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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륙 대전!!
실베스트 후작을 비롯한 제국의 세 후작들은 마른 침을 간신히 넘기면서 근위기사단이 사용하는 연병장을 향하고 있었다. 황제의 말대로라면, '그들'이 저곳에 있을 것이다. 아무리 개차반 황제일지라도 황제를 황제로 있을수 있도록 하는 힘. 제국과, 황제의 적을 용서 하지 않는 자들.
" ........................ "
후작들은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말을 잃고는 연병장을 바라보았다. 연병장을 가득히 매운, 검은 갑옷과 검은 망토를 걸친 사내들. 1000명의 인원이 서 있음에도 연병장엔 한 치의 소리도 나지 않았다. 그들이 있는 곳은 오로지 침묵 많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후작은 제국의 몇안되는 마스터중에 하나다. 그의 실력을 부정하는 사람은 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아무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도 그들이 서있는 곳에서 풍기는 기운에 꼼짝도 하지 못하고 서 있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서있는 그들에게 기사들중 하나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 황제 폐하의 적은? 제국의 적은? "
" 그, 그대들이................? "
" 말하라, 황제 폐하의 적은 누구인가. "
후작들은 그가 뿜어내는 기세에 짓눌려 버렸다. 마스터인 실베스트 후작과 6써클 마스터인 로텐베르그가 그의 기세에 짓눌려 있는데, 일반인인 노팅어 후작이 견뎌낼 리가 없다. 다리를 후들후들 떨고 있는 와중에도 억지로 입을 열어 대답하려는 노팅어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실베스트는 입을 열었다.
" 폐하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가? "
" 그대들이 알려준다 하셨다. 말하라. 제국의 적은? 폐하의 적은? "
- 황제의 적은 누구인가!!
연병장에 서 있던 기사들이 일제히 고함을 내질렀다. 실베스트는 폭출하는 그들의 기세를 느꼈다. 마스터는 마스터를 알아볼수 있다. 그들은 마스터다! 1000명의 인간이, 전부!! 이것이 제국의 힘인가! 이것이 황제의 힘인가!!
실베스트는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서다가 이를 악물고는 제자리에 멈췄다. 그에게 있어서 입을 연다는게 이토록 고통스러운 적은 맹세코 처음이었다.
" 서쪽, 서쪽으로 가시오. 삼국연합군. 라클코니움을 차지한 삼국연합을 상대해 주시오. "
" 알았다. "
기사는 몸을 돌렸다. 그와 동시에 검은 기사들은 눈을 빛냈다. 제국의 적. 황제의 적. 그들에게 돌아가는 건 철저한 말살 이외는 없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황제의 적이기 때문이다.
후작들은 소리없이 사라진 기사들이 있던 곳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실베스트 후작이 한 이야기에 그들은 정신을 아예 놓고 있었다.
" 1000명의.............. 마스터................... "
후작들은 신음했다. 제국의 힘. 황제의 힘. 그들은 똑똑히 보았다.
그곳은 어두웠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그곳에, 하나의 '존재'가 나타났다. 그 존재가 나타나자, 화려한 빛과 함께 넓은 꽃밭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 꽃잎들. 자욱하게 퍼지는 꽃향기. 존재. 아후라 마즈다는 꽃밭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웃었다.
' 우습군요. 운명이란. '
그녀는 빛. 그녀는 창조의 의지. 그녀는 공간을 넘어서 보이고 있는 대륙을 바라보며 웃었다. 살아가는 곳. 죽음이란 운명을 가진, 필멸자들의 세계
' 저 자인가. 네가 선택한 자가. '
그와 동시에 빛만이 가득한 세계의 한쪽에 또 하나의 '존재'가 나타났다. 어둠. 순수한 어둠이 꽃밭을 잠식하다 그녀의 기운에 부딪혀 전진을 멈추었다. 그는 어둠, 그는 파괴의 의지. 그의 이름은 파괴신 앙그라 마이뉴. 아후라 마즈다는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표정을 굳혔다.
' 벌써..................봉인이 풀렸나요? '
' 아니, 의식만 깨어났다고 보면 되겠지. 강하군. 저자는. '
그의 시선도 공간을 넘어서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강하다. 첫눈에 그걸 알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자신은 '신'이니까. 오만에 찬 그의 미소에 아후라 마즈다는 눈을 찌푸렸다.
' 오랜 시간 끝의 만남이지만, 그다지 유쾌하진 않군요. '
' 그런가? 상관없어. 이제 내가 깨어난 이상. 대륙은 운명대로 흘러갈 테니까. '
' 무슨 운명 말입니까! 대륙의 운명은 대륙에 살아가는 자들이 결정하는 겁니다!! '
' 아니, 모든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 잊었나? 나는 '결과'다. 생명의 죽음을 관장하는 자이며, 모든 것의 소멸을 관장하는 자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되지. '
오만에 가득찬 그의 말에 아후라 마즈다는 얼굴을 찡그렸다.
' 내가 막을겁니다. '
' 막을테면 막아보라. 너는 시작. 생명의 시작을 관장하는 자이며 모든 것의 창조를 관장하는 자. 너는 끝을 알수 없는 자니까. '
그 말을 남기고 점점 사라져가는 어둠. 어둠의 주인은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말했다.
' 하지만 오랜만의 만남은 나에겐 반가웠다. 나의 아내여. '
아후라 마즈다는 울음을 터뜨렸다. 오래전에 잊었던 기억이 밀려와서, 완벽하게 통제된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감정을 뒤흔들었다. 다시금 본래의 모습을 회복한 꽃밭 안에서 그녀는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누라의 백성들은 지축을 울리면서 달려가는 일단의 기마대를 두려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마법병단과 그들을 호위하기 위한 보병병력이 주가 되는 누라에서는 10000여기에 가까운 기병병력을 본다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거기다가 그 기마대의 소속이. 누라를 침공한 임펠리아 소속이라면 더욱더 두려운게 당연한 것이다. 그 기마대의 최선두에서 달리고 있던 레이네는 투레질을 하며 달려가고 있는 애마의 목덜미를 쓸어주었다.
" 힘드냐? 좀만 참아라. "
벌써 반나절을 달려왔으니 지칠만도 할 것이다. 고르고 고른 명마라곤 하지만 백여Kg에 가까운 무게를 짊어지고 달렸으니 당연하다.
" 멕켈. "
" 옛! 대장님! "
" 조금만 더 가서 휴식을 취하도록 하지. 말의 상태를 무시해가면서 나아갈 필요는 없지 않나. "
" 알겠습니다. "
" 세바스찬 경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도록 하게. "
" 넵. 어이!! "
멕켈은 옆에서 말을 달리고 있던 기사를 불러서 지시를 내렸고, 지시를 받은 기사는 서서히 속도를 줄이며 후위에서 따라오는 철각궁기병대로 향했다.
" 날씨가 이상한 것이 비가 올 것 같군. "
" 그런 것 같네요. 저 모이는 구름들로 보아선 지금 계절에 유래없을 정도로 큰 비인 것 같습니다. "
멕켈의 말대로 간간히 멀리서 뇌성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로 보아, 보통의 비는 아닌 모양이다.
" 서둘러야 겠군. "
레이네는 지친 말을 달래면서 속도를 올렸다. 정찰병의 보고에 따르면 멀지않은 곳에 야영할만한 곳이 있다니까. 그곳까지 서두르면 비가 오기전에 야영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 정말 계절에 맞지않게 내리는 비로군. "
영운은 집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광경에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의 앞에서 무언가를 줄기차게 떠벌리고 있던 사내는 그의 말에 창밖으로 고개를 돌려서 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 그렇군요. 성벽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병사들의 고생이 심하겠습니다. "
" 쩝. 할 수 없는 일이지. 그렇다고 경비를 소홀히 할 수는 없으니 말이네. 뭐 오늘 경비선 병사들은 두 번 정도 경비작업에서 빼주면 되겠지. "
" 그러시던지요. "
사내는 별 말없이 그의 말에 수긍했다. 영운은 서류더미 사이에 다시금 잠수하며 그에게 말을 건넸다.
" 은밀영 일은 할만한가? "
" 아라크네에서 일하던 것보다는 쉽군요. 하지만 할슈타인 백작님이 이를 갈고 있을 텐데요. "
영운은 은밀영의 수장으로 사내를 빼내려 하자 목숨을 걸고 제지하던 할슈타인 백작이 떠올랐다. 아라크네의 업무중 40%가 이 사내의 손을 거치고 있었다 하니. 이 사내의 능력은 의심할 것이 아니리라. 할슈타인 백작이 이 사내가 떠난 뒤로 밀려드는 과중한 업무에 견디다 못해 혼절했다고 하니까.
" 나중일은 나중에 생각하자고 게덴. 제국전선은 어떻게 됬지? "
" 뭐, 제국과 두 원정군은 요새를 끼고서 지리한 대치를 하고 있지요. 무의미한 대치를 말입니다. 첨언 하자면, 우리 때문에 누라의 지원병력이 늦어저서 이미 합류한 신성제국과는 달리, 아직도 삼국연합의 지원군은 국경에서 지지부진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
" 흠. 대치상태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우리에겐 반가운 것이지. 제국의 의용병 모집은 어찌 되어가고 있지? "
이미 제국은 국민 총동원령을 내렸다. 동부와 서부의 장정들은 군대에 들어가 무기를 움켜쥐고 기초적인 훈련을 받고 있었다. 물론 훈련받은 정예병에 비해서는 별거 아니지만, 물경 수십만에 이르는 쪽수는 만만히 볼만한 것이 아니다,
" 지지부진 입니다. 그들을 지휘할 지휘관도 부족할뿐더러 무기조차 제대로 지급이 안 되고 있답니다. "
" 좋군, 특별한 보고는 더 없는가? "
" 없습니다. "
" 수고했네. 물러가보게나. "
" 넵. "
게덴이 나간 후에 영운은 읽고 있던 서류를 내려놓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오랫동안 않아서 서류를 들여다보느라 뻐근해진 목을 주무르던 영운은, 뭔가를 결심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 젠장. 나도 모르겠다. 잠 좀 자자. "
이틀 동안 철야를 해서 줄인 서류의 양이 저 정도다. 아마도 무책임하다고 욕먹지는 않겠지. 라고 생각하며 영운은 점점 침침해져가는 눈을 부비면서 침대를 찾았다. 요새라는 특성상. 침대는 조잡한 야전침대였으나 영운은 상관하지 않고 그 자리에 누웠다. 제발 5시간만 잘테니, 그 누구도 방해하지 않길 바라면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건 아리나스도 마찬가지 였다. 여왕이라는 위치상 그녀의 업무를 대신하라 시키면 해줄 사람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지만, 아리나스 그녀 본인의 성격상 자신이 해치우지 않으면 오랫동안 찜찜해 하는 성격이라, 서류의 양이 아무리 많아도, 그걸 다 해치우지 않으면 잠자리에 들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부하들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싫은 상관도 없었다. 상관이 밤새서 일하는데 부하들이 놀수 있겠는가? 거기다가 아리나스 여왕은 능력위주로 사람을 쓰기로 유명하다. 다시 말하자면 여왕의 눈 밖에 나서 자리에서 쫒겨나는건 순식간이라는 이야기. 그들은 코피를 쏟으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견디다 못한 그들이 택한 방법은 대공이 자리에 없는 지금, 여왕을 저지할수 있는 유일한 힘을 가진 사람에게 달라붙는 것이었다.
" 재상님 살려 주십시오. 이대로 가다간 말라 죽겠습니다!! "
" 그렇습니다. 집에 들어가 본지가 3일입니다. 제발............... "
재상은 눈앞에서 거의 울것같은 얼굴로 통사정을 하고있는 재무대신을 비롯한 각 부처의 책임자들을 바라보곤 한숨을 내쉬었다. 그 역시도 여왕에게 떠밀려서 집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왕성에서만 생활한 게 이틀째였다. 언제나 온화한 얼굴로 웃던 재상은, 그 얼굴을 굳히며 자리에서 일어나 범상치 않은 결의로 그들에게 말했다.
" 내 여러분들의 뜻은 잘 알고 있으니 걱정마시오. "
재상은 나이답지 않은 걸음걸이로 집무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자리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살았다는 얼굴로 옆 사람들을 붙잡으면서 울먹였다. 뭐랄까. 굉장히 감동적인 분위기랄까.
다른 나라의 왕의 집무실이라면, 온갖 방어 장치로 보호되는 궁궐의 심처에 위치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임펠리아의 국왕은 상식을 깨뜨리는 인물이다. 그녀의 집무실은 왕성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가는 길목에 있다. 위엄이 없어진다. 안전하지 못하다. 등등의 이유를 들어 대신들이 결사반대를 외쳤지만, 애초부터 그들의 여왕은 그런 말을 들어먹을 위인이 아니었다. 그 여왕의 집무실 앞에서 차림새를 한 번 살핀 재상은 문을 두들기며 자신이 왔음을 고했다.
" 어라. 재상? 어서 들어오세요. "
문을 열고 집무실 안에 들어선 재상이 본 광경은 참상, 그 자체였다. 여기저기 널브러진 서류에 한 가운데 놓인 책상에 않아서 서류를 들여다보고 있는 여왕은 온몸에서 암울한 오라를 뿜어내고 있었다.
" 여왕폐하. 소신의 목을 걸고 한 마디 충언을 올리려고 합니다만 "
" 뭔데요? "
" 나라일을 열성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왕으로써 당연한 일이라 말리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하지만 여왕폐하의 몸을 보존하는 것은 나라일에 앞서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
" 쉬라고요? "
" 예. "
여왕이 심드렁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자, 재상은 그에 그치지 않고, 입을 열어 여왕을 공략했다.
" 여왕폐하께서 옥체를 돌보지 않고 집무에 임하시는데, 신하된 자의 입장으로써, 감히 자신의 의무를 소홀히 하는 자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희들도 인간입니다. "
범상치 않은 기운이 흘러넘치던 재상의 몸은, 말이 진행됨에 따라서 점점 그기운이 수그러 들더니 종국에는 근엄한 얼굴마저 서서히 변하여 애원조로 말하기 시작했다. 아리나스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 쉬지말라고 이야기한 적은 없는데.............. "
아리나스는 눈앞의 재상을 힐끔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보니, 몸이 피곤한 것 같기는 하다. 읽던 서류를 내려놓은 아리나스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 후, 재상도 이만 돌아가서 쉬도록 하세요. "
" 감사합니다 여왕폐하. "
재상은 비틀거리면서 집무실에서 나가는 여왕의 뒷모습을 보면서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일단은, 작전성공이라 불러도 될듯하다. 재상은 기쁜 얼굴로 집무실에서 뛰쳐나가 자신의 집무실로 향했다. 그곳에서 대기중인 동료들에게 기쁜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중요한 사명이, 그에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