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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제국-59화 (59/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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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륙 대전!!

어쨌거나 아리키아 요새는 임펠리아 손에 떨어졌다. 10만의 병력 중, 2만여의 사상자를 낸, 어디의 무슨 연합군이 치러낸 공성전에 비해서는 터무니없다 할 정도로 작은 피해였다.

누라는 마도왕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국에서조차 주요 요새에만 간신히 깔아놓은, 영구마법진을 이용한 통신망이 누라 곳곳에 깔려있어 정보의 전달속도에 있어서는 아라크네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었다. 아리키아 요새를 수비하던 마법사중 하나가 최후의 순간, 누라의 왕실에 요새의 함락을 알렸고, 누라의 왕실은 뒤집어 졌다.

누라의 국왕은 얼굴이 새파래진채 회의실에서 구구절절 떠들어대는 귀족들의 얼굴을 바라보다. 탁자를 강하게 내리쳐서 중구난방으로 떠들던 귀족들을 조용히 시킨 다음에 그들을 바라보았다.

" 이제 어찌한단 말이오! 아리키아가 떨어졌다니!! "

누라의 국왕, 조나단 필립 4세는 그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강하게 말을 이었다. 임펠리아는 그들의 기억에 강한 나라가 아니었다. 그들의 역사는 제국의 침략에 의한 침략과 오욕의 역사였고, 아직도 제국의 지배속의 나라였다. 침공병력이 12만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그 숫자에 놀라긴 했지만 제국의 지원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마법병단이 아리키아 요새에서 수비에 전력을 다한다면,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을 무시한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애초에 마법사들의 나라이기 때문에 마법병단을 제외한다면 제대로 된 육전병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마법병단을 제외하고, 나라의 정규병력은 약 30만여. 그나마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형편없이 약한 약졸들이다. 거기다가 하나를 더 더하자면 아리키아 요새에서 수도인 켈라드리움까지는 제대로 된 방호시설도 없어서 군을 움직이기 시작한다면 수도까진 6일거리다. 거기다가 확인된 임펠리아군의 그 대륙역사상 유래 없는 진군속도를 생각해볼 때, 안심할 수 없었다. 아마 대룩 역사상 가장 짧은 시일내에 멸망당한 나라로써 역사에 남을 것이다.

" 도데체가 마법병단이 지키는 아리키아를 어떻게 점령한 것이오!

누라의 군대를 책임지는 론디넬 백작은, 국왕의 외침에 식은땀을 흘리면서 일어났다.

" 송구스럽습니다. 아직 전장의 정보가 아직도 제대로 들어온 것이 없기에............ "

" 갈! 그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오!! 아직까지 들어온 정보가 없다니!! "

" 죄, 죄송합니다. 수하들을 풀어 정보를 모으라 했으니 얼마 안 있으면 정보가 들어올 것입니다. "

" 시끄럽소! 후우..............재상! "

국왕의 호명에 국왕의 자리에서 정 반대 자리에 않아있던 누라의 재상, 켄티우스는 자리에서 일어나 국왕의 얼굴을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폐하. 원정군의 지원군으로 떠난 병력을 회군시키던지, 아니면 임펠리아에 사신을 보내어 화친을 맺는 방법입니다. "

" 원정군을 회군시킨다............... 그들이 회군한다 해도 시간에 맞출수 있겠소? "

" 수도에는 마법병단 2군단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영지와 수도근처의 마을에서 병사를 징집한다면, 약 5만의 군을 만들 수 있을 걸로 예상됩니다. 그 정도라면 공성전에 저들의 군을 맞아 공성전을 치르기에 어렵지 않습니다. "

" 그렇다면 아리키아 요새와 다를 것이 무엇이오!! 오히려 더 위험하지 않겠소! "

" 그렇다면 전하. 화친을 택하시겠습니까? "

" ..................... "

국왕은 침묵했다. 이런 상황에서의 화친? 그건 차라리 굴복이라 말하는 게 좋을 것이다. 왜 굴복이 아니겠는가. 지래 겁먹고 알아서 기어 들어가는데. 조나단은 얼굴을 구겼다.

" 어찌하면 좋겠소. 재상. "

거의 30년 동안 누라의 왕실에서 재상으로 일 해온 그는, 현 국왕인 조나단의 스승이나 마찬가지였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그에게 의견을 구했고, 그가 내놓는 의견은 그 상황을 타계하기에 가장 적절한 것이었다.

" ...................... "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지그시 국왕을 바라만 보았다. 조나단은 그가 저런 행동을 취할 때는 절대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의 저런 행동은, 자신의 결단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는 건 이미 답은 나와 있다는 소리다. 조나단은 고개를 숙이고 생각에 잠겼다.

국왕과, 그의 제일 충신인 재상의 침묵은 회의실의 침묵을 가져왔다. 어차피 회의란 것도 겉보기에만 그런 것이다. 이 나라를 이끄는 건 전적으로 재상과 국왕이다. 나머지 공직자들이야, 단순한 서류 처리자 들이고 보고자들일 뿐이다. 누라를 이끌어 가는 건 국왕의 의지와, 그 국왕의 의지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재상이다. 지금같이 재상이 자리에 가만~~~~히 않아서 눈을 감고 국왕의 말을 기다리고 있을 경우는, 전적으로 국왕의 의지가 회의의 결론이 된다.

" 후우...............이제 와서 제국과의 전쟁에서 발을 뺄 수도 없는 노릇. 일단은 임펠리아에 사절을 보내도록 합시다. 아직 우리의 주적은 제국이오. "

아직 우리의 주적은 제국이다. 라는 국왕의 말에 그 자리에 있던 귀족들의 고개가 일제히 끄떡여졌다. 반대란 있 을수 없다. 멋모르고 국왕의 의견에 반대했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린 사람들을, 그들은 알고 있다. 재상은 느릿하게 눈을 뜨고 국왕을 바라보며,

" 누가 가면 될는지요. "

" 그 일에 관해서는 재상에게 일임하겠소. "

늙은 재상은 깊숙이 허리를 숙였다. 국왕은 그의 인사를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회의실 박으로 향했다. 남아있는 귀족들은 국왕이 퇴장했음에도 아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또 하나의 국왕이라 할 수 있는, 재상, 켄티우스가 자리에 않아있었다.

" 그럼.........임펠리아로 갈 사절을 뽑도록 하겠소, "

" ....................... "

회의장은 다시 한번 침묵에 휩싸였다. 과연 누가 선택될 것인가. 그림자 속의 국왕이라 붕이는 켄티우스의 선택을 받는 인물이 누구인가.

켄티우스는 켄티우스 나름대로 심사숙고 중이었다. 이번 사절은 절대로 어수룩한 사람을 뽑아보내선 안된다. 그들이 지금 누라의 숨통을 틀어쥐고 있는 만큼, 절대로 그들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면서 그들의 진군을 멈추도록 설득할 수 있는, 그런 배짱과 말빨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주위의 사람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조건에 따라 하나하나 제거해 나가다 보니, 남는 사람들이 없었다. 저들도 나름대로 인재를 뽑아 둔 것이지만, 이렇게나 모자란단 말인가.

" 휴우................. "

새삼스레 인재부족을 통감했다. 켄티우스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귀족들의 얼굴도 같이 어두워졌다. 저 노재상의 지적을 받아 막중한 임무를 떠맡는다는 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 그건 내가 가도록 하겠소. "

" 태, 태자저하............. "

회의실의 문을 열어젖히며 들어온 당당한 목소리에 중신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곳에는 켄티우스는 노안에 미소를 띠며, 문을 열며 등장한 누라의 태자, 조슈아에게 말했다.

" 태자전하를 뵙습니다. 헌데, 방금 하신 말씀은............ "

" 본국의 지낭인 그대의 말답지 않군. 재상. 아니면, 내가 사신으로써 가는데, 무언가 부족함이 있다는 말이오? "

켄티우스는 손사래를 치며 태자에게 말했다.

" 천만의 말씀을. 하지만 태자전하는 본국의 왕위를 이으실 분. 함부로 그 몸을 아무 곳에나 내보이시면 아니 됩니다. "

" 그렇다면 특별히 생각해 둔 사람이라도 있소? "

거기엔 또 할말이 없어진 켄티우스. 눈앞의 태자가 보이는 영민함에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이면서도, 어떻게든 태자의 마음을 돌려보려 입을 열었다.

" 하지만................ "

" 한번 보고 싶어서 말이오. "

" 무엇을 말씀이 십니까? "

" 임펠리아의 왕을. 제국의 속국에 불과한 나라를, 이 정도까지 강성하게 만든 나라의 왕을 한번 보고 싶어서 말이오. "

그 말에 재상을 제외한 귀족들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들은 임펠리아의 힘이, 제국의 지원을 받은 걸로 아직도 생각하고 있었다. 아직도 그들의 뇌리엔, 임펠리아는 약한 나라였다. 태자는 그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더니 얼굴을 찡그리고 혀를 몇 번 차고는,

" 아직도 인정하지 못하겠소? 임펠리아의 힘을? 나라를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자들이 이렇게 갑갑해서야.....................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시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제국의 속국이라고 무시했던 임펠리아의 힘이오. 수십 년전, 제국의 침략에 끝까지 저항하던 그들이, 이제야 제국에게서 벗어나려 하고 있단 말이오. "

태자의 말은 귀족들의 머리를 세차게 때렸다. 귀족의 권위의식에 찌들은 그들의 머리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돌아가기에 켄티우스가 그들을 중신으로 뽑아서 쓰는 것이다. 그들의 얼굴에 수긍의 빛이 떠오르자, 만족의 미소를 짓고는,

" 재상. 준비해 주시오. "

" 알겠습니다. 태자전하. "

켄티우스는 미소를 지으며 허리를 숙였다. 다음대의 왕위를 이어갈 태자가 저토록 영민하니, 이 나라의 미래는 어둡지 않았다.

아리키아 요새의 함락소식이 전달되고 임펠리아의 수뇌부들은 유래 없는 쾌진격에 기뻐했다. 이 정도 쯤되면 욕심을 부려보려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아리키아 요새를 점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피해가 너무나도 경미하자, 그들은 차라리 조금 더 진군하여 누라의 수도까지 욕심을 내보는게 어떨까.................중신들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아리나스를 찾아가 보았다.

" 여러분의 생각은 잘 알겠지만, 그렇게 될 경우, 누라는 제국원정군에 포함된 병력까지 모조리 빼어서 본국을 수비하려 들것입니다. 저희가 원하는 건 신성제국과 삼국연합. 제국이 서로를 물어뜯다가 지쳐 쓰러지는 것입니다. 이대로 전쟁이 일찍 끝나는 건 우리나라에 반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

흥분한 중신들을 상대로 그들을 진정시키며 한 아리나스의 설명에 중신들은 납득한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떡이며 자신들이 처리해야할 서류의 양을 떠올리곤 한숨을 내쉬면서 자신들의 집무실로 돌아갔다. 아리나스는 그들을 웃는얼굴로 전송한 다음 고개를 돌려 안기부 대신, 할슈타인 백작을 바라보며,

" 누라에서 사신이 올 것 같다고요? "

" 넵. 아무래도 그들은 저희와의 전쟁보다는 제국을 선택한 것 같습니다.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묵여있는 이상. 발을 빼기도 어려운 상황이겠지요. 게다가 분명히 전황은 연합이 유리하니까요. "

" 그렇겠지요. 어떻게 나오리라고 생각하십니까? "

" 아리키아 요새는 그들의 수도를 수비하는 유일한 요새입니다. 그런 곳에 전투준비를 갖춘 저희 군이 버티고 있으니, 잠도 제대로 못 자겠지요. "

" 그렇다면 요새의 반환을 요구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

" 아마도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

아리나스는 할슈타인의 옆에 서있던 재상에게 고개를 돌렸다. 재상은 여왕의 시선에 한 발 앞으로 나서며,

" 돌려주실 생각.................. 이십니까? "

" 대공과도 논의된 사항입니다. 현재 저희들의 사정으로는 아리키아 요새까지 확장된 국경을 유지하기엔 약간 벅차다는 것이 대공의 의견이고, 국무대신도 그 의견에 찬성했습니다. "

" 국무대신이 찬성했다면 군에 관해 무지한 제가 뭐라 할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를 점령하는데 희생된 병사들은............. "

" 사람의 목숨을 금전으로 따질 수는 없지만...............일단은 충분한 금전적인 보상을 해야 할 것 입니다. "

"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족들 또한, 노예 신분에서 해방시키기로 되어 있습니다. "

" 잘 하셨습니다. 해방시키는 것이 다는 아닙니다. 그들이 어느 정도 정착할 수 있는 자금까지 넉넉히 지원하도록 하세요. "

" 넵. "

아리나스는 다시 할슈타인 백작을 바라보았다.

" 제국 수도에서 특별한 움직임은 없나요? "

" 최소한 아라크네의 거미줄에 걸린 움직임은 없습니다. 전시중입니다만, 황제가 여자를 몇 명 더 늘렸다는 것만 빼면요. "

" ......................특별히 주의해야할 사항은 없군요. "

한숨을 내쉰 아리나스는 재상이 들고 온 보고서를 훑어보다가 보고서중 한 장을 들어서 자세하게 읽어보며,

" 보석광산의 채굴에 들어갔다고요. "

" 그렇습니다. 일단은 금광산과 은광산을 중점으로 채굴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대륙의 절반이 전쟁중이라 귀금속의 가격이 약간 하락되었지만, 대부분의 나라가 재정에 쪼들린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각국의 왕실에 직접 교섭을 걸어볼 생각입니다. "

" 그렇군요. 저번에 지시한 건 제대로 되었나요? "

" 이미 제국에 보낼 황금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재무대신의 불만이 상당했습니다만,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

" 재무대신도 이해하고 있을 겁니다. 할슈타인 백작의 보고대로라면 정말 의외였습니다만 제국 황실이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듯하니, 이번의 지원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하겠지요. "

" 아마 다섯 공작가문이 가지고 있는 자금만 풀더라도 제국은 군정서를 4개는 더 만들 수 있을 겁니다. "

" 그만큼 제국이 썩었다는 증겁니다. 우리에겐 반가운 상황이지요. "

그들이 이번에 보내는 황금은, 세 국가간의 전쟁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다. 서로를 신나게 물어뜯다가..........공멸하는 것이 임펠리아가 원하는 바. 이때까지의 전쟁은 더할 나위가 없을 정도로 훌륭하게 진행되었다. 천천히...............임펠리아가 일어나고 있다. 아리나스는 자신의 자리에서 보이는, 집무실 문 위에 걸린 임펠리아의 문양. 포효하는 사자를 바라보면서 나직하게 중얼 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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