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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제국-47화 (47/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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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 붉은 오크족.

임펠리아라고 해서 왕실 마법사가 없는 것이 아니다. 임펠리아에도 엄연히 왕실 마법사가 있으며, 그가 이끄는 마법사단 역시 존대하고 있다. 단지 그들의 수준이 왕실마법사 많이 5서클이고 대부분이 3~4 서클에 머물러 있다는 게 문제지만 말이다. 이번에 사신단에 동행한 왕실마법사 세르빈은 지금 자신이 만나러 가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왕실을 출발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구구절절 떠들고 있었고, 덕택에 영운은 데미온이라는 인간에 대해서 그 출생부터 성장과정까지 모든 것을 파악하게 되었다.

" 세르빈. 왕실 마법사가 왕실을 함부로 떠나면 어떡합니까. "

이미 왕성을 떠나버린 지금에 와서는 그다지 소용없는 이야기 였지만, 영운은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았다. 영운의 물음에 세르빈은 크게 웃더니 걱정 말라면서.

" 제자 녀석을 남겨두고 왔으니 걱정 마십시오. 슬슬 저도 늙어서 자리를 넘겨줘야 하는데, 그 녀석도 경험을 쌓아놔야 하지 않겠습니까? "

그 순간 세르빈의 제자는 왕실마법사가 해야 할 업무에 치달려서 스승을 저주하면서 반쯤 죽어가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 사실은 그들은 모르는 사실이니 신경 쓸 필요는 없고...................... 영운은 그 이후로 세르빈이 동행하는 것에 대해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대가로 남부지방, 게인이 주둔하고 있는 곳에 도착할 때까지 그의 수다네 시달려야 했지만...............

남부지방까지는 3주일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물론 임펠리아를 향해서 폭주했던 전령처럼 각 초소에서 말을 갈아타며 달린다면, 일주일 이내로 돌파할 수 있었지만, 영운은 적당한 속도로 말을 달려서 이주일 만에 게인의 진영에 도착할 수 있었다.

- 남부 개척군, 게인의 막사.

남부 개척군의 총 지휘관인 게인이 기거하는 막사는 다른막사와 별로 다른 점은 없었다. 유일하게 다른 점이 있다면 막사 꼭대기에 매달려있는 임펠리아의 사자기와 흑색창기병의 상징인 검은 매가 그려져 있는 깃발이 전부였다. 영운이 머지않아 도착한다는 전령이 내달려서 게인의 막사에 들어가고, 그 소식에 놀란 게인이 황급히 흑색창기병과 보병들을 긴급소집 시켜서 황급히 사열대형을 갖추자마자, 영운이 도착했다.

" 대공전하께!!! 경례!! "

- 충! 성!!

그들이 취하는 행동은 근위기사단이 쓰던 인사법이었다. 간단하고 효율적이었기 때문에(이전에는 무릎을 꿇고 온갖 미사여구를 늘어놓는 방식이었다) 현재는 임펠리아의 전 군에 채택되어 있는 방식이기도 했다. 그들의 선두에 서있던 게인은 올렸던 손을 내리며 사신단의 최선두에서 다가오는 영운에게 다가갔다.

" 환영합니다. 대공전하. "

" 수고했네. 이곳까지 오면서 확인한 바, 진행상태는 매우 만족스럽네. "

" 감사합니다. "

영운과 게인이 앞을 지나갈때마다 제차 손을 올려서 경례하는 병사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면서 영운은 게인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 그 곳으로 안내해 주겠나? "

" 알겠습니다. "

게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떡였다.

일단은 데미온이 가지고 있는 지위는 붉은 오크족의 사신이란 위치, 그러기에 함부로 취급할 수도 없어서, 게인은 특별히 막사를 하나 더 지어 그에게 배분해 주고 한 치의 불편함이 업도록 배려하고 있었다. 데미온은 먹을 거만 제때 준다면 아무 불편할 게 없다면서 게인을 안심시켰지만 게인의 입장에선 허투루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 이곳입니다. "

데미온이 있는 곳은 흑색창기병 소속의 병사들이 지키고 있었다. 막사로 접근하는 게인과 영운, 그의 뒤를 졸졸 따라오는 사신들을 발견한 그들은 영운에게 정중히 허리를 굽히더니 옆으로 물러나 살짝 천막의 일부를 들추었다. 영운은 그들에게 가볍게 목례를 하고는 허릴 굽혀서 천막 안에 들어섰다.

천막 안은 어두웠다. 천막의 입구에서 들어오는 빛이 안을 비추고 있었지만, 그것도 천막 내부를 전부 비춰보기엔 무리였다. 단 한명 예외가 있다면 영운, 그의 육신에 존재하는 모든 감각은 극한 그 이상까지 단련되어 있으니 어둠을 뚫고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 허허 이해하시게, 오크들은 그다지 빛을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네. 그곳에서 오래지네다 보니 나도 빛을 잘 사용하지 않거든. "

라는 말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천막의 허공에 광구가 나타났다. 같이 있던 세르빈은 주문 영창도, 시동어의 외침 하나 없이 라이트 마법을 구현시키는 모습에 빠져서 이미 반쯤은 넋이 나가버린 상태였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네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건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그 당사자도 유쾌한 일은 아니다. 식은땀을 흘리던 데미온은 억지로 세르빈의 시선을 무시하면서 영운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 자네가 대표인가 같군? 나는 데미온 가르시아라 하네. "

" 임펠리아 대공, 영운 진 가이런 입니다. "

" 흐흠.................. 대공이라, 현 임펠리아의 국왕은 여왕인가보지? "

어찌 보면 상당히 불경스런 어투였지만, 그는 대마도사, 일개인으로써 수만 병력에 필적하는 인간 병기다. 무슨 불만이 있을 수 있겠는가.

" 그렇습니다. "

" 뭐, 상관없는 일이지만. 인간 세상에 나와 본 것이 상당히 오래전 일이라서 말이네. 일 이야기나 하세. "

" 그러죠. "

그 후로 데미안이 풀어놓는 이야기는 영운 일행을 놀라움을 넘어서 경악에 빠뜨릴 정도로 강렬한 것이었다. 데미온은 자신의 말에 놀라는 그들을 바라보더니 다 이해한다는 얼굴을 하며,

" 믿지 못하는 건 이해하네만, 진실일세, 지난 40년간, 저들과 함께 지냈지. 저들은 이 남부지방의 지배자들이네, 잘 훈련된 건장한 성인 오크들이 최대로 동원한다면 20만은 넘게 나올 것이고, 그 병력은 언제든지 충원이 가능하지. 거기다가 남부지방의 대부분의 몬스터는 붉은 오크족에게 복종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야. 오거나 트롤 같은 대형몬스터들도 그들과 동맹관계일세. "

문제가 심각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전력은 제국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전력이다.

" 오거를 비롯한 트롤들의 지능이 낮다곤 하지만 그들 전부가 그런걸 아니네, 트롤 같은 경우야 오크들에게 사육되고 있다는 게 맞겠지만, 오거 같은 경우는........... 자네, 트윈 헤드 오거라고 아는가? "

데미온의 질문에 심각한 얼굴로 그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던 세르빈이 앞으로 나섰다.

" 고대에 존재했다던 오거 말입니까? 그 지능은 인간을 능가하고, 자체적인 지식이나 문자도 갖추고 있었다고 하는? "

" 그러네. 그리고 놀랍게도 붉은 오크족과 손을 잡고 있는 건 그 트윈 헤드 오거가 다스리는 오거 부족. 전투력에 있어서는 따를 자들이 없지. "

사신단 일동은 엄청나게 심각해졌다. 데미온의 말대로라면 그들과 싸우게 된다면 왕국의 존망을 걸어야 하는 상황까지 갈수 있었다.

" 다행히 붉은 오크족은 그다지 호전적인 부족이 아니네, 나 역시 그들을 처음 보았을땐 매우 놀랐네만, 그들의 문화는 인간과 비교해도 크게 뒤떨어진 게 없어. "

데미온이 설명하는 그들의 문화는 자신의 세계에 있었다던 인디언 문화에 가까운 것 같았다. 자연의 힘을 숭배하고, 선조의 영혼을 존경하는, 영운은 데미안을 바라보면서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찔렀다.

" 붉은 오크족은 화친을 원하는 겁니까? 전쟁을 원하는 겁니까. "

" .................전쟁이라면, 이길 자신은 있는가? "

" 분명 지금, 붉은 오크족과 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나라가 이때까지 이룩해놓은 발전은 10년 뒤로 퇴보할겁니다. 하지만.......... 남부평원 전체를 얻을 수만 있다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겠지요. "

" 그건, 이 나라를 다스리는 여왕의 의지인가? "

" 여왕폐하께선 저에게 전권을 맡기셨습니다. 저의 의지는 여왕폐하의 의지. 제가 전쟁이 필요하다 말씀드리면......................그 분은 주저하지 않으실 겁니다. "

영운의 낮은 음성에 그 자리에 모여 있던 사신단의 일원은 모두 고개를 끄떡였다. 군사 부분에 있어서 아리나스 여왕은 절대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운의 말을 신뢰하고 있었고, 영운은 그 신뢰를 어긴 적이 없었다. 영운이 이리 말한다는 건 이길 자신이 있다는 소리였다.

" 하하. 너무 그리 심각해 지지 말게나. 내가 말하지 않았나? 붉은 오크 족이 무기를 드는 건, 최후의 최후, 자신들을 방어하기 위해서라고 말이야. 그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네. "

" 그렇습니까? "

" 그래도 그들이 걱정하고 있는 건 사실이야. 이 숲과 저 산 너머부터는 붉은 오크족의 대지. 이 군대가 그 땅위에 올라서는 순간, 붉은 오크족은 자네들에게 공격을 시작했을 것이네. 그들의 칼날은 함부로 쓰이지 않지만, 한번 피를 보기시작하면 매섭게 움직이거든. "

" 그럼 그들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

" 이 숲을 불가침 지대로 하여 국경지대로 삼지. 그게 붉은 오크족의 족장이 내세운 조건일세. 일종의 완충지대라 보면 옳을 걸세. "

" 이 숲을요?? "

영운은 심각한 얼굴로 고민에 잠겼다. 불가침 지역을 설정하는 건 좋으나, 그게 숲이라면 이야기가 틀려진다. 숲의 틈새를 타고, 누군가가 튀어나와서 살짝 습격하고 숲 속으로 도망치는, 그런 식의 게릴라 전술을 반복한다면? 안되는 일이지. 못해도 저 산까지는 가야한다.

" 그건 좀 곤란하겠는데요? "

" 그런가? 음............ 하지만 붉은 오크족의 추장이 내건 한도선은 이 숲일세. 붉은 오크족은 자신의 선조들이 살아온 영토를 굉장히 소중히 여기지. 여기까지 양보한 것만 해도 굉장한 거라네. "

" 흠....................... "

이렇게 되면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영운은 그 추장이라는 인물을 직접 만나보아야 갰다고 생각했다. 마침 가장 적당한 인물이 눈앞에 있었으니까.

" 좋습니다. 그럼 그 추장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

" 렉투 추장을? "

" 렉투라고 합니까? "

" 그렇다네, 그들 말로, 창공의 별이라는 뜻이지. "

" 하, 오크어도 아십니까? "

" 40년을 그들 틈에서 살았는데, 모를 수가 있나. 그래, 정말 만나보고 싶은 건가? "

" 물론입니다. 일단, 데미온님은 전권대사가 아닌 것 같으니까요. "

전권대사와는 협상할 수 있지만, 보통대사는 아니다. 그들에겐 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지 않다. 그 말을 알아들은 데미안이 씩 미소를 짓더니,

" 그런가? 하긴, 그렇지. 알겠네. 잠시만 기다려 보게나. "

그들에게서 뒤돌아선 데미온은 잠시 무언가를 중얼거리더니 허공에 대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걸 본, 세르빈은 영운의 귀에다 대고.

" 메세지 스펠인거 같군요. 누군가와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 음. "

한참을 이야기하던 데미온은 고개를 좌우로 휘휘 흔들고는 돌아서서 영운에게 말했다.

" 한명만 오라는군.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대지에 오는걸 바라지 않는다는데? "

" 그럴 겁니다. 제가 가지요. "

영운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하자, 사신단의 사람들이 기겁을 하면서 말리려 들었다. 쏟아지려는 그들의 잔소리를 한 손을 들어서 원천봉쇄하면서 영운은.

" 그대들은 이곳에서 대기하며 내가 돌아오길 기다리시오. "

" 대공전하!! "

" 나의 실력을 모르는 건 아닐 텐데? 걱정 말고 기다리도록 하시오. "

영운이 자신의 실력을 언급하자. 떠들려던 사람들의 입이 다물어졌다. 영운은 굳은 얼굴로 서있는 게인을 바라보며,

" 게인, 절대로 내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군을 움직이지 마라. 알겠나? "

" 알겠습니다. "

" 좋아. "

뒷정리를 마친 영운이 데미온을 돌아보면서

" 가시죠. "

" 텔레포트로 가야겠군. 내 옷을 잡게나. 올 때야 좌표를 몰랐으니까 걸어왔지만 갈대는 이야기가 다르지. "

영운이 자신의 옷깃을 잡는걸. 확인하는고 나서, 데미온은 고개를 숙이며 캐스팅에 들어갔다. 아무래도 텔레포트라는 것이 5서클에 속하는 마법이니 만큼, 7서클의 대마도사라도, 캐스팅이 필요한 것 같았다. 텔레포트 소릴 들은 순간부터 세르빈의 눈은 아주 불꽃을 튀기고 있었다. 그의 모든 감각은 데미온이 그려내는 마법의 흐름을 잡아내고 있었는데, 마법을 쓰면 어느 정도 잔향이랄까, 그런 파문이 공기 중의 마나에 남기 때문에 그걸 읽어내면 자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었다.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동안, 영운이 느낀 것은 허탈감에 가까운 무력감과, 눈에 가득 찬 빛의 터널, 그리고 중력에서 몸이 풀려났음을 느낄 수 있던 해방감이었다. 물론,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영운은 비틀거리는 몸의 중심을 잡으며,

" 그리 좋은 기분은 아니군요. "

" 허허, 그런가? 나도 처음 텔레포트가 성공했을때 그랬다네. 자주하다보니 익숙해 졌지만 말이네. "

영운은 몸을 추스르고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펴보곤 경악했다. 오크가 농사를 짓는 광경을 본 적이 있는가? 양떼를 몰고 가는 광경은? 오거와 오크가 물건을 놓고 흥정하는 광경을 본인이 있는가?

" 맙소사............. "

" 놀랍지 않나? 나도 그랬다네. 껄껄껄 "

기본적인 상식을 모조리 무너뜨리는 광경에 안 놀랄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영운은 컬쳐 쇼크라는 게 어떤 것인지 절실하게 알 수 있었다. 데미온은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하는 오크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앞서 나아갔다.

" 어서 오게!! 붉은 도시까지는 좀 걸어가야 한다네!! "

영운은 멍한 얼굴로 그를 따라갔다.

------------------------------------------------------------------------잡설 유조아 서버가 영,.,,,,,,,,,,,,,,, 한편 날라가 버렸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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