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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니기아 협곡 전투. -지렁이도 밟히면 꿈틀한다.-
그들이라고 다른 두 곳의 제국군과 다르지 않아 그들을 막기 위해 움직이는 임펠리아군을 만나지 않았기 때문에 임펠리아군이 10만에 달하는 귀족연합군의 위용에 겁먹고 숨어버렸다고 오해한 귀족들은 보무도 당당하게 진군하고 있었다. 그들 중에는 군에 관련된 일을 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고, 그래서 당연히 해야하는 진군방향에 대한 정찰조차 안하고 있었다.
귀족연합군이 진군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일단의 무리가 있었다. 제대로 된 무장을 갖추지 않은 걸로 보아서는 정규병력은 아닌 모양이었지만, 그들의 눈은, 범상치 않은 결의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 수효는 1000에 가까운,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숫자였다.
" 준비해라. "
나직하게 말하며 손을 들어 신호를 보낸 것은 커다란 도끼를 등에 지고있는 노인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는 이미 60은 넘어선 것 같았지만 그의 몸을 보자면 어디 한군데 모자람이 없이 발달된 근육은, 그를 노인 이라고 무시할 수 없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었다.
" 영감님. 지금 덥치죠? "
아까부터 누군가가 빨빨거리면서 기어오는 것 같더니, 귓가에 들린 익숙한 목소리에 노인은 돌아보지도 않고 손을 들어 가까이에 있을 목소리의 주인의 뒤통수를 날려버렸다.
- 빠악!
" 컥! 이게 무슨 짓입니까! "
노인은 그의 항의에 다시 한번 그의 뒤통수를 날려버릴까 하다가 이번은 그냥 넘어가기로 결심하고는 나 직하게, 하지만 살기가 넘치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지금 당장 네놈자리로 가지 않으면 내 도끼에 가장 처음 묻을 피는 네놈의 피가 될 꺼다. "
" .................... "
사내는 눈앞의 영감이 적어도,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는 부류의 인간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 말 없이 열심히 땅을 기어서 자기 자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 스윽!
천천히 손을 뻗어 등뒤에 걸려있는 도끼를 집어들었다. 이날만을 기다리며 갈아온 도끼의 날이, 태양빛을 반사해 예리한 빛을 뿜어냈다. 도끼를 들고 제국군을 바라보니, 서서히 화려한 갑옷을 입은 자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 준비................... "
그의 뒤에서 업드려 있던 사람들이 긴장해서는 자신들의 무기를 움켜쥐었다. 무기는 다양했다. 창, 검, 도 끼같은 종류를 가리지 않은 무기들이 그들의 손에 들려있었다, 종류는 제각각 이었지만 그 무기들은 그에 게 있어서 가장 익숙한 무기들이었다. 노인은 도끼를 두 손으로 붙잡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이 향한 곳은, 화려한 갑옷을 입고 깃발아래서 거드름을 피우고 있는 귀족들 모여있는 곳이었다.
" 쳐라!! "
노인의 외침에 자리에 엎드려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일어나 산 아래를 향해 달려 내려가기 시작했다.
놀란 것은 제국의 귀족들이었다. 전방 정찰이라는, 적지를 진군하는 군대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안 한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사람들에 놀란 말이 날뛰었고, 겁먹은 귀족들은 자신 을 따르는 기사들에게 저들을 막으라고 소리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그들의 외침에 기사들이 황급히 검을 뽑아들고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다.
가장 앞서서 달리던 노인은 그가 목표로 삼은 귀족의 앞을 가로막으면서 나선 기사의 모습에 인상을 구기곤 두 손으로 쥐고 있던 도끼를 거칠게 휘두르며 말 위에서 무기를 겨누고 있는 기사에게 달려들었다.
" 으아악! "
평생을 나무꾼으로 살아온 노인의 도끼질은 너무도 쉽게 기사의 갑옷을 종잇장처럼 베어버리곤 기사의 몸을 두 동강내 버렸다.
그를 따라 돌격한 사람들도 개개인이 숙련된 사냥꾼들, 그들은 상대방이 아무리 두터운 갑옷으로 무장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 약점을 본능적으로 간파할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 으아악! "
그들의 무기가 기사들이 입고있는 철판갑옷의 관절부를 파고들자, 기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말에서 떨어져 버렸다. 황급히 응전하는 몇몇 기사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숲속에서 날아온 '무언가'에 맞고서는 그대로 절명해 버렸다.
" 크하하 맞췄다! "
떨어지는 기사들을 보면서 기뻐하는 것은 사냥꾼들 중에서고 특별히 골라 뽑은 활의 명수들. 늘상 잽싸게 자신들을 피해 달려가던 짐승들을 상대하던 그들에게 있어서 무겁기 그지 없는 갑옷을 입고 움직이는 기사들의 약점을 쏘아 맞추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그들은 등뒤의 전통에서 또다시 화살을 뽑으며 눈에 비치는 먹음직스런 사냥감들을 향해 활을 겨누었다.
그들에 눈에 비치는 제국군은 그들의 화살공격에 당황하고 있고, 화살이 날아온 위치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한 듯 보였다. 그들은 희생양을 물색하며 시위를 당겼다.
다가오는 기사들을 도끼를 휘둘러 베어 넘기며 날뛰던 노인은 기습으로 인해 당황하던 제국군이 차츰 조직적인 대항을 시작하고, 선두와 후진에서 응원이 오려는 기미가 보이자 주위를 둘러보며 큰 목소리로 외쳤다.
" 모두! 후퇴다!! "
- 오오오오!
노인의 말이 울려 퍼지자 기사들을 공격하던 사냥꾼들은 그 말에 호응하여 큰 소리로 외치고는 잽싸게 등을 돌리고는 숲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들은 기사들이 아니기에 기사들이 중시하는 명예라는 것은 하등 신경쓰지 않고, 이대까지 생명을 다해 싸우던 적들을 버려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숲으로 뛰어들었다.
물론 제국의 기사들은 그들의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며 그들의 뒤를 추격하려 했지만. 숲 속을 자기집처럼 누비던 사냥꾼들의 움직임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거기에 숲의 곳곳에서 화살들이 날아오니 사냥꾼들을 쫓으려던 기사들의 의욕이 꺾여버렸다.
" 에에잇! 멍청한 놈들! 어서 저자들을 쫓아 잡아오지 못할까! "
무기력하게 방향을 돌리는 기사들을 바라보던 귀족들은 길길이 날뛰면서 자신의 기사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는데, 기사들은 황당한 얼굴로 자신들의 주군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그들도 인간이니 만큼 목숨이 아까웠다. 차라리 벌을 받는 것을 택한 것이다.
그런 기사들의 태도에 귀족들은 분통을 터뜨리고는 군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귀족들은 임펠리아 정규군을 대신하여 자기들을 공격하고 있는 것이 국민유격단 알 카에다라는 사실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 단순히 임펠리아의 병사들이 복장을 바꾸곤 자기들을 습격하는 것이라 생각하곤 그들의 비겁함에 분노하며 한번의 습격에서 얻은 교훈대로 이번에는 정찰병을 세워서 진군하는 방향을 철저히 정찰하며 나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그들의 진군은 숲 곳곳에 숨어있는 알 카에다 소속의 전사들에게 하나하나 관찰되고 있었다.
" 전사들을 교대로 출동시켜 저들을 천천히 론니기아 협곡으로 유인해라. 명심할 것은 저들이 절대로 자 신들을 유인하는 것이라고 눈치채면 안 된다. "
알 카에다의 은신처에서 라덴은 통신구를 통해 제국군을 감시하고, 습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전사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물론 은밀영의 협조를 받을 수도 있었지만 은밀영의 요원들은, 남은 두 갈래의 제국군을 감시하고, 제국내부의 군사정보를 수집하는 것만으로도 대부분의 요원이 과로사할 정도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사정을 들은 라덴은 크게 웃으면서 단지 은밀영의 요원들이 사용하는 통신 수정구만 지원을 받아 그 스스로 은밀영에 못지 않은 정보망을 구축해 버렸다. 그들이 싸우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것이긴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대단히 유용한 것이었다.
- 뚜우~~~~ " 음 누구지? "
이미 정규보고 시간은 끝났기에 갑자기 울리기 시작한 수정구에 의아한 얼굴을 한 라덴은 수정구의 받침대에 새겨진 마법진을 발동시켰다. 발동된 마법진이 주위의 마나를 빨아들이자, 수정구에 푸르스름한 빛이 어리더니, 수정구 안에 누군가의 영상이 나타났다.
" 이런, 노아스가 아닌가! "
" 오랜만이군 라덴. "
" 하하, 그렇군. 그런데 원리원칙에 철저한 자네가 웬 일로 연락인가. 정규보고시간은 지나지 않았는가. "
라덴의 말에 화면 속의 노아스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 제국군이 론니기아 협곡으로 향하리란 보장이 없으니, 내 나름대로 움직이고 싶어서 그것을 부탁하기 위해 연락했네. "
라덴은 그의 말에 배를 잡으며 커다랗게 웃음을 터뜨렸다. 한참을 웃다가 눈가에 눈물을 매단 채로 그를 바라보며, " 크, 크크............ 제국군을 말려 죽일 생각인가? "
" 아마도. 허락해 주는 건가? "
" 설마 내가 허락을 안 하겠나? "
라덴은 웃는 얼굴로 노아스에게 말했다. 노아스는 고개를 끄떡이곤 '그럼'이란 말만 남기더니 통신을 끊어버렸다. 잠시 이야기를 해도 좋을 텐데. 이런 점에 있어서 그는 철저한 사람이었다.
" 큭, 크크........... 제국군 놈들이 갑자기 불쌍해지는군. "
라덴은 방에 앉아서 노아스에게 시달림을 당할 제국군들의 명복을 빌었다.
= 한편 업!! 방랑마도삽니다. 론니기움까지 제국군을 끌고가기가 참으로 힘듭니다 그려.......... ㅡㅡ;;;;;