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천년제국-89화 (89/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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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븐스 퀸 " 장군님!! "

임펠리아 국경수비군 1군의 노장군 제르만은 임펠리아의 국경을 향해 달려오는 엘프의 무리와 그들을 추격하기 시작한 천인대 병력을 바라보고 있었다.

" 기다려라! "

제르만은 이를 갈면서 뛰쳐나가려는 부하들을 말렸다. 이미 출동대기중인 임펠리아 5000의 경기병들은 말고삐를 붙잡고는 초조한 얼굴로 그들의 상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 명령이...................... 명령이 내려오지 않았다. "

60을 넘은 노장 제르만은, 허리에 매달린 장검을 세게 움켜잡으며 이를 악물었다. 기사로써 평생을 살아 왔던 그가 종족이 틀리다고는 하나 핍박받는 약자를 눈앞에 두고 있으면서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니, 분 노를 넘어선 자기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가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 장군님!!!!! "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등에 커다란 상자를 지고 있는 병사하나가 뛰어오고 있었다.

" 명령이 내려왔나!! "

" 넵! "

병사는 장군의 얼굴을 바라보며 목청을 가다듬고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혼신의 힘을 다한 그의 목소리 는 대기 중인 기병들이 모두 들을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이었다.

" 교전을 허가한다는 명령입니다! "

기다리던 명령. 대기 중이던 기마병들은 벌써부터 자신들의 무기를 들어 적을 바라보았다. 제르만도 마찬 가지. 장검을 뽑아들어 적을 겨누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 가자! 우리안 천인대는 이쪽으로 오고 있는 엘프들의 보호를 맡는다! "

" 알겠습니다! "

- 뿌우~~~~~ 돌격의 나팔소리가 울려 퍼지고 5000의 기병이 일제돌격을 개시했다.

" 아아! "

힘겹게 임펠리아를 향해 달려가던 엘프들은 자신들을 향해 달려오는 수천의 기병들을 보고는 절망에 빠 져서는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뒤에는 제국의 병사들이, 앞에는 임펠리아의 병사들이. 밀려오는 절망감 에 그들은 움직일 힘조차 잃어 버렸다.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속단이었다.

- 두두두두두두두 달려오던 기병들이 좌우로 갈라지더니 그들을 스쳐지나 쫒아오던 제국군에게 달려들었다. 제국군은 갑 작스런 그들의 공격에 당황하며 맞대응 하려했지만, 애초부터 전력으로 달려오는 기병앞의 보병은 무력 한 존재에 불과하다. 예리한 검처럼 그들을 가르고 지나간 임펠리아의 기병들은, 또다시 둘로 갈라져서, 한쪽은 숲을 향해 맹렬히 공격을 가하는 제국군의 본진으로 말을 달렸고, 다른 한쪽은 흩어져 버린 제국 군의 잔당을 처리하기 시작했다.

" 다치신 분은 없으십니까! "

말을 몰고 주저앉아있는 엘프들에게 다가온 우리아는, 말을 몰아 그들의 주위를 돌아보며 그들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대부분이 지쳐있거나 탈진상태인 것을 제외하면 그렇게 큰 상처를 입은 엘프들은 없었다.

" 당신들은.................. "

" 서둘러서 저희들을 따라오십시오. 어린 아이들이나 움직이기 힘드신 분들은 말에 태우시고, 조금만 더 걸어가면 임펠리아이니, 서둘러 주십시오."

" 아, 알겠소. "

우리아는 황급히 주위의 기병들의 말에 아이들과 짐을 올리고 가벼워진 몸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엘프들 의 뒤를 호위하며 뒤를 돌아보았다. 방금까지 숲을 공격하던 제국군들이 제르만이 이끄는 기병들에게 부 숴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아는 미소를 지었다.

" 저들은 대체.................. "

숲속에서 제국군과 격전을 벌이던 아리엘과 전사들은 그들 공격하던 제국군의 옆구리를 들이쳐 그들을 도륙하고 있는 기병들을 보았다.

" 우리들을 구하려는 것일까요? "

한 전사의 조심스러운 의견에 아리엘은 반색하며 고개를 돌려 그 전사를 쏘아보았다.

" 인간이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

" 하지만 저들은 이미 우리의 동족을 구하였고, 이제는 우리까지 구했습니다. "

" ....................... "

이번의 일에서 인간들이 보여준, 정말이지 정떨어지는 일은 인간들을 믿는다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 드는 일이었지만, 전사의 말대로 저들이 자신들을 구해주려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어쩔 수 없군요. 이미 동족들이 저들의 손안에 있으니 일단은 저들을 따라가도록 합시다. "

" 알겠습니다. "

그녀가 일어나 앞장서서 숲을 나서고, 전사들도 그녀의 뒤를 따랐다.

제르만은 숲에서 나오고 있는 엘프들을 보고는, 말에서 내려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들의 우두머리로 보이는, 앞서서 그들을 이끄는 자가 여인임을 알아차리고는, 크게 놀랐지만 간신히 표정을 유지하여 그들에게 먼저 인사했다.

" 임펠리아의 장군인 조나단이라고 하오. 숲의 종족을 만나게 되어 영광이오. "

그의 인사를 받은 아리엘은 그를 유심히 살펴보고, 그의 말과 눈에서 불손한 의도가 읽혀지지 않는다는 것에 일단은 안심하고 그녀도 허리를 굽히며 그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 아리엘 위스퍼윈드 입니다. 도움에 감사드립니다. "

만일 멕스웰이 엘프들의 생활에 관하여 약간의 지식이라도 가지고 있었다면 그녀의 이름이 뜻하는 바를 알고는 크게 놀랐을 테지만, 모르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리 놀라지 않을 수 있었다.

" 일단은 저희들을 따라서 왕국의 수도로 가야하오. 여러분들을 구하고 곧장 수도로 향하라는 명령이 있 었기에................. "

" 알겠습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

아리엘은 이렇게 된 이상은 저들의 보호를 거부하기 힘든 입장이기 때문에 정중히 고개를 숙였다.

" 빌어먹을! 또 실패라고! 그만한 인원이?! "

이번에도 그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불운한 역할을 떠맡은 불쌍한 병사는 발작하는 그를 바라보며 목을 움츠렸다. 이번 일만 끝나면 제대신청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병사는 신중한 목소리로, " 그것이................ 살아남은 병사들의 말에 따르면............ 임펠리아가 개입한 것 같다고.......... "

" 정말이냐!! "

" 살아남은 병사들의 말은.................... "

- 콰쾅!!

병사의 말에 놀란 그는 분을 못 이기고 벽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 빌어먹을 임펠리아 쥐새끼들.................감히 제국의 일에 끼어들어? 정말 죽고 싶은 모양이지? "

그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 보니, 임펠리아의 여왕이, 상당한 미인이라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상관의 섬뜩한 미소를 바라보던 병사는 공포로 몸을 떨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일까.

" 출진이다! 너! 나가서 각 지휘관들을 불러 모아! "

" 알겠습니다! "

병사는 살았다는 얼굴로 기세 좋게 방에서 뛰쳐나갔다. 방에 남아있던 그는, 천천히 몸을 움직여서 창가로 다가갔다.

" 크크............. "

거대한 요새. 대륙을 통틀어서 이정도의 요새가 있는 나라는 오직 한 나라, 제국이외에는 없었고, 이곳은 제국에서도 자랑하는, 4대 요새중의 하나. 보르세 요새였다. 그리고 그는............

" 계집. 내 가랑이 밑에서 신음하게 해주마! 크하하하하하! "

현 제국 남로군정서의 사령관. 패트릭 로이시언. 제국의 5대 공작가중 하나인 로이시언가의 자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친 혈육일지라도 죽여 버릴 수 있는, 잔혹한 성품을 가진 인간이었다.

- 임펠리아. 수도 루레아드의 왕성.

" 엘프들을 무사히 구출한 모양이야. "

아리나스는 집무실에 설치된 수정구에서 돌아서서 영운을 바라보며 말했다.

" 다행이군. "

" 그리고................... "

" 음? "

" 구출된 엘프들을 이끄는 엘프의 성이, '위스퍼윈드'야. "

" ........................ "

영운은 그녀가 꺼내놓은 말에 잠시간 굳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가 알기로, 엘프가 가지고 있는, 저 성 의 의미는....................

" 그거, 혹시 엘븐스 퀸(Eleven's Queen)의 후계자의 증표 아닌가? "

" 맞아. 대대로 푸른 숲의 여왕에게 내려오는 성이야. "

그들은 제국이 벌려놓은 일에 전율을 느꼈다. 엘프의 여왕이 누구인가. 비록 실질적으로 권한은 없는 직위라지만, 엘프들은 그녀의 말이 이치에 어긋나지 않는 이상은 최선을 다하여 그녀의 말을 수행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그녀가 만일 제국에 전쟁을 선포한다면. 전 대륙의 엘프들이 들고일어나 제국과 전쟁을 시작할 것이다.

" 이거................. 의외의 원군이라고 해야하는 건지.............. "

영운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아리나스도 자리에 앉아서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고민한다고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막말로 그들에게 협력을 구한다고 해도, 그들이 과연 협조해 주겠는가?

" 일단 한번 만나보고.............. "

" 엘프들에 대헤 자세히는 모르지만, 대륙에서 그들만큼 은원이 확실한 종족은 없다고 알고 있다. 걱정할 필요는 없을 꺼야. "

" 후. 알았어. "

아리나스는 한숨을 내쉬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은 접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그런 걱정을 하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기에는 그녀에게 몰린 일거리가 너무나도 많았다.

= 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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