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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륙 대전!!
대륙의 정세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다. 지금이 겨울 이라는걸 전혀 고려하지 않는지, 신성제국과 삼국연합의 국경에서는 1000단위의 소규모 국지전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고 있었고, 이미 각 나라의 국경에 10만 이상의 대군이 집결되어 있었다. 아직도 주위에서 지원군이 착착 몰려드는 것이 아마 20만 이상의 대군들을 동원한 전면전을 각오한 모양들이었다.
" 세 번 감고! 두 번 풀어라!! "
- 끼릭끼릭!!
군수창의 수석장인인 그라센의 외침에 이동형 투석기의 주위에 있던 병사들이 각자의 레버에 들러붙어서 미친 듯이 돌리기 시작했다.
" 조정 완료!! "
" 쏴라!! "
- 투투퉁!!
투석기에 실려 있던 돌들이 퉁겨져나가 목표지점에 안착하자. 이동형 투석기의 시연을 지켜보던 장수들은 그 성능에 감탄사를 터뜨리며 주위의 동료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그들의 리더 격이라고 할 수 있는 영운이 자리에서 내려와 투석기를 살펴보며
" 상당히 잘 만들었군, "
영운은 군수창 앞에 늘어선 이동형 투석기를 바라보며 고갤 끄떡였다. 시험해본 결과, 사정거리도 기존의 거대한 공성형 투석기의 절반가량 가고, 고각으로 조절했을 경우는 더 나아가니, 이정도면 만족할 만한 성과다. 그라센은 피골이 상접한 얼굴로 영운을 바라보면서
"그렇수? 상당하우? "
그라센의 주위에 늘어서 있던 군수창 소속의 장인들에게서 새록새록 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몇몇 성질 급한 사람들은 손에 방치를 들고 여차하면 그걸 영운에게 집어던지려 하고 있었다. 살기에 민감한 영운이 그들의 살기를 못 느꼈을 리가 없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하하, 진정들 하라고, 당분간은 자네들의 힘을 빌릴 일이 없을 테니, 편하게 휴가나 즐기라고."
"....................."
군수창 장인들의 살기는 가라않지 않았다. 점차 살기의 농도가 진해지자, 영운은 주위를 둘러보며 탈출로를 찾아보았지만, 그건 이미 장인들에게 봉쇄된 다음이었다. 영운은 주위를 둘러보며 이를 악물었다.
"데미온 경의 작품은 상당히 훌륭한데요? 저번의 용린갑옷도 그렇고, 이번의 투석기도 그렇고."
갑작스레 들린 목소리에 데미온은 황급히 고개를 돌려 목소리가 들린곳을 바라보았고, 투석기를 만지작거리면서 연신 감탄하고 있는 여왕의 모습이 보이자, 황급히 그 자리에 무릎을 꿇었다.
"화,황송합니다."
"투석기의 자세한 작동원리를 들어보고 싶군요. 설명해 주시겠어요?"
"예,예 알겠습니다."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면서 그라센이 아리나스의 곁으로 가서 더듬거리면서 설명을 시작하자, 영운은 잽싸게 움직여서 아리나스의 옆에 찰싹 달라붙음으로써 남은 장인들의 공격을 회피했다. 남은 장인들은 이를 갈면서 아리나스의 그림자처럼 행동하는 영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영운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아리나스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가운데, 시간은 흘러만 갔다.
투석기의 시범회가 끝난후에 아리나스와 영운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무실의 자기자리에 않아서 가득히 쌍혀있는 서류를 보고 있었다. 얼마간을 침묵속에서 그 서류를 바라보던 영운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
" 병법 이라는 거에 비추어 보면, 전쟁을 시작할 시기는 이 대륙의 사계절, 어느곳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
" 무슨 소리야? "
집무실에서 전쟁준비에 관한 서류를 훑어보던 영운이 뜬금없이 꺼낸 이야기에 아리나스는 고개를 돌려서 그를 바라보았다.
"봄에는 백성들이 굶주릴 시기지. 백성들이 먹고살수 있는 그 어떤 식량도 봄에는 열매를 맺지 않는다."
".............................."
"여름엔 그 더위로 병사들이 쉽게 지칠뿐더러 무기나 식량에 습기가 닺는다면 쉽게 녹슬거나 썩어버리기 때문에 전쟁하기 적당하지 않아."
"가을은?"
"가을은 풍요로운 계절이지. 그 풍요로움을 함부로 망치는건 군주가 할일이 아니야. 그리고 머지 않아 겨울이 오기 때문에 전쟁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끝내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된다."
"흠................"
아리나스는 읽던 서류도 내려놓고 영운의 말을 듣고있었다. 영운은 그녀의 태도에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겨울은 병사들이 움직이기 가장 안 좋은 시간이지. 병사들을 추위에서 지키기 위해 두툼한 방한복을 지급해야 하고, 장작도 많만찬은 양을 준비해야해. 말같은 경우는 쉽게 얼어죽을수도 있고."
"상당히 유익한 이야기였어. 요점이 뭐야?"
"전쟁을 시작할 시기 말이다. 서로를 미친 듯이 견제하는 이 녀석들의."
아무래도 영운이 읽고 있던 것은 아라크네의 보고서였던 모양이다. 아리나스도 그의 말에 이해했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며.
"모여 있는 병사들의 기세로 보아서는 날씨가 풀리자마자 시작할 것 같은데? 영운의 생각은 틀린 거야?"
"내 생각도 그렇다. 하지만 말했듯이, 봄에 전쟁을 벌인다는 건 그다지 유익한 이야기가 아닌데. 그들에겐 그다지 상관없는 일인 모양이군."
"그들도 그리 바보는 아니니까. 각 나라에서 물자 유통을 통제하기 시작했나봐. 특히 식량과 무기류의 유통을 철저하게 통제하기 시작했어."
"해야 할 일은 한다는 것인가.............. 네가 보기엔 누가 이길 것 같나?"
"아쉽지만....................제국이야."
"역시."
"응. 800년에 가까운 역사동안 대륙을 지배했다는 사실은 무시할만한 게 아니야."
"제국이 제국이라 불리는 이유..............인가. 이번전쟁에서 알아볼 수 있을 테지."
"응."
아리나스는 고개를 끄떡였다. 그녀는 결코 서두르지 않았다. 800년의 시간이란건, 뉘집 개 이름처럼 무시해도 좋을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니까. 차분히.............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아직은 때가 아니니까.
임펠리아의 지리적 위치는 대륙의 최남단이다. 그만큼 기후가 따뜻하고 나라의 대부분이 평원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나라의 영토의 대부분이 곡창지대로 이루어져 있다. 그만큼 일년에 나오는 곡식의 양도 어마어마한 것이지만 그것의 대부분은 제국에 공물이라는 형태로 강탈 당하는게 일상 다반사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틀렸다. 내란이라는 국내의 혼잡한 사정에 휘말려서 출발했어야 할 공물 수송단이 은근슬쩍 사라져 버렸고, 거기에 실려 있던 곡물들과 귀금속류의 물건들이 증발해버렸다. 물론 그건 아리나스가 은밀히 빼돌려서 꿀꺽한 뒤에 제국에는 공작들이 가로채어 사용했다면서 거짓 사절을 보낸 뒤였다. 제국의 중추가 그런 거짓말을 믿을 정도로 순진한건 아니었지만, 아라크네가 펼친 은밀한 뒷공작에 제국의 중추부에서는 그 일이 흐지부지 되어 버렸다. 그런 이유로 넉넉한 양의 군량과 자금을 확보한 임펠리아의 군사력은 역대 중에서도 최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임펠리아의 군사력은 상시 대기 병력이 13만에 훈련받고 있는 병력이 8만가까이 되어 총병력 25만에 가까운 숫자를 자랑하고 있었다. 영운이 계획한 5개의 전투부대 역시, 기존의 철각궁기병대, 흑색창기병대. 아크의 크림슨 크루세이더, 거기에 가장 최근에 신설된 레이네가 이끄는 철갑기마대까지. 총 네 개의 전투부대를 만들어놓고, 아라크네의 정보망을 약간 떼어내서, 오로지 전투에 관한 정보만을 수집하는 부대인 은밀영을 만들어 버렸다. 할슈타인 백작이 극구 반대를 하였으나, 아라크네의 방대한 정보망은 영운이 원하는 전문적인 정보를 거두어 들일 수 없기에 어쩔 수 없이 그걸 허락해야만 했다.
영운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게릴라전이나 습격 같은 특수전투를 전문적으로 할 부대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저 북방의 유그드라실 왕국이 운용한다는 레인져 부대와 비슷한 방식으로 전투를 운용해 나갈 부대를 말이다. 현재 훈련받고 있는 병사들 중에서 젊고, 몸놀림이 민첩한 대원을 골라서 뽑아 따로 새로운 방식으로 훈련받게 했다. 그들 역시 임펠리아의 중요한 전력이 될 것이다.
바쁜 건 영운 많이 아니었다. 새로운 전투요새의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재킬이나, 남부개척을 총 지휘하고 있는 게인, 봄이 되기 전에 여전제의 밑 기반을 끝내 놓기위해 뛰어다니고 있는 레이니크. 넉넉한 재정을 조금이라도 아껴 보기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 링텐. 그들 모두 미친 듯이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겨울이 가기 전에 모든 준비를 끝마쳐야 하기에 그들의 마음은 더욱 조급했다.
시간의 흐름을 제어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다. 겨울은 점차 남쪽에서부터 밀려올라오는 봄바람에 밀려서 그 위세를 잃어만가고 땅에서는 드문드문 새싹이 나타나서 봄이 옴을 알렸다. 그와 동시에 아라크네의 첩보망도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봄이 옴으로써 삼국연함, 신성제국, 제국이 삼국간의 신경전이 점점 심해졌고, 그에 따른 정보를 파악하기위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전쟁이라는 건 동네 꼬마애들 싸움이 아니다. 작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십만에 이르는 인원이 동원되며, 거기에 들어가는 물자와 자금은 상상을 초월하는 양이다. 거미줄처럼 깔려진 아라크네의 첩보망은 그들의 국경에서 움직이기 시작한 병력들을 놓치지 않았고, 그 사실을 임펠리아에 알렸다. 전쟁의 시작이다.
아리나스의 집무실엔 임펠리아를 움직이는 중심적인 인물들이 모두모여 있었다. 재상인 브라이언, 국무대신 멕스웰 경. 농림부와 재무부, 안기부 대신까지. 아리나스는 자리에 않아서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알고들 계시겠지만, 삼국연합과 신성제국 그리고 제국간의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집무실안에 있던 신료들은 숨을 죽이고 그들의 주군을 바라보았다. 아리나스는 턱에 손을 괴고 그들의 시선을 하나하나 받아주면서. 자신의 옆에 그림자처럼 서있던 영운에게 말했다.
"준비는 됐나요? 대공?"
"물론입니다 폐하. 출정명령을 내리시기만 한다면 12만의 병력이 누라로 진군을 개시할 겁니다."
"말 안해도 이번 출정의 목표는 잘 알고 계시겠지요."
"넵."
"좋습니다. 사자의 전쟁을................시작해 봅시다."
아리나스의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임펠리아의 전진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