있고 알려드리지 말아야 할께 있습니다! 영운경이 그런걸 알려드리기 전까지는 여왕께서 저런 행동을 하시지 않았단 말입니다! 생각이란 게 있는 겁니까!! "
영운은 새파래진 얼굴로 도움을 청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이미 주위에는 한사람도 존재치 않았다. 기절한 채 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이름모를 미용사만이 있을 뿐, ' 배신자들..................... '
" 왕이라는 건................. "
그날 백합궁의 방 하나엔 불이 꺼질 줄 몰랐다. 창 밖으로 비친 그림자를 보면 누군가를 호통 치는 듯한 여인의 모습이 비쳤다나.
의외로 신성제국과 제국, 삼국연합에간 모든 사신들이 영운의 즉위식에 기쁜 마음으로 참가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다. 아리나스는 그 말에 뭐 씹은 표정으로 재상에게 손님 맞을 준비를 시켰다. 뭐 씹은 표정이 된 건 아리나스 뿐만이 아니라 통통한 몸집의 재무대신도 마찬가지 이었는데, 외국의 사신을 허투루 대접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가뜩이나 비워져가는 왕실창고를 생각하곤 눈물을 좍좍 뽑고 있었다. 각 지방의 영주들에게 달려간 사신들도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었는데, 비텐마이어를 비롯한 귀족파의 대다수가 불참의사를 밝혀서 아리나스를 기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재무대신은 그 소식을 듣자마자 할슈타인 백작에게 달려가서 귀족파의 재산목록 표를 비롯해서 은닉재산 목록 표까지 얻어다가 밤새워 그걸 탐독하여 진짜로 '대들보'까지 뽑아오려 하고 있었다.
수도근처에 주둔지를 마련하여 주둔 중이던 흑색창기병대는 전투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창의 날을 세우고 무구를 손질하는데 에 더욱 정성을 기울였다. 그곳엔 남부 몬스터의 대지에 살아가던 사람들이 고스란히 살고 있었는데, 마을을 지키는 장정들이 빠짐으로써 몬스터들에 의한 희생을 걱정한 아리나스가 잠시 퇴거명령을 내려서 주거지를 옮기게 한 것이었다. 아리나스와 영운은 남부, 몬스터의 대지를 개척할 생각이었기에 몬스터들과 싸우며 그곳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그들은 함부로 희생시킬 사람들이 아니었다.
군사행동을 핑계로 기동중인 아크의 노예군단과 세바스찬의 철각궁기병대도 잠시 훈련을 멈추고 각자의 부관을 수도에 보내왔다. 아리나스는 그들을 잊어버릴 만큼 쫀쫀한 인간은 아니라서, 상당량의 술과 어마어마한 양의 식사거리를 그들에게 보냄으로써 그들의 방문에 화답했다.
축제준비와 상관없이 바쁜 게 아라크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귀족파의 전쟁준비가 그들의 첩보망에 걸려들자, 전 정보망이 풀가동되어 그들의 동태를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에게 쉬는 시간이란 없었다. 게다가 위에 밝힌 3개국에서도 참가의사를 밝혀서, 그들의 진의에 대한 분석과 그들의 동태파악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은 잠도 잊은 채 일에 열중해 있었다. 아리나스는 그들의 노고를 잊지 않고 적당한때에 술과 고기를 내리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탓하지 않을 테니, 놀라고 명을 내리자. 그들은 크게 기뻐하며 미친 듯이 먹고 마시기 시작했다.
요즘 영운도 그렇지만 요즘의 아리나스의 얼굴에선 주름이 떠나갈 줄을 몰랐다. 영운은 집무실에서 서류한 장을 붙잡고 끙끙대는 아리나스를 보며 의아한 듯이 물었다.
" 무슨 일이야? "
" 젠장 이것좀 봐 "
아리나스가 투덜거리며 건네준 서류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 제국사신, 헤르모니안이 임명. 수도를 출발하여 남하중. 현재 스카이 게이트를 통과.
- 신성제국의 사신으로는 조지 준 추기경이 임명. 현재 제국의 국경을 넘었음.
- 삼국연합은 세 국가에서 각각의 대표가 출발했음. 마커스에선 햅번경. 누라에선 메이지 스텔론. 소니아에선 에마르크가 임명, 각국을 출발했음.
" 으아.................. "
" 아주 호화판이군. 이거 참.............. "
아리나스는 각국의 사신들의 이름을 보고서는 절망감에 빠져서 머리를 움켜쥔 채 책상에 엎드렸다.
" 전원 대륙적으로 유명한 외교관들뿐이로군, 너 각국에 원한산일 있었냐? "
" 으으 제국만으로도 신경질 나는데 다른 곳에서 지랄이야. "
영운은 서류를 팔락팔락 소리가 나게 흔들며 아리나스에게 물었다.
" 그래서? 어쩔 셈이야? "
" 어쩌긴 정중히 환영해야지. 사령관을 불러야겠어. "
" 음. 불러오지. "
여기서 사령관이란 수도 방위 사령부의 사령관, 프레일을 이야기 한다. 그 우직한 기사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반란진압의 포상은 전부 부하들에게 돌리고, 자신은 수방사의 사령관으로 만족했다. 그런 그에 대한 아리나스의 신임이 더해진 건 두말할 칠요가 없겠다. 영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집무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수방사의 관사로 향했다. 수방사의 관사는 왕궁 한 귀퉁이에 있어서 찾아가는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다. 집무를 보던 프레일은 대공이 직접 찾아왔다는 말에 크게 놀라서 뛰어나오며.
" 대공전하! 무슨 일입니까? "
" 프레일 사령관, 여왕이 부르는데? "
" 폐하가? "
" 음. "
"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발트펠트에게 하던 일을 마무리하라고 지시를 내려놓고 올 터이니. "
" 아아 기다리지. "
이들도 보통은 아니었다. 일국의 대공에게 문안으로 들이는 것도 아니고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라니. 그리고 그 대공본인은 수방사의 훈련장에서 구르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히히거리고 있으니 말이다. 아아, 정말이지........대공은 왕족과 동급이거나 그 이상, 이들은 왕족에 대한 공겸심이 없는 게 분명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있었지만.
" 오래 기다리셨습니까. 대공전하. "
" 아니, 그나저나 병사들 훈련이 시원찮은데? "
영운은 마치 사냥감을 눈앞에 둔 맹수의 눈빛으로 프레일을 돌아보았다. 프레일은 그에게 훈련받던 3근위기사단의 기사들이 새로 들어온 기사들을 어떻게 굴리는지 잘 알고 있었고, 또 그들이 말하기를 이것은 대공이 한거에 비해선 새 발의 피라는 말 을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부하들의 안위를 위해 결사적으로 거부하기 시작했다.
" 하하 그리 말하지 않으셔도 이번에 레이네경에게 부탁하여 기사단의 기사 중 몇몇을 교관으로 초빙하려 하니 걱정일랑 마십시오. "
" 음 그렇다면야 할 수 없지 하지만 그 녀석들이 워낙에 시원찮아서. "
프레일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억지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 멀리 훈련장에서 구르는 병사들은 그들의 지휘관의 숭고한 희생을 모를 것이다 쭈~~~~욱.
잠시 아리나스와 영운주위에서 시선을 돌려서 임펠리아를 향하고 있는 사신들을 살펴보자. 제일먼저 살피는 건 거리상으로 가장 가까워서 이미 임펠리아의 국경을 넘어서 수도에 삼, 사일정도 걸리는 거리까지 근접한 제국의 사신일행. 제국의 상징인 검은 히드라의 깃발을 높이 세우고 나아가는 일행의 모습엔 범접하지 못할 위압감이 흘렀다. 최선두에서 선두에서 나아가는 기사 중 한사람이 대열의 중간에서 기사들에게 엄중히 보호받으며 나아가는 마차에 다가가 입을 열었다.
" 백작님. 불편한곳은 없으신지요. "
" 별로, 수도까지의 거리는 얼마나 남았는가. "
" 삼, 사일 정도의 거리입니다 "
" 음. 모두 피곤하겠지만 속도를 조금 올려주시오 "
" 알겠습니다. "
대화를 마친 기사는 말을 박차 다시금 대열의 최선두로 나아갔다. 그때 마차의 창문에 쳐있던 커텐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가볍게 들리면서 사람의 얼굴이 나타났다. 그의 모습은 간단히 표현하자면 '곱게 늙은 사내'라고 하면 될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흠하나 못쓸 것 같은 중년의 사내지만, 이 사람의 진면목은 제국주위의 나라에서 악명을 떨치는 최악의 외교관, 헤르모니안이었다. 저렇게 곱상하게 생겼어도 강철의 심장과 엄청나게 불어터진 간 덩어리를 가지고 있어서 어떠한 위협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은 극대화 시키고, 피해는 최소화 시키는 외교술을 자랑하는 사람이다.
" 백작님, 왜 그러십니까. "
" 흠 아무것도 아니네. 갇혀있으니까 심심해서 말이야. "
" 조금만 참으시면 됩니다. "
" 하아................ "
마차 안은 온통 서류들로 난장판이었다. 그의 맞은편에 않아있는 부관, 렉스는 서류뭉치를 뒤적거리면서,
" 지루하시면 서류검토나 더 하세요, 외교의 기본은 정보라고 누누이 강조하시던 분은 백작님입니다. "
" 두 번 볼 필요는 없네. 서류상으로 파악된 정보만 해도 임펠리아의 새로운 여왕은 대단한 인물이야, "
"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인물도 만만하지 않아요. 이 소드마스터를 초월했다는 사람 말인데요. 진짜일까요? "
" 디스트로이어가 되어버린 소드마스터와 싸워 물리쳤다고 하지. 일반적으로 디스트로이어에 빠진 소드마스터는 전설로만 알려지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의 위력에 준하는 힘을 낼 수 있다고 알려졌네. 제국의 기록에도 그같이 쓰여 있었고. "
" 흐음...............그랜드 소드 마스터라............... 하나의 소드 마스터가 100발의 화살을 이기지 못하겠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대단한 위압감을 주는 이름이군요. "
" 우리가 해야 할일이 하나 늘은 셈이지. "
" 더 이상 늘어나는 건 사양입니다. "
" 후후, 일단 좀 쉬도록 하세나. "
" 넵 "
제국의 사신들에게서 시선을 돌려서 이번엔 삽국연합을 살펴보도록 하자. 삼국연합이란 각기 기사의 나라, 마커스. 상인의 나라 소니아. 마도왕국이라 불리는 누라. 이 세 나라가 제국의 확장정책에 반하여서 하나로 뭉쳐서 만들어진 게 삼국연합이다. 하지만 사이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다. 제국이라는 적만 없었다면, 그들은 아마 대판 싸우기부터 했을 것이다. 뛰어난 적입에서는 적, 아군이 소용없다는 게 다행이었다.
삼국에서 각각 파견된 사람은 헤르모니안보다는 못하지만 대륙적으로 알려진 '말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었다. 그 말빨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다니고 있는 이상, 좋은 일이 일어날 리가 없지 않은가?
- 휘이잉!
건장한 체구로 백은 빛의 갑옷을 입고 있는 사내. 붉은 로브를 걸친 사내. 임펠리아의 재무장관 뺨치는 몸매를 한 사내가 나란히 말에 탄 채로 길을 가고 있었다. 그들 전부는 웃는 얼굴이었다. 분명 웃는 얼굴로 겉으로 보기엔 더할 나위없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길을 가고 있었지만 주위에 흩날리는 눈보라가 보이는 건 나의 착각이련가? 그들을 호외하며 따르는 기사들도 입술이 새파래지고 몸을 덜덜 떨고 있을게 그대로 조금만 더 가다간 동사할 것만 같은 분위기였다. 외교관이라는 게 한마디 말만 잘못해도 언제 어디서 트집이 잡혀서 약점으로 남을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그들 하나하나가 각국에서 최고로 쳐주는 자들이니 만큼, 그들은 서로에게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한마디의 말조차도 아끼면서 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그들이 지나간 뒤에는 싸늘한 침묵만이 남았다.
이번에도 시선을 돌려서 신성제국의 사신들을 살펴보자. 그들은 임펠리아와는 직접적으로 국경을 맞대고 있지는 않기에 제국의 땅을 가로질러 임펠리아로 향하고 있었다. 신성제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사신들은 하얀 갑옷을 걸치고 그 위에 하얀색의 법복을 걸친 템플러들이 대열의 중간쯤에 있는 마차를 호위하고 있었다. 마차에선 놀랍게도 은은한 빛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차가 달려간 뒤에 남는 은은한 잔광은 지나가는 그들을 멍하니 바라보던 백성들이 주신의 이름을 부르며 고개를 숙이게 만들 정도로 성스러운 것이었다.
" 단장님. 이 속도로는 시간이 아슬아슬하겠습니다. "
" 음, 알고 있네. 하지만 이 이상 속도를 올리면 사제께서 견디기 힘들어하지 않나. "
단장이라 불린 템플러의 시선은 대열중간에서 엄중한 호위를 받고 있는 마차로 향했다. 엷은 빛을 흘리고 있는 마차의 모습에 신심어린 얼굴로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잠시 뒤에 고개를 든 단장은 옆에서 달리고 있는 템플러에게 고개를 돌리며,
" '그들'은 이 상없이 잠입했나? "
" 넵 현재 2조까지 잠입해있는 상태입니다. "
" 좋아, 오늘밤에 3조를 풀어라, 4조와 5조는 임펠리아 왕국으로 침입하는 조지? "
" 예 하지만 그런 소국에 두 개조나 투입하는 겁니까? "
"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만................ 법황(法皇)님의 명령이시니................ "
단장은 심각한 어투로 말하다가 저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자.
" 전원! 저 마을에서 휴식을 취한다!! "
과연 '신성'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외교관의 또 다른 임무를 망각하지 않았다. 비단 이런 현상은 신성제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사신들에게서도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이었는데, 아라크네 소속 방첩요원들은 그들이 풀어놓은 어마어마한 첩자들과 씨름하느라 몸살을 앓게 됐다.
= 뮤헤헤. 한 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