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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제국-90화 (9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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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가 잠에서 깨어나 푸른 평원을 바라보다.

대륙에 다시 한번 전운이 일기 시작했다. 제국의 속국일 뿐이었던 임펠리아가, 제국의 황제가 벌인 엘프들에 대한 탄압을 정면으로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당연히 제국의 황제는 진노하여 이미 불손한 생각을 품고 실실 웃으며 전쟁준비를 하고 있던 남로군정서의 사령관, 패트릭 로이시언에게 임펠리아를 공격하도록 지시했고, 황제의 명령을 받은 패트릭은 이미 준비한 군대를 일으키니, 그 군세가 25만이라. 제국 남부의 각지에 퍼져있던 병사들과, 이 전쟁에서 흘러나올 이득을 기대하고 모여드는 귀족들의 사병이 보르세 요새로 향했다. 임펠리아에서 엘프들을 구해간지 일주일이 흐른 뒤였다.

" 단순히 남부지방에서 25만이라니, 제국이라는 나라의 힘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

영운은 자리에 모인 장수들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들이 있는 회의실에는 아라크네에서도 자랑하는, 3년간의 성과가 고스란히 담겨있다는 커다란 지도가 펼쳐져 있었고, 그 위에는 보르세 요새로 있는 제국 군을 나타내는 인형들이 놓여있었다. 영운은 자리에서 일어나 장수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 작전을 설명하겠습니다. 집중해 주십시오. "

영운의 말에 장수들이 긴장해서는 그를 바라보았다. 영운은 준비되어 있는 인형을 집어 들어 지도위에 배 치하며 작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유래없는 대병력을 이끄는 제국군은,에게 있어서 우리나라는 언제든지 무너뜨릴 수 있는 약한 나라에 지나지 않으니, 우리를 깔보고 저들은 병력을 셋으로 나누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누어진 그 병력은 각기 진공방향을 이렇게 잡을 것입니다. "

영운의 손에 의해 나누어진 제국군 인형들이 서 있는 곳을 확인한 장수들은 고개를 끄떡였다. 나누어진 제국군 병력들이 노리는 것을 그들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다. 세 갈래의 군사 중 두 갈래의 병력은 루레 아드로 통하는 두 개의 길을 향하고 있었고, 남은 한 갈래의 병력은, 임펠리아 국내를 향하고 있었 다.

" 이들을 맞이하는 것은 제가 이끄는 5만, 그리고 맥스웰 경이 이끄는 5만군입니다. "

세 갈래로 나뉜 제국군을 맞이하는 두개의 인형. 대공의 문양이 새겨진 인형이 있는 곳은 트라시메노 호 수. 맥스웰의 문장이 새겨진 인형이 있는 곳은 티레 성. 모두 제국군의 진군을 가로막는, 전략적으로 중요 한 요충지들. 빈틈없는 영운의 지시에 장수들의 고개가 끄떡여졌다.

" 전하. 그렇다면 남은 한 갈래 병력은................. "

"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소집된 예비군들입니다, 전투력이 떨어지기에 피해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직접 적인 전투를 피하도 철저한 게릴라전으로 그들을 괴롭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예비군의 근간은 그 지역에서 살아가던 농민과 노예들이다. 당연히 그 지역에 대헤서는 눈감고도 길을 걸 을 수 있을 만큼 빠삭하게 파악하고 있으니, 그것을 이용하여 게릴라전을 벌인다면 아무리 정예의 군이라 고 해도 상대할 수 있다. 납득한 장수들은 제국을 공격할 방법에 생각이 미쳐 영운을 바라보았다.

" 그렇다면 제국을 공격하는 것은 어떻게.............. "

반평생을 제국의 국경을 노려보며 살아온 노장 제리코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으로 영운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수없이 많은 굴욕을 받아오던 조국을 지키던 노장을 바라보던 영운은, 회의에 참가한 장수 들의 진지한 얼굴을 하나하나 바라보며,

" 이번 북진에 동원되는 병력은 총 54만의 병력이며, 이들은 3군으로 나누고 그들을 또다시 셋으로 나누 어 1파 2파 3파라 칭합니다. "

영운은 제국군이 가지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약점. 병력은 만지만 그 병력이 영토의 전역에 퍼져있다는 것을 노려 쳐들어오는 그들의 공격을 받아준 다음. 동원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병력을 동원하여 단숨에 제 국의 남부를 제압하려는 생각이었다. 영운은 인형을 움직이며 설명을 계속했다.

" 1군은 제르만 장군이 지휘하며 1군 1파의 임무는 제국군의 저항을 무시하고 빠른 속력으로 적의 보르 세 요새를 향하는 것입니다. 이후, 뒤를 따르는 2파의 병력과 합류하여 요새를 공략합니다. 이번의 원정 에 요새의 주둔군 10만중에 4만의 병력이 빠져나왔다고 하니, 공략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

영운은 멈추지 않고 또 다른 인형을 집어 들어 이번에는 라니언 장군을 바라보았다.

" 2군은 라니언 장군이 맡아 주십시오. "

" 영광이오. "

" 2군의 임무는 남부지역 전역에 퍼져있는 귀족들의 사병을 제압하는 것입니다. 확인된 바로는 제국 남부 지역에는 3개의 공작영지와 7개의 백작령이 있고, 수십에 달하는 남작, 자작령이 있습니다. 그들의 사병 이 모이면 못해도 10만 이상이라는 병력이 모인다는 예측입니다. 그들이 모이기전에 그들을 부수는 것이 2군의 임무입니다. "

" 알겠습니다. "

" 특히 2군 3파의 병력은 점령한 지역에 대한 물밑작업을 시행해야 합니다. 제국귀족들을 추출 해내고, 그 들에 빌붙어서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던 관리들을 처형해야 합니다. 물론, 굶주린 자들이 있다면 구호작 업도 당연히 하셔야 합니다. "

" 명심하겠습니다. "

마지막으로 영운이 고개를 돌린 것은 임펠리아의 세 노장중 마지막 사람인 제리코였다. 하지만 그를 돌아 보는 영운의 눈은 떨리고 있었다. 자신이 생각해도, 이 나라를 위해 평생을 바친 노장에게 맡길만한 임무 는 아니었지만, 그 이외에는 사람이 없었다.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 제리코 장군. "

" 말씀하시오. "

" 3군을 맡아주시되 가장 힘든 역할을 맡아주셔야 갰습니다."

" 이 늙은 몸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쓰시오. 내 명령을 기다리고 있소이다. "

" 3군 18만의 병력으로 최고속도로 북상하여 제국에서 남부로 내려오는 유일한 통로. 스카이 게이트. 천 문관을 막아주셔야 갰습니다. "

" ................... "

순간적으로 회의실 안에 침묵이 감돌았다. 제국을 둘로 갈라놓는, 감히 인간의 발걸음을 허락하지 않는 에베레스트 산맥에서 확실히 스카이 게이트는 에베레스트 산맥을, 다수의 군대가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 그곳을 막는다면 제국의 본토에서 넘어올 지원 병력들을 원천차단 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말 하면 지원 오는 중앙의 제국군과 정면으로 맞서 싸워야 한다는 소리. 이번 전쟁에서 가장 격렬한 전쟁터가 되리라. 제리코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 내 신명을 다해서 임무를 완수하겠소. "

" 죄송합니다. "

" 아니오. 늙어서 죽을 날만 기다리는 몸이 나라를 위하여 쓰일 데가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기 그지없소.

오히려 대공에게 감사고 있소. "

평생을 나라의 국경에서 제국과 싸우며 보낸 노장의 음성엔 무언가 말로는 표현하지 못할 열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영운은 조용히 그의 눈 안에서 불타오르는 불꽃을 바라보다가 눈을 돌려 그와 마주한, 회의실 벽 가장 높은 곳에 걸려있는 임펠리아의 황금사자기를 바라보았다.

" 임펠리아의 영광을 위해서..............인가? "

하지만 그의 음성은 누구도 들을 수 없을 만큼 작았다. 천천히 고개를 내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장수들 의 얼굴을 바라본 영운은 그들 하나하나의 시선을 마주하며 말했다. 굳은 결의에 차있는 그들의 눈은, 마 지막으로 영운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 전쟁을 시작하겠소. "

" 전쟁에 참여하고 싶으시다고요? "

아리나스는 눈앞에 앉아있는 엘븐스 퀸(Eleven's Queen)을 바라보며 곤혹스런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 구함을 받은 처지에 무리한 부탁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들에게 잡혀간 우리 종족을 구하기 위 해서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

엘븐스 퀸, 아리엘의 부탁은 지극히 당연한 것을 부탁하고 있었기에 아리나스는 뭐라 말할 수가 없었다.

고난 받는 자신의 백성을 구하기 위해 직접 움직이겠다는데, 말릴 명분이 있을 리가 없다.

" 후우, 퀸. 퀸께서 직접 전장으로 나가신다면, 이곳에 남은 엘프들은 어찌 하려하십니까. "

- 움찔.

아리나스의 말은 정곡을 찌르는 이야기였다. 그녀와 함께 임펠리아로 넘어온 엘프들의 숫자는 겨우 백이 넘어간다. 임펠리아의 보호아래 왕성에 딸린 별궁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녀가 떠난다면 그들이 어떤 대접 을 받을지, 아무도 모르는 사실이다.

" 한 나라를 다스리는 입장으로써 퀸의 마음을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하지만 퀸을 믿고 따르고 있는 저들 은 어찌하려 하십니까. "

아리엘은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전쟁에 참여하여 저 간악한 자들을 도륙하

고 싶었으나, 아리나스의 말대로 자신은 엘프의 퀸이었다.

" 잡혀간 엘프분들은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해 구해드리겠습니다. 그런 일을 당한 뒤라, 인간을 믿으라 는 것 자체가 무리인 것은 알고 있으나. 한번만 믿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

아리나스의 말에 아리엘은 자신을 바라보는 아리나스의 청색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엘프의 눈은 거짓 을 꿰뚫고 마음 깊숙이 숨어있는 진의를 읽는다. 그런 엘프들의 여왕, 엘븐스 퀸인 아리엘의 눈은 보통의 엘프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차라리 진리안(眞理眼)이라고 불러야할 것이다. 그런 그녀의 눈은 아리나 스에게서 한 치의 거짓을 느끼지 못했다. 아리엘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뜻에 굴복했다.

" 알겠습니다. 그들의 일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

" 걱정하지 마십시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자리에서 일어나 방에서 나가는 아리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아리나스는 한숨을 내쉬었다.

" 정말. 어린애 다루는 것도 아니고............... "

아리나스는 쓴웃음을 지으며 머리를 흔들었다. '나이를 먹으면 애가 된다'라고, 어느 책에서 읽은 것 같 은 기억이 나는데, 사실인 모양이다. 그것이 종족마저 뛰어넘는다는 사실을 저자는 몰랐던 모양이지만.

- 딸칵!

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쪽을 바라보니 이제는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어버린 재상이 들어오고 있었다.

" 엘븐스 퀸이 찾아오셨다고요. "

" 그래요. 오늘도 같은 목적으로 이야기를 나눴죠. "

아리나스의 말에 재상은 미소를 지으며 여왕의 맞은편에 앉았다.

" 아직 포기를 못하신 모양이군요. "

" 엘프의 복수는 가장 집요하고 끈질기다고 하지요. 인간과는 다른 시간축을 살아가는 그들이니까요. "

아리나스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 입가로 가져갔다. 엘프답지 않게 조급해져 있는 것은, 머지 않아 제국의 황제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들어서 이리라. 복수란 그 당사자에게 할 수 있을 때 빛을 발하는 것이 니까.

" 퀸과 엘프분들이 머무를 숲을 찾았기에 보고 하려고 찾아왔습니다. "

" 100명 이상이 머무를 수 있고, 사람이 근처에 살지 않는 숲을요? 꽤나 빨리 찾았네요. "

지난 3년간 아리나스가 가장 신경 쓴 정책 중에 하나가 조림정책이었다. 임펠리아의 국민이라면 일년에 한번, 나무를 심도록 권장하여 지금은 웬만한 크기의 도시나 마을근처에는 어린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 선 숲이 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그 숲의 나이는 숲을 가꾸는데 천부적인 것이 엘프들이니 둘째치 더라도 근처에 인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그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 어려운 일이었으나 남부지방에는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림이 즐비합니다. 아직 사람들도 퍼져있 지 않은 상황이니, 적당한 장소를 여럿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구해 준데다 살집까지 마련해 주는데 참 귀찮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서 아리나스는 재상이 내민 보고서 를 받아 한장 한장 주의 깊게 읽어가며 재상에게 질문을 던졌다.

" 남부지방이라................... 저들은 붉은 오크족에 대해 모르지 않나요? "

" 아마 그러리라고 생각합니다. "

" 미리 말을 해두도록 해야겠군요, 지금 붉은 오크족은 우리의 소중한 우방이니까요. "

" 물론입니다. 잘못된 오해로 엘프들과 붉은 오크들간에 싸움이 일어나기라도 한다면 안되지요. "

뭐, 평화를 사랑하는 종족 엘프와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한 검을 들지 않는 붉은 오크족 사이에 싸움 이 일어 날리는 없겠지만 세상일은 왕왕 뜻대로 되지 않는 법이다.

" 연락해두세요. 미리 대비해 두어 나쁠 것은 없겠지요. "

" 알겠습니다. "

왕이 해야 할 가장 큰 임무는 언제나 만약을 대비해야하는 것임을 아리나스는 잊지 않고 있었다. 재상은 그녀의 빈틈없음에 만족스런 미소를 지으면서 뒤이어 이어진 아리나스의 지시를 마음 깊숙이 담아놓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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