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55화 (5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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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륙 대전!!

서부의 소요가 라클코니움 요새의 함락으로 어느 정도 조용해졌다면, 동부의 전쟁은 지금부터 시작이었다. 바티스타가 이끄는 10만의 제국 동로군정서와 맞서는 14만의 신성제국군을 이끄는 라니움 그들은 서로의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정찰병을 보내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서로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 이대로 진군한다면 전장은 이곳이 될 것입니다. "

바티스타의 부관이자 냉철한 전략가로 이름 높은 로너는 지도의 한 부분을 가리키며 바티스타에게 말했다.

" 상당히 특이한 지형이로군, 강이 가로지르고 있는 건가? "

" 예. 강의 깊이는 성인남자의 목에까지 차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도하작전이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

" 도하작전이라............... 첩자들의 보고에서 저들이 도하장비를 갖추고 있었나?? "

" 보고에는 없었습니다. "

" 어떻게 도하할 생각이지? 기마병이 건너기에 무리가 있는 깊이는 아니나, 일반보병에겐 무리가 있다. 14만이나 되는 군대의 도하장비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만만찮은 양이다. 그걸 어떻게 할 생각인거지? "

" 확실히 그렇군요. 설마 무대뽀로 도하를 감행할 생각은 아닐 테고 말이죠. "

" 정찰병들에게 무리를 해서도 그 점을 확실히 하라고 전해라. 아무래도 무언가가 있다. "

" 알겠습니다. "

바티스타는 단순히 정면승부를 좋아하는 호장이 아닌 것 같았다. 장수로써의 능력도 걸출함이 분명했다. 무식해 보이는 겉보기로 보기엔 의외의 일면이랄까.

" 알겠습니다. "

로너는 고개를 끄떡였다.

상황은 신성제국측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의 입장에선 도하작전이란 건 전혀 생각하지 못하던 요소였다. 정보부에서 건네진 정보부족에 분통을 터뜨리며 부랴부랴 대응책 마련에 고민하는 수뇌부였지만, 14만의 병력이 한번에 도하 할 수 있을 방법이 반짝하고 튀어나오는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총 지휘관인 라니움은 시종일관 느긋하기 그지없었다. 뭔가 궁리해놓은 전략이라도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멍한 상태로 있는 것인지. 그렇다고 상관에게 분통을 터뜨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그들은 신의 이름을 찾으면서 화만 삭이고 있었다.

도하라는 건 수비하는 측에선 방어하기 쉽고, 공격하는 측에서는 공성전 다음으로 까다롭기 그지없는 작전이다. 차라리 삼국연합이었다면, 누라의 마법병단의 연속적인 마법발사로 강변을 정리하고 그 뒤에 병사들을 도하시켰겠지만, 신성제국은 그 방법을 사용할 수 없다. 대륙에서 제일 사망률이 적은 부대라곤 하지만, 그들의 신성마법은 치료에 사용하는 것이지 공격에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공격적인 신성마법도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지도부인 성황청에서도 엄중하게 금지되어있는 마법이다. 사용했다가는 당장에 이단으로 몰려서 종교재판에 처해진다. 그렇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황급히 주위의 나무를 벌목하여 뗏목을 만들려고 해보았지만 14만의 군대가 모두 도하할수 있는 뗏목을 만들려면 잘 가꾸어진 산 하나를 조삭내도 모자랄 것이다. 신성제국 원정군 사령부의 근심은 쌓여만 갔다.

제국의 각 국경에서 일어나는 전투의 정보의 전달은 아라크네가 구축한 정보망을 타고 이동하여 하루나 이틀정도의 오차를 거치고, 고스란히 영운과 아리나스에게 들어갔다.

"어마어마한 공성전이었군. 삼국연합의 사령관도 참 대단한 작전을 썼어."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제국의 수성전술은 강력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외곽의 군에 최정예의 군을 돌진시키고 그 뒤를 따라 소수의 병력을 돌진시켜 그 군의 발을 묶은 이후에 전 병력으로 요새를 노린다. 재가 생각해봐도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 듯 합니다만............"

영운은 서류를 바라보면서 비웃음을 한번 날려준 뒤에,

"외곽의 군에 최정예의 군을 돌진시켜 그 군을 혼란시킨 다음, 전 병력으로 공성전에 나선다는 건 나라고 해도 그렇게 했을 테니 넘어가도록 하고.........."

"제국군의 장수도 멍청하지, 공성전에서의 수비전술의 상식은 수성측은 인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거야. 그 이점을 버리고서 일부로 병력을 줄인단 말인가? 전략의 변화란 걸 생각하지 않는 거야? 전쟁은 변화하는 것, 한번 쓰던 전략이 계속 먹히리라 생각한건가?"

"음............."

"뭐, 이로써 라클코니움 요새를 손에 넣은 삼국연합군과 제국군이 대치상황에 들어갔으니 환영할만한 일이지. 동부국경의 상황도 서부와 비슷하게 굴러가는 것 같군?"

"보고에 따르면 강을 사이에 두고 대치중이라고 합니다. 병력 수에서는 밀리지만 강이라는 천연의 방어벽을 끼고 있어서 신성제국도 공격을 삼가고 있다고 합니다."

"도하라는 건 공성전, 상륙작전과 함께 피해가 가장 많은 전투 중에 하나지. 그쪽의 지휘관은 어떤 방법으로 도하를 하려나........"

"변변찮은 도하장비는 보이지 않는다던데, 정말 도하를 할 수나 있을까요?"

장수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잠시간 전장의 지역을 기술한 보고서의 내용을 훑어보던 영운은,

"나라면 할 수 있지. 아마 신성제국의 사령관이 머리가 돌아가는 사람이라면 나와 같은 방법을 사용할 꺼다."

"예?"

부하들의 얼빠진 목소리에 영운은 미소를 짓고는 고민하는 그들을 두곤 다음에 있을 아리키아 요새의 공성전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이미 마법병단 제 3군은 아리키아에 합류했다는 보고다. 그렇다면 임펠리아군이 치러야할 어려움은 수배로 증가한 것이나 마찬가지. 영운은 한숨을 내쉬며 작전을 구상했다.

신성제국의 장교들은 라니움경의 부관이 전한 그들 총사령관의 전언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전군,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이틀만 기다리라고?"

"그렇습니다. 그것이 사령관님의 전언입니다."

천막안의 장수들은 그의 말에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그들의 사령관의 머릿속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한번 해부해보고 싶어지는 장수들. 지금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그들의 사령관은 알기나 알긴 하는지 모르겠다. 물어보니 오늘은 병사하나 데리고 강에 낚시하러 갔단다. 그들의 황당해 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글로비는 한숨을 내쉬고는 천막을 나섰다. 은밀히 그에게만 전달된 명령을 시행하러 가야했으니까.

신성제국의 병사들 중에서도 헤엄 잘치기로 유명한 병사들을 몇몇 뽑아오라는 명령. 14만의 군대에서 그런 사람 찾는 거야 일도 아니지만, 어디에 쓸 생각인지 짐작이 가지도 않는 글로비였다.

'설마 수영을 배우실 생각은 아니겠지.'

아니, 충분히 있을만한 일이다. 그의 상관의 기행은 신성제국 내에서도 유명한 것. 지금쯤 강에서 한창 낚시중 일터, 전장에서 낚시를 즐기는 인간이 과연 어디 있겠는가.

"사령관 각하. 이들입니다."

14만의 사람 중에 수영 잘하는 사람만 만이 넘어갔지만 글로비는 그들 중에서도 더욱 엄선하여 병사들을 선발했다. 그의 상관이 원한 숫자는 10명 정도지만 글로비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100여명을 데리고 상관에게로 갔다.

"각하, 말씀하신 수영 잘하는 병사입니다."

".................나는 이렇게 많이 데려오라고 한적 없는데?"

황당한 눈으로 그의 부관을 바라보던 라니움은 헛기침을 몇 번하더니, " 자네들 중에, 3분 이상 잠수해 있을 자신이 있는 사람? "

라니움의 질문에 병사들 중 30명 정도의 인원이 쭈볏 거리며 손을 들었다. 라니움은 만족스런 얼굴로 고개를 끄떡이며,

"좋군 좋아................그럼 자네들, 날 따라 오게나. 그리고 글로비, 이 사람들은 돌려보내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글로비는 이를 갈며 대답했지만 라니움은 깨끗하게 무시해 버렸다. 임펠리아의 누구와 누구를 보는듯한 기분이랄까. 하여튼 그런 것이다.(뭐가?)

"아, 글로비!"

"뭡니까?"

상당히 불손한 태도였지만 라니움은 신경쓰지 않고 그에게 말했다.

"이때까지 모아놓은 뗏목들이랑 나무들 있지?"

"넵,"

"그걸 원정군 3군단에서 1만의 병력을 빌려서 말이지. 이 강의 상류로 들고 올라가게, 지도를 보아하니 그곳엔 상당히 울창한 숲이 있더군, 거기 있는 나무를 잘라서..........."

그의 말을 듣고있던 글로비의 얼굴은 점점 놀라움으로 물들어가고 있었다. 기발한 전략이었다. 이런 방법의 도하작전이라니! 역시 그의 상관은 뛰어난 인물이었다. 글로비의 얼굴은 그에대한 존경심으로 물들어 있었다.

"자, 그럼 부탁하네"

"넵! 알겠습니다!!"

글로비는 큰 목소리로 외친 뒤에 3군단의 막사 쪽으로 뛰어갔다. 어이어이, 저기 웅성거리고 있는 사람들은 어쩌라고?

바티스타의 거구에 한점 빈틈없이 들어차 있는 근육이 꿈틀거렸다. 특유의 괴력과 그 괴력을 바탕으로 한 공격력은 익스퍼트 최상급의 검사임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3대 마스터와 동등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을 만들어 내었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기사단을 이끌고 출진하여 저들을 뭉개주고 싶었지만, 그는 그 정도의 분별력은 있는 장수였다. 지금은 수비하는 것이 아군에게 유리하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가만히 있는 것이지. 아니었으면 괴성을 지르면서 미친 듯이 적진에 돌격해 들어가고 있으리라.

"주둔중이라고?"

"그렇습니다. 조용하게 무기를 손질하는 모습 많이 보인답니다."

로너가 정찰병들로부터 들어온 보고를 읽으며 그의 상관을 바라보았다. 바티스타는 지도의 곳곳을 집어 적당한 도하지점을 찾아내려 하고 있었다.

"전에 지시한건?"

"그 도하장비라면................사라졌답니다. 그나마 모아두고 있던 뗏목들의 모습들까지 모조리 사라졌답니다."

"모조리?"

"예"

바티스타는 고개를 숚이며 생각에 빠졌다. 적은 맨몸으로 도하를 할 생각인걸까? 아니, 아닐것이다. 적의 사령관, 라니움은 제국에도 이름높은 지장. 그런 방식의 공격을 할 리가 없다. 바티스타는 지도를 유심히 살펴보다. 갑작스레 지도의 한곳을 짚었다.

"이곳은?"

"그곳은...............보이시는 데로 상당한 수림이 있습니다만............ 그곳의 나무를 모조리 자른다고 해도 14만의 병력이 올라탈 뗏목을 만들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꼭 모두 올라탈 필요가 있는걸까?"

"예?"

"아니다. 사주경계를 철저히 하고 적의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지."

"알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이틀을 보내라'라는 명령은 신성제국군 사이에서 철저하게 지켜졌다. 매일 밤마다 경계를 설 경비병을 제외하면 여유롭기 짝이없는 이틀간을 보냈다. 그런 명령을 내린 라니움은 선발된 30명의 병사들을 데리고 강변 곳곳을 걸어 다니며 그들과 가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뭘 하려는 건지................ 하지만 서로 재치중인 병사들은 점점 전투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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